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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9호 2017년 04월 (2017-04-17)




웃으며 떠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김형오(외교67-71)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으로 한 시대가 저물었다. 촛불은 아래로부터 타올랐고 태극기는 바람을 가르려 했지만 불길을 막지 못했다. 공익과 공공성, 그리고 법에 의한 지배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임을 일깨웠다.


기존 제도에 대한 뼈아픈 성찰, 타성에 젖은 관행과의 과감한 작별, 국민 공감의 새 정치를 시대가 요구한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제대로 검증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민심과 여론은 대체로 가늠된다. 진용은 짜여졌고 윤곽도 드러났다. 정책이나 이슈보다는 이미지 대결, 조직과 세력 대결로 부딪치다 립 서비스로 끝나고 말 선거다. 이번에도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가 아니라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듯하다. 준비 안 된 대통령에게 맡길 만큼 여유롭지도, 한가하지도 않은 나라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또 간절한 소망은 이번에 당선될 대통령만큼은 마지막 날 청와대를 떠날 때, 제발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직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대통령이 너나없이 불행하게 떠났다. 쫓겨나거나, 시해 또는 자살로 생을 마치거나, 본인 아니면 자식·형제가 감옥에 가야 했다. 퇴임 후엔 어떤 공적 활동도 없다. 청와대가 한국 현대사, 그 비극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다음 대통령은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기보다 불운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앞길이 어둡고 험난하다.


우선 전임자 문제로 여진이 심상찮다. 임기 내내 촛불과 태극기가 충돌하고, 각양각색 시위와 요구가 분출할지도 모른다. 경제 사정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고, 안보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자국 중심의 실리주의와 패권 논리가 한반도를 압박하고 한국의 위상을 위축시킨다. 리더십은 실종되고, 정치권은 진영 논리와 기득권에 매몰돼 있다. 포용과 통합은커녕 갈등·분열·대립 구도가 깊어져만 간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다. 협조보다는 비협조가, 양보나 타협보다는 선명성과 원칙론이 지배하기 십상이다. 그것이 차기 지방 선거(2018년 6월)와 국회의원 선거(2020년 4월)에서 이기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민주적 정당 운영과 책임 못 질 ‘표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자성보다는 비난, 자책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는 버릇도 여전할 것이다. 다음 3년이 대략 그렇게 흘러갈 듯싶다. 그러니 다음 대통령도 밝게 손 흔들며 청와대를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대통령의 웃는 얼굴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명운이 그의 운명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청와대를 웃으며 나올까?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날 수는 없는 걸까?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적는다.


대통령 임기는 짧다(어쩌면 이번엔 3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첫 1년은 전 정부에서 만든 예산을 조정하고 새 진용 짜느라 소진하고, 후반 1~2년은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진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3년이다. 도중에 세월호나 메르스 같은 악재를 만나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임기가 끝나고 만다. 그러니 첫째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매년 국정 목표와 우선순위를 바꾼 박 대통령의 과욕과 무능이 스스로를 구속 사태로까지 몰고 오지 않았는가. 헌법상 한국 대통령은 권한이 막강하다. 개헌을 통해 권한을 줄이겠다는 당초 약속은 지키지 않고, 오히려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다 망신살이 뻗친 것이 한국 대통령의 역사다. 임기 3년차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수족이라 믿었던 검찰이 등을 돌리고, 끽소리 못하던 공무원은 딴생각을 한다. 측근 비리가 새어나오는 것도 이때다. 언론은 대통령 약점 캐기에 바쁘고, ‘민의의 전당’은 민의도 국정도 표류시킨 채 ‘차기 후보 옹립을 위한 각축장’으로 전락한다. 기회를 엿보던 사람들이 때를 놓칠세라 ‘정의의 사도’인 양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대통령에게 시비를 건다. 성공하면 ‘왕관’이요, 실패해도 ‘투사’로 남는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러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추락은 국가 공신력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새 대통령은 이번에야말로 개헌을 통해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라! 그래야 대통령도 살고, 국민도 나라도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부지런해야 한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토론과 회의, 독서와 숙고, 확인과 경청, 타협과 설득에 바쳐라! 고독한 결단과 무한 책임은 무덤까지 따라간다. 상대방과 반대파의 주장을 경청할 때 설득의 여지가 생기는 법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실패한 이유는 자기 논리, 나만의 동굴에 갇혀 편한 사람, ‘예스맨’만 만났기 때문이다. 청와대라는 ‘교만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대통령이 게으르면 나라 전체가 태만해진다.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나는 대통령이 되란 의미는 자기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란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당선을 위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던가. 그 정신, 그 자세로 임해야 지지율을 지킬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내 진영, 내 지지자 중심의 정책과 인사를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내 편의 양보를 받아내는 지혜와 용기를 먼저 발휘해야 상대방, 반대파가 비로소 마음을 움직인다. 끈질긴 대화와 설득은 대통령의 필수 조건이다. 그리하여 내가 아닌 남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해줄 때 그는 진정 청와대를 웃으며 떠나게 될 것이다.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를 매순간 생각하며 행동하라! 그러면 길은 쉽게, 또렷이 보일 것이다. ♤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신문> 동문칼럼 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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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긴급 시국 대토론회 기념사]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유력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내는 글-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 전 국회의장)



