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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개헌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개헌을 말하다>라는 행사를 기획하여 


심도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입니다. 


저는 초청 연사로 7월 14일(목) "개헌의 필요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되었습니다.


의장 시절부터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기회될 때마다 언급했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 행사는 1차는 초청 강연, 2차는 의원대담으로 이루어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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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92년 국회에 첫발을 들인 뒤 지역구에서 내리 5(1418)을 지냈다. 파란곡절의 한국 정치사를 헤쳐 온 사람답지 않게(?) 눈빛이 맑고 부드러운 선한 인상이다. 20쇄 넘게 찍은 술탄과 황제개정판 작업으로 바쁘다는 그는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만 정치도 결코 영원하지 않다. 은퇴 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허문명 논설위원


20대 국회는 문을 열어젖히기가 무섭게 개헌론을 띄웠다. 여당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지금이 개헌을 논의할 적기(適期)라는 공감대가 생길 즈음, 국회를 가족 기업쯤으로 여기는 의원들의 갑질 문제가 불거졌다. 무소불위(無所不爲) 특권국회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고치려다 제왕적 국회로 개헌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국회 전반기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종합보고서를 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69)은 평소 국회 개혁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다. 지금 우리 국회의 비능률과 무책임은 정치문화 탓인가, 헌법 탓인가. 헌법을 고친다면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생각하며 그를 1일 만났다.

 

 

기본 윤리나 책임의식 없는 의원들

 

 

너도나도 살기 힘들어 아우성인데 개헌이라니, 정치인들이 권력 나눠 먹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국회를 책임졌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부끄럽다. 뭐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마음이다. 드릴 말씀이 없다.”

 

  

국민은 국회에 분노하고 있다. 의원들이 원하는 내각제나 이원집정제는 결국 국회 권력을 키우자는 얘기 아닌가.

 

개헌이라고 하면 권력구조의 문제, 속칭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까지 나오는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대통령 권한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국회 권한이 커지는데 이런 국회에 더 큰 권한을 준다고?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국회가 먼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개헌론에도 힘이 실릴 텐데 새누리당에도 야당들에도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제도 탓인가. 오래 누적된 정치문화 탓인가.

 

둘 다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이 기본적인 윤리나 책임의식이 없다. 제도적으로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힘이 실려 있고 국회는 상대적으로 너무 권한이 없다 보니 정치문화가 후진적일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입법독재란 말이 나올 정도로 국회 권한이 막강한데 무슨 말인가.

 

겉만 그렇지 실속이 없다(웃음). 우리나라 대통령은 행정권은 물론이고 입법권 예산권 공무원감사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갖고 있다. 아프리카 독재 국가(?)를 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 중 대통령이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대통령중심제라는 미국만 해도 주정부와 권한이 분권화돼 있고 대통령에게 예산권 입법권이 없다. 우리는 정부가 예산을 다 짜서 국회가 마지막에 심의만 하지만 미국은 처음부터 국회가 짠다. 연말 예산안 통과 때마다 언론에서 쪽지 예산비판을 하는데 의원들이 예산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이 없다 보니 예산에 쪽지 집어넣는 행위가 나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국민 혈세를 제대로 쓰는 게 제일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매우 엉성하다. 솔직히 국회의장 시절 예산안 통과시킬 때도 내용을 다 알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은 예결위원회에 적어도 몇 선 이상 의원이 들어간다. 작은 비리라도 걸리면 즉각 퇴출되고 다시는 들어가지 못한다. 우리는 주로 초선들이 지역별로 안배해 들어간다. 미 의회를 방문했을 때 느낀 건데 예결위 위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민원성 예산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일을 하다 적발되면 정치적으로 재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격 미달이 많아 보이는 우리 의원들에게 예산 심의권까지 준다면 지금보다 더 엉망이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리처럼 장차관 법원장 대학총장까지 지내고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선진국에서도 별로 없다. 그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된다. 물론 자질이 부족한 사람도 많다. 어느 조직이든 2030%는 시원찮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문제는 집권 세력 중에서도 소수가 다수를 끌고 간다는 데 있다. 거듭 말하지만 청와대로 지나치게 집중된 권력구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 친이(친이명박), 지금 친박(친박근혜)들을 보라. 권력자에게만 잘 보이면 공천과 요직이 보장되니까 국민은 안중에 없는 것 아닌가.”

