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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 홈페이지(www.digieco.co.kr)에 <술탄과 황제>

북 리뷰가 실렸습니다.

참으로 충실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고 예리한 리뷰로서 玩讀, 精讀, 耽讀, 重讀의
흔적이 역력한 서평입니다.
특히 QR코드에 대한 분석은 내 의도를 적확하게 짚어냈더군요.
집필 기간 내내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습니다만, 오랜 시간을 투자해 공들여 힘들게 책 쓴 보람을 느낍니다.

다음은 그 全文입니다. 

 

디지에코 북리뷰 『술탄과 황제』

 

김형오 저 / 21세기 북스


 
 
 
 
 
 
 
 
 
 
   
  세기의 전투인 콘스탄티노플 공성전(攻城戰), 그 긴박했던 전투 속에 숨겨진 편린(片鱗)들을 균형 잡힌 시각과 ‘일기’와 ‘비망록’이라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덧대어 창의적으로 재조명한 대서사시! ‘술탄과 황제’는 두 영웅의 리더십과 신념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지표를 제시한다.

2013년 6월 18일 우리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을 맞이하게 되었다. 국보 76호인 ‘난중일기(亂中日記)’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기록 유산’의 선정기준은 유산의 ‘진정성’과 ‘독창성’이다. 따라서, 난중일기는 이순신 장군이 전쟁기간 동안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직면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이자 또한 개인으로서의 고민과 성찰이 일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만일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약 140년전, 유럽에서도 ‘난중일기’와 같은 기록물이 존재했다면 어떠할까? 우리는 이제 이러한 재미있는 가정에 답이 될 수 있는 ‘시간 여행의 티켓’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술탄과 황제’라는 책이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기의 공성전(攻城戰)’ 이라 일컬어지는 ‘오스만 투르크’와 ‘비잔틴 제국’의 최후의 전투에서 메흐메드 2세(술탄)와 콘스탄티누스 11세(황제)라는 두 영웅의 대결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동안 이 전투를 조명한 수많은 역사기록물과 소설들이 만들어져 왔지만, ‘술탄과 황제’는 ‘창의적인 역사의 재해석’, ‘새로운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기 위한 타협하지 않는 의지’, ‘새로운 기술 문화와의 적극적인 융합’ 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예를 들면,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사료들 위에, 황제와 술탄이 일기(日記)와 비망록(備忘錄)이라는 형식으로 마치 대화를 하듯 상황을 입체적으로 전한다는 상상력을 더해 독자들이 실제 상황에 보다 효과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기술하였다. 또한, 작가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제공되는 배경지식과 해석들은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간과하였던 역사적 사실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독자가 직접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QR 코드가 배치되어 있어 관련 정보에 대한 목마름을 손쉽게 해소할 수 있다.
 
