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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podrome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확장한 히포드롬(그리스 말로 '말이 달리는 길', 즉 '경마장'이란 뜻)은 약 8만 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추고 있었다. 동쪽 중앙에 위치한 황제의 특별 관람석 카티스마는 황제의 처소인 대궁전과 연결돼 있어서 황제를 비롯한 수행원들이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지 않고 출입할 수 있었다. 콘스탄티누스는 많은 기념비들과 예술 작품들로 히포드롬을 장식했다. 그 중 스피나(원형 경기장의 중앙 분리대 기능을 한 낮은 벽)의 콜로소스와 뱀 기둥이 테오도시우스 1세가 세운 이집트 오벨리스크와 함께 지금도 남아 있다. 히포드롬의 외벽 상단에는 클래시컬한 처마도리로 장식한 아치형 기둥들이 있었다. 이 기둥들은 1550년까지 존재하다가 그 이후 건축 자재로 전용되었다. 1609년 술탄 아흐메드 1세가 모스크를 짓기 위해 히포드롬의 남은 부분을 철거하면서 원형 경기장은 사라지고 훗날 공공 광장인 아트 메이단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로마 창건식을 시작으로 히포드롬에서는 수많은 기념 행사들이 열렸다. 새 황제가 즉위하면 카티스마에 나타나 대중의 환호를 받았다. 고대 로마 식으로 진행된 승전 기념 행사도 이곳에서 열렸다. 폐위된 황제와 교황들의 처형 장소로도 쓰였다. 그러나 전차 경주와 서커스 공연 등 대중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3D로 재현한 히포드롬(위)과 그 평면도(아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확장한 히포드롬은 길이 480미터에 폭 117.5미터였으며, 경기장 양쪽과 반원형 남쪽 끝에 계단식 좌석들이 설치돼 있었다. 히포드롬에서는 네 마리의 말이 이륜 전차를 끄는 경주가 주로 열렸다. 보통은 트랙을 일곱 바퀴 도는 경주였는데, 총 거리는 약 2.5킬로미터였다. 열기가 지나쳐 재산 탕진, 범죄, 살인 등 부작용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주 사이사이에는 광대, 난쟁이, 곡예사, 마술사, 야생 동물 등이 등장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불꽃 놀이도 펼쳐졌다.

 

밤에 본 오벨리스크. 밤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검처럼 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설치 미술 작품 같다.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3세(재위 BC 1479~1425년)가 시리아 전투 승리와 유프라테스 강을 건넌 기념으로 남부 이집트에 세웠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 이 오벨리스크를 새 수도의 상징으로 세우고 싶어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테오도시우스 1세(재위 379~395년) 때 콘스탄티노플로 가져오게 된다.


오벨리스크의 대리석 토대에 새겨진 테오도시우스 1세와 그의 가족들. 히포드롬의 특별 관람석 카스티마(지금의 빌헬름 2세 독일 황제 우물 자리)에 앉아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오벨리스크에 선명하게 새겨진 이집트 상형 문자는 이 기념물의 역사와 정체성을 증언한다. 원래는 60미터 높이에 무게가 800톤이었는데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손상되어 상부 1/3 정도만 가져왔다고 한다. 대리석(주춧돌, 기단, 받침)에 2단으로 파인 홈은 오벨리스크를 옮겨 세우는 작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벨리스크를 옮겨 세우는 작업을 돋을새김으로 표현했다. 이 기념비에는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오벨리스크를 세운 테오도시우스와 프로클로스 총독을 찬양하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 라틴어 비문에는 작업에 30일이, 그리스어 비문에는 32일이 걸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벨리스크와 그 뒤에 서 있는 콘스탄티누스의 기둥. 연필을 깎아 세워 놓은 듯한 모습이다. 둘러선 사람들의 키와 견주어 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사진을 자세히 보면 오벨리스크 기단이 지하로 내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광객의 발 밑으로 기단이 있어 고개를 숙여야만 볼 수 있다. 오랜 세월(1,600년)의 풍파를 겪으며 지표면이 점차 올라왔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최초의 오벨리스크가 세워졌을 때보다 4미터 위에 서 있는 셈이다. 히포드롬의 마차 경기도 위치상 그들의 발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히포드롬 뒤쪽에 세워진 축대. 마차 경기가 가능하도록 지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기울어진 쪽에 축대를 쌓아 높이를 맞추었다. 아야 소피아나 톱카프 궁전 쪽에서 접근하면 알 수 없지만, 마르마라 바다 쪽에서 일반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로 들어서면 확연히 알 수 있다.


 

히포드롬과 그 구조물들에 대한 설명문.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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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7 0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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