 

 

국감서 저질 질문장관 창피 줘서야

 

그는 의원들이 특권 내려놓기를 하겠다지만 제발 작은 것부터 실천했으면 한다고 했다.

 

우선 바꿔야 할 것이 바쁜 사람들을 증인으로 불러다 놓고 하루 종일 한마디 묻지도 않다가 마지막에 한다는 소리가 요새 회사 잘 돌아가요라고 묻는 식이다. 대정부질문이란 것도 유신 잔재다. 독재 정권하에서 말을 제대로 못 하니까 그런 제도를 만들어 카타르시스를 주고 김을 뺀 거다. 국회 개원할 때마다 3당 대표가 돌아가며 연설하는 것도 구태의연한 관행이다. 정말 하고 싶으면 하루 날 잡아 돌아가며, 그것도 30분 이내면 될 텐데 이런 전파 낭비가 어디 있나.”

 

차분하던 그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 던지면서 장관들 창피 주는 걸 보는 것도 얼마나 짜증이 나나. 20대 국회는 국장급 이하 공무원은 부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도 하라.”

 

국회가 정부가 필요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식으로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높다.

 

거기에 대해선 생각이 좀 다르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1년에 무려 1만여 건이고 계류되어 있는 것만도 15000여 건이다. 미 하원의 경우 1년에 통과되는 법안이 보통 500800건이다. 문제는 법을 통과시키느냐 여부가 아니라 충분하고 진지한 심의와 토론이 없다는 거다. 법안 청문회 한다고 모이면 오전 서너 시간 각자 자기 말만 하다가 오후엔 한두 사람 앉아있는 식이다. 자꾸 미국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은 하나의 안건을 가지고도 여섯 번, 일곱 번 심의를 한다. 예를 들어 쇠고기 수입법안을 처리한다면 수입업자, 소비자 대표까지 다 불러서 긍정 부정 효과를 꼼꼼히 따진다. 아마 토론 문화가 제대로 형성된다면 국회의원들이 일이 많아져서라도 법안을 함부로 내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 가만히 있기를

 

국회에 그렇게 문제가 많은데 개헌이 가능한가.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요원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미묘한 기류가 느껴진다.”

 

 

무슨 말인가.

 

현직 대통령 임기가 16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가 마땅치 않아 그런지 개헌에 대한 공감이 높은 것 같다. 만약 유력한 후보가 깃발을 들면 정치인들이 그 앞에 줄을 설 게 뻔하고 그러면 개헌은 현실적으로도 어렵다. 한다고 해도 방향이 뒤틀릴 수 있다. 강력한 후보가 없어서 당리 당략에 흐르지 않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을 블랙홀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그냥 가만 계셔도 될 것 같다(웃음). 자연스럽게 국회 논의 과정에 맡겨두면 되지 않을까. ‘블랙홀인지 아닌지는 따져봐야 한다. 자연스러운 개헌 논의는 국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통령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현행 헌법은 개헌을 할 때 현직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임기를 줄이거나 늘릴 수 없고 현직의 재출마도 안 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어 현직으로서는 잃을 것이 없다. 정치공학적으로만 따져도 차기 정부 형태를 현직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형국이 되니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본다.”

 

그는 무엇보다 공무원을 일하게 하려면 5년 단임제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감사원도 완전 독립까지는 아니어도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대통령 산하 조직으로 두어야 하는지 깊은 검토가 있어야 한다.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이런 기관들이 대통령 수하에서 꼼짝 못 하고 있는 구조도 문제다. 역대 대통령마다 후반에 레임덕이 걸리면서 국정 동력을 잃는 것도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기 정권을 어떤 당이 잡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괜히 열심히 일했다가 정권 바뀌면 잘릴 걱정을 하는 것이다. 어느 대통령인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은 위대한 업적을 내기에는 누구에게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나 의원내각제로 바꾸면 해결되나.