  “삿된 마음(邪心)이 생길 때마다 먼저 자기를 자책하지 않고는 감히 다른 사람의 그릇됨을 탓하지 못했다.” 1945년 12월 2일, 그리던 고국 땅을 디딘 지 며칠 후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백범 김구 선생께서 환호하는 청년들을 향해 하신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경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탄핵의 교훈을 되새기자>
  헌재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습니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과 정경 유착, 권력의 사유화를 엄단함으로써 권력의 제도화, 공공성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아프게 일깨웠습니다. 잘못된 정치를 헌법이 다스림으로써 한편으론 부끄럽고, 또 한편으론 자랑스럽게도 법치 국가의 준엄성과 정치의 질적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입니다.


 <대선은 질서 있고 투명·공정해야>
  흩트려 놓기는 쉬워도 수습은 어렵습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 당선 자체가 목표라면 당선 후는 이번보다 더 힘든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나라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도 엄정․엄격․엄중해야 하고, 24시간 비상 체제로 관리해야 합니다. 대통령 후보라면 그 무엇보다도 ‘삿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진출처 http://v.media.daum.net/v/20170323145416355?f=o



 <어떤 대통령을 세워야 하나>
  선거일이 5월 9일, 5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자칫 지지자 모임, 당원 중심의 조직 투표로 이번 대선이 끝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능력과 도덕성 검증을 통한 국민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중요합니다.

  후보들은 일부 국민이 아닌 전 국민, 즉 5천만 국민, 7백만 해외 동포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편 가름하지 말고 상대방을 가슴으로 싸안는 대통령이어야 합니다. 그도 나도, 반대파도 찬성파도 같은 나라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모두가 남북통일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시급합니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국론 분열과 갈등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남남갈등도 치유 못하면서 어찌 통일 대통령이 되겠단 말입니까.
  이번 대선은 누가 되든 여소야대 대통령입니다. 반대파와 견제 세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회와 정당은 물론이고, 여러 단체․집단과의 소통․협의․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이른바 ‘국정을 발목 잡는 세력들’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인내와 설득 그리고 정당성뿐입니다. 어느 쪽이 진정성과 절박성을 더 가졌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난날의 대통령들이 정치하기 한결 수월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라 안팎에 산적한 이 숱한 난관․난제를 돌파할 자신감과 세계관을 갖춘 지도자여야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가 감당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핵심은 바로 경제와 안보, 문화와 자유입니다.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나라 경제가 어느 때보다도 좋지 않습니다. 계층 갈등은 심각합니다. 공평히 떡을 나누어야 하고, 또 나눌 떡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정경 유착의 고리는 단호히 끊되, 기업의 숨통을 조여서는 안 됩니다. 투자 의욕을 살려 기업도 자본가도 이 땅을 떠나지 않게 해야 노동자가 살고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는 국민 생존과 직결됩니다. 외부의 위협과 압박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흐리멍덩, 우물쭈물하다가는 대통령도 정부도 국민도 낭패를 당합니다. 안보만큼은 가장 단호하고 지혜로워야 하며 국민 공감대가 필수적입니다.
  문화가 피어나고 자유의 공기를 마시는 나라가 튼튼하고 좋은 나라입니다. 실패한 정권들은 문화를 지도하고 장악하려 했습니다. 충만한 자유 속에서 문화는 살찌고 행복은 커가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자유를 지키고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피 흘리고 책임을 다했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만큼 대외 의존도가 심하고 국제 정치에 깊이 영향을 받으면서도, 세계를 모르는 지도자가 많은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 나라도 우리를 그냥 지켜 주지 않습니다. 최근 몇몇 나라에서 별난 지도자를 보지만 우리는 그들만큼 대내외적 여건이 한가하지 않습니다. 따라 하다가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세상을 알고 세계와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라의 비전을 명확히 하라>
  5년 단임제 헌법의 폐해로 우리는 중장기 비전과 계획을 잃어 버렸습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 교체 이상의 정책 교체가 일어납니다. 관련 공무원이 하루아침에 한직으로 밀려납니다. 이는 국가 경쟁력의 상실과 저하로 이어집니다. 세종시 문제의 심각성은 국가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나라의 중장기 계획은 계속되도록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공무원․공직자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나라가 됩니다.


