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최인훈 선생의 박경리 문학상 첫 수상을 축하드리며

“내 청춘의 독서, 그 맨 윗자리에 『광장』이 있습니다.”


역시나 명작의 향기는 깊고 그윽했습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박경리 문학상 첫 수상자로 선정되심을 존경의 마음을 듬뿍 담아 축하드립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불타던 인문대 시절, 『광장』은 제 청춘의 독서 그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전’ 한 편을 선정해 독후감을 써 달라는 월간조선(2011년 4월호)의 청탁을 받았을 때도 저는 주저 없이 『광장』을 떠올렸습니다. 40년 만에 다시 읽은 『광장』은 또 다른 의미와 감동으로 저를 전율케 했습니다. 그 책이 열 번째 개작 판이란 걸 알고는 경의와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월간조선을 동봉해 우송한 제 편지를 받고 선생님은 손수 사인하신 『광장』을 보내 주셨지요. 그 책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식사 자리에 한 번 모시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건강이 여의치 않다며 후일을 기약하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지리산 자락에서 자란 우전차에 담아 보내야 했습니다.

오늘 아침 동아일보 지면에서 만난 선생님은 여전히 꼿꼿한 모습이었습니다. 눈빛도 변함없이 형형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1994년 발표하신 『화두』 이후 신작을 내지 않으셨지만 그것이 절필이 아닌 충전의 시간임을 알고는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박경리 문학상은 내년부터는 수상 범위를 국경 너머까지 넓혀 외국 작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지요? 박경리와 최인훈, 두 거장의 역량과 명성에 걸맞게 이 상도 틀림없이 노벨문학상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거듭날 거라고 믿습니다.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온다면 『광장』이야말로 노벨문학상 감이라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시금 수상을 축하드리며, 건강과 건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작은 난 하나를 보냅니다. 소납해 주시기를…. ♠

☞ 월간조선 4월호(“피카소에게 피가 물감이었듯 최인훈의 잉크 또한 심혈이었다.”) 바로가기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짝짝짝 2011.10.06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인훈 선생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다음은 노벨문학상입니다.

  2. 이명준 2011.10.07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광장> 주인공 이명준입니다.
    상금 1억5천만 원 중 5천만 원은 저를 주십시오.

  3. 동굴주의자 2011.10.15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장의 우상이 판치는 세상,
    동굴의 우상을 섬기며 은둔주의자로 살련다.

  4. 이뭐꼬 2011.10.20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두> 이후 작품이 뜸해 아쉽고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 될 선생님 생애 최고의 작품을 기대합니다.

  5. 광장에서 길을 묻다 2011.10.31 1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실이 어디요?


살아 있는 전설, 최동원 투수를 추모하며

“전력투구, 그 이름으로 그대를 기억하렵니다”

김형오 


야구가 삶의 전부였던 사람, 그 인생 전체에 ‘퍼펙트 게임’이란 별칭을 붙여 주고 싶은 사람, 최동원. 나는 그대를 감독이라기보다는 ‘투수’란 이름으로 부르렵니다. ‘전력투구로 인생을 살다 간 사나이’로 기억하렵니다.

벌써 27년 세월이 흘렀군요. 1984년, 그대 혼자서 4승을 따낸 한국 시리즈를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나는 스탠드에서 땀에 흠뻑 젖어 그대를 응원했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혹사시키는 감독이 야속했습니다. 나라면 벌써 쓰러졌을 텐데, 저러다가 팔을 영영 못 쓰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도 그대는 ‘무쇠팔’이란 별명에 걸맞게 늠름하고 팔팔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습니다. 그날 이후 그대는 살아 있는 전설, 불멸의 신화가 되었습니다.

어제 저녁 그대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빈소를 둘러싼 수많은 조화들, 그 중 내 이름표를 단 꽃이 나보다 먼저 조문을 와 잘 보이는 곳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더군요. 군복을 입은 외아들 기호군이 너무나 늠름해 보여 오히려 ‘찬란한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분향을 하면서 그대가 던진 강속구를 받은 포수처럼 “스트라이크!”라고 마음 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대는 정말 스트라이크처럼 멋지고 강렬한 삶을 살다 갔습니다.

학연? 지연? 그런 건 따지기 싫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가 경남고 후배란 것이 늘 자랑스러웠고, ‘부산 갈매기’여서 더욱 정겨웠습니다. 청룡기‧황금사자기‧봉황기 등등 고교 야구 전성기, 동대문야구장에서 자랑스러운 후배의 역투를 소리 질러 응원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갈매기를 한자로 쓰면 ‘백구(白鷗)’인가요? 그대가 그라운드에 내리꽂던 공도 ‘백구(白球)’입니다. 그대가 떠나는 하늘가, 백구(白球)처럼 하얀 낮달이 뜨고, 부산 앞바다의 백구(白鷗)들이 슬피 울며 배웅할 것만 같습니다.

최동원 투수, 최동원 후배! 나는, 그리고 우리는 불세출의 투수, 전력투구의 화신인 그대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대 떠나는 날엔 하늘에서 왠지 주먹 만한 우박이 우리 가슴 속으로 떨어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그대가 이 지상에 던지는 마지막 직구처럼…. 삼가 명복을 빕니다. ♠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부산갈매기 2011.09.15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청춘의 한때를 열광으로 몰들였던 우리 생애 최고의 투수,
    최동원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소서.

  2. 굿바이 2011.09.15 1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가세요 나의 영웅, 내 청춘의 갯츠비...