 

개헌 논의가 그런 식으로 포괄적인 권력체제 논의로 흐르면 안 된다. 내각제만 해도 총리를 불신임할 경우 의회부터 해산하고 차기 총리를 뽑을지, 아니면 차기를 우선 뽑아놓고 의회를 해산할지처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국회 개혁을 위한 입법도 동시에 되어야 한다. 국회도 세종시로 옮겼으면 한다. 분원을 세우자는 주장이 있는데 그건 이중 낭비다. 다행히 그동안 개헌론에 대해 논의되고 연구된 게 많아 개헌 논의가 현실 문제가 되면 쟁점을 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박 대통령 임기 말에 개헌 논의가 결실을 거둘지, 아니면 뜨거워지는 듯하다가 또 흐지부지 끝날지 아직은 모든 게 불투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헌이라는 과일이 영글기에 좋은 조건이 무르익었지만 예측이 어려운 게 한국 정치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2016-07-04 동아일보] 28면 기사원문   ☞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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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김은숙 2016.07.05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 의장님의 개헌 의견에 대해 지지와 공감하니다. 미국식 양원제가 합리적 의회 모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헌 선택은 대륙을 향한 발전전략도 함께 해야 하기에 미국식 제도개선이 최선의 길입니다. 개헌의 역사에 큰 획을 그으신 김형오 의장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의장님께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중앙일보 종합1면

[단독] 국회의원 203명 찬성, 개헌선 넘었다



20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3명이 헌법 개정에 찬성했다. 국회에서 개헌을 위해 필요한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200명 이상)인 만큼 개헌 정족수를 웃돈 것이다.



중앙일보·정치학회 설문조사

응답 217명 중 94%가 지지

“20대 국회서 개헌 가능” 72%

중임제·이원집정부 순 선호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회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20대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설문에 응한 의원은 모두 217명이어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의원은 전체 응답자의 93.5%에 달했다. “개헌이 필요없다”고 답한 의원은 13명이었다.


단국대 가상준(정치외교학) 교수는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이 개헌선인 200명을 넘었다는 것은 20대 국회가 개헌을 위한 기본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실제로 개헌이 이뤄질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2.4%(157명)만이 ‘20대 국회에서 개헌이 가능하다’고 답했고, 26.2%(57명)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당별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3당의 개헌 찬성률이 90%를 넘었다. 특히 야당의 개헌 찬성률이 더 높았다. 새누리당에선 설문에 응한 92명 중 84명(91.3%)이 개헌에 찬성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응답자 85명 중 81명(95.3%)이, 국민의당은 응답자 33명 중 32명(97.0%)이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의당은 설문에 참여한 4명 중 3명이 개헌에 찬성했다.


통치권력 구조와 관련해선 대통령 중임제(135명, 62.2%)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권력을 나눠 갖는 이원집정부제(35명, 16.1%), 영국이나 일본식의 의원내각제(24명, 11.1%)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인 현 제도를 지지하는 의원은 13명(6.0%)이었다.


4년 전인 2012년 19대 국회의원을 상대로 같은 조사를 실시했을 때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원은 202명(응답자의 86.7%)이었다. 당시 선호하는 통치권력 구조로 이원집정부제를 꼽은 의원은 10.3%(24명)였는데 이번 조사에서 16.1%로 늘었다. 의원내각제 선호 의원도 당시 9.4%(22명)에서 이번에 11.1%로 증가했다.


가상준 교수는 “4년 전 19대 국회가 개원한 직후에도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이 많았지만 추구하는 개헌의 방향이 달라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만큼 20대 국회에선 의원들이 논의할 장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줄이자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의원들의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특별취재팀= 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2016-06-23 중앙일보] 1면 기사원문 바로가기 ☜ 클릭 





중앙일보 종합4면

[단독] ‘대통령중임초선 74% 압도적 지지, 3선 이상은 52%


20대 국회의원 217명이 가장 선호한 통치권력구조는 135(62.2%)이 선택한 대통령 중임제로 집계됐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201219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중임제 선호도(68.2%)에 비해선 다소 약화됐다.