<거국 쇄신 정부를 구성하라>
  대통령은 ‘신의 사도’가 아닙니다. 상대적 다수표를 얻어 뽑힌 사람일 뿐입니다. 능력도 고만고만합니다. 아무도 그에게 “눈 감고 마구 휘두르는 「정의의 칼」”을 주지 않았습니다. 임기 동안 반대파(표 주지 않은 국민)를 얼마나 안심시키고 포용하느냐로 성공과 실패가 갈립니다.
  진영 논리, 기득권 안주에서 과감히 탈피하십시오. 내 사람만 쓰는 ‘회전문 인사’가 아니라, ‘쓰면 내 사람’입니다. 핵심 측근과 캠프 출신 인사의 기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능력 위주의 과감한 인재 발굴을 하십시오. 국회 인사 청문회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진 것이 아닙니다. 한 인간이 1400대의 컴퓨터를 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밥에 그 나물’인 인사로는 안 됩니다. 붕어빵 기계로는 아무리 돌려도 똑같은 붕어빵만 나옵니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인재를 등용해야 겨우 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임기 안에 많은 업적을 내겠다는 욕심은 금물입니다. 일을 잔뜩 벌였다가 마무리를 맺지 못한 역대 대통령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바랍니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과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센 기관들은 독립성․중립성․객관성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권위적 리더십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민주적 리더십으로 바꿔야 합니다. ‘만기친람’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습니다. 확실한 위임과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부처별로 독립 인사권을 보장하십시오.
  대통령은 청와대 밖에 집무실을 따로 마련하고, 현장과 실상도 확인해야 합니다. 토론다운 토론을 하는 국무 회의, 수석비서관 회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개헌으로 정치의 비극을 막자>
  개헌 일정(로드맵)을 확실히 밝히십시오. 늦어도 2018년 6월 전국 동시 지방 선거 때는 국민 투표로 개헌이 확정, 발효되어야 합니다. 국정 농단 탄핵 사태를 겪고도 현행 헌법으로 5년을 또 가겠다는 것은 역사의 퇴보요, 불행한 대통령을 만드는 길입니다. 현행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한 미련 때문에 개헌에 소극적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모든 후보들은 빨리 그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대선일에 ‘내년 6월 이전에 개헌한다’는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2020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를 함께 할지 등은 국민 합의로 정하면 됩니다.


<결국은 국민이다>
  급작스런 대선 국면의 전개는 준비 안 된 대통령, 준비 안 된 정권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국민의 갈등은 더 노골화되고 편 가름은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 사정과 대외 압력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이 여기서 끝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생각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희망은 있습니다. 아니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탄핵 사건도 그 원동력은 국민의 열정․분노․정의감․애국심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살아 있습니다. 눈에는 불이 있고 가슴에는 피가 끓습니다. 다시는 국민의 여망을 배신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성숙한 시민 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습니다. 바야흐로 빅데이터․인공지능 시대, 초연결 사회입니다. 굴뚝산업 시대의 논리와 권위주의적 행태, 전체주의적 정책과 결별해야 합니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창조적 집단 지성이 측근 밀실 정치를 밀어내고 대통령을 양지로 이끌 것입니다. 진영논리와 기득권에서 벗어나면 살 길이 보입니다.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던 백범 선생의 절규가 가슴을 때립니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독점과 독선, ‘선민의식’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부터 깨어야 합니다. 핵심 측근들도 깨어야 합니다. 오늘의 이 호소는 그들을 위해 바치는 쓴 약입니다. 마시지 않으면 국민이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인보다 훨씬 앞서 깨어 있는 국민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21세기적 사회 문화 환경은 정확하면서도 빠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신 분들의 충정어린 제언과 토론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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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을 위한 시국대토론회


2017년 3월 23일 오후 1시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



  이번 주 3월 23일(목) 오후1시에 한국정치학회와 한국경제학회 주관으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긴급 시국대토론회>가 열립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외교, 안보 전 국면에서 위기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국가적 위기"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모두 위기라고 말하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너무나 미미한 형편입니다. 위기를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아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저는 토론회 기념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초청장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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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bookworm)님으로부터 다시 답장이 왔습니다. 정말 놀라운 분이었습니다. 제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분으로서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우울한 이때 이런 훌륭한 국민이 계시다는 것만으로 한국의 건강성을 알게 되고,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게 되었습니다. 보내주신 답글은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을 정도로 알차고 정감이 물씬 풍기는 내용이지만 사생활에 관한 부분도 있어 아쉽지만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분에게 기쁜 마음으로 저의 책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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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okworm 2017.03.11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bookworm입니다. 책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
    며칠이 지났는데 이렇게 늦게 감사의 인사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도서관에 반납 후 다시 생각나거나 더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도 어쩔 수 없어 답답한 적이 있었는데 책을 손에 들고 너무 행복했답니다. 소중하게 오랫동안 잘 간직하겠습니다.
    같이 보내주신 월간 조선의 인터뷰 기사도 전문을 검색해 찾아보았답니다. 도와준 학생들의 이름까지 일일이 챙기신 점, 개정판을 내기로 마음먹었는데 기존의 책을 계속 판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 점 등이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한 사람의 인격과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감동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 모든 것에 진실된 울림이 느껴집니다. 이미 일선에서 은퇴하셨으니 이런 표현을 쓰기에는 적절치 않을지 몰라도, 저에게 처음으로 존경하는 정치인이 생겼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늘 건승하시고, 앞으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2. 삶의느낌표 2017.03.12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식과 몰상식, 정상과 비정상, 염치와 파렴치의 경계가 무너져 그 의미조차 공허해진 세상.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커뮤니케이션이 있어 살아볼 만한 가치를 다시금 새겨 봅니다.

