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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스타>가 2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버럭 쉐프 최현욱은 그 동안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라스페라'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그의 힘으로 갈등의 중심에 섰던 국내파 요리사들과 화해하고 유학을 보냈고, 드라마 초기에 버림받았던 여자 요리사 3명을 받아들여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함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까탈스럽고 버럭버럭 소리 지르기 좋아하는 최현욱이 '라스페라'의 쉐프로서 당당히 설 수 있었던 것은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의 핵심은 '버리기' 혹은 '비우기'였습니다.

자신이 고집하던 것들을 버리고 비우니 새로운 더 많은 것들을 채우고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현우는 일과 사랑에서 모두 홈런을 쳐버렸습니다.

이런 그의 성공 안에는 3가지 비결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합리한 원칙을 버리니 사랑과 행복을 얻었네

내 주방에서 여자 요리사는 없다
내 주방에서 연애는 있을 수 없다
내 주방에서 2명의 쉐프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경직된 원칙들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쉐프 최현욱에게는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애인인 서유경을 얻게 되었죠. 그리고 쉐프 최현욱에게 있어서 서유경은 변화의 시작이자 중심이었습니다.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는 듯이 한 주방에 또 다른 쉐프를 두는 것이 못 마땅했던 최현욱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그 동안의 원칙을 깨고 오세영을 또 다른 쉐프로 앉힐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여자 요리사인데 말이죠.

불합리한 원칙을 버리고 나니, 최현욱은 오히려 서유경을 사랑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었고, 서유경도 더욱 쉐프를 믿고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고리타분함을 떨치고 바른 소리에 귀기울이려하는 그를 지켜본 오세영도 그가 잘 되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첫 사랑과 현재의 사랑이 아름답게 공존한 최현욱은 복 많은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내친 여자 요리사들을 다시 거두게 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늘 입이 삐죽 나온 퇴출파 여자 요리사들도 쉐프 최현욱의 결단에 의해 국내파 요리사의 공백을 채울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기뻐했죠. 예전 원칙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인데 말이죠.






직책과 자존심에 연연하지 않으니 조직과 팀웍을 얻었네

주방에서 '연애하면 곧 퇴출'이라는 원칙에 스스로 반한 최현욱은 자신의 연애 사실을 털어놓고 쉐프 자리에서 과감히 떠났습니다. 물론 주방 사람들을 속이고 연애를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현욱의 복직 이후 그의 선택이 '라스페라'를 살렸습니다. 동시에 갈등의 상대방인 국내파와의 화해를 시도하고, 사장에게는 그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주방에서만큼은 서유경을 편애하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했으며, 자신의 계파라고 할 수 있는 이태리파에게도 부주에게 사과하라는 지시까지 내렸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국내파 요리사들이 순순히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쉐프 최현욱은 그런 불협화음의 과정을 인내하면서 국내파 요리사들 마음에 끊임없이 노크를 했습니다.

또 다른 쉐프 오세영의 영입한 뒤, '라스페라'의 육수를 그녀가 개발한 육수로 바꾼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육수는 그 레스토랑의 자존심, 쉐프의 자존심이기도 했지만, 오세영의 제시한 육수가 더 좋은 맛을 내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바꾸었습니다.

<파스타>가 해피앤드로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쉐프 최현욱이 자존심과 권위에 집착하지 않고 사람들을 대했기 때문입니다. 권좌에 올라있는 사람이 아랫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필요할 때 힘을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높은 지위를 이용해 힘에만 의존하게 되면, 조직 내의 불만이 가득해지고, 권좌에 있는 사람의 위상이 약해지는 순간 그 조직도 함께 붕괴합니다. 실제로 최현욱이 '라스페라'에 온 직후에 쉐프로서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에 대해 국내파들이 반발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덕이 필요한 것이겠죠. 그런 측면에서 쉐프 최현욱은 정지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버럭남이었을 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는 인물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가 복직하며 던진 첫 한 마디가 문득 떠오르네요.

"너희들과 함께 주방에 설 수 있어서 참 좋다." (물론 당시의 국내파 요리사들의 반응은 싸늘했지만요. ㅎㅎㅎ)







대의를 저버리지 않으니 신뢰와 존경을 얻었네

본래 리더는 외로운 법입니다.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기대고자 하는 유혹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런 과정에서 아무래도 믿고 의지하던 측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집니다. 거기에서 균형감각을 찾지 못하면 편협함이 생기게 됩니다.

사실 최현욱을 향한 수많은 요구와 불만이 있었고, 그 때마다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는 개인적 욕심보다는 '라스페라'를 위하는 마음을 우선시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쉐프로서의 위상을 세우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또, 최현욱은 주방에 있는 동안 측근 계파인 이태리파를 편애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쉐프 최현욱이 당당히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라스페라를 위해서'라는 대원칙에 충실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국내파들과 대립각을 세우던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이 곧 이태리파에 대한 편애는 아니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측근들과 여전히 잘 지내면서도 반대파와 공존할 수 있을 만큼 최현욱은 조직 내의 균형을 이루는데 비교적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파들의 진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뉴쉐프대회 출전에 있어서도 최현욱은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심어린 마음으로 출전을 도왔기에 국내파 요리사들도 마음을 고쳐먹고 쉐프를 따랐습니다. 특히 최현욱이 대회 준비를 위해 사이가 좋지 않은 팀원들끼리 짝지어서 이룬 성과였기에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에는 '라스페라' 사람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미우나 고우나 한 가족이었고, 그들과 함께 이 레스토랑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쉐프의 임무임을 최현욱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진실하게 처신했기 때문에 모두가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파스타>는 볼 수 없게 되어서 아쉽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셰프 이선균의 연기변신도 즐길 수 있었고 더불어 공효진 특유의 연기를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국내파, 이태리파, 퇴출 여성파들마다의 다른 색깔도 흥미로웠고, 사랑과 일 사이에서 극한 대립 없이 담담하게 풀어낸 김산 사장과 오세영 쉐프도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국내파들의 이태리 유학 이후의 이야기도 후속편으로 제작하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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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펨께 2010.03.10 2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신 글 잘 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2. 이슬 2010.03.10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그저 그런 연애드라마겠거니.. 했던 생각을 무참히 밟아버렸던 파스타입니다.
    물론 구석구석 아쉬운 점도 눈에 띄나 트렌디 드라마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고
    진화를 보여준 것 같아요 ~
    거기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바로 캐릭터들의 성장입니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누가 잘났고 못났고를 편가르지 않는 성장기였습니다.
    특히 주인공은 최셰프의 변화와 성장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안하무인이였던 셰프가 셰프로서의 면모를 조금 더 제대로 갖추었고
    빈틈이 많았던 남자주인공이라서 더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연애와 요리의 배합을 아주 잘 맞춘 덜하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게
    아주 간이 잘 맞는 맛있는 요리를 먹은 듯한 느낌입니다 ~
    앞으로 파스타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칸타타~ 2010.03.11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완벽할 것 같고 악역 같은 최셰프의 변화가
      파스타를 보는 재미 중 하나였죠.
      그 변화의 시작은 하찮아 보이는 주방보자 서유경이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