의원 선수·정당별 미묘한 차이

새누리 대부분 대통령중임 택해

야당, 상대적으로 이원집정부 높아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과 의회가 선출한 총리가 권력을 나눠 갖는 이원집정부제(1910.3%2016.1%)와 의원내각제(9.4%11.1%)의 선호가 조금씩 늘었기 때문이다. 선수(選數)와 정당별로도 20대 국회의원들은 이전 국회와 비교할 때 추구하는 통치권력구조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가 22일까지 20대 국회의원을 상대로 개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회 경험이 많은 의원들이 초·재선에 비해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권력구조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통령 중임제로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은 20대 국회 초선 의원(73.5%)층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하지만 선수가 많아질수록 중임제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졌다. 재선 의원은 52.9%(27), 3선 이상은 51.6%(33)가 대통령 중임제를 지지했다.




대신 선수가 높아질수록 이원집정부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재선 의원 중에는 19.6%(10), 3선 이상에선 28.1%(18)가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했다. 일본처럼 의회 다수당의 총리가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의원내각제에 대해서도 재선 의원(9, 17.6%), 3선 이상 의원(9, 14.1%)들이 우호적이었다. 초선 의원들은 이원집정부제와 의원내각제를 선호한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7(6.9%)에 불과했다.

이원집정부제로 개헌하자는 입장은 새누리당에선 김무성(6)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희상·이석현(6), 원혜영·이종걸(5) 의원 등이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했다. 국민의당에선 박주선 국회부의장(4)과 박지원 원내대표(4)가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민주 문희상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원집정부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내각제로 바로 가기에는 남북통일이라는 과제가 있고 국민들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통일·외교·국방 등 외치(外治)를 대통령이 맡되 경제·사회·치안유지 등의 국내 문제는 총리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 중에는 한국헌법학회 회장 출신으로 18대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이기도 했던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이 이원집정부제를 꼽았다. 정 의원은 외치와 내치를 나누는 식의 이원집정부제는 세계적으로 존재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되 정부 운영은 총리에게 맡기는 내각제의 기본 틀에서 국회해산권 등 대통령의 권한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5)와 진영(4) 의원, 그리고 국민의당 정동영(4) 의원 등이 지지 의사를 보였다. 초선 의원 그룹에선 중앙대 법대 교수 출신인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내각제를 선호했다. 이 의원은 내각제는 연정과 같은 다양한 대화와 통합의 정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는 제로섬 게임의 대통령제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학자들을 조사하면 내각제가 과반 이상 나온다고 말했다.



정당별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선호도가 72.8%로 정당 중에서 가장 높았다. 새누리당은 5년 단임제 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도 7(7.6%)이었다. 반대로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 대한 선호도는 각각 12.0%, 6.5%3당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에 비해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선 각각 56.5%, 54.5%가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선 각각 18.8%, 21.2%의 선호도를 보였다.


특별취재팀= 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2016-06-23 중앙일보] 4면 기사원문 바로가기 ☜ 클릭 




중앙일보 종합 4면

[단독] 국민은 대통령중임 >5년 단임 >의원내각 >이원집정부

         의원은 대통령중임 >이원집정부 >의원내각 >5년 단임


20대 국회의원 중 203명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일반 국민도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달 3~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개헌에 대한 의견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의원들과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선호하는 권력구조와 20대 국회에서 개헌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국회의원과 국민 간 인식차가 꽤 컸다.


개헌 바라보는 시각차

20~30대는 대통령단임 가장 선호

‘20대 국회서 가능의원 72.4% 국민 39%


국회의원의 93.5%가 찬성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은 74.2%가 동의했다. 국민 4명 중 3명꼴로 개헌에 동의한 것이지만 국회의원들과는 격차가 있다.