  3. 일레븐 2011.09.15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번호 11번. 우리는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일일이 기억하고 추억할 것입니다.

  4. 동그라미인생 2011.09.17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동원, 이름자에 걸맞게 그는 최고로 멋지게 동그라미와 원의 인생을 살다 갔습니다.
    동그란 원형의 야구공 인생.

  5. 참치 2011.09.22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위기 상황을 맞더라도 그대는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투수였습니다. 이제 하늘나라 팀 단독 투수로 날마다 힘껏 태양을 던져 주기 바랍니다.

  6. 조나단 2011.09.27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구야, 훨훨 날지 마라, 그런 제목의 영화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백구와 함께 훨훨 날아가소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통 큰 기부'를 선언했다. 8월 28일, 현대차 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5천억 원의 사재를 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만든 정 회장은 2009년까지 3차례에 걸쳐 1천억 원을 출연하고 이번에 추가로 5천억 원을 내놓기로 한 것. 이는 국내에서 순수 개인 기부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기업인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를 보였다"며 정몽구 회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다음은 편지 전문.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구운몽 2011.08.29 2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몽구 회장의 아홉 가지 꿈 중 하나가 가동되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당신 멋져!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님께

“국민을 위한 ‘희망버스’라면
왜 주민들은 반기지 않을까요?”

 

김 형 오


조승수 대표님, 김형오입니다.

딱히 조 대표님을 수신인으로 쓴 건 아니었습니다만 제 글을 읽고 보내주신 편지, 고마웠습니다.


(조승수대표 편지 펼치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이메일 설전’이란 표현을 썼더군요. 그러나 저는 조 대표님과 ‘서신 공방’을 펼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공감하는 부분 못지않게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도 많은 편지였지만 ‘공방’이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설전’을 벌일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다만 사소하건 근본적이건 서로가 얼마만큼 다른지, 과연 타협이 불가능한 정도인지를 한번쯤 짚어보는 것도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를 이해하고 풀어 나가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답신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국회에서 본 조 대표님은 저 같은 보수주의자의 눈에도 예의를 갖춘 진정성 있는 진보주의자로 비쳐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말씀하셨다시피 고공 크레인에서 200일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씨를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고 싶은 마음은 조 대표님이나 저나 또 모두가 한결같을 것입니다. 다만 조 대표님은 “노동자들의 마음 속 소금꽃나무가 돼 버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노동 운동가 그녀에게 저는 차마 ‘이제 충분히 의사 표시를 했으니 내려와 휴식을 취하라’고 말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녀의 순수한 뜻과 열정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올라가는 것도 용기지만 내려오는 것 또한 참된 용기라는 말을 그녀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녀가 크레인에 올라가면서 얘기한 “꼭 걸어서 내려가겠다”는 약속을 실천할 때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녀의 투쟁은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는 이상 멈출 수가 없다”고 하셨지요? 저는 나름대로의 신념과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노동운동가들의 용기와 사명감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쳐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영웅주의로, 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혁명가로 비쳐지는 데는 찬동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김씨가 딱히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진중공업 노조 지도부가 사용자측과 어렵사리 교섭을 타결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합법이니 아니니 자격과 조건을 따져가며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은 노조 내부의 권력 투쟁을 전체 사회문제로 비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100% 완승하는 타협은 없습니다. 상대방을 완전 굴복시키는 협상이란 있을 수 없는데도 내부 강경파가 원리주의적 입장에서 항복문서를 받아 오기를 요구함으로써 타협이 안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아 오지 않았습니까. 국회에서도 왕왕 보고 느끼는 일이지만 양보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김진숙씨가 크레인을 내려오는 행위가 사태 해결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저의 믿음은 순진하고 허황된 희망일까요?

김진숙씨는 ‘소금꽃나무’라는 책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등짝에 피어난 ‘소금꽃’을 보면 참 서러웠다고 적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눈물과 한숨, 서러움에 사무친 ‘꽃’이었을까요? 그 치열한 노동의 현장에서 흘린 땀이 노동자들의 셔츠를 하얗게 물들인 모습을 이제는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다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 생활을 꾸려나가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서나 간혹 볼 수 있는 소금꽃이 되었지요. (물론 이들 대부분은 노조조차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과 직장 그리고 국가를 위해 흘린 노동자들의 땀방울을 고맙고 고귀하게 생각하는 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산복도로의 ‘고운반’과 조선소의 ‘깡깡이’는 ‘영도 아지매’들의 고난의 행적이었습니다. 피 같은 땀을 흘린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증오의 눈이 아니라 사랑의 눈으로 보면 그 모두가 소중한 추억이요,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 아닐까요?

