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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와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은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희망을 얘기하자, 한국의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1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이영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를 초청해 두 번째 좌담회를 열었다. 김 전 의장은 국가 시스템의 틀을 바꾸고 사회 갈등을 중재하는 데 정치권이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기독교의 화해와 일치 정신,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사회=이인선 열림교회 목사>

 

 

김형오 “정치권, 사회 갈등 중재에 더 많은 힘 쏟아야”

이영훈 “기독교의 화해·일치 정신과 섬김 리더십 필요”

 

우리는 촛불과 태극기의 물결,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사회적 혼돈 속에 있다. 500년 전 종교개혁 정신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 종교개혁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영훈 목사=종교개혁은 본질을 잃어 타락한 교회를 바로잡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데서 출발했다. 교회개혁이라는 것은 시대마다 교회에 던져지는 질문이다. 한국교회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환골탈태해 방향을 잃은 사회에 꿈과 희망을 주는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부연하자면 종교개혁은 교회 내부의 부정부패와 부도덕, 권위주의, 바깥으로는 패권주의에 대한 분노가 저항이 됐다. 500년이 지난 오늘의 우리 사회와 정치, 한국교회도 여전히 이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등이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국가가 추구할 새로운 비전과 가치, 사회 시스템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김 전 의장=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100만명 이상의 촛불이 모였다는 것은 기네스북에 오를 세계적인 기록이다. 결국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촛불로 일어난 것이다. 조금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 목사=공감한다. 결국 절망과 자괴감이 쌓인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권력의 정점에 있는 분과 그 주변 사람들의 잘못이라고도 보지만 그런 제도를 만들어놓고 지금까지 유지해 온 데 대한 책임이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대한민국 대통령제와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는 나라는 없다. 구조상으로 보면 이런 문제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정치 지도자들이 이런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분노가 계속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요즘 촛불에 맞선 태극기 민심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박사모’ 등 극단적인 보수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다른 가치와 정신을 지켜 내려는 움직임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 전 의장=대한민국이나 서구의 선진 민주주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간접 민주주의, 대의제 민주주의다. 하지만 국민들의 대표, 다시 말해 국회가 역할을 못하니까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촛불’이냐 ‘태극기’냐로 나누기 전에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이 목사=작은 땅덩어리에서 좌우로 나뉘어 싸울 필요가 없다. 국정 역사 교과서 문제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좌편향된 교과서만 나왔다는 지적도 있고 국정 교과서는 무조건 안 된다고 반대만 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렇게 극단으로 가는 것은 바뀌어야 한다. 진보도 필요하고 보수도 필요하다. 진보는 개혁하는 데 필요하고 보수는 지키는 데 필요하다. 지켜야 될 건 꼭 지켜야 하고 고칠 건 꼭 고쳐야 하는데 지금은 다 섞여버렸다. 진보는 안 고칠 것까지 다 고치자고 하고, 보수는 지키지 않아야 할 것까지 지키자고 하니 문제가 된다.

 

-한국사회는 서로 의심하고 어디까지 진실이냐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적 해법과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 목사=우리가 구세주로 섬기는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화해와 일치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다. 갈등과 대립을 기독교인들이 중재하는 게 중요하다. 분노를 가라앉히고 위로하고 다투는 사람을 서로 배려하고 화해시켜야 한다. 화해와 일치가 한국사회의 방향을 바로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말이다.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김 전 의장=정치적 해법은 우선 권력구조의 틀을 바꿔야 한다. 경찰, 검찰, 국정원, 국세청 등 4개 권력기관이 대통령의 손발처럼 움직이는 나라는 결코 선진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국가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십은 어떤 것이며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김 전 의장=2500년 전 아테네 민주주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페리클레스는 지도자의 자격으로 식견과 설득력, 애국심, 도덕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차기 대통령이 필요한 조건을 두 가지만 꼽으라면 도덕성과 정치력이다. 특히 지금이야말로 화해와 일치의 기독교적 정신에 입각한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벚꽃 대선’ 등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후보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사회적 견제 기능이 과거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사회적 견제 기능 중 제일 중요한 게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은 사회적 견제 장치의 유일한 보루다.

 

△이 목사=기독교적 신앙의 가치로 볼 때 21세기는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2010년 에든버러 세계선교사대회 개최 100주년을 맞아 열린 선교대회 때 21세기의 선교는 섬김의 선교, 겸손의 선교라는 주제가 대두됐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너무 많이 갖고 있다. 낮은 자세로 섬김의 리더십을 보이면 좋지 않을까. 선동이 아니라 섬김과 화해, 상생의 리더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큰 충격을 줬다. 국가가 배제와 차별을 앞세워 정책을 운영했다는 점은 사랑의 윤리를 강조하는 기독교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배제와 차별로 흔들린 헌법 질서와 국민들의 상처를 사회와 교회가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가.

 

△김 전 의장=빅데이터 시대인데 블랙리스트와 같은 아날로그적 발상을 하는 정부가 부끄럽다. 유신시대 사고방식에 빗댈 만하다. 신념이 좌파인지 우파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표현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예술의 힘은 창조에서 오고, 창조는 자유에서 비롯된다.

 

△이 목사=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차별과 편견이 없는 나라다. 블랙리스트로 인한 차별만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200만 다문화 가족들과 탈북자 등 이 땅에 살면서도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이들은 정유라 이화여대 입시 비리로 ‘금수저 흙수저’의 벽을 체감하며 큰 박탈감과 좌절감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김 전 의장=지금 대권 후보들이 선심성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게 ‘시혜적 복지’다. 노골적으로 금전을 살포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공약은 젊은이들에게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거나 국가적 부의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실업이 일상화되는 시기에 어떻게 일자리를 나눠야 하느냐에 대해 염려하고 대책을 세우는 사람이 제대로 된 지도자다.

 

△이 목사=가진 자가 내놓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 재벌개혁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유일한 돌파구라고 본다. 부가 편중된 재벌과 정치권이 결탁을 통해 기금을 모으는 문제가 발생했다. 과감하게 청년 일자리 창출에 투자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나라의 국운이 달린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려면 재벌들이 과감하게 가진 것을 내놓고 투자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좋은 지도자가 요구되는 만큼 영적으로 훌륭한 리더들이 필요하다. 우리 시대의 ‘좋은 성직자’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이 목사=예수님을 닮은 온유와 겸손, 섬김, 낮아짐, 희생, 배려의 코드를 가진 지도자가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더 가지려고 하고 더 높아지려고만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성직자부터 먼저 낮아지고 섬기는 모습으로 성도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김 전 의장=‘성직자는 상수도요, 정치인은 하수도’라는 말을 하고 싶다. 성직자는 어떻게 하면 좋은 물을 국민과 성도들에게 공급하느냐 하는 수질 관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 수로 관리를 하는 정치인은 그 손을 구정물 속에 집어넣고 거기에 직접 뛰어들어 온 몸을 적셔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은 자기가 성직자인 줄 착각한다. 일부 성직자는 정치인 흉내를 낸다. 부패나 권위주의, 패권주의가 교회나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과 세계 무역질서의 재편 시도,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압박, 일본의 역사왜곡과 소녀상을 핑계로 한 외교적 공격 등이 우리의 앞날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이런 능력 없는 정부를 뒀다는 데 크게 실망했다. 야당도 국가 안보에 한목소리를 내지 못할망정 분열을 조장했다. 안보나 외교 문제는 투철한 국가관이 확립돼 있어야 풀어나갈 수 있다. 70년간 유지됐던 한·미동맹 관계가 중요하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과는 불필요한 마찰을 피해야 한다. 외교적 시련기에 담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외교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제1종교가 된 개신교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무엇인가.

 

△이 목사=개화기 이후 130년의 기독교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 같다. 구한말부터 각 지도층에 기독교인이 있었고 3·1운동도 기독교계에 의해 주도됐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스며들어 공동운명체라는 기독교적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서 교회부터 먼저 철저히 회개하고 반성하면서 이 사회의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기독교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 전 의장=초대교회의 정신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 탈북자나 다문화가정, 장애인, 극빈층에 교회의 손길이 미치고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질 수 있어야 한다.

 

-김 전 의장은 최근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라는 책을 쓰셨는데.