선호하는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도 20대 국회의원의 62.2%가 대통령 중임제를 지지했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선 34.2%의 선호도를 보이는 데 그쳤다. 조사에 참여한 국민의 30.5%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선호해, 대통령 중임제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의원들은 13(6.0%)만 현행 5년 단임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국민여론조사에서 의원내각제는 18.6%, 이원집정부제는 9.5% 지지도를 보였다. 의원들이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현행 대통령 단임제는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의회 경험이 많은 의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원집정부제에 국민들은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었다. 세대별 차이도 드러났다. 20~30대에선 현행 대통령 단임제가 선호도 1위였다. 40대 이상은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다.

의원들과 국민의 인식차가 가장 뚜렷한 항목은 개헌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었다. 의원들의 72.4%20대 국회에서 개헌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것과 달리 국민들은 20대에 개헌이 안 될 것이라는 시각(48.9%)이 가능할 것(38.6%)이라는 응답보다 10.3%포인트 많았다.

국민대 장승진(정치외교학) 교수는 국민들은 경험적으로 개헌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걸 안다의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개헌을 하고 싶어 하지만 국민들의 회의적인 판단과의 간극이 없어지지 않으면 개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국대 가상준(정치외교학) 교수는 경험해 보지 않은 이원집정부제 등에 대해 국민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하지만 개헌이 국회에서 처리된다면 국민투표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2016-06-23 중앙일보] 4면 기사원문 ☞ 로가기 ☜ 클릭 






중앙일보 종합 5면 

[단독] 친박, 대통령중임·이원집정부 혼재친노는 중임제 선호


여권 주류인 친박근혜계 의원들, 야권 주류인 친노무현계 의원들의 선택은 개헌론의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다.



계파별로 갈리는 입장 왜

서청원·원유철 대통령중임 원해

정종섭·홍문종은 이원집정부


중앙일보 설문에 답한 새누리당 친박 의원들의 경우 대통령 중임제를 주로 선택했다. 다만 일부는 이원집정부제를 답했다. 친박의 맏형격인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 중임제를 선택했다. 서 전 최고위원은 “(4)중임제를 실시하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책임정치의 실현이란 측면에서 5년 단임제보다는 대통령 중임제가 적절한 통치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통령제를 함께 도입해 대통령 후보가 영남 출신이면 부통령은 호남 출신 등으로 지역구도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과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 중임제가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친박 인사도 많았다. 이원집정부제는 직선제 대통령이 외교·안보를 맡고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아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다. 정종섭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이원집정부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한 뒤 친박계가 이원집정부제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개헌을 한다면 이원집정부제로 개편해야 한다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조합도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의원내각제를 주장하는 친박 의원들(박덕흠·이우현·이장우)도 있다. 이장우 의원은 책임정치 구현 차원이라면 내각제가 가장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진태 의원 등은 현행 5년 담임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에 반대했다. 설문에 응답한 친박 핵심 의원(20)들을 분류하면 대통령 중심제 11(55%), 이원집정부제 5(25%), 의원내각제 3(15%), 대통령 단임제 1(5%) 등이었다.

새누리당의 대선주자군에선 대통령 중임제와 이원집정부제가 엇비슷하다. 김무성 전 대표는 권력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선 이원집정부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유승민 의원은 강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추려면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성향 의원들은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선호했다. 더민주 응답자 중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근무했거나 입각한 인사 등 20명을 따로 분석한 결과 대통령 중임제 13(65%), 이원집정부제 3(15%), 의원내각제 2(10%), 대통령 단임제 2(10%)이었다.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하거나 강화하자는 입장이 75%에 달한다. 문재인 전 대표도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해 왔다. 홍영표 의원은 현실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것은 대통령 중임제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 그리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정재호 의원 등 3명은 이원집정부제에 동의했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연정까지 시도하며 책임총리제 등 분권형 대통령제를 구현하려고 했다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원집정부제에 가까운 정치 모델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내 비노 측 인사들은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 도입에 찬성했다.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자기타 의견을 냈다. 민병두 의원은 “20대 국회 상반기에 원포인트로 논의를 완료하되 실제 적용은 10년 뒤부터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이렇게 해야 진영의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국가 발전을 위한 개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한정훈(정치학) 교수는 친노 진영에는 문재인이라는 강력한 주자가 있기 때문에 권력을 잡고 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개헌을 선호한다반대로 확고한 대선주자가 없는 그룹(친박)은 현 체제를 바꿀 수 있는 구조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2016-06-23 중앙일보] 5면 기사원문 ☞ 바로가기 ☜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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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헌 논의 주도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