김진숙씨는 트위터에 “제가 최루액을 맞고 제가 물대포를 맞고 제가 짓밟히고 제가 끌려간 거라면 좋겠습니다”란 글을 남겼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이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바랍니다. 조 대표님도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한 불상사’를 걱정하셨지요? 공권력의 강경 진압은 저도 반대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이 무력화되는 것 또한 저는 바라지 않습니다.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입니다. 공권력의 과잉 대응도 안 되지만, 불법 폭력 행위를 단속 못하는 공권력은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선진국이 되려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항의하고 법을 위반하면 처벌받아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영도 주민과 부산 시민들은 물론 한진중공업의 대다수 노동자들조차 희망버스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희망버스 타고 오시는 분들을 고마워하지도, 반가워하지도 않습니다. 그 분들이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고 영도를 쓰레기 더미로 만든 데도 화가 났습니다. 조 대표님은 ‘국민을 위한 희망버스’라 하셨지만 막상 현장 분위기는 다른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위한 희망버스일까요? 수많은 시위대와 경찰이 맞붙고, 폭력과 무력이 충돌하는 현장에선 민주도 평화도 이룩될 수 없습니다. 다만 구호와 깃발, 최루탄과 물대포만 난무할 뿐입니다. 다시금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희망버스가 희망으로 남으려면 영원히 출발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7월 16일) 아침 신문에서 반가운 뉴스를 읽었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월말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에 타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단지 현장에 가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앞으로는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손 대표의 입장을 대신 밝힌 이용섭 대변인의 해명에 공감합니다. “단식 농성장을 지지 방문하고 한진중공업 크레인 현장에 자주 가 보시라”는 조 대표님의 권유를 제가 정중히 사양하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중립을 가장한 강자 편들기’라는 의혹 제기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이미 진보 진영뿐 아니라 일부 보수 단체 및 언론으로부터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제는 ‘선 아니면 악’이고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논의의 다양성과 열린 사고를 위해 저는 설사 어떤 비난과 오해가 있더라도 그 텃밭을 일궈 나갈 작정입니다.

사회적 약자들과 상대적 빈곤층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애쓰고 때로는 투쟁하는 조 대표님과 진보 정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역할을 의미 깊게 생각합니다. 보수 정당이 등한시하거나 놓치고 있는 부분을 여러분은 예리하게 지적하고 또 행동합니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 역시도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누차 요구했던 조남호 회장을 출석시킨 청문회를 열자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아무쪼록 조 대표께서 말씀하셨듯이 ‘당리당략을 떠난 초당적 협력’으로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쇳소리와 망치소리가 울려 퍼지는 한진중공업, 소금꽃이 피지 않은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노동자들을 다시 보기 위해 저 또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조 대표님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하며, 김형오 드림. ♠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희망꽃사람꽃 2011.07.16 1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로 품격 있는 서신 교환입니다. 왜 노사 간에는 이런 진정 어린 대화가 오가지 못하는 걸까요?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이처럼 상대를 존중하면서 자기 주장을 펴는 격조 높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형오, 조승수 파이팅!

  2. 우편함 2011.07.16 1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우편함을 이런 편지들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3. 호기심천국 2011.07.17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승수 대표가 과연 재답신을 보내 올까요? 궁금해집니다. 평행선의 간격이 좁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 그럼 물론 평행선의 모순이군요. 어떤 식으로든 우리 사회 갈등 구조는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4. 꾸벅 2011.07.17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앞으로 우리정치 이렇게 품격있게 가야 합니다.
    김의장님 역시 5선 관록에 국회의장다운 품격이 느껴짐니다.
    이런 분들이 우리 국회에 많아야 할텐데....

  5. 헐~ 2011.07.17 2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궤변..궤변..언제까지 궤변만 늘어놓으시겠습니까?
    정말 수준 차이 느껴지는 서신교환이군요..

  6. 혈변자객 2011.07.18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궤변의 뜻도 모르시나 본데, 왜 궤변인지 아무런 논리적 이유도 없이 단정짓는 댓글은 쾌변을 위해서도 삼가셔야 하지 않을까요?

  7. 에타 2011.07.20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리당략을 떠나 이렇게 애쓰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고집부리고 있는 쪽은 도대체 어떤 욕심때문일지 그 속내가 궁금하군요.

  8. 승부수 2011.07.23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승수 대표는 답신이 없나요?
    하기야 어떤 편지는 말없음표가 답장을 대신하기도 합니다만...


박완서 선생님을 추모하며 

아름드리 거목으로 남은 당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별세 소식이 전해진 겨울 아침, 저는 맨 먼저 선생님의 그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전쟁이 남긴 냉혹한 비극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입니다. 선생님 떠나신 이 겨울 아침은 혹한이 다소 가셨지만 선생님이 불혹(不惑)에 발표하신 처녀작 ‘나목(裸木)’처럼 왠지 헐벗은 나무로 겨울 벌판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향년 80세. 하지만 선생님은 언제나 ‘현역’이셨습니다. 시대의 어른으로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전범을 보이셨습니다. 당신이 경험한 혹독한 시련을 냉철한 리얼리즘에 입각한 분단 문학으로 승화시켰는가 하면, 여성 문제와 소시민적 삶에도 깊숙이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유려한 문체와 섬세한 감각, 게다가 품격 높은 익살과 풍자는 선생님 책에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문학성과 대중성, 양쪽 모두에서 선생님 앞에 세울 만한 작가가 또 있을까요?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소설 제목들은 그대로가 한 줄의 시였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도둑맞은 가난’ ‘창밖은 봄’ ‘배반의 여름’ ‘휘청거리는 오후’ ‘목마른 계절’ ‘도시의 흉년’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가을의 사흘 동안’ ‘너무도 쓸쓸한 당신’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혼자 부르는 합창’ 등 시집 제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작품들입니다.
 

20년 전쯤 먼저 떠나신 부군을 기리며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이란 소설을 쓰셨지요? 선생님은 수십, 수백 편의 빛나는 작품을 주렁주렁 매단 ‘아름드리 거목(巨木)으로 남은 당신’이십니다. 나목으로 와서 거목으로 가신 선생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눈물이주르륵 2011.01.22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별세 소식 듣고 가슴이 아릿했는데
    이 글 읽다가 어느새 눈물이 주르륵...
    선생님은 우리 한국 문단의 거목이셨습니다.
    무성한 이파리와 열매를 남기셨습니다.
    그 그늘 아래서 예술은, 문학은 영원할 것입니다.
    영면을 빕니다.