가까운 지인이 얼마 전 우연히 제 책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관련 글을 읽게 됐다며 보내줬습니다. 블로그에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문을 올린 것인데, 초판과 개정판을 비교해 가며 열심히 읽은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더구나 작가로서 평가받은 것 같아 마음이 기뻤습니다. 그래서 저도 답글로 감사와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아래 내용을 올립니다. 




몇년 전, 단 한권의 책만을 위한 커다란 전면광고를 보았습니다. 수많은 유명인사들의 찬사로 장식된 그 책은 누가 이렇게 심심하고도 임팩트 없는 제목을 꼴랑 지어놨을까, 싶었던 <술탄과 황제>, 그리고 저자는 놀랍게도 전 국회의장 김형오였습니다. 학자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나 대단한 평가를 받는 책을 써냈다고?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도대체 어느 부분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엄두를 못내고 있었던 저는, 그 책에 관심이 가긴 했지만 그냥 시간이 흘러버렸죠.


두달 전, 또다시 전면광고를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벌써 그새 4년이 지났고, 그냥 개정판 정도가 아니라 다시 써서 제목까지 달리한 책을 내놓았네요. 와, 다시 쓰다니....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이 쓰면 썼지 기존의 것을 뒤엎어 다시 쓰다니. 분량이 적은 것도 아니고 그 지난한 고통의 과정을 어찌했을까. 존경스럽기도 했고, 이번에는 꼭 읽어야지 싶어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해 기존의 <술탄과 황제>도 같이 빌려왔지요.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됨으로써 비잔티움 제국이 무너지고 그 자리에 오스만 제국이 세워졌다. 세계사의 한 장이 접히고 새로운 장이 펼쳐졌다. 이 글은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이스탄불에서 종군기자가 된 심경으로 써 내려간 54일간의 격전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전쟁의 주역이었던 오스만의 술탄과 비잔티움의 황제, 두 제국의 리더십에 대한 치열한 탐구이다"


책의 앞 페이지에 이렇게 씌어진 글을 시작으로 저자의 말, 초판 서문, 추천의 글, 일러두기 등등이 이어진 후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갑니다.


개정판에 부치는 저자의 말을 보면 초판부터가 굉장한 난산이었습니다. 2년동안 자료조사를 했고 그 후의 2년동안 구상과 집필에 매달렸습니다. 호평에 책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여기저기서 강연 요청이 쇄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진한 점이 눈이 띄었습니다. 38쇄를 마지막으로 찍고 출판사에 더는 찍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요. 전면 재개정을 한다면서 계속 판매한다면 양심에 꺼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금방 될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또 1년 8개월이 걸렸습니다. 


전문연구가도 아닌데, 정말 대단한 노력으로 책을 써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말미에는 다양한 부록이 있고 수백권의 참고문헌은 물론 통번역에 도움을 준 사람들, 자료수집, 안내를 담당한 사람들 이름까지 수록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준 대학생, 대학원생들의 이름도 빼놓지 않은 것은 학생들을 착취하며 그들의 업적을 가로채는 수많은 교수들의 관행에 비추어 볼때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그 이름들이 빠졌는데, 일일이 언급을 못해 미안하다는 말이 후기에 있네요. 아마 분량이 너무 늘어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책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쉽게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각주가 있는데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라 하나의 또다른 스토리를, 혹은 역사적 사건들을 설명하는 것들이라 글씨는 작아도 내용은 한두페이지를 훌쩍 넘는 것들이었습니다. 책 말미의 1000개가 넘는 각주들도 하나씩 꼼꼼히 챙겨보는 독서습관을 가진 저로서는 너무 긴 각주를 읽어야 하는 바람에 흐름이 자꾸 끊겨 그리 달갑지는 않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저자를 이해했습니다. 각주의 내용을 본문에 다 담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설명하지 않고 지나가자니 이해의 깊이나 폭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책 뒤편의 부록이 130 페이지가 넘습니다. 


전투장면 묘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수천 수만의 전쟁, 전투를 겪었겠지만 이렇게나 자세히 묘사한 작품을 접해본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그리고 비극의 땅 시리아나 아프리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저에겐 전쟁이란 과거의 일이고 감이 오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54일간의 전투를 손에 잡힐 듯이,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히 묘사합니다. 이처럼 긴 분량의 전쟁 묘사로는 얼핏 생각나기로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워털루 전투'라고 명명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총 5권 중 몇번째 권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책의 3분의 1 가까이 차지하는 무시무시한 분량,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지루한 부분이었지요. 감동도 없이 억지로 고문받듯이 읽어내야 했던. 하지만 단언컨대 빅토르 위고보다 김형오가 이 부분에서는 훨씬 뛰어납니다!!