현행 헌법은 1987년 10월27일 대통령직선제를 핵심으로 하는 제9차 헌법 개정 국민투표의 결과다. 당시 투표율은 78.2%, 찬성표는 93.1%가 나올 만큼 국민적 기대와 합의가 있었다. 

개헌 필요성은 2004년 학계를 중심으로 ‘87년 체제’의 한계가 본격 논의되며 번지기 시작했다. 그해 김원기 국회의장은 “개헌 문제를 2006년께 당리당략을 떠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개헌 화두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였다. 이어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지만 ‘진정성’을 의심한 정치권이 거부하며 개헌 논의는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는다.

그러나 2008년 18대 국회 들어 김형오 국회의장이 주도한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의장 직속의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출범하며 개헌 논의는 급물살을 탄다. 미래한국헌법연구회에는 개헌안 발의선(150석)을 훌쩍 넘는 의원 159명이 여야를 망라해 참여했다. 특히 헌법연구자문위는 이듬해 권력구조 개편 등 헌법 전반에 걸친 개헌 논의를 600쪽이 넘는 두툼한 보고서에 담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위원장이 지금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였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19대 국회 들어서도 여야 의원 155명이 ‘개헌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꾸릴 정도로 개헌 동력은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하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1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08년은 집권 초기라는 점, 정치권이 개헌을 약속했고 같은 해(2012년) 대선·총선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절묘한 개헌 논의 시기였다. 지금 상황 역시 개헌 공감대는 충분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 주자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개헌을 논의하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나타내면 정치권과 국민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국회와 국민들의 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글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16-06-15 한겨례신문] 기사원문 ☞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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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권·수도이전·경제민주화 등

 정세균·남경필 등 ‘포괄적 개헌’ 주장

 유승민 쪽도 “전면적 개헌 필요”

 정종섭 “권력구조만 원포인트로 ”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됐던 개헌 논의가 국민의 권리(기본권), 수도 이전, 경제민주화 강화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정치권과 헌법학계는 정부형태만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 지난 30년간의 사회 변화까지 반영하는 ‘포괄적 개헌’, 권력구조 개편을 먼저 하고 이후에 기본권 조항을 손질하는 ‘순차적 개헌’ 등 다양한 주장을 내놓으며 모처럼 개헌론 백가쟁명 시대를 맞았다.


개헌론에 불을 지핀 정세균 국회의장은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국민 기본권 확충과 경제민주화 등을 위한 개헌을 주장한 바 있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포괄적 개헌을 언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도 15일 “생명권, 환경권 등 기본권 외에 선거구제 등까지 총체적으로 손봐야 할 때”라고 거들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포괄적 개헌론에 불을 댕겼다. 지난 13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자”며 수도 이전을 제안한 남 지사는, 15일 경기 북부권 국회의원·시장·군수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를 개헌 논의에 추가했으면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문희상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도 사실상의 ‘수도 이전’ 개헌에 동의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금 개헌을 논의할 시기인지는 의문”이라면서도 “개헌 논의를 한다면 궁극적으로 수도 이전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1987년 이후 30년 만의 개헌 시도를 정치권력을 쪼개고 이동시키는 문제에만 국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헌법 전문부터 부칙까지 다 개정하자는 말은 개헌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권력구조만 바꾸는 것도 곤란하다. 원포인트가 아니라 시대적 과제들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4년 중임제’ 개헌 지지 의사를 밝힌 유승민 의원 쪽도 “30년 만에 시도하는 개헌인 만큼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기본권, 국가 거버넌스, 경제 등을 포함하는 전면적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개헌 논의의 대상을 넓히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현재의 정치·사회적 분열 양상에 비춰볼 때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헌법학자 출신으로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는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은 “헌법에는 대원칙을 담고 대신 법률을 수시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헌법학자 다수의 생각”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포괄적으로 개헌을 논의하면 결국 시간만 끌다 끝날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정부형태 개헌과 함께 최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논란 등 국가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헌법 미비’는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8대 국회에서 의장 자문기구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에도 논의 자체는 열어놓았지만 정부형태 개헌에 집중했었다. 영토 조항, 경제 조항 등은 현재 정치·사회적 구조에서는 합의를 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했다. 북한 체제 인정 여부와 맞물린 헌법의 영토 조항 등은 소모적 이념 논쟁의 수렁으로 개헌 논의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정부의 개악 시도가 있지만 언론 자유, 집회의 자유, 노동권 조항 등은 개헌을 통해 새로 근거 조항을 넣지 않아도 현행 헌법 아래에서 법률로 보장하는 길이 있다”며, 개헌 논의 우선순위로 △소수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 △지방분권 강화 △기본권을 국제적 인권 기준으로 맞추는 것을 들었다. 