  2. 국화향기 2011.01.24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의 작가이셨던 선생님
    제 서재에 열다섯 권의
    책으로 남았습니다

  3. 소복소복 2011.01.24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떠나신 날 흰눈이 素服을 입고 소복소복 내려왔습니다.
    온 천지가 하얗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4. BlogIcon 달콤시민 리밍 2011.01.24 1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너무 슬펐어요ㅠㅠ
    어릴 때 학교 선생님이 읽어주셨던
    책이 되게 감명 깊어서 샀었는데
    그게 박완서 선생님의 책이었거든요ㅠㅠ
    진짜 글들이 다 좋았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5. 모개 2011.01.26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완서선생님.
    여자 나이 마흔에도 뭔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어주었던 선생님.

    (기억에서) 놓여나기 위해 가벼워지기 위해 소설을 썼다던 선생님.
    새가 되고 싶다던 선생님.

    '날아다니고, 짝짓고, 알낳고, 새끼키우고, 총에 맞거나 독극물을 먹을 수도 있는 구체적인 새가 아니라 영혼이 육신을 떠날 때, 순간적으로라도 지구의 중력과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황홀한 자유, 비상(飛翔)의 쾌감이 있으면 좋겠다' 던 선생님.

    새가... 되셨나요?

    상처입은 새, 상처입은 청춘의 모습으로 시대를 응시했던 '시선'.
    선생님은 제게 '시선'으로 기억되는 분입니다.

    당신이 낱낱이 기록하며 응시하게 했던 상처와 몰입과 통곡과 위로와 화해....
    생각해보니, '엄마의 말뚝' 이래 선생님의 글과 함께 삼십 년을 지나왔습니다.

    • 걸윷 2011.01.26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자 나이 마흔에서 여든까지
      사십년 그러니까 인생의
      절반을 작가로 살아오신 선생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죽는 날까지
      선생님 독자로
      살다 가렵니다

  6. 묘목 2011.01.26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목과 거목의 그늘 아래에서
    푸릇푸릇 묘목들이 싹틀 것입니다.

  7. 완전한 서사 2011.02.08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사 구조의 완결성에서도 대한민국 최고였던 박완서 작가님.
    작품 자체가 선생님과 우리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청해부대의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격려하며

당연한 것을 당연히 했다, 그러나 참 장하다


최영함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 작전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신년 벽두에 반갑게 전해져 왔다. 박수를 보낸다. 이 쾌거는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포격으로 울적해 있던 국민들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으며, 말랑말랑하게 보였던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비로소 회복시켰다. 참으로 대견스럽다.


  우리 국군이 외국에서 교전을 벌여 적의 인명을 살상한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다. 해적과 인질이 함께 있는 선박에 진입해 별다른 피해 없이 구출 작전에 성공함으로써 우리 군은 패기와 기개 그리고 뛰어난 교전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목숨을 건 비장한 각오로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2009년 7월, 해적퇴치 훈련 모습


  그러나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해 보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건만 그 동안 소홀히 했던 일을 이번에 당연히 한 것이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번 구출 작전의 성공으로 다시는 해적들이 우리를 넘볼 수 없다? 천만의 말씀!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해적의 복수 책동이 예상된다. 철저히 대비하고 단호히 맞서야 한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면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본때를 확실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때 이후라야만 적들이 우리를 무서워하고 넘볼 수 없으리라. 우리는 이번에 어떤 인질이나 테러에도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거라는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앞으로도 바다의 무법자들이 감히 대한민국 선박을 건드릴 엄두를 못 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약자에게는 너그러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권익과 인명을 해치려 한다면 그 어떤 행위도 단호히 응징한다는 것을 대한의 남아들이 온몸으로 명백하게 보여 주었다. 그대들이 지켜낸 것은 대한민국의 긍지요 자존심이다. 그대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희생이 따르더라도 지킬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암튼 장하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캐리비안 2011.01.21 2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대한 남아 파이팅!

  2. 필승해군 2011.01.22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멋지다!!!!
    해적들 이제 상대를 봐가며 날뛰겠네

    한편으론 해적들의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3. 모개 2011.01.24 0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운 국가담론 갖다붙이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국가는, 조폭보다는 나아야 한다.
    조폭도 뜯어가면 보호해주는데...
    잘했다, 청해부대.


  교도소 담장 안에 있는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나는 그대 얼굴도, 이름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득 편지와 함께 지난봄에 펴낸 내 책을 그대에게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 국회의장 시절 국정감사 기간을 이용해 백령도에서 울돌목까지, 울산 반구대에서 평화의 댐까지 우리 땅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만난 벅찬 감동과 길 위에서의 사색을 러브레터를 쓰듯이 편지 형식으로 옮긴 책입니다. 내가 이 책을 전국의 54개 교도소 및 구치소에 각 3권씩 보내기로 마음먹은 건 작년 4월에 받은 한 통의 편지 때문입니다. 발신인은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서른세 살 재소자. 그해 봄에 출간한 내 책(『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 한 권을 보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교도소 담장 밑에서 주워 말렸다는 들꽃 한 잎이 편지지에 붙어 있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면서…. 나는 그 노란 꽃잎이 마치 노란 나비 날개처럼 가슴 뭉클한 사연을 싣고 팔랑팔랑 교도소 담장을 넘어 내게로 날아온 느낌이었습니다. 그가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잠시나마 담장 너머로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는 내 책에 사인을 했습니다.