교과서에서 단순한 몇마디로 서술되었던 서로마 제국의 멸망, 그리고 한참 뒤 동로마 제국의 멸망. 그것은 단지 활자로 인쇄되어 아무 의미없던, 무색무취의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1123년을 지속해온 동로마 제국의 의미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그 땅을 정복해야먄 했던 젊은 술탄의 의지와 집념은 저를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황제의 최후에 대해 전설처럼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도, 그렇게 신화처럼 변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제 가슴을 슬프게 두드렸습니다.


개정판에는 빠져있지만 초판에는 책을 쓰기 위해  다섯번째로 이스탄불을 방문해 47일간 체류하던 중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귀국전 역사적인 장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여러 감상들을 적은 기록인데, 막판에는 저도 저자의 감정을 따라 울컥,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수백년 전 이 자리에 있었던 치열한 생명들, 그리고 고뇌들, 잊혀진 순간들, 천년왕국의 멸망, 그 자리를 찾은 이방인, 끊기지 않은 인연, 그래도 흘러가는 삶... 등등의 여러 복합적인 느낌들 때문에요. 


책을 반 정도 읽다가 반납을 하고 장기여행을 다녀온 뒤 다시 이 책을 집어야 했습니다. 그 때문에 각주도 다시 읽어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이미 읽은 부록을 또 읽어야 하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책이 더 깊이 이해되고 마음에 많이 남는 기분입니다. 언젠가 나만의 서재가 생기면 소장할 책... 목록에 또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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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worm님 안녕하세요.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저자 김형오입니다.

 

제 책의 초판과 개정판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주시고, 과분한 찬사까지 해주시니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개 정치인이 쓴 책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많은데 정치인이 아닌 작가로 대해주어 감사합니다. 책을 쓰느라 소진한 시간과 체력이 헛되지 않았고, 난산의 고통을 보람과 행복으로 보상받은 기분입니다.

 

전투 장면 묘사는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인데, 극찬을 해주시니 성취감을 맛봅니다. 다만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와 견준 대목에선 약간 쑥스럽더군요.

 

독일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는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고 했습니다. 제 책이 님에게 두 번 읽을 가치, 소장 가치를 지닌 책으로 인정 받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게다가 개정판과 초판을 대조하듯 읽으셨다니, 책에 대한 님의 열정과 관심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각주와 부록 못지 않게 QR코드에도 정성을 쏟았습니다. 사실은 제가 이 분야 지식이 짧아서 이것저것 조사하다가 버리기 아까운 것들을 정리하면 독자의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면 다양한 현장 사진, 관련 자료들과 함께 책에 담지 못한 좀 더 깊이 있는 정보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bookworm의 책 세상'. 님의 블로그를 일별한 소감은 한마디로 '책벌레'란 닉네임에 걸맞다는 거였습니다. "책과 영화 이야기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님의 아름다운 소망과 해박한 식견이 읽혀졌습니다.

 

님이 읽고 본 책과 영화에 대한 600여 편의 리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 책과 영화를 접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을 것 같습니다. 출판 편집자라면 님의 섬세한 필치와 문장력에 반해 작가로의 변신을 권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bookworm님의 서재에 싱그러운 봄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제 블로그는 www.hyongo.com

이메일 주소는 khospeaker@daum.net입니다.

님의 주소(성함)를 메일로 보내 주시면 제가 사인한 개정판 책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김형오 드림





[bookworm의 책세상]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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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나무그늘아래 2017.03.08 0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자와 작가의 아름다운 대화입니다. 소통이 단절된 시대라서 더욱 멋지고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을 4월도 멀지 않았습니다. 잔인하고 또 찬란하겠지요.

지난 해 말 한국정치학회와 인터뷰한 내용이 <한국정치학회 소식>에 실렸습니다. 한 해 4번 발행하는 한정된 지면의 회지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제 인터뷰를 실어 준 한국정치학회에 감사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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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故 강영훈 국무총리 묘비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청농(靑儂)이란 아호에 걸맞게 하늘도 푸르고 땅도 살찐 화창한 가을날, 유족분들과 평소 강영훈 총리님을 존경하던 지인 몇 분들이 이곳에 모여 조촐하지만 경건한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묘비에 적힌 몇 줄로 존경과 사모의 마음을 어찌 담아낼 수 있겠습니까. 평생을 나라 위한 충정으로 무실역행(務實力行)하시며 세상일에는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지혜를 주시며, 스스로에겐 절차탁마(切磋琢磨)의 모범을 보이신 분을 어찌 몇 마디로 표현해 낼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저 모자란 재주와 능력으로 몇날 며칠 고민 끝에 지어바쳤습니다. 총리님의 그 크신 업덕(業德)에 비할 데 저의 글귀는 못내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저에게 이런 귀한 영광을 주신 유족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과 총리님께 무한한 존경심을 다시 한번 드리는 바입니다.