 

△김 전 의장=2012년에 냈던 ‘술탄과 황제’라는 책은 38쇄까지 나왔는데 내가 절판을 시키고 개정판을 냈다. 초판의 뼈다귀와 정신은 살리고 완전히 뜯어고쳤다. 술탄의 리더십, 황제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술탄은 고전적 리더십의 전형이다. 솔선수범, 진두지휘, 신상필벌 등 고전적 리더십의 모든 것을 다 갖췄다. 황제의 리더십은 눈물의 리더십이라고 설명하겠다. 멸망이 눈앞에 보였지만, 비잔틴 제국 마지막 황제가 보여준 눈물의 리더십 앞에 선 장병들은 성벽에서 장렬한 최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황제의 눈물은 기독교적 용어로 긍휼이라 할 수 있다. 술탄과 황제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이영훈 목사는 얼마 전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됐다. 이번에 세 번째로 맡게 됐는데 한교총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생기는 와중에 맡게 돼서 더욱 역할이 중요하고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에 대해 말씀을 해 달라.

 

△이 목사=세계선교 역사상 한국처럼 기독교가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해 기독교인이 인구의 20%를 차지한 예가 없다. 그 급성장의 배경에는 분열이라는 아픔이 항상 함께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엔 300개 교파가 있다. 이번에 한국교회 총회장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뜻을 같이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하나가 돼서 국가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한 목소리를 내자고 했다. 일단 먼저 화합한 후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가겠다. 어려운 시대에 한국교회의 빛을 발하고 사회를 보듬고 약자를 돌보는 기독교로 거듭 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리=김경택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 



[2017-02-03 국민일보 ]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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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론] '개헌 위한 개헌'이라도 먼저 하자



단임 직선 대통령 한계 앞에
시대적 소명 다한 현행 헌법
대통령 비극 반복 막으려면
개헌한 후 새 정부 출범해야



새해도 벽두부터 시끄럽다. 촛불과 태극기는 주말마다 거리를 누빈다. 진영 논리와 기득권에 포위된 주장들이 편 가르기와 분열을 재촉한다. 대선후보들은 연일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지만 숨가쁜 국내외 상황을 헤쳐 나갈 당면 대책도 미래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이 미증유의 아노미 현상은 헌재(憲裁)가 언제 어떤 판결을 내릴지, 대선(大選)은 언제 어떤 구도로 치르게 될지 누구도 모른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대선과 대선 후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이 혼란의 한가운데에 개헌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현행 헌법이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데는 대선주자 대부분이 동의한다. 개헌 문제만 올바로 정리돼도 국가적 혼란만큼은 막을 수 있으련만 정치권은 의외로 느긋한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나 역대 단임 직선 대통령들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당장 개헌을 하고, 새 헌법에 따라 새 정부를 출범시켜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런 선(先) 개헌-후(後) 대통령 선거를 하자는 입장에 반대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권력 구조(대통령제, 이원정부제, 내각제 등) 채택과 대통령 권한 배분 문제를 놓고 시간 끌기를 한다면 개헌은 이번에도 성사되기 어렵다. 유력 대선주자와 그 추종자들일수록 현행 헌법의 막강한 권한을 포기하기를 내심 원치 않는 것 같다. 국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마련한 개헌안이 이미 있고 1987년 헌법 개정 때도 국회 발의(9월 18일)부터 대선(12월 16일)까지 석 달밖에 안 걸렸으므로 큰 틀만 합의하면 걸림돌이 없다 해도 그들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안이 우선은 현행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고 취임 1년 안에 개헌을 하자는 주장이다. 일견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여기엔 두 가지 맹점이 있다. 첫째, 당선된 대통령이 설사 재임 중 개헌을 하더라도 자기는 현행 헌법상의 임기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겠다고 나올 수 있다. 최고 지도자의 몰역사관(沒歷史觀)을 우리가 한두 번 본 게 아니지 않은가. 이는 왜 개헌을 하는지 그 본질을 망각한,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다. 그리 될 경우 대한민국은 더욱 끔찍한 5년을 맞게 될 것이다. 둘째,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개헌을 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개헌을 공약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그래서 본인도 나라도 어렵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제안은 진정성과 실효성에서 신중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컨대 개헌을 먼저 한 다음 대선을 치르는 것이 상책(上策)이라면, 대선 후 개헌은 중책(中策), 개헌을 하지 않거나 안 하느니만 못한 개헌은 하책(下策)이란 말이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상황과 여력으론 상책만을 고집할 수 없다. 모든 대선주자와 개헌론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 최소공배수는 없을까. 개헌이 또다시 헛것(空約)이 안 되도록 이참에 아예 대못을 박는다면 그 방법은? 궁리와 고심 끝에 그 대못은 헌법 속에 박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개헌 논의는 계속하되 일정 시점(예: 탄핵 결정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헌법 부칙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칙은 ‘개헌을 위한 개헌’ 조항이나 다름없다. 즉 “새 대통령 취임 1년 안에 개헌을 한다(2018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에 개헌국민투표 실시). 새 대통령의 임기는 단축한다.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때 새 헌법에 의한 새 정부를 구성한다.”(새 헌법이 새로운 대통령을 직선키로 하면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실시). 이보다 더 확실한 개헌 합의가 또 있을까. 대통령과 정치권도 더는 개헌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정치권은 선택해야 한다. 대선 전에 확실히 제대로 된 개헌을 하든지, 아니면 대선 후에라도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임시)개헌을 분명히 하든지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며, 예측 가능한 정치다.
DA 300


헌법 부칙만 변경하는 개헌국민투표는 금년 중 실시될 대통령선거일에 함께 하면 되니 특별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는다. 5년 임기 대통령이 헌법(부칙)에 의해 임기가 단축되면 그는 집권 3년차부터 시작되어 불행한 대통령을 양산한 한국 정치의 고질인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현행 헌법을 임기 중 개정하면 어떤 경우든 재출마할 수 없게 돼 있는 헌법 규정을 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올해 새로 뽑히게 될 대통령이 2년여 기간 선정(善政)을 해 국민의 신망을 얻는다면 그도 나라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6·10 항쟁으로 이룩한 87년 체제가 올해로써 30주년을 맞는다. 피 흘리며 쟁취한 민주주의를 땀 흘려 개선, 성장시키기는커녕 무임승차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정국이 극도로 혼미하고 정치가 한 치 앞을 가늠키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잠시 접고 여야는 당장 ‘개헌을 위한 개헌’만이라도 합의·도출함으로써 국민에게 예측 가능한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 믿을 수 있는 국회,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의 모습은 이런 데서 출발한다.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전 국회의장


[2017-01-26 중앙일보]  기사원문 바로가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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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의장,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모든 국회의원에게 선물

-저자인 김형오 전 의장, 인세를 국회에 성금으로 전달-

 

 

정세균 국회의장은 최근 김형오 전 의장이 쓴 책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 300여 권을 구입, 여야 모든 국회의원과 국회 간부들에게 기증했다. 최순실 사태로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안개의 정국에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답하는 이 책이 시공을 초월해 우리 사회 지도층에게 각성제 겸 화살표 역할을 해주리라는 기대를 담은 선물이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감사의 뜻으로 1226일 국회를 방문, 우윤근 사무총장에게 이웃 돕기 성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책 구입으로 발생한 인세에 김 전 의장의 성금을 보태어 마련됐다. 그는 우윤근 총장에게 국회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전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18대 상반기 국회의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자신이 쓴 두 권의 책(길 위에서 띄운 희망 편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 인세 전액을 어린이재단과 본오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해 결식아동과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해 쓴 적이 있다. 그는 또 의장 재임 시절 다문화 가정주부 세 명을 국회 환경미화원으로 채용했는가 하면, 연말마다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국회로 초청해 일일 산타가 되어 선물과 함께 희망을 나누어 주었다.

2012년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38쇄를 거듭한 술탄과 황제의 전면 개정판인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는 초판보다 더 깊고 풍부해졌다는 호평 속에 발간한 지 두 달도 안 돼 9쇄를 찍었다고 한다. 현역 시절 여와 야로 정치적 입장이 갈렸던 두 전현직 국회의장이 서로 책을 사 주고 또 그 책의 인세를 기부한 사례는 진영 논리에 매몰된 작금의 정치권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2016-12-26 연합포토뉴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웃돕기 성금 전달


(서울=연합뉴스) 김형오 전 국회의장(오른쪽)이 26일 국회를 방문해 우윤근 사무총장에게 이웃 돕기 성금 1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2016.12.26 [국회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연합 포토 뉴스]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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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촛불’ 뛰어넘어 협치 나서라”



탄핵 가결 이후… 김진현 허영 김형오 김황식 원로 4인에 길을 묻다
촛불 민심은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 희생과 헌신 보여야
명예혁명-파국 갈림길… 갈등 조장 선동땐 국회도 탄핵감


 9일 국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서 대한민국은 전환점을 맞았다. 새로운 도약이냐, 끝없는 추락이냐의 갈림길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불안정하고, 조기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은 정략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있다. 동아일보는 11일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80)과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80), 김형오 전 국회의장(69), 김황식 전 국무총리(68·이상 나이순) 등 국가 원로 4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탄핵 그 이후’ 대한민국의 진로를 모색했다.