  감옥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집필의 시간을 갖기에는 안성맞춤인 공간입니다. 『김대중 옥중 서신』(김대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야생초 편지』(황대권) 등이 감옥을 모태로 태어났습니다.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인 호치민의 『옥중 일기』, 인도 독립운동가 네루의 『세계사 편력』,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등도 감옥에서 잉태되었습니다. 모파상·체홉과 더불어 세계 3대 단편 작가로 꼽히는 오 헨리도 3년간의 수감 생활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구상을 토대로 『마지막 잎새』를 비롯한 수많은 명편을 썼습니다. 그들에게 감옥은 도서관·대학·집필실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감옥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닙니다. 비좁은 방 안이 광대무변한 우주로 탈바꿈합니다. 무의미하고 건조했던 하루하루가 가치 있고 뜻 깊은 시간으로 거듭납니다. 적어도 휴식과 충전의 기회로는 삼을 수 있습니다.

  그대도 칠레 광부들 이야기를 알고 있겠지요? 지난가을 칠레에서 생중계된 한 편의 휴먼 드라마가 지구촌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감옥보다 더 깊고 어두운 절망 속에서 33인의 광부들이 69일 동안 캐 올린 것은 사랑과 신뢰, 용기와 도전,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었습니다. 까마득한 지하, 캄캄한 갱도 안에 환한 등불을 밝혀 준 것은 다름 아닌 기도와 찬송이었습니다. 살아나온 광부들의 티셔츠에는 CCC(칠레대학생선교회) 로고와 함께 ‘주님, 감사합니다’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그대에게도 충분히 그런 기적이 가능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만든 구조용 캡슐 ‘피닉스’를 타고 ‘불사조’가 되어 더욱 강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교도소 담장 너머 밝은 햇살 아래로 귀환하게 될 그대를 소망하고 응원하며 기도하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원수마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대가 어떤 사연으로 거기에 갇혀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바라건대 이 한 권의 책이 참회와 성찰과 성장의 시간을 살고 있는 그대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나아가 ‘이 아름다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면 더 큰 보람과 기쁨이 없겠습니다.

  곧 한 해가 저물고 새 달력이 벽에 걸립니다.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기를…. 아울러 겨울이 깊어갈수록 그대를 더욱 그리워하고 안쓰러워할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도 기도와 함께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동봉한 책 마지막 장에 실린 이 한 줄의 글을 그대에게 바칩니다. “희망은 담을 문으로, 벽을 창으로 만듭니다.”

[2010. 11. 28. 김형오 전 국회의장 국민일보 특별기고]


 

 <편집 메모>

  이 편지를 국민일보에 기고하면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약속대로 162권의 책을 재소자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많은 답신을 받았습니다. 

  *수용자들을 위한 교양도서로 유익하게 사용하겠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 직원 모두는 보다 넓은 마음으로 수용자 교정교화 활동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제주교도소장)
  *의원님의 따뜻한 마음이 책을 읽는 모든 수용자의 지식 함양과 심성 순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춘천교도소장)
  *수용자 교정교화가 '굽은 나무 펴기'보다 힘들다고 하지만, 의원님과 같이 넓은 마음으로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이들이 새 삶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우리 교도관들은 용기백배하여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부산교도소장)
  *의원님께서 기증하신 도서는 수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 이들의 참다운 사회 복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부산구치소장)
  *앞으로도 수용자들이 새 삶을 찾아 건전한 사회인으로 새출발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천안교도소장)

  *우리 모든 교정 직원은 흐르는 강물에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수용자 교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보내 주신 책은 수용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담장 안에서 보낸 편지에도 귀기울여 주심에 삼사드리며 2011년에도 국민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희망의 정치를 기원하겠습니다.(영등포교도소장)
  *온정어린 후원 덕분에 수용자들은 보다 인간적인 배려를 통하여 앞으로의 인생을 희망과 감사의 자세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홍성교도소장)

  그밖에도 편지 보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도 어느 교도소 형광등 불빛 아래서 누군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선물한 책을 읽고 있겠지요? 책을 읽다가 가슴 위에 펼친 채로 잠이 들면 그 책이 담요처럼 그 분을 따뜻이 덮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꿈꾸시기를….
  잊을 건 잊는 잊을 망자 忘年을 잘 마무리하시고, 바랄 게 많은 바랄 망자 望年, 희망찬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쇼생크탈출 2010.12.14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야님의 편지와 책이 수많은 수감자들의 심금을 울렸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몸은 비록 감옥 안에 있지만 마음은 <쇼생크 탈출>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2. 담장훌쩍 2010.12.15 0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끼 해인 내년에는 토끼처럼 점프해 훌쩍 교도소 담장을 넘으세요.
    마음은 언제나 바깥에 두고 사회 복귀를 준비하세요.

  3. 뷰티풀코리아 2010.12.16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아름다운 편지네요.
    노블레스오블리주의 표상을 보는 듯.

  4. 에스케이프 2010.12.16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뮈였나요?추억만으로도 인간은 평생을 감옥에서 버틸 수 있다고 말한 실존철학자는. 추억의 힘으로 당신들 모두 지옥에서의 한 철을 견뎌내기를...

  5. 리더 2010.12.17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옥, 나 또한 한때 치열한 독서의 공간으로 열망했던 곳. 작가들이여, 쓰고 싶으면 감옥으로 들어가라! 혹은 무인도로 유배라도 떠나라!