강영훈 총리님은 제 인생의 스승이십니다. 그처럼 청렴하고 훌륭하신 분이 절 아껴주시고 조언해 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총리님과 함께 했던  행복하고 영광스런 시간을 영원히 간직할 것입니다. 


제막식이 끝나고 강 총리님을 닮아 훌륭하게 성장한 두 아드님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사진에서 오른쪽이 큰 아들 강성룡 변호사, 왼쪽이 작은 아들 강효영 변호사입니다.


오늘 이후 제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다음에 제 손자들과 함께 와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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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 22일까지 빈하이 포럼 참석차 중국 톈진에 다녀왔습니다. 빈하이 포럼에는 벌써 3번째 초청되어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기조연설자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20일 개막연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설 내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 관련 보도자료와 국문·영문 연설문 전문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보도 자료] 김형오 전 국회의장실(02-784-0353, 010-2234-6215)

 

김형오 전 국회의장, 중국 빈하이 동북아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9월 20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빈하이(濱海) 동북아평화발전포럼’에서 ‘한반도의 가장 심각한 상황(The Most Serious Situations on the Korean Peninsula)’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기조연설을 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는 준전시 상태가 되었고,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가 신냉전 구도로 편입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반도 전체의 극심한 재앙인 동시에 바로 국제전으로 비화될 것이고, 전쟁을 일으킨 쪽은 반드시 권력이 교체된다. 이것이 구냉전과 신냉전 체제의 차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방어적 조치이며 완벽하지도 않다. 사드 배치에 걸리는 이 1년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를 벗겨낼 마지막 협상 타결 시간이다. 한반도에 핵도 사드도 반대하는 중국이 나서야 할 때다. 북한에 줄 것은 확실히 주고 포기시킬 것은 분명히 포기시켜야 한다. 핵이 체제 보장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고히 인식시켜야 새로운 차원의 대화가 열릴 것이다. 북한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6자 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성과가 없을 것이다.”

 

김형오 전 의장이 3년 연속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빈하이 포럼은 중국국제문제연구기금, 중국인민외교학회,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톈진(天津)공공외교협회 등 4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국제회의로 중국을 비롯한 남·북한, 미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7개국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한국 대표단으로는 김 전 의장 외에 심지연 전 한국정치학회장, 조화순 연세대 정외과 교수 등이 초청되었다. 이번 회의는 항저우(杭州) G20 이후 중국에서 열린 국제 포럼인데다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관련국들의 입장이 첨예하고 미묘하게 엇갈린 가운데 개최되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특히 당사국인 한국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발언에 중국 언론은 물론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2016-09-20 빈하이포럼 개막 연설문]

 

 

한반도의 가장 심각한 상황

           

 

 

                                                              김형오(전 국회의장, 부산대 석좌교수)

 

 

빈하이 회의가 열리기 11일 전인 9월 9일, 북한은 중국 국경에서 멀지 않은 풍계리에서 5차 핵실험을 했다. 그 닷새 전 G20회의를 앞둔 베이징의 중미 정상회담과 다음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반대를 표명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북한은 3발의 노동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나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당시 일촉즉발 상태였던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를 협상으로 타결한 8.25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남북 평화 및 상호 발전을 위한 장·단기적 방안을 나름대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남북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대치 국면으로 돌입해 나의 희망과 염원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5차 핵실험은 지난 4차례의 핵실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2차 대전을 종식시킨 히로시마 원자폭탄에 맞먹는 대규모 폭발이었다. 라오스에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했다. 한반도는 비상 상황, 준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나는 오늘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말하러 여기에 왔다. 지금 한반도가 당면한 최대 현안은 핵과 전쟁으로부터 이 땅을 지키는 것이다. 나는 전쟁을 피하는 길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남한 여론은 급하게 변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여론이 약화되고 반면에 대북 강경론, 심지어 남한도 핵 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로이 울리고 있다.

 

1992년 초, 남북한 간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남북한은 서로 핵무기를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사용하지 않겠다”는 핵 포기 선언을 했다. 주한 미군이 갖고 있던 전술핵도 철수했다. 한국은 지난 25년간 단 한순간도 이 합의를 어긴 적이 없으며 현재 한 방울의 핵무기도 없다. 그러나 북한은 그사이 NPT를 탈퇴하고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고 있다. 그로 인해 형성된 엄청난 군사적 비대칭은 이제 현재적 위험과 위협으로 작동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일관된 방침은 ‘한반도의 비핵화’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일본 EEZ 지역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아베 정권이 방관할 리 없고, 미국과 러시아가 북한 핵 무장을 찬성할 리 없다. 그런데도 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가? 막을 방법은 없는가?

 

지금 동북아는 핵과 미사일 문제로 미묘하고 민감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한가운데 한반도가 놓여 있다.  동북아에서 미·일 대 중국이라는 대결 구도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북한이 가세하면 동북아는 과거 냉전 시대로 복귀하는 꼴이 된다. 북한은 한국을 건너뛰어 미국과 맞장 뜨겠다고 하지만 핵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한반도는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엉켜 있다. 북한의 핵 앞에서 한국은 선택의 여지가 좁다. 굴복하거나 굴복시키거나 아니면 제3의 길이다.

