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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 2012-11-26 기사 바로가기 클릭

 

권력과 권력의 다툼과 전쟁은 역사적으로 늘 있어 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본다. 어떤 권력이 승리했느냐. 권력 전환기에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죽어 갔는가. 역사적 관점도 어떤 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승리한 권력의 관점에서 본다면 '권력자의 리더십'에 주목할 것이고 민중의 관점에서 보면 '참혹한 당대의 역사'를 보게 된다.

'술탄과 황제'는 권력과 권력의 대립에 주목하고 있다. 오스만제국의 '술탄'과 비잔틴제국의 '황제'. 권력과 권력이 충돌한 곳에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술탄 메흐메드 2세. 그는 철벽수비로 막힌 바닷길을 뚫기 위해 해발 60m에 이르는 험한 산등성이와 비탈진 언덕을 수많은 배를 끌고 넘어갔다. 승산이 전혀 없어 보이는 싸움에서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채 자신이 사랑하는 제국과 함께 산화한 비잔틴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 메흐메드 2세 초상 (김형오 의장실 자료사진)

메흐메드 2세에 의한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1400년 동안 이어져 온 로마 제국 최후의 날이었다. 그리고 동양·이슬람 문명에 의해 정복된 서양·기독교 문명이었고 중세에서 근대로 시대가 전환된 시점이었다. 역사적 의미가 큰 대 사건이었다. '술탄과 황제'는 수많은 사료와 관련자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현장을 생생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대한 기존의 방대한 자료를 QR(Quick Response)코드로 정리하는 등 독자들에게 편리성을 선물한다. 부록을 통해 자료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재현해 낸 삼중 성벽의 구조와 최후의 공성전의 과정,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군사들을 독려하는 술탄과 황제의 연설문 등을 정리했고, 이는 읽는 이들의 인문학적 재미를 높인다.

소설적 기법을 이용해 읽는 이들에게 긴장감과 스토리 전개의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술탄과 황제'를 쓴 작가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 전 의장은 "화해와 공존의 상징으로 이스탄불과 콘스탄티노플을 합성해 '이스탄티노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애써 강조했다. 이 책을 쓰면서 20년 정치 경험이 '자산이면서 한계였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데 나는 패자의 기록도 함께 쓰려 했다. 1인2역을 맡은 배우처럼 두 인물의 감정과 사고 사이를 오고 가기를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아쉬운 대목 하나. 술탄과 황제의 관점에서 역사적 사건에 접근하다 보니 당대 민중들의 구체적인 모습은 많이 상쇄됐다는 것. 여기에 묻고 싶은 것 하나. '술탄과 황제'를 펴낸 그에게 남들이 앞으로 불러 주기를 '전 국회의장 김형오'가 좋은지 , 아니면 이참에 전문 작가의 영역으로 나서 '작가 김형오'로 불리기를 원하는지 궁금해진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추천사를 통해 "아마 저자의 이름을 가리고 읽는다면 어느 젊은 작가가 쓴 실험소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평가했으니. 김형오 지음/21세기북스/2만5000원.

정종오 기자 ikokid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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