  6. 손난로 2010.12.18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스함이 그리운 계절, 교도소 담장을 넘어간 편지가 어느새 제 마음 안으로까지 날아와 온기를 지핍니다. 벽난로 하나를 가슴에 들인 것 같습니다. 세상아, 환해지고 따뜻해져라.

  7. 수인번호1004 2010.12.28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야님, 당신을 명예 수감자로 추대합니다.
    수인번호 1004.

  8. 햇살가득 2010.12.31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장 안에 있는 분들이나
    담장 밖 가족 분들이나
    모두모두 햇살 가득한 새해
    맞으시기 바래요.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9. 빠삐용 2011.01.04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옥에서 보낸 한 철이 내게는 구원이고 피안이었네
    아 그리운 감옥이여!√

  10. 열혈남아 2011.01.07 1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옥은 책 읽기에는 최적의 공간일 것 같습니다.
    버러지 같은 인간들이 책벌레가 되어 나온다면
    책을 선물한 보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트위스트 김을 추모하며


‘청춘’의 이름으로 길이 빛날 것입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반짝, 전등이 켜지듯이 ‘청춘’이란 두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 <맨발의 청춘> <맨주먹 청춘> <불타는 청춘> <즐거운 청춘> <아빠의 청춘> 등 ‘청춘’ 시리즈로 주연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셨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주인공을 빛내 주는 역할을 언제나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영화를 대중의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선생님은 실제로도 당신이 출연했던 그 영화들의 제목처럼 한평생 빛나는 청춘을 살다 가셨습니다. 평소 청바지와 청재킷을 즐겨 입었으며, 89년과 92년에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주최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서 두 차례나 우승하며 청년의 체력을 과시하셨습니다.

출처: 서울신문


  선생님은 또한 새로운 도전과 모험의 표상이셨습니다. 국내에 처음으로 트위스트 춤을 소개한 이도 선생님이셨습니다. 트위스트를 얼마나 좋아하고 잘 추셨는지 본명인 ‘김자 한자 섭자’ 대신 예명인 ‘트위스트 김’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셨습니다. 고향이 부산이시지요? 제가 부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낼 때 선생님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셨습니다. 저는 몸치여서 춤을 출 줄 모르지만 제 친구들은 학교 뒷산, 동래 금정산, 영도 태종대, 아미동 천마산 가릴 것 없이 모였다 하면 트위스트로 끼를 발산했습니다.


  이제 막 가난에서 벗어나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던 전환기에 선생님은 소탈하고 서민적인 풍모로 우리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 주셨습니다.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발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남다른 개성과 특유의 애수 어린 눈빛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표현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셨습니다.


  선생님은 전방위 연예인이셨습니다. 영화배우, 탤런트, 코미디언, 가수, 댄서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재치 있는 입담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셨습니다. 고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런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 순간 일본의 하이쿠 시인이 쓴 시 한 줄이 생각납니다. “웃기 잘하던 그 청년이 죽었으니 세상도 조금은 쓸쓸해지겠지.” 그 시를 살짝 바꾸어 선생님 영전에 바치렵니다.
 
“웃기기 잘하던 트위스트 김이 떠났으니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세상은 조금 더 쓸쓸해지겠지.”


  낙엽 지는 모습도 오늘은 왠지 트위스트 춤처럼 보입니다. 낙엽이 쌓인 길은 조금 미끄럽지만 트위스트를 추기에는 제격입니다. 선생님 떠나가시는 길을 낙엽들이 행렬을 이루어 트위스트를 추며 따라갑니다. ‘낙엽과 함께 하는 트위스트 춤!’… 선생님은 끝까지 낭만을 선사하고 가시는군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트위트김 2010.12.02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나도 낙엽들이 추는 트위스트 군무를 보며 트위스트 김을 추모하렵니다.

  2. 식스스타 2010.12.03 0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막의 별이 졌지만 발인은 운구 들 사람조차 부족할 만큼 쓸쓸했습니다.
    이 가슴 뭉클한 조사가 고인의 생애에 바치는 빛나는 헌사처럼 느껴집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영원한 별로 빛나소서.

  3. 김화자 2010.12.06 0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 "맨발의 청춘" 이라는 노래를 애창 하시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트위스트 김" 님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4. BlogIcon 다음팬카페 2010.12.06 0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형오 의장님 글 잘 읽었습니다

  5. 블랙리본 2010.12.06 0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왠지 함박눈이 트위스트를 추면서 내려올 것 같습니다.
    영면하시기를...

  6. 어이쿠 2010.12.09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용하신 시를 보다가 이런 하이쿠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세상 여자들이 예뻐 보이는 날, 꽃 한 송이 사 들고 아내에게로 간다.

  7. 묘비명 2010.12.11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해가 저무는 이 쓸쓸한 날에 올해 유명을 달리 하신 분들을 위해 옷깃을 여미고 기도를 드립니다. 편히 잠드소서.

  8. 굿바이트위스트 2010.12.14 0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바지에 청재킷 입고 바지 주머니에 얕게 손가락을 찌르고 무릎을 약간 굽힌 자세로 정지 화면처럼 당신은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무릎을 펴고 훨훨 날아가십시오.

  9. 열혈남아 2011.01.07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오해가 있었을는지는 몰라도 트위스트 김은 말년 이미지를 구겼습니다.
    그래도 이 글로 인해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겠군요.
    사람이 사람을 따뜻하게 합니다, 그게 정이고 사랑이지요.