 

앞의 두 경우는 전쟁 상태에서 가능하며, 전쟁은 승패를 떠나 끔찍한 재앙이다. 남북한은 240km의 휴전선에 걸쳐 100만 명의 중무장 병력이 밀집해 있고, 200만 명 가까운 정규군이 한반도에 포진하고 있다. 일단 전쟁이 나면 즉각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고, 국제전‧세계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화약고이다. 분명한 것은 전쟁을 일으킨 쪽의 권력 교체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이것이 구 냉전 체제와 지금이 확연히 다른 점이다). 게다가 핵무기까지 동원된다면?

 

그럼 제3의 길에 앞서 주변 정세를 간단히 살펴보자.

북한 핵 무장은 일본의 재무장과 핵 개발을 촉진할 것이다. ‘평화 헌법’은 쉽게 개정될 것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명분과 유혹에는 약한 법이다. 일본이 핵을 가지면 대만도 움직일 것이다. 한국의 핵 보유 유혹 요인은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핵무기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며 국제 정치의 핵심 과제이다. 동북아의 핵 도미노 현상은 예측 가능한 불안한 미래이다. 핵은 국내 정치용 수단을 뛰어넘어 세계 정치의 골치 아픈 과제가 되었다.

 

북한의 핵 실험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를 왜소화시켰다. 사드가 북 핵미사일의 완벽한 방어 무기는 아니라지만, 이마저도 도입하지 않는다면 당장의 위협 앞에 어떤 자위책을 강구해야 하는가. 그러나 배치를 완료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이 1년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를 벗겨낼 마지막 협상 타결 시간이다. 북한이 동북아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은 샤오캉(小康) 시대를 당면 목표로 하는 중국으로서도 의도하거나 예정한 길은 아닐 것이다. 무리해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북한을 중국이 어떻게 지지·찬성할 수 있겠는가. 사드도 북핵도 반대하는 중국이 나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관계국 모두가 냉철하게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그것만 없다면 한국의 사드는 물론 핵 무장론도 사라질 것이다. 일본 또한 핵 개발과 재무장을 할 명분을 상실한다. 대만 역시 마찬가지다. 동북아의 정세가 요동치는 요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란 사실이 자명해졌다.

 

그럼 이때까지 그 숱한 노력들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 수많은 제재나 결의는 북한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6자 회담은 소득 없이 끝났고, 개최된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 열리지 않고 있다.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6자 회담이 재개된다 한들 소득·성과가 나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주되 포기시킬 것은 분명히 포기시켜야 한다. 북한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핵무기 위에 있는 북한 체제의 보장일 것이다. 그러므로 핵이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하고 그래야만 새로운 차원의 대화가 열릴 것이다. 그동안 6자 회담 당사자들은 아무도 한국만큼 절실하지 않았다. 그러니 성과도 진전도 없었다. 이제야말로 관련 당사국들이 북한 핵·미사일 해결이 당면한 나의 문제라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러면 답이 나온다. 물론 쉽지 않다. 또 실패하면 그것은 바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실패요, 그 결과는 인류의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끝>

 

 

 

 

[2016-09-20 빈하이포럼 개막 연설문 (영문)]

 

 

 

The Most Serious Situations on the Korean Peninsula

 

                                                                                               

Kim Hyong-O Former Speaker of the National Assembly

 

North Korea conducted its fifth underground nuclear test, not far away from the Chinese border on September 9, 2016, exactly 11 days before this Conference is held. On 4th & 5th of September, at Hangzhou,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told his counterparts that China opposes the U.S. deployment of the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ce) anti-missile system in South Korea. Right after the Korea-China Summit, North Korea fired again three Nodong ballistic missiles.

 

Last year in this conference, I also suggested short- and long-term solutions to achieve inter-Korean peace and mutual development. However, tensions are rising again and the two Koreas are now in an escalation of confrontation. My hopes and aspirations have become nothing but a daydream. The latest explosion, the largest of the four past tests, had an explosive force equivalent to atomic bombs dropped over Hiroshima.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cut short her trip and returned home to handle the urgent security issues. The Korean Peninsula is locked in a state of emergency and a so-called quasi-state of war. 

 

I am here today to talk about peace, not about war. The most pressing challenge facing the Korean Peninsula is to protect this land from threats of nuclear weapons and war. I will do anything I can do to prevent war. 

 

Recent public opinion surveys in South Korea represent a significant shift. Anti-THAAD sentiment shows signs of weakening while a hardline stance against the North even calling for South Korea to produce nuclear weapons to protect its own country is gaining ground.  

 

Early in 1992,  South and North Korea signed the Joint Declaration on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this agreement, Seoul and Pyongyang agreed not "to test, manufacture, produce, receive, possess, store, deploy or use nuclear weapons," and so on. Accordingly, US Forces in Korea withdrew American tactical nuclear weapons. Until now, South Korea has kept a firm promise for the last 25 years, and thus we have not had even a drop of nuclear weapons. In the meantime, North Korea withdrew from the NPT (Non-Proliferation Treaty), and developed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As a result, enormous asymmetric military power is now posing grave risks and a threat on the Korean Peninsula.  

