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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 통했을까요?

3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이승엽, 아베가 승리에 보탬이 됐습니다.
이승엽이 행운을 몰고 오자, 아베가 끝을 봤기 때문이죠.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이승엽은 "럭키보이", "승리의 방향타"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승엽이 나와서 뭔가 일을 벌여주면, 항상 요미우리는 이겼으니까요.
뒤지고 있거나 어려운 상황도 이승엽이 나오면서 바뀌는 묘한 매력이 생겼습니다.

■ 요미우리의 승리는 이승엽에서부터~

▷ 1차전 결정적인 적시타로 쐐기타점
▷ 3차전 추격의 시작을 알리는 솔로포
▷ 5차전 행운의 몸에 맞는 볼



이승엽, 역전의 서막을 열다

투수전 속에 0:1로 점차 요미우리의 패색이 짙어져가던 8회말.
니혼햄 투수가 다테야마로 바뀌는 순간, 하라 감독은 대타로 이승엽 카드를 꺼내듭니다.

비록 볼카운트 2-1로 몰렸지만 오히려 흔들린 것은 구원투수 다테야마였죠.
몸쪽으로 붙이려고 했는지 너무 힘이 들어가서 이승엽의 다리를 맞춰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이승엽에게 한 방 걸리면 경기를 망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승엽이 1루를 밟는 순간, 요미우리는 소위 "되는 집" 야구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승엽이 출루하자, 대주자 스즈키로 교체했고 (이후 도루 성공)
전날 4안타를 친 마츠모토 타석에 오오미치를 기용했습니다.

덩치에 안 맞게 아주 짧게 방망이를 쥐고 타격을 하는 오오미치 이 녀석은
볼카운트 1-2에서 3개의 공을 파울로 커트해내더니 기어이 일(?)을 저질렀습니다.

짧게 쥔 방망이를 볼 때마다 왠지 외야플라이보단 안타를 기대해야 할 것 같았는데
마침 전진수비하던 2루수의 키를 넘기는 동점 적시타를 날린 것이죠.

하라 감독 입장에서는 우쭐했을 겁니다.
이승엽, 스즈키, 오오미치를 기용할 때마다 척척 맞았으니 말이죠
.



여전히 강한 니혼햄

그러나 야구는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9회초 1사에 니혼햄 다카하시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으로 다시 전세를 돌려놨기 때문입니다.

어제, 그제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3차전부터 맞은 홈런은 죄다 3구째에 통타당한 것이었습니다.
통상 볼카운트의 갈림길인 3구째의 흐름에 따라 볼배합과 승부패턴은 달라진다고 볼 수 있거든요.
0-2, 1-1의 흐름에서 공 하나 하나는 특히 중요합니다.

요미우리 배터리는 3~5차전 동안 니혼햄에게 맞은 홈런 5개가
죄다 3구째에만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또한, 니혼햄의 타자들이 이런 맥을 짚고 야구를 한다는 점은 이 팀이 왜 강한 지 말해주는 듯합니다.
모든 걸 쏟아붓고 간신히 동점을 만든 요미우리로서는 니혼햄의 홈런포 일격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 출처 : 리러브 承燁万歲™님


끝내준 요미우리 대포

다행히도 요미우리에는 니혼햄에 비해 가공할 만한 대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야구는 9회말부터'라는 말이 있잖아요.

1:2로 앞선 니혼햄은 마무리 다케다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올 시즌 3승 무패 34세이브를 기록한 퍼시픽리그 세이브왕이죠.
이날따라 다케다의 위력이 강해보이지 않았습니다.

통상 이런 흐름 속에는 바뀐 이닝 첫 타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9회말 선두타자 5번 가메이는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다케다의 초구를 받아쳐 극적인 동점홈런을 작렬하고 맙니다.

비록 1점짜리 홈런이었지만 승리를 믿고자 했던 니혼햄에겐 오히려 큰 충격이었고
요미우리로선 다시 분위기를 찾아오는 중대 계기가 된 것이죠.
마무리 다케다 역시 뭔가에 홀린 기분이었을 겁니다.

6번 다니가 범타로 물러난 뒤 타석에 등장한 아베.
전날 부진을 만회하기라도 하는 듯 사뭇 진지한 표졍이었습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보낸 뒤, 2구째를 받아친 것은 아치를 그렸습니다.
도쿄돔 상공을 가르는 끝내기 자축포를 쏴버렸던 것이죠.

3차전에서도 5:4로 쫓기던 상황에서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적시타를 쳐낸 아베는
5차전에서도 또 한 번 큰 일을 해냈습니다.

■ 일본시리즈 5차전 - 요미우리 득점불발 법칙?

▷ 3회말 후루키 안타 + 곤잘레스(투수) 희생번트
▷ 4회말 라미네즈 안타
▷ 5회말 후루키 안타 + 곤잘레스(투수) 희생번트 
▷ 6회말 라미네즈 안타


 

▲ 출처 : 리러브 承燁万歲™님


다시 생각해도 재미있었던 경기

7회까지 다소 지루한 흐름의 경기는
8회의 기막힌 용병술, 9회의 홈런 공방전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며
한껏 야구의 짜릿함을 팬들에게 선사했습니다.

9회말에 들어서 가메이, 다니, 아베가 모두 초구, 2구에 방망이를 나간 걸 봐선
벤치의 지시 등 '뭔가 약속된 것이 있지 않았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케다가 까다로운 투수이므로 볼카운트를 길게 가면 불리할 거란 계산 때문이었을 겁니다.


어쨌건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공 4개 던지고 홈런 2개 맞은 것도 흔한 일이 아닌데,
동점, 역전 끝내기에 이른 것은 참으로 희박한 일인데 말이죠.

이래서 스포츠를 두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6차전부터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으니 이승엽의 선발 출장을 기대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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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여비 2009.11.06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 좀 내라, 승엽아..지발!!

  2. BlogIcon 한수지 2009.11.06 1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승엽의 공으로 분위기 기선제압 ㅎㅎ
    홈런대결이었지만.... 쵝오..

    좋은 글, 마음으로 읽고 갑니다
    오늘도 향기로운 하루가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