꿈의 메신저, 희망의 대변인
-슈퍼스타 허각의 탄생에 부친다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가 마침내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나는 여기서 지난 8개월, 그 뜨거웠던 열기를 재방송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허각’이라는 두 이름자를 세상에 각인시킨 스물다섯 살 한 청년의 ‘슈퍼스타 탄생’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깜짝 스타’라지만 나는 결코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으렵니다. 물론 허각은 ‘허걱!’이라는 감탄사를 연상시킬 만큼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루아침에 반짝, 스타로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한 부모 가정에서 중학교만 마치고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그는 결코 한 순간도 노래에 대한 꿈, 가수를 향한 열망을 접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준비된 스타’였습니다. 


  또한 그는 실력으로 승부를 건 진정한 프로페셔널입니다. 가창력은 출중하지만 외모와 스타성에서 밀린다는 게 세간의 평가였습니다. 실제로 결선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숱한 탈락의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온라인과 전화 투표에서의 약세를 심사위원 점수로 만회해가며 감동의 드라마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런 그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결승 무대에서는 온라인과 전화 투표, 심사위원 점수 모두에서 압도적 표차로 경쟁자인 존박을 따돌리며 최종 우승자로 우뚝 섰습니다. 

  이 가진 것 없고 ‘빽’도 없으면서 외모마저 평범한 무명의 젊은이는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에게 어느 순간 꿈의 메신저, 희망의 대변인이 되었습니다. 전직 환풍기 수리공이라지요? 그는 국민들의 막힌 속을 뻥 뚫어 주었습니다. 시원한 통풍창을 내주었습니다. ‘소통의 정치’를 목말라하는 국민들 가슴에 바람개비 같은 돌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는 이 8개월간의 긴 장정을 ‘모두가 승리한 게임’으로 결론짓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1등 말고는 모두 패자처럼 돼 버리지만 이 게임에서는 누구 하나 진 사람이 없습니다. 이 게임에 참여한 모든 젊은이들은 그 도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준우승자인 존박에게는 벌써부터 광고 모델 제의가 빗발친다고 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공정한 한 표를 던짐으로써 ‘국민 참여 경선’의 모범 사례를 보여 준 134만 시청자들, 그들 역시 모두가 진정한 승자였습니다. 

  세상은 역시 아름답습니다. 꿈은, 그리고 희망은 살아 있습니다. 젊은 그대들이여, 누구를 탓하지 마십시오. ‘네가 문제고 그들이 잘못이고 사회가 부당한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날씨 탓을 하며 움츠려 있지 말고 뛰쳐나가십시오. 높이 솟아오르고 쟁취하십시오.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순간 세상은 변화합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면 그대도 제2, 제3의 허각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젊은 그대들에게 아직 희망이 열려 있는 기회의 나라입니다. 

  *P.S. 나는 음악을 잘 모릅니다. 더구나 요즘 가요의 빠른 리듬은 따라 하기조차 숨이 가쁩니다. 허각에 대해서도 까마득하게 몰랐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조차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그의 스토리가 소개된 기사를 읽고 난 뒤로는 이 청년의 기사를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들어본 적도 없는 그의 노래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잊고 세대를 초월해 마치 내가 젊은이가 되어 무대의 열기 속에 함께 어울려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듣는 것이 아닌 읽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그는 참 신비한 마력을 지닌 청년입니다. 이 당차고 싱싱한 청춘에게 거듭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꿈데렐라 2010.10.26 0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데렐라는 신발(유리구두)를 신고 스타로 탄생했지만
    허각은 꿈을 품고 슈퍼스타로 등장했군요,

  2. 2010.10.26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헐!
    허각, 허공 위에 집을 짓다.

  3. 드리머 2010.10.26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을 향한 슈팅
    김 코치 땡큐

  4. 모리 2010.10.26 1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차고 싱싱하기에 '젊음'이고 '청춘'이어라...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기를 활짝펴고 살 수 있는 취업시장을 만들어 주십시요.

  5. 레고박스 2010.10.26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들어오게 되는 형오님 블로그에서 많은 롤모델을 접하게 됩니다.
    젊은 술탄의 패기, 열정의 사나이 허각, 칠레의 광부들 이야기..
    차갑고 냉철하게 무한경쟁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젊은이 마음에
    따뜻한 녹차 한잔을 건네주는 것 같은 푸근함에 매료됩니다.
    저는 이곳이 뉴스나 신문보다 더 좋습니다.

  6. SISSY 2010.10.26 1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별히 좋아하는 것, 뛰어나게 잘하는 재주 하나 없이
    그럭저럭 살아온 내 인생을 반성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현재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항상 즐기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져도 될까....?

  7. 취중진담 2010.10.26 2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선에서 허각을 보고 비주얼(외모) 때문에 희생자가 될 걸로 짐작했었어요.
    처음엔 좀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고 할까나요?
    그는 자신의 욕심을 당당하게 내비치지도 못할 정도로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치 이 시대 88만원세대의 표상 같았다고나 할까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며 허각의 자신감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았어요.

    보통 사람이 순수한 열정만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통해
    수많은 이 시대의 서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8. 미스포터 2010.10.26 2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앞에 베테랑 뮤지션들도 날카로운 지적과 프로듀셔적인 안목을 새로이 재해석할수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지도층도 실력있는 사람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졌으면 합니다.
    안목을 새로이 재해석 하는 기회가 되셨기를..