 김 이사장은 “촛불 민심에는 박 대통령의 국정 농단을 넘어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녹아 있다”며 “지금부터 기득권층이 어떤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정치권부터 촛불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니라 촛불을 극복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이 명예혁명을 이루느냐, 파국으로 내몰리느냐가 정치권에 달렸다”고 했다.

 허 교수는 “정치 지도자들이 탄핵안 가결 이후 국민에게 ‘법적 절차는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이제 생업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정치 지도자들이 여전히 광장에서 같이 시위를 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대중 선동에 앞장선다면 이 역시 탄핵감”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정치권이 탄핵안만 밀어붙이느라 과도내각을 세우지 못한 것은 큰 실책”이라며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시킨 건 박 대통령이 아닌 야당인 만큼 공동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사회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갈등을 조장해 온 게 촛불 민심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사회가 어깨동무를 하고 같이 갈 수 있다는 연대의식을 보여주는 게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원로들의 주문과 관련해 야권은 황교안 체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각각 ‘국회·정부 정책협의체’(더불어민주당)와 ‘여야정 협의체’(국민의당) 구성을 경쟁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여야는 12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12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를 시작으로 국회 주도의 국정 운영 체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역사 국정 교과서 등 박근혜표 정책의 집행을 당장 중단하라”며 ‘국가 대청소’를 주장하는 등 현 정부 정책 뒤집기에 나설 태세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송찬욱 기자



[2016-12-12 동아일보] "여야정 '촛불' 뛰어넘어 협치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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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의존하는 정치 멈추고
질서있는 명예혁명 이끌어야”

정치권을 향한 제언

국가 원로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두고 “촛불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닌 촛불을 극복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11일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왼쪽부터)와 긴급 방담을 갖고 나라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에 응한 원로들의 뒤편으로 청와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두 달 가까이 타오르고 있는 ‘촛불 민심’을 국가 원로들도 엄중하게 받아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에 응집해 있다는 것이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과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청산해야 할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정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인식과 판단, 전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열띤 논의 속에 좌담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혁명의 마그마 끓고 있어”
 ▽김진현=올해 1월 초 혁명의 마그마가 불타고 있다고 썼는데, 촛불 전에 혁명의 마그마가 돼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왔을 때 박정희 스타일의 체제를 제거했어야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확실히 (과거 체제를) 청산했어야 했다.
 ▽허영=국회는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촛불의 원인은 대통령이지만 촛불을 키운 건 국회다. (국정 혼란 상황에서) 제때 대응 안 하고 말을 바꾸며 혼란을 키우니 국민은 짜증이 났다. 나중에는 촛불이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로 향했다고 봐야 한다.

 ▽김황식=우리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뤘다고 자랑하지만 진정한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를 보여 (국민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 법치주의 파괴 현상에 분노한 것이다.
 
 ▽김형오=국민이 왜 전국 각지에서 들고 일어났나.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압박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했다.

○ “시민이 끌고 정치권이 뒤따라”
 ▽김형오=정치권이 (여론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시민이 끌고 정치권이 뒤따랐다. 표에 굶주린 정치권으로선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기보다 리더십이 부재했다. 대통령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 리더십도 없었다. 당장 대권에는 눈을 밝히지만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김진현=촛불을 녹아내는, 촛불을 수용하는, 촛불을 승화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촛불에 의존하기만 했다. 이런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면 명예혁명으로 갈 것이고, 끊을 수 없다면 파국으로 갈 것이다. 야당에 유리하다, 여당에 불리하다가 아니라 ‘혁명의 마그마’를 질서 있는 명예혁명으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가 과제다. 1960년 4·19혁명 이후 1년여 만에 5·16군사정변이 일어났다. 1987년 6월 혁명은 누구한테 바쳤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싸우느라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다. 과연 정치인이 촛불 민심을 명예혁명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아직은 물음표다.

 ▽허영=진짜 민심은 침묵하는 다수다. 촛불이 대한민국 국민 전체 민심을 대변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본다. 선거를 하면 침묵하는 다수 의사가 표로 나타난다. 그러니 여론조사가 늘 틀리는 것이다. 언론도 침묵하는 국민 의사를 살펴봐야 한다.

 ▽김황식=다이아몬드 원석을 캐다가 정치권에 가져오면 다 다듬고 가공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정치권의 몫인데, 그저 여론이 하자는 대로 쫓아가는 정치는 지양해야 한다.

○ “촛불 민심 담은 제도적 장치 논의해야”
 ▽허영=탄핵안이 가결된 뒤 (정치권이) ‘헌법재판소를 믿고 기다리자, 생업에 종사하자’고 호소할 줄 알았는데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선동에 앞장선다면 역시 탄핵감이다. 광장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지, 직접 광장에 뛰어 나가려면 국회가 왜 필요한가.

 ▽김형오=정치권이 국민 여론을 담아내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정책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정치권이 둘 다 할 생각이 별로 없다.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치권이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

 ▽김황식=박근혜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 중 사회 통합을 이뤄내지 못한 게 가장 크다. 세대나 계층별로 통합하는 노력보다 자기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 밀고 가다 보니 소외된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김진현=우리나라는 근대화에 성공했지만 근대화의 신화와 기적에 갇혀 있다. 이제 ‘박정희 체제’도, ‘1987년 체제’도 막다른 골목에 있다. 촛불이 상징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를 다스리려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촛불 의존하는 정치 멈추고 질서있는 명예혁명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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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신속하되 시류 휩쓸리지 말아야”


“빠르고 공정하게” 한목소리
“국민도 결론 예단이나 압박 말고 결정 기다리는 성숙한 자세 필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모든 것이 과도적이고 불안정하니까 모든 게 확실해질 수 있도록 불안정한 기간이 짧으면 좋겠다”면서도 “헌재가 국민의 여론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가 장래에 불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에 남는 일이기 때문에 아주 실용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들도 헌법 절차에 따라 결론을 예단하지 말고, 압박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헌재에 맡겨놓고 있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헌재가 시간 단축을 위해 전체 탄핵소추안 항목 중 2개 정도만 판단해도 심판을 내릴 수 있느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물음에 허영 석좌교수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 절차가 준용되기 때문에 탄핵 의결서에 들어간 내용을 다 판단해야 한다. 섣불리 한두 개만 갖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정사에 중요한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헌재는 시류에 휩쓸려서 빨리빨리 하려 하면 절대 안 되고 신속하지만 공정하게 해야 하는 사명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헌재가 언제쯤 (심판 절차를) 끝낼 수 있다는 일정을 밝혀주면 예측 가능해지고 국민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고 (정치권은) 차기 대선 프로그램도 짤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허 교수는 “박한철 소장 퇴임 후에 (탄핵 심판) 한다고 하면 시위 군중은 소장이 퇴임하기 전에 빨리 하라고 나올 것이고, 만일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로 날짜를 밝히면 왜 그때까지 가느냐고 할 것”이라며 “헌재가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 추상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진현 이사장은 “재판관들이 매일 밤새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박한철 소장도 몸이 망가지도록 일하다 퇴임해야 한다. 빨리 하려고 애를 썼다는 공감이 가야 한다”고 했다.


[2016-12-12 동아일보] "헌재, 신속하되 시류 휩쓸리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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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원로 허영, 김황식이 제안한 개헌 방법은…
허영 석좌교수 “19대 대통령 취임1년내 개헌안 회부 조항 두자” 
김황식 前총리 “총리 임면권 떼어내 대통령 권력독점 차단”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선상에까지 오게 한 것이 (현행) 헌법”이라며 “헌법에 주어진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없어서 국정 농단까지 오고 권력 사유화에 대한 자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 전 개헌은 1% 가능성밖에 없지만 대선 후보들은 개헌을 제1공약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아직 (대선 전 개헌에) 희망이 있다”며 “대통령의 권력 집중과 독점을 제어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헌법 개정을 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를 통한 대통령 견제는 충분하다. 그런데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 권력 독점을 막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최소한 총리 임면권을 대통령 손에서 빼내는 걸 상정할 수 있다.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거나 대선 과정에서 총리도 같이 선출하는 러닝메이트가 됐든…”이라고 덧붙였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할 수 있는 ‘원 포인트’ 정도를 논의할 수 있다”며 “현행 헌법 부칙에 ‘19대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이내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 개정 헌법 내용을 어길 경우 6개월 이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조항을 넣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차기 대통령의 개헌을 법적으로 강제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제가 본 안 중에 가장 탁견인 거 같다”고 했고, 김 전 총리는 “탁견인데, (개헌) 시한을 정해놓으면 압박이 되겠지만 혼란도 걱정이 된다”며 “(총리 임면권을 대통령 손에서 떼어내는)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자는 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반대하긴 쉽지 않을 거다. 문 전 대표 본인이 ‘권력 독점’을 선언하는 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각 당의 중립적인 사람으로 비상국정회의를 구성해 전권을 줘서 개헌까지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국가원로 허영, 김황식이 제안한 개헌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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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황교안 대행체제와 공동운명체…
국정 리더십 보여줘야”
 

야권을 향한 제언


 국가 원로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국내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큰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좌담회에서 “한국 안보의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일 수 있다. 촛불 민심과 상관없이 세계의 ‘패러다임 시프트’(근본적 전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황교안 체제’는 촛불 민심이 상징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중대한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황교안 체제가 너무나 취약하다는 점이다. 