반면 판사 출신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순차적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나 의원은 “국민적 합의를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정치체제 개편을 위한 개헌을 내년에 먼저 하고 시대 변화에 따른 기본권 조항 개헌은 다음 지방선거(2018년)로 나누는 방법”을 제안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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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3일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개헌론을 공식 제기함에 따라 정치권에 헌법 개정 논의가 사실상 시작됐다. 정 의장은 이날 개원사에서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며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목표는 국민 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김원기·김형오 등 역대 의장들취임 때 정치개혁 의제로 제기

당리당략으로 하면 안 돼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그는 개원식 직후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2012(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사교육 전면 폐지, 경제민주화, 국민 기본권 확충 등을 위한 개헌을 얘기한 바 있다“15~16일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세한 건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과 가까운 오영식 전 의원은 개헌론은 국민 기본권 강화, 복지의 문제, 권력 구조·선거제도의 문제 등 ‘87년 체제이후의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에 따른 공감대에서 나온 것이라며 특히 내년 대선 국면에서 개헌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이 모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적 합의를 모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중앙포토]



국회의장 취임 일성으로 개헌을 얘기한 건 정 의장이 처음은 아니다. 17대 국회 김원기 전 의장 이래 역대 국회의장들이 매번 정치 개혁 의제의 첫째로 개헌을 얘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2004617대 국회 개원사에서 2의 제헌국회를 만들자고 선언한 뒤 임기 2년 동안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 집중을 완화해야 한다며 개헌 전도사로 나섰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2008718대 국회 개원사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헌법을 만들자고 선언한 후 의장 직속으로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설치해 1년여 논의 끝에 개헌안(분권형 대통령제 안 4년 대통령 중임제 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중앙포토]


당시 헌법연구자문위원장이 현재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였으며, 부위원장은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었다. 서울법대 학장 출신인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도 당시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정의화 전 의장은 퇴임 직전인 지난달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창립해 “차기 대통령 취임 후 1년 내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자”며 개헌 운동에 나섰다.

 
김원기 전 의장은 13일 “17대 때가 여야 의원을 상대로 개헌 공감대를 확산하는 시기였다면 18·19대 국회를 거치면서 의원 대다수가 개헌을 지지하고 학계·시민사회의 인식도 바뀌었다”며 “정세균 의장은 이제 개헌의 실천을 위해 헌법 개정 방향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중앙포토]


김형오 전 의장은 “2012년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임기 일치) 개헌의 적기라고 봤지만 당시 야당이 당리당략이라며 반대하고 여야 대선후보들이 소극적이어서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헌이 성공하려면 국민이 개헌을 한다는 입장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국회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해야지, 국회 권한만 강화하고 지금처럼 무책임하면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국회의장마다 개헌론을 꺼내는 건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입법부 수장의 한계를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국민에게 필요한 개헌이 무엇인지 시민사회와 함께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노력부터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김경희 기자 jjpol@joongang.co.kr 



 [2016-06-14 중앙일보] 기사원문 ☞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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