 
창의적인 역사의 재해석
작가는 전쟁에서 승리한 메흐메드 2세가 패장인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비밀 일기장을 발견하고 이에 비망록을 적어가며 마치 대화를 하듯 전쟁에 대해 기록한다는 가정을 선택한다. 이른바 ‘진실을 위한 허구’라는 장치를 과감히 사용하여 팩션(Faction)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정복하려는 자의 ‘비망록’과 지키려는 자의 ‘일기’의 형식으로 동일한 사건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두 영웅이 자신이 이끌어야 할 국가의 운명과 개인의 고민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결정을 반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술탄이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도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했는지, 그리고 왜 황제가 패배가 분명히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다가 전사했는지를 말이다.
우리는 감히 이 장엄한 전쟁기록을 간단히 ‘허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영국의 실증주의 역사학자 E.H. Carr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 라고 정의하지 않았는가. 이 말은 승자의 관점에서 서술된 역사를 그대로 믿기 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분석과 실증을 하고 콘텍스트(Context)를 채워 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승자의 기록과 함께 패자의 기록도 함께 다루며 중립성을 지키고 있다. 승자에 대한 넘치는 기록과 반대로 패자에 대한 숨겨진 기록을 찾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술탄과 황제의 일기가 거의 대등한 비율로 작성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작가의 신조어 '이스탄티노플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 이란 도시명은 두 왕조에 대한 평가를 공정하게 접근하겠다는 노력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기 위한 타협하지 않는 의지
우리는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를 구하고 콘텐츠를 양산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반면, ‘Copy & Paste’와 같이 결과물에 대한 책임과 과정의 노력을 소흘히 할 수 있다는 유혹에도 노출되어 있다. 오늘날 출판물들 중에는 비슷한 유형의 정보, 차별화되지 못한 내용으로 된 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술탄과 황제’는 땀냄새가 나는 반가운 책이다. 이른바 저자가 종군기자처럼 현장에 직접 가서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며, 같은 내용도 수없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만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실제로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찾고 검증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어 차라리 픽션(Fiction)을 쓰고 싶다’는 타협의 유혹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팩트 (Fact)’을 찾고자 무던히도 노력했다. 5회에 걸쳐 답사하며 40여일간 현지 체류를 하면서 수많은 인터뷰를 하였고, 100여권의 국내외 참고 문헌들을 섭렵하였다. 우리는 숨겨진 비잔틴 제국의 슬픈 흔적들이 재발견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창작물에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작가의 철두철미한 태도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방대한 역사적 소재들이 하나의 화음으로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루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백미(白眉)이다. 이 책의 시공간의 범위는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공간적으로는 발칸반도의 국가들과 지중해 연안의 해상 무역국가, 그리고 아시아의 유목민족까지 포함하며 시간대도 알렉산더 대왕의 헬레니즘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이러한 사실들을 나열만 하는 우(優)를 범하지 않는다. 각각의 소재들이 어떻게 이 전쟁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지 시의 적절하게 상황별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만일 우리가 메흐메드 2세의 가치관에 영향력을 끼쳤던 알렉산더 대왕과 포용력을 지니며, 원칙에 엄격했던 유년시절의 스승 몰라 규라미의 가르침, 이슬람 왕국의 황후였으나 기독교인이였던 어머니의 상황을 몰랐더라면, 이 전쟁은 단순히 한 정복군주의 영토확장 전쟁으로만 간주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작가의 풍부한 사료와 정리된 구성은 이 전쟁을 그저 승(勝)과 패(敗)로 바라보는 이분법의 덫에 빠져들지 않고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렌즈가 되어주고 있다. 이러한 조화가 이 책의 마지막 부록편에 실린 술탄과 황제가 마지막 연설문의 감동을 진한 여운과 함께 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기술 문화와의 적극적인 융합
동양인으로서 숨겨진 서양사의 편린을 새로운 시각과 ‘일기’와 ‘비망록’의 얼개를 통해 다룬다는 것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마치 피를 찍어 잉크로 쓰듯 심혈을 기울여 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여기에 QR 코드라는 IT 요소를 활용해 독자와 소통하려는 창의적인 시도를 더하였다.

이 책은 곳곳에 41가지의 QR 코드의 색인을 넣고 지면에서 담지 못한 생생한 이야기와 풍부한 자료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QR코드를 촬영하면 바로 작가의 블로그에 접속할 수 있다. 여기에 실린 정보들은 저자가 직접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여 촬영한 사진과 ‘술탄과 황제’라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흔적들이 깃들여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책에서 느꼈던 흥분과 감탄, 아쉬움들을 차분히 복기(復棋)할 수 있으며, 저자가 어떻게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였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의 IT 창작물에 대하여 비영리 목적으로 일정한 조건 하에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하는 제도인 ‘Creative Commons License’ 를 QR 코드에 실린 자료들에 과감하게 적용하였다. 이것은 ‘술탄과 황제’에 사용된 작가의 자료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재창조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인 동시에 제2의 ‘술탄과 황제’와 같은 콘텐츠가 창조될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에게 동기(動機)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여년전 일본의 한 여류작가가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로마사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던가. 이제 우리도 그에 못지 않은 창의적인 역사 콘텐츠를 자산(資産)으로 갖게 된 듯 하여 뿌듯한 심정이다.
출신도 종교도 다른 대한민국의 한 사학자가 빚어낸 그 동안 숨겨져 왔던 천년왕국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투르크’의 이야기는 곧 해외에 출판될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오스만 투르크의 후예 터키도 포함되어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창의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한 콘텐츠가 그것의 발원지에 역수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란 비단 ICT (정보 통신 기술: Information &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인문학의 범주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현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면 모두 그렇게 불러도 좋을 것이다.

 

 

북소믈리에

심수민 (KT 경제경영연구소)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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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펜파워 2013.06.21 1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소력 짙은 리뷰군요. 책값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구매욕구를 강렬하게 자극합니다. 설마 '주례사 서평'은 아니겠지요?

  2. 아이티맨 2013.06.27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조경제란 이런 것이다!!!
    북소믈리에의 탁견에 동의합니다.

  3. BlogIcon 성흥규 2014.09.19 2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전쟁이란참혹한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