○ “황교안 체제와 야당은 공동운명체”
 ▽김형오=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허약한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황 권한대행 자신이 임명권자(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바뀔 뻔했다. 총리 다음 대통령 권한대행 승계자인 경제부총리도 바뀔 위기다. 법무부 장관은 공석 상태다. 더욱이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당시엔 노 대통령 개인 문제(공직선거법 위반)였지만 이번에는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국정 농단 사태라 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핸디캡(약점)투성이 정부인 셈이다.
 ▽허영=솔직히 말해 황교안 체제의 운명이 매우 위태로울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운명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가장 호소하고 싶은 것은 야권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날 때까지 최소한의 국정이라도 유지될 수 있도록 야권이 황교안 체제에 협조해야 한다.
 ▽김형오=하지만 야당은 황교안 체제를 계속 흔들 거다. 흔들려고 (황교안 체제를) 유지시킨 것 아니겠느냐.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황교안 체제를 유지시킨 건 박 대통령이 아니라 거국내각 구성을 거부한 야당이라는 점이다. 야당을 향해 ‘너희가 세워놓고 너희가 흔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압박해야 한다. 황교안 체제와 야당은 대결선상에 있는 게 아니라 공동운명체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김황식=김형오 전 의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 관점에서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가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쳐선 안 된다.
 ▽김진현=우리나라의 혼란이 가중되면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 누구겠나. 김정은이겠지. 그 다음이 시진핑(習近平)이고 세 번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아닌가. 이런 각도에서 어떻게 이 사람들을 기쁘지 않게 할 것인지,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구체적인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개혁까지 해야 한다. 
 ▽허영=야당이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속내는 다를 거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반대해 결과적으로 정국 혼란을 계속 끌고 가고 싶을 거다. 그래서 최종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돌려 차기 대선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드는 게 야권의 진심이 아니겠느냐. 하지만 야당 지도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야당이 국정을 충분히 잘 끌고 갈 수 있다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도 앞으로 야당에 나라를 맡길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 “여야정 협의체로 ‘협치 모델’ 만들어야”
 ▽김진현=어차피 국정 운영의 비상기구가 필요한 만큼 황 권한대행과 여야 정당이 추천하는 대표들로 ‘비상국정회의’ 같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곳에 국가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전권을 줘야 한다. 각 정당 대표들은 정당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국가 이익만을 고민해야 한다. 이게 실패하면 결국 파국으로 가는 거다. 비상기구의 성공 여부가 현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느냐의 리트머스시험지다. 이를 위해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어야 한다.
 ▽김황식=김진현 이사장 말씀에 충분히 수긍이 가지만 법적 틀에서 만든 회의체가 아니니 전권을 부여하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동안 (여야 정치권이) 강조해온 협치를 실제로 실험하면서 이번 기회에 하나의 ‘협치 모델’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허영=결국 (야권이) 황교안 체제를 인정하고 황 권한대행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김형오=야당이 황교안 체제에 협력하려면 황 권한대행도 중요한 안건일수록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안보 분야의 국가 기밀사항도 보안 약속을 확실히 받아 놓고 야당 지도부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황교안 체제가 과도내각이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장기적 현안만 챙겨야 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처럼 서로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는 차기 정부에 맡겨야 한다. 교과서 국정화를 미룬다고 나라가 죽고 사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야만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야당, 황교안 대행체제와 공동 운명체… 국정 리더십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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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탄핵 모면用 사임 안돼” 김형오 “혼란 줄이는 길”


'헌재 결정前 하야' 다른 견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도중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사퇴 주장에 대해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국회법 134조 2항에는 대통령이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자기 자신은 탄핵을 면하기 위해 미리 사임한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일부 학자는 대통령은 임면권자가 없어서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나친 해석”이라며 “자진 사퇴의 법적 효과와 파면의 법적 효과는 하늘과 땅이다. 사임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야당이 대통령을 빨리 하야시키는 방법은 (청와대와의 합의를 전제로) 야당이 탄핵을 취하해 사임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자칫 탄핵 심판 기간이 오래갈 경우 이 기간을 촛불민심이 인내하지 않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이 몰아칠 것 같은데 아나키즘(무정부주의) 상태로 혼란의 극치가 오면 나라에 존망의 위기가 올 것 같다”며 “탄핵 심판이 오래간다면 도중에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애국’에 가까운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박 대통령이 ‘정치인 박근혜’는 실패했다고 자인하고, ‘인간 박근혜’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해야 자신도 살고 부친도 살고 이 나라 정치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허영 “탄핵 모면用 사임 안돼” 김형오 “혼란 줄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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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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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 길을 묻다] 1.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치권, '황교안 체제 흔들기' 그만두고 협조해야"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이제 정부, 정치권 등 국정 운영의 각 주체들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와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호'를 살려야 한다. 부산일보는 각 분야의 원로들에게 국정 정상화의 해법을 들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황 대행, 국회와 안건 협의하고
최고위급 국정심의기구 구성을

국정교과서 등은 일단 보류해야


민, 촛불 끄고 헌재 믿어주길 
새 술은 새 부대에…개헌 필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합리적인 원로'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편중되지 않는 합리적인 해법을 내놓기 때문이다. 최근 각계 원로들 모임에서 제시된 '박근혜 대통령 4월 퇴진-6월 대선 실시'란 대안도 사실상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본보가 원로들의 혜안을 듣는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주자로 그를 선택한 이유도 '김형오의 길'이 어둠 속을 헤매는 대한민국을 구할 등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준비된 원로'답게 거침없고 명쾌한 식견을 내놓았다.

그에게 먼저 박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대해 "촛불로 상징되는 시민혁명적 저항에 국회와 정치권이 뒤따라간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놓고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는 데 대한 강한 질타도 있었다. 그는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것은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 책임"이라며 "박 대통령 탄핵안이 처리되면 곧바로 황 총리가 권한대행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해 놓고 있다가 이제 와서 총리와 내각을 흔들겠다는 것은 아주 모순적이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정부와 정치권,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먼저 정치권, 특히 야당을 향해 "야당은 거국내각과 책임총리 제의를 모두 거부했다. 자신들이 황교안 체제를 만들었다"며 "야당은 (황 권한대행)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을 비롯한 정부에 대한 충고는 보다 구체적이었다. 언론인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장은 정치 입문 전 국무총리와 대통령 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때는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누구보다 정부의 역할과 임무를 잘 안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은 야당과 국회의 협조가 중요한 만큼 황 권한대행은 국회와 모든 안건을 협의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총리급 인사와 여야 지도부가 참여하는 '최고위급 국정심의기구'를 즉각 구성하고 그 밑에 실무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권한대행 체제의 성격과 역할도 명확하게 규정했다. 그는 황 대행 체제를 '과도·중립·관리내각'이라고 했다. 그래서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국가 중장기 발전에 필수적인 사업은 그대로 시행하되, 야당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사업은 일단 보류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국정교과서'와 같은 사업은 다음 정권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촛불로 대표되는 국민들에게도 '용기 있는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이제 촛불시위의 1차적 목표는 달성됐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 해서 촛불이 시작됐지만, 그렇다고 국가 제도마저 무용지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촛불은 당분간 꺼도 된다"며 "나라가 정상화되도록 국민들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국민의 뜻을 배반하는 재판관은 없다. 헌법재판소 심판관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국을 에워쌌던 촛불의 맑은 정신마저 오해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다시 정치권을 향해 "'나머지는 우리와 헌재에 맡기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용기와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헌론자'인 김 전 의장은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회의장 재직 당시 의장 직속의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만들었을 정도로 개헌에 적극적이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런 헌법 하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새 술로 새 부대를 채워야 한다"고 개헌 논의 착수를 요구했다.