  9. 대변인 2010.10.28 1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김황식 총리는 조계사에 들렀다가 허각, 존박이 누군지 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답을 못하시더군요. 의장님께서 이곳에 포스트한 내용의 100분의 1만이라도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온 국민이 김 총리의 대중적 관심도에 깜짝 놀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텐데, 아쉬운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의 흐름에 늘 귀를 기울이고 시선을 돌리는 의장님 멋있습니다.
    특히 남의 탓 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라는 말씀, 가슴에 확 와닿습니다.

  10. 예스아이캔 2010.10.30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습니다, 허각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우리 모두의 가슴에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88세대는 이 젊은이처럼 88한 세대로 거듭나야 합니다.

  11. 드림드림드림 2010.11.07 0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는 명멸합니다.
    준비된 스타 허각을
    반짝 스타로 지게 할지
    롱런 스타로 키울지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대들은 그대들이 심고 키운 장미꽃에 대해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나요?

‘기적’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어떤 소설,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할까요? 칠레에서 생중계된 기적의 드라마, 희망의 시네마가 지구촌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21세기 가장 인간미 넘치는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가 절망과 상심을 순식간에 기쁨 가득한 축제로 바꾸었습니다. 환희에 찬 샴페인을 터뜨리게 했습니다. 국정감사 때문에 남미를 순방하고 있는 나도 현지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뉴스를 접하며 박수를 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조용 캡슐 ‘피닉스’를 타고 33명의 ‘불사조’들이 무사 귀환할 때마다 달려가 손을 잡아 주고 싶었습니다.


칠레 국민을 비롯한 온 인류의 간절한 염원이 절망의 우물 속으로 두레박을 던져 희망의 생수를 길어 올렸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극한 상황을 이겨낸 33명의 광부와 그 가족, 미증유의 재난을 국민 통합과 단결로 승화시킨 칠레 정부, 한 마음 한 뜻으로 무사 생환을 기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전 세계인의 인류애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일궈내지 못했을 고결한 인간 승리입니다. 비좁고 어두운 갱도 안은 지금까지 어떤 정부나 조직에서도 구성해 본 적이 없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회 공동체’였습니다.

두 번째로 구조돼 나온 마리오 세풀베다가 던진 한 마디가 심금을 두드립니다. “신과 악마가 지하에서 우리와 함께 있었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공포와 싸우며 언제 올지 모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그들의 심경을 그 이상 더 적절하게 표현할 말이 또 있을까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결국 그들은 악마를 물리치고 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햇살 아래로 나온 33명의 광부들, 그들의 검은 얼굴은 모두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캄캄한 지하에서 69일 동안 그들이 캐 올린 것은 희망과 신뢰, 용기와 도전,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적이란 희망과 이음동의어입니다. 까마득한 지하, 캄캄한 갱도 안에 환한 등불을 밝혀 준 것은 다름 아닌 ‘희망’이었습니다.

참치 두 스푼, 우유 반 컵, 비스킷 몇 조각으로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낳은 것은 나보다 남을 먼저 위하고 생각하는 따뜻한 ‘배려’였습니다.

역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서도, 무너져 내린 삼풍백화점 콘크리트 더미 아래서도, 아이티 지진 참사 현장에서도 사람이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존엄하게 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았습니다.

빛나는 리더십과 끈끈한 동료애, 아름다운 희생정신은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던 칠레에 화합과 소통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 주었습니다. 33명의 ‘나’가 ‘우리’로 뭉쳤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역과 이념 그리고 세대 간의 불협화음이 깊어지고 있는 우리도 이 사례를 귀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 번 기적의 불사조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 당신들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러클 2010.10.19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정감사로 남미를 순방 중이신 와중에 보내 주신 한 편의 글이 우리 가슴을 감동으로 물들였습니다.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읽고 보며 느꼈던 감격이 이 글을 읽으면서 더욱 증폭되어 다가옵니다. 역시 인간만이 희망입니다. 사랑과 기적 그리고 희망을 캐어 올린 칠레의 검은 영웅들, 만세!!!

  2. 팔레 2010.10.19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드라마 어떤 영화도
    역시 헌실보다는
    극적이지 않습니다
    인간은 정말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3. 러브러브 2010.10.20 0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난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
    거기에는 사랑과 희망이 키워드였습니다.

  4. 살아야 하는 이유 2010.10.20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아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던 감동적 드라마였습니다. 인간이 가진 가장 숭고한 가치를 보여준 그들에게 다시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의미를 다시 일깨워준 김형오의원께도 고맙다고 전하고싶네요. 우리 항상 열심히 삽시다.

  5. 쏘시오 2010.10.20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원님이 칠레 인근 남미에 계셔서였을까요. 글을 읽고 나니 '칠레의 기적'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니, 화면으로, 사진으로 표현된 것 보다 훨씬 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미문에 항상 감탄하는 바이지만, 그 수려함에 덧붙여 진심은 더욱 배가돼 전달됩니다. 그대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배달부이십니다.

  6. 희망은힘이세다 2010.10.24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비극을 해피엔딩하게 하는
    희망이야말로 얼마나 힘이 센 존재인가.

  7. 밤톨 2010.10.26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은 감수성이 남다르신듯 합니다 ㅎㅎㅎ
    눈물도 많으시고 그리 마음이 여리셔서 어찌합니까

  8. 해뜰날 2010.11.15 0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는 바다에서, 산에서 뜨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700미터 막장, 절망 속에서 태양은 솟구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