김 전 의장은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새누리당에 "헌 집에 들어가서 새로 도배하고 장식한다고 새집 되는 게 아니다"며 "완전히 새집을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2012-12-12 부산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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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표결 D-3]정치권-학계 원로들의 제언



, 남은 사흘간 탄핵이후 국정수습 로드맵 서둘러야


 


 

3당이 주도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열차에 새누리당 비주류가 올라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중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9일 탄핵안 표결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여야 모두 탄핵안 가결 정족수를 둘러싼 표 계산에만 분주할 뿐 탄핵 이후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한동안 국정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치권과 학계 원로들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핵 그 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탄핵 전 거국내각부터, 마지막 기회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의 내년 4월 말 퇴진을 촉구하는 원로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탄핵안 표결까지 남은 사흘이 국정 혼란을 최소화할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은 국가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만 달라며 당장 하야 선언을 하고, 국회는 (탄핵) 표결을 며칠 미루더라도 바로 거국내각부터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상처투성이인 내각으로는 국정 아노미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전 의장은 이를 방치한다면 대통령과 야당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말했다.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는 제일 걱정스러운 점은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면 어떻게 될지, 충분히 검증된 차기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을지라며 그러나 지지율이 높은 야권 대선 주자들은 사이다-고구마논쟁을 하며 정권이 다 넘어온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국정 공백 줄일 여야 협의체 구성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국회가 나서 시국 수습 방안을 논의할 협의체를 바로 구성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탄핵으로 국정 책임의 한 축이 사라지는데 다른 축인 국회를 중심으로 초유의 권력 공백에 대처할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특히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지만 리더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이 난관에 대한 해법을 각계가 모여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대선 일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탄핵안이 통과되면 대선 정국으로 흐를 텐데 이를 방치할 경우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면서 여야가 정치적 컨센서스를 모아 조기 대선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촛불 민심을 받아 제도화해야 할 정치권이 무책임하고 무능해 아무런 통치 주체가 없는 상태라며 정치 지도자가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국가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풀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탄핵 가결 뒤 하야주장 안 돼

 야권에서는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하면 박 대통령이 이 뜻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나오기 전이라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탄핵 가결 뒤에도 즉각 하야목소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탄핵의 정신은 헌재의 탄핵심판을 통해 헌법 위반 등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데 있다탄핵안이 가결되면 국민에게 일상으로 돌아가 심판을 기다리자고 설득하는 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헌재가 탄핵심판을 내릴 때 여야가 말하는 조기 대선 등 정치적 일정을 염두에 두지 않아야 한다다만 국정이 너무 오랫동안 표류하면 국가적 손실이 큰 만큼 속도를 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도 헌재는 출범할 때부터 정치적인 사법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탄핵소추가 접수되면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신속하고 엄중하게 탄핵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영기자 , 유근형기자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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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특별기고 '대통령께 드리는 마지막 고언'

 


"국정마비·추락하는 경제, 모든 게 대통령 책임

본인의 잘못 대통령만 몰라 국민들 절망에 빠져"


"국민이 가라면 감옥보다 더한 곳 가겠다고 말하고

국정서 손 뗀 후 최소한의 정리할 시간 달라고 해야

과도 거국내각 만들어진 뒤 탄핵심판 받으면 돼

완장 찬 무리에 의해 사고 다양성 실종된다면 끔찍"


 

이 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입니다.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에게 위로의 말 대신 듣기에 매우 고통스러울 말을 전하려니 내 마음도 편치가 않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홍길동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서자(庶子)’만도 못한 처지가 돼 대통령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 부르기 싫은, 부르기 부끄러운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집단 우울증을 넘어선 억눌린 분노가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시민 혁명이란 말이 군중 사이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은 세 차례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용서’, ‘마음을 비웠다를 되풀이했지만 이 말들은 국민에게로 가 닿지 못하고 깃털처럼 허공에 흩뿌려졌습니다. 국민은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국민이 야속하겠지만, 진심은 진심일 때 비로소 진심인 법입니다. 국민 96%는 대통령의 담화에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음을) ‘비웠다아직 안 비웠다’, ‘내려놓겠다내려놓을 수 없다의 반어적 표현으로 읽혔습니다. 

 

점입가경입니다. 대통령의 메시지와 태도, 상황 인식은 국민의 울분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오히려 북돋고 있습니다. 본인의 잘못을 대통령 당신만 모른다는 데서 국민은 불신을 넘어 절망에 빠집니다. 입에 담기 힘든 조롱과 비아냥도 그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당신의 실정(失政), 그 핵심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측근이 국정을 농단하며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데 있건만, 정작 대통령 자신은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특별검사 수사와 탄핵 과정에서 따지고 소명해 잘잘못과 시비를 가리면 됩니다. 그런데도 국민을 상대로 변명을 하려 드니 처량해지고 궁지에 몰릴 따름입니다.

 

당신은 국격을 추락시키고 온 국민을 수치스럽게 했습니다. 피땀 흘려 쌓아올린 나라의 위상이 한순간에 아프리카 후진국 수준으로 무너졌습니다. 3류 국가, 4류 국민이나 다름없는 행태를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당신 이름을 팔아 버젓이 자행했습니다.

 

대통령의 지시나 간여 여부는 추후 밝혀지겠지만, 직위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광장으로 모여든 국민의 함성, 심각한 국론 분열, 국정 마비, 추락하는 경제, 손발이 묶인 정부와 공무원, 그 모든 책임의 근원이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마땅합니다.

 

천막 당사 세우던 그 마음으로


막상 펜을 드니 옛일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당신은 무너져 내리던 한나라당 대표가 돼 천막 당사로 이사하면서 나를 사무총장 겸 선거대책본부장으로 기용했습니다. 세 차례나 고사했지만 네 번째 부탁은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천막 당사에 도착한 국회 선배이며 나이도 위인 나는 당신께 이런 첫인사를 했습니다.

 

인당수에 뛰어내리는 심청이 되십시오. 그럼 나는 뒤이어 바로 뛰어내리겠습니다. 그 길만이 거친 풍파에 침몰하는 한나라당호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날 이후 당신은 끼니를 건너뛰며 밤늦도록 전국을 누볐습니다. “(한나라당을) 더 때려 주십시오, 더 반성하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목숨만은 제발 끊지 말아 주십시오.”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천막 당사에 근무하던 유일한 현역 의원인 나는 애초 1주일에 한 번만 지역구에서 상경해도 좋다는 당신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비행기를 네 번 탄 날도 있을 만큼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사이를 오가며 내 선거를 포기하다시피 하며 당무에 매달렸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121석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천막 정신이란 신조어와 함께 보수 정당의 새로운 희망을 열었습니다.

 

그 뒤 염창동 창고 당사로 옮기며 340명의 사무처 직원을 200명으로 줄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손에 피를 묻히려 하지 않아 총장인 내가 악역을 맡았습니다. 나는 맨 먼저 당신이 아끼는 보좌역부터 옷을 벗겼습니다. 당신은 받아들였습니다. 작업의 실무자였던 국장과 과장도 스스로 옷을 벗었습니다. 조직은 죽음으로써 살아났습니다. 당시 기꺼이 몸을 던져 당과 동료를 구한 그들의 위대한 희생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알던 당신,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박근혜의 잔상은 현재의 이런 모습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당신의 애국심, 나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한결같으리라 믿었건만 지금은 그마저도 허망하고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합니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새누리당 비주류 40여명이 당신의 입장 표명과 별개로 탄핵에 동참키로 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당사가 점령되다시피 한 대규모 새누리당 해산 촉구 시위가 견인차였습니다. 당신의 계산보다 이번에도 시위대의 행동이 더 빨랐습니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된다면 헌법재판소 앞도 탄핵 심판 결정을 최대한 당기라는 성난 민심의 촛불과 함성으로 뒤덮일 것 같습니다.

 

이제 탄핵은 불가피해졌습니다. 탄핵 이후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광화문 시위에서 촉발된 일종의 혁명적 상황이 어떻게 귀결될 것이며 그 종착점은 어디일지 대강 그림이 그려집니다. 안타깝고 우울합니다. 법에 의한 대통령직 박탈보다는 국민의 뜻을 받든 자진 하야가 그나마 낫다는 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건만 더 나쁜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또한 자리에 집착하는 속내를 보인 당신의 자업자득입니다.(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시절, 나는 탄핵에 반대해 서명 발의하지 않은 몇몇 사람 중에 속했습니다.)

 

대통령직은 최고최종의 책임자 자리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계속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책임 정치가 실종되고 기회마저 놓치고 있습니다.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그렇게 비난하던 국회가 결정해 달라며 떠넘겨 지도자에 대한 마지막 신뢰마저 무너졌습니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새누리당이 사분오열되고 흔들리는 것도 당신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당 지도자들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번복하며 연일 강공으로 몰아쳐대는 것도 당신의 신뢰를 잃은 태도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곧장 탄핵이 의결되면 당신은 직무 정지되고 현 내각이 정부를 이끌어야 합니다. 국무총리부총리, 몇몇 장관 등은 당신의 실책으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국정 수행에 지장을 받을 만큼 약체 내각이 됐습니다. 이런 내각이 가장 중대한 향후 수개월간 나라를 이끌어 가도록 방치한 것은 당신과 야당의 공동 책임이 될 것입니다. 특히 당신의 책임이 큽니다. 지도자의 실기(失機)가 본인은 물론 나라에 엄청난 손해를 끼친다는 것을 이 이상 보여줄 수가 있을까요.

 

비극이 시작될 판이것은 막아야

 

단임 대통령들의 추락을 보면서 나는 당신이 이 헌법하의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당신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의한 국면 호도용 개헌 카드를 꺼냄으로써 개헌은 물 건너가게 생겼습니다. 현행 헌법하에서 차기 대선을 그대로 치른다면 당신에 이은 제왕(帝王)의 추락을 또다시 보게 될 것이 너무나 뻔합니다. 그러면 국민은 시대를 읽지 못한 지도자의 부덕으로 다시금 괴로움을 당하겠지요.

 

나라가 걱정입니다. 인간의 목숨이 유한하듯이 나라도 생명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수명이 다한 건가요.

 

요사이 당신으로 인해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한국 정치의 한 축으로 사실상 우리 정치를 이끌어 왔던 보수 정당이 당신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습니다. 보수가 망하는 걸 두려워하는 게 아닙니다. 가뜩이나 단선적 사고가 지배해온 한국 정치가 더욱더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방향으로 흘러갈까 두렵습니다. 보수로 대변되던 새누리당의 간판을 내리고 안 내리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영 논리에 매몰된 기존 정당들을 오래전부터 비판해온 사람으로서 케케묵은 안보론 대 종북론, 성장 대 분배라는 이분법적 대립, 한물간 저차원적 논쟁이 한 방향으로 쏠리게 될 것 같아 공포스러운 것입니다. 완장 차고 행세하는 무리에 의해 사고의 다양성과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토론 및 대화가 실종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평소 대화를 않고 소통을 기피하던 당신, 보수의 아이콘이던 당신의 마지막 행태로 이 땅에서 비극이 시작될 판입니다. 이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아직도 가장 중요한 열쇠는 당신이 쥐고 있습니다. 결자해지하십시오. 비극을 막기 위해 국민에 대한 당신의 마지막 충성, 애국심을 발휘해 주십시오. 시간은 당신의 편이 아닙니다.

 

주말의 광화문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며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촛불이 횃불 되고 들불 된다더니 드디어 횃불까지 등장했습니다. 4·19에서 6·10 항쟁, 광우병 시위까지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이성과 합리와 온건이 주도하는 시위도 시간이 흐르면 선동과 폭력이 개입할 요소가 높아집니다. 일부 보수 세력의 과격한 반동도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이 될 수 있습니다.

 

국회는 가뜩이나 기능을 잃고 성난 민심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대중의 분출되는 욕구를 쓸어 담아 실현시키고 질서 있게 제도화하는 것이 정치권의 몫입니다. 분위기에 편승해 불을 지르기는 쉬워도 주워담고 수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치권 인사, 특히 차기 대권 주자들이 지금처럼 쉬운 길만 찾으려 한다면 나라는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맙니다. 이 절망의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거듭 고언하고 호소합니다. 당신의 애국심으로 나라를 위한 마지막 선택을 해주십시오. 당신 아버지가 힘들게 근대화산업화한 이 나라가 당신으로 말미암아 무너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경제적사회적외교안보적, 그 모든 파탄이 당신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는 그 욕심 때문에 일어난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믿고 싶지는 않지만 오직 퇴임 후 교도소에 가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시간을 끌며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비친다면 당신과 국민, 우리의 공동체인 이 국가는 더욱 불행해지고 마침내는 난파되고 말 것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길이 열립니다

  

내가 죄인이다. 이 자리에서 당장 내려오겠다. 국정에서 완전히 손 떼겠다. 다만 정리할 최소한의 기간만 달라. 감옥 아니라 더한 곳도 국민이 가라는 곳이면 기꺼이 가겠다.” 이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선언하십시오. 그러면 국회에서 탄핵이 잠시 연기되고 최소한 거국·과도의 새 내각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탄핵의 심판을 받으십시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마지막 애국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길이 열립니다. 지금 우리는 나쁜 길로 가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없고 내각도 부실하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아노미(anomie) 상태를 이대로 놔둔 채 이해득실만 따지려 해서야 되겠습니까. 대통령과 국회가 역사적 잘못을 저지르는 현장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부 고발자의 심경으로 지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이후 저에게도 수많은 돌팔매가 날아올 줄 압니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데에는 저 같은 은퇴 정치인들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달게 받겠습니다.

 

요즘처럼 태극기를 보면 뭉클하고 애국가가 가슴을 울린 적이 없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하나님, 이 나라를 굽어살피소서.

 

김형오 < 전 국회의장 >




[2016-12-06 한국경제] 기사 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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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두아빠 2016.12.06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임하면 탄핵심판 각하아닌가요 사임과 탄핵심판이 공존가능한건지 .. 최소한의 시간 과연 동의 받을 수있을까요.. 노무현의 길을 택하지않는다면 뭘해도 부질없을겁니다 현재의 정의로는요.. 하지만 그 정의는 언제든 변덕이죠..

  2. 이명희 2016.12.13 15: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촛불만 국민이 아닙니다. 촛불만 민심이 아닙니다. 감각의 기능이 발달한 국민들은 단순히 박근혜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종북권력에서 어떻게든 박대통령이 버텨주길 바랬습니다. 해서, 청와대고 박사모고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달라고 눈물로 청한 국민은 민심이 아니었을까요? 감쳐진 언론이라는 걸 아시면서도 인기몰이 같은 글 정말 대한민국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분 맞나 싶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은 탄핵반대를 그렇게 노출하시고 싶었습니까? 겁내시는건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자본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애국국민이 아니고 집요하고 지랄같고 분노만 표출하는국민을 두려워 하시는 겁쟁이군요. 그런면에서 박근혜대통령은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95%가 비겁하고 욕심많아 대통령자리를 못내려온다는 그 지랄맞은 욕을 다 먹고도 우리 5%가 염려하는 대한민국의 존망의 위기에서 버티시는 거겠지요. 국민은 언론이 가려서 모른다 쳐도 비리의 온상 국회에 계셨던 분의 이런 포플리즘글을 보니 대한민국 망조 맞습니다.

‘질서있는 퇴진’ 제안 원로들도 “대통령 간교한 꼼수 써”

 

 

- 대통령 담화 거센 후폭풍 -

김형오 “제안 받는 척하며 시간 벌어”

정의화 “국회로 떠넘기기 혼란 불러”

임채정 “퇴진에 조건 달아 떠넘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앞줄 오른쪽)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는 동안, 비박계 강석호(뒤편 오른쪽), 김성태 의원이 이야기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9일 3차 대국민 담화는 순식간에 정치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여야의 ‘탄핵 공조’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정치권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200만 들불로 번져가던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박 대통령의 담화에 촛불시민들이 더없이 분노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지난 27일 회동해 “박 대통령이 내년 4월까지는 물러나야 한다”며 ‘질서있는 퇴진’을 제안한 원로들도 박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 죄의식 없는 ‘확신범’ 행태 민심의 분노는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태도’를 향한다. 4분10초 동안 이뤄진 3차 담화의 전체 16개 문장 중 11개는 감성적 접근법을 취했다. 18년 정치인생을 되뇌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사심·사익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사죄한다고 했다. 최순실씨가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을 빙자해 대기업 출연금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부정하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도의적 책임만 강조한 것이다. 약속을 뒤집고 검찰 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서도 아무런 사과·설명이 없었다. 지난 27일 ‘대통령에 대한 원로 제안’을 주도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대통령 담화의 의도를 선의로 해석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이런 담화로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퇴진시기·2선후퇴 언급 회피 퇴진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은 부분도 시민들의 화를 돋웠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도 언제 물러나겠다는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여야 정치권이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달라면서도 권력 이양 과정에서 자신의 완벽한 2선 후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책임을 질 사람이 책임도 안 지면서 퇴진에 조건을 달아 정치권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박 대통령 본인이 언제 어떻게 퇴진하겠다고 단언을 해야 했는데 국회로 넘기는 바람에 오히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박 대통령이나 국가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식물대통령의 시간끌기 임박한 탄핵을 지연시키기 위한 시간끌기용 담화였다는 혐의는 더더욱 짙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기국회 폐회(12월9일)를 정확히 열흘 앞두고 세번째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주는 정치권이 190만 촛불의 ‘박근혜 퇴진’ 외침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하는 일정이 즐비했던 터다. 탄핵안 발의는 물론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었다. 탄핵발의 직전 박 대통령이 3차 담화에 나서자, ‘자진사퇴’가 선언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지만 ‘시간끌기였다’는 허탈한 반응으로 귀결됐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가적 혼란을 막기 위해 우리 원로들이 어렵게 합의를 도출해 제안을 발표했는데 대통령이 그걸 받는 척하면서 결국 일주일 시간을 벌었다”고 꼬집었다.

■ 탄핵연대 흔드는 꼼수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등의 표현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론’을 들쑤시려는 정략적 의도다. 여권 비주류는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여론의 압박에 밀려 탄핵과는 별도로 개헌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터였다. 국회에 모든 걸 맡기겠다며 ‘임기 단축 조항을 담은 개헌론’을 시사해 비박·여권의 ‘탄핵 연대’를 흔드는 의도는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아주 지능적이고 간교하고 교묘한 꼼수를 대통령이 써서야 되겠냐”고 비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2016-12-01 한겨레신문]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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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긴급 대담]


, 퇴진일정 밝히고

 국회는 총리·과도내각 수습책 짜야

  


김형오(오른쪽) 전 국회의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30일 문화일보가 마련한 긴급대담에서 시국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두 원로는 탄핵 이전에 정치적 타협의 길이 있다면 그걸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일정을 제시하고 국회가 새 총리와 내각을 세워 국정 공백을 종결지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형오 국회의장 - 정운찬 국무총리

 


사회 = 허민 선임기자(정치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이 토대부터 흔들리는 상황에서 문화일보는 30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두 원로를 초청해 긴급대담을 가졌다. 김 전 의장 등은 진퇴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문에 대해 대통령이 아직 마음을 못 비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원로는 박 대통령이 퇴진 일정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가 협상을 통해 나라를 지탱할 총리와 내각을 세워 국정 공백을 종결지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의장 등은 탄핵보다는 자진사퇴가 낫다는 입장에서 탄핵은 최선이 아닌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황교안 총리와 내각으로 퇴진 이후 국정을 끌고 가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아무런 대안 없이 걷어차기만 하는 야당과 정치 지도자들도 문제가 많다고 걱정했다. 두 원로는 내년 8·15는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나라를 여는 경축일이 돼서 온 국민이 화합하고 희망을 갖는 날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통해 권력의 균점을 이루는 개헌 논의가 퇴진 논의와 병행돼야 한다는 김 전 의장 주장과 지금 퇴진과 개헌 논의를 섞어서는 안 된다는 정 전 총리의 의견이 대립했다. 하지만 둘 다 궁극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한 제7공화국 개헌이 불가피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정 전 총리는 경제가 흉흉해 국정농단 사태가 없었어도 광장의 촛불시위는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 전 의장도 공존과 성장의 비전을 제시할 차기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대담은 허민 선임기자의 사회로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허민 선임기자 =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고 이 때문에 탄핵정국이 출렁거리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김형오 전 의장 =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한다고 해서 사실 기대를 했다. 탄핵보다는 자진사퇴가 낫다는 입장이다. 지난 일요일 원로회의에서도 대통령 4월 퇴진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았나. 원로들의 심중은 내년 8·15는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대통령으로 새로운 나라를 여는 그런 8·15가 돼서 온 국민이 화합하고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담화를 보니 대통령이 아직 마음을 못 비운 것 같더라. 감동 없는 1주일 용 담화다. 나는 탄핵보다는 국정혼란을 막기 위한 하야 일정, 국민이 예측할 수 있는 정치일정을 원했는데 상황인식이 상당히 괴리가 있다.

 

정운찬 전 총리 = 두 가지 점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하나는 진실한 사과가 없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퇴진 일정도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진퇴를 국회에 맡긴다는 것이다. 특검 통과가 현실화되자 시간벌기용으로 보였다. 구체적인 정치일정, 국정 주체 어느 것도 제시하지 않고 국회가 알아서 하라고 한 것은 참 무책임한 것이다. 국정농단 주체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검찰 공소장에 현역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지 않았나.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한다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 가슴으로 불을 밝힌 5000만 명의 국민은 유언비어에 넘어간 것인가.

 

허 선임 = 어쨌든 공이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타협이 우선돼야 하나, 아니면 탄핵인가, 또는 병행해야 할까.

 

김 전 의장 = 대통령이 국회에 결정해달라고 하고 국회가 대통령에게 퇴진하라고 하고 서로 폭탄을 주고받는 형국인데, 양쪽 다 잘못이 있다. 대통령의 잘못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자명하다. 국회도 문제가 많다. 대통령과 국회는 이중 선출권력 아니냐.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아 권력을 행사하도록 한 두 축이 대통령과 국회다. 사실상 대통령이라는 한 축이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하나 남은 권력이 국회인데 하는 일이 없다. 국회가 대통령의 제안을 걷어차기만 하면 되는가. 국회는 지금 대통령 탄핵이든 퇴진이든 그 이후 나라를 지탱할 총리와 내각을 세워야 할 임무가 있다. 3당이 모여서 거국 과도내각 총리 후보를 추천해 대통령에게 모든 국정에서 손 떼고 임명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나라는 굴러가야 할 것 아닌가.

 

정 전 총리 = 지금처럼 가면 탄핵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더 바람직한 건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 일정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문제가 되는 게 헌법에 명시된 책임을 방기하고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법 절차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대통령이 국회에 임기 단축을 합의해달라고 제안할 게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임기 단축을 선언하면 된다. 국민은 그걸 결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요구가 그렇다. 지금 상황은 정치권이 만든 게 아니고 시민이 만든 것이다. 퇴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히는 게 최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

  



허 선임 = 두 분 말씀은 탄핵 이전에 질서 있는 퇴진’, 혹은 원로회의 결론처럼 명예로운 퇴진의 길이 있다면 그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으로 들린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리더들 중에서도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면 그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탄핵에 앞서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한 것도 야권이었고.

 

김 전 의장 = 야권이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다 탄핵으로 돌아선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대통령의 명확하지 못한 태도가 첫째다. 조기 퇴진을 면하려는 대통령의 수가 국민의 눈에도 읽힌다. 탄핵으로 가는 게 정권을 잡는 데 유리하다는 야권의 계산이 작용한 게 두 번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지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나는 야당(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끝까지 탄핵에 반대했다. 우리의 정치풍토가 아직 거기까지 성숙해 있지 않지만 정치적 대타협의 길이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먼저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여야 대권 주자들도 마음을 좀 내려놔야 한다.

 

정 전 총리 = 탄핵으로 가게 되면 각종 폭로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국격은 갈수록 엉망이 될 거다. 대통령 개인도 더욱 곤란해질 게 분명하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를 국회가 알아서 해달라고 제안할 게 아니라 스스로 퇴진을 선언하면 된다. 4·19 직후인 1960426일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이승만 대통령을 군중 속에서 본 일이 있다. 하야를 선언하고 이 대통령이 이화장에 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였었다.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이 대통령에게) 보지는 못해도 듣는 귀를 가진 딸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를 안타까워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분에게 박수까지 쳤다. 박 대통령도 퇴진을 선택한다면 국민의 동정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허 선임 = 총리님은 탄핵 불가피론자로 봤는데 오늘 말씀은 좀 다르다.

 

정 전 총리 =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면 국회에서 결의해 물러나라고 요구해야 하고, 국회에서 합의를 못 하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다만 그 전 단계에서 정치권이 노력을 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 = 탄핵을 하면 국정은 올 스톱된다. 헌법재판소법에 6개월 내 결정을 내려야 한다지만 권고사항이고 최장 10개월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안보상황이나 경제환경이 얼마나 안 좋은가. 공자님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이 나라와 국민 좀 걱정해주면 좋겠다.

 

허 선임 = 탄핵은 최선의 방책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겠다. 두 분은 또 박 대통령이 다시 국민 앞에 서서 자신이 생각하는 퇴진 일정을 제시하고 국회는 이를 바탕으로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 총리 추천과 새 내각 구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지 않을까.

 

김 전 의장 = 황교안 총리와 현재의 내각으로 국정을 이끌고 가겠다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야당은 그걸 원하는 건지 묻고 싶다. 정말 그렇다면 문제 있는 야당이고 문제 있는 정당의 정치 지도자다. 3당이 3시간만 머리를 맞대면 총리 추천이 가능하다. 표류하는 나라를 부여잡고 일할 수 있는 내각을 새로 구성하는 게 긴요한 과제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왜 남 탓만 하나. 과연 우리나라에 진정한 리더십이 있는 건가.

 

정 전 총리 = 전적으로 동의한다. 황교안 총리의 내각은 헌법 유린,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탄핵 혹은 퇴진 후 대통령 임면권이 정지되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허 선임 = 좀 큰 담론으로 가 보자.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건가. 합의와 타협 부재의 정치, 지도자의 도덕적 해이, 갈등과 투쟁의 일상화, 이런 정치문화를 몰고 온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김 전 의장 = 무엇보다 대통령 5년 단임제가 문제다. 우리가 1987년 개헌 후 다섯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는데 한결같이 웃고 들어가서 울고 나오게 됐다. 박 대통령만은 웃고 나오는 기록을 세우길 바랐다. 박 대통령을 끝으로 이제는 5년 단임제 폐해를 극복하는 새로운 체제로 가야 한다. 현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누가 되건 국가적인 낭비, 효율성의 저해, 조기 레임덕 현상이 극심하다. 대통령 직선 단임제를 하면서 중장기 비전을 잃은 나라가 돼 버렸다. 위대한 민주주의 지도자인 YS(김영삼)DJ(김대중)도 정권 말기에 무너졌고 자식들은 모두 감방에 갔다.

 

정 전 총리 =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이 바뀐 뒤 한 세대가 지났다. 그 후 세상이 많이 달라졌고 국민의 의식도 달라져 이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 역시 강력한 개헌론자다. 그러나 이 사태를 수습하는 도구로서의 개헌, 이른바 임기 단축형 개헌에는 반대한다. 사퇴하든지 탄핵하든지 된 다음에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탄핵과 개헌 논의를 함께 하면 죽도 밥도 안될 가능성이 크다.

 

허 선임 = 개헌 논의에서 두 분의 주장이 부딪친다. 퇴진과 개헌을 섞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퇴진과 개헌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전 총리 = 지금은 개헌과 퇴진 문제가 왔다 갔다 하면 안 되는 시기다. 나는 기본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절대 반대론 입장에 서 있다. 다당제 중심의 내각제 찬성론자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퇴진과 개헌을 섞지 말자는 게 내 주장이다.

 

김 전 의장 = 그렇게 되면 다음 대통령 선거는 이 헌법으로 치르게 될 텐데 그건 문제 아닌가. 그러면 5년 뒤에 우리는 또 불행한 대통령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정 전 총리 = 개헌을 당장 하지 않아도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생각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결선투표제로도 막을 수 있다.

 

김 전 의장 = 결선투표제로 연정을 이룰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의 눈에 자칫 정치적 타협으로 권력을 나눠 먹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제도를 통해 권력의 균점을 이루는 방안은 개헌밖에 없다. 현행 대통령제에서는 어떤 훌륭한 분이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고 불행한 나라와 국민이 될 것이다.

 

정 전 총리 = 개헌은 권력구조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분권도 이뤄지고 국민생존권을 보장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복잡해지고 퇴진논의가 퇴색된다.

 

김 전 의장 = 개헌이 모든 걸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개헌을 회피한다면 나라는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내가 국회의장 할 때 만든 것도 있고, 정의화 의장 때 만들어놓은 것도 있다.

 

허 선임 =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두 분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 시기와 방법상의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개헌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좀 거대담론으로 나아가자면 개헌은 시대정신을 담는 작업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뭘까.

 

정 전 총리 = 함께 잘 살자는 동반자 정신이다. 모든 정치적 격변 뒤에는 경제문제가 있었다. 전 세계가 경제 불평등 누적으로 인한 양극화로 대중들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고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게 그 사례다. 나는 국정농단 사태가 없었어도 촛불시위는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게이트가 민심 폭발의 매개가 된 것이다.

 

김 전 의장 = ‘문제는 경제야라는 데 공감한다.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제하는 것이 바로 경국제세(經國濟世), 즉 경제다. 경제를 입으로만 걱정하지 말고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 허리띠를 조여 매고 함께 고생하며 나가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하늘에서 정말 훌륭한 지도자가 떨어져도 5만 달러, 6만 달러 시대로 갈 수가 없다. 가진 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도 필요하다.

 

허 선임 = 대한민국에 비전을 제시할 미래 지도자상과 지도자의 덕목은 뭔가.

 

김 전 의장 = 2500년 전 아테네의 지도자 페리클레스를 본받아야 한다. 그가 내세운 지도자의 조건은 식견, 설명능력, 애국심, 도덕성 4가지다. 대한민국의 지도자상에 맞게 두 가지로 정리하면 포용과 희생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정 전 총리 = 대한민국의 독립을 도운 스코필드 박사가 말씀하신 게 있다. 첫째 정직하라. 둘째 약하고 선한 사람에게는 자애롭되 강하고 불의한 사람에게는 호랑이의 날카로움으로 대하라. 세 번째 국력을 신장시키라. 그런 지도자를 보고 싶다.

 


정리 =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2016-12-01 문화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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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위기 때 지도자는 자신을 던져야 국민에 희망줘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리더십 다룬 술탄과 황제개정판 출간

“21세기 리더십 최고 덕목 마음박 대통령, 소홀했다

정치인들, 촛불집회 참여 못지않게 해법 제시도 중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등 한국의 리더들에게 공인 의식이 없어 권력의 사유화가 일어난다면서 출세지상주의 사회에서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배우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낙화’)

 

자리를 내려놓고 떠나야 할 때 기억해야 하는 시인의 경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에 맞서다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은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묻고 있다. 지난봄 현 정국과 딱 맞아떨어지는 제목의 시사칼럼집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결여를 지목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69)이 최근 황제의 리더십에 대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를 펴냈다. 2012년 출간한 <술탄과 황제>를 전면 개정한 것이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김 전 의장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김 전 의장은 한국의 현실을 상정하고 쓴 건 아니지만 오스만튀르크와 비잔틴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술탄과 황제 두 지도자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든 역사에는 교훈이 있죠.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오스만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와 이에 맞서 항복을 거부한 채 최후를 맞이한 비잔틴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리더십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김 전 의장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내고 5선 국회의원으로 정계를 은퇴했다. 현재 부산대 석좌교수로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국정 혼란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도자는 포용과 헌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이순신 장군처럼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차기 대권주자들도 죽고자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자신을 던져야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국민이 왜 분노하고 있는가 하면 박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에요. 지난 대선 때 나는 남편도 없고, 지켜야 할 가정도 없고, 대한민국과 결혼했다고 했잖아요. 박 대통령을 뽑은 사람들은 적어도 박근혜만큼은 도둑질 안 하겠구나했는데 그게 깨졌지요.”

 

김 전 의장은 21세기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마음을 꼽았다. 그는 위정자와 국민의 ()’을 좁히는 게 마음인데, 박 대통령은 마음을 쓰는 데 소홀했다고 했다. “망해가는 비잔틴에서 사람들을 뭉치게 한 황제의 리더십을 눈물의 리더십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아픔에 함께 울어준 것이죠. 나날이 각박해지는 사회에서는 삭막한 마음을 쓰다듬고 위로해주는 지도자가 진정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죠.”

 

김 전 의장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휘청이는 한나라당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박근혜 당시 대표와 함께 당을 추스르기도 했다. 2008년 국회의장에 취임하자마자 개헌안을 마련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건이 터지고 국회에 와서 개헌 얘기를 꺼내는 걸 보면서 개헌이 물 건너가는구나싶었다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믿음마저 가셨다고 말했다. 최순실 사건으로 인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개헌 카드마저 정략적으로 꺼냈다는 비판이었다. “우리 대통령 중에 민주주의를 위해서 가장 투철하게 헌신했던 지도자, 수백만명의 지지자가 있었던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둘뿐입니다. 하지만 이들도 레임덕에 빠지고 임기 말에 아들들이 구속됐어요. 박 대통령은 울고 나오는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는데 가장 비참하게 내려오게 됐죠.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역사가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가 대한민국 정치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내린 진단은 대의 민주주의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국회에서 1년 동안 주무르고 있는 사안들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시대에는 하루도 안돼 해법이 나올 것이라며 대변혁이 오고 있는데 국회는 낮잠을 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토론을 안 하는 국회가 무슨 국회냐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주고 있는 이번 촛불집회에서 한국의 희망을 본다고 했다. 그는 울분은 자제할 때 힘이 더 세진다면서 정치인들은 성숙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촛불집회 참여도 좋지만, 국정 혼란을 타개하는 해법을 제시하는 게 국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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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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