 

The consistent policy embraced by the Chinese government under President Xi Jin Ping is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However, North Korea’s nuclear tests undermined Chinese efforts. The Japanese Abe administration will not tolerate missiles dropped over Japan’s EEZ (Exclusive Economic Zone). Nor do the US and Russia admit nuclear armament. But how have they pushed for and accelerated their nuclear ambitions? Is there any way to stop them from doing so? 

 

 

Northeast Asia is thrown into swirling storms of nuclear and missile problems.  At the heart of it lies the Korean Peninsula. Now Northeast Asia sees strengthening of US and Japan's growing rivalry with China. If South and North Korea are added to this complexity, it means that Northeast Asia slides back to a new Cold War System.  

 

Meanwhile, North Korea is trying to bypass South Korea and insists on posing a direct threat to the US. But South Korea will inevitably be the first target of North's nuclear weapons program. It can be also interpreted as a strong signal for the North's intention to pursue direct talks with US. As such,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is so simple yet can be so complicated. The bottom line is that we have a small window of opportunity. We are left with a choice of whether we succumb to them or they succumb to us, or there is a third way. 

 

When we talk of the first scenario, it can only happen if a war is declared. It will cause tremendous disaster regardless of who wins the war. South and North Korea are confronting each other along the 240 km length of the DMZ (Demilitarized Zone) with 1 million soldiers on the heavily fortified border and almost 2 million personnel on active duty on the Korean Peninsula. One thing that is obvious is the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ill eventually escalate into an international war and that a regime change on the side of perpetrators is inevitable. (This is one of the main differences between a new Cold War Order and the old one). Against this background, what if nuclear weapons come into play?

 

Then, let us have a brief overview of implications for our neighbors before touching upon what is a third or an alternative way.

 

The instability of the peninsula may force Japan to seek rearmament and nuclear weapons. Japan will be facilitated to revise the country's pacifist constitution. Both nations and individuals alike are easily tempted to follow what is believed to be a good cause. 

 

If Japan acquires nuclear weapons and rearms itself, Taiwan will go nuclear too. Obviously, South Korea’s nuclear weapons temptation has become more desperate. Nuclear weapons development is not a matter of capabilities but of a will lying at the center of international political agenda. Nuclear domino effect in Northeast Asia is predictable and represents an insecure future. Nuclear ambitions have provided the most persistent headache for the international politics, going well beyond its domestic propaganda. 

 

North's latest nuclear test belittled the controversial issue of whether or not to place THAAD system on the South. THAAD, very high technology but a limited defense system, may not be a panacea for South Korea’s potential vulnerabilities to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attack. Then what else could we think of for now in face of imminent threats? Even if THAAD turns out to be an inevitable option available, it will take more than a year for completion of deployment. This one-year timeframe may have a last window of opportunity for lifting dark clouds of war hanging over us. 

 

The current chaos, disrupting the Northeast Asian regional order, is not definitely what China has intended or aimed for. How can China, now in pursuit of a "xiaokang society" (moderately prosperous society), possibly support and advocate North Korea’s demands for recognition as legitimate nuclear state?

 

Now is the time for China to step forward as an opponent of both South's THAAD and North's nuclear programs. 

 

The core element is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If they didn’t exist, South Korea would have no need to deploy THAAD and talk of a nuclear option. Japan would have no excuse for nuclear development and rearmament. The same is true for Taiwan. It is all too clear that nuclear ambitions are a root cause of instability and insecure conditions in Northeast Asia.  

 

Then, why have our efforts continued to fail so far? A series of UN sanctions and Resolutions has not hurt North Korea that much. The Six-Party Talks ended with no substantial outcome and have been dormant for a longer period of time than its existence. Unless North Korea changes its course, resumption of the Six-Party Talks can produce no progress whatsoever. 

 

At this critical juncture, we should make sure to give North Korea what it wants while persuading them to give up what needs to be given up. What North Korea really wants is to preserve the security of its regime above the nuclear weapons. It should be made clear that nuclear weapons cannot guarantee the preservation of their sovereignty. Only then can we carry dialogue to the next level.

 

No country in the Six-Party talks was ever as desperate as South Korea. That is why no concrete outcome and progress were witnessed. Before it is too late, every member of us should take ownership of this issue. Only by doing so, we will be able to find a solution. Of course, it is not easy at all. If we fail again, it will be devastating not just to the Korean Peninsula, but also to Northeast Asia and all humanity. Unfortunately, there is not much time left. <end>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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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교회에서 발행하는 <만남>은 매월 주제를 정해 특집 기사로 꾸며집니다.

이번 8월호의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윤리회복"이었습니다. 

그중 '기독 정치인의 윤리'를 다루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글을 기고했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부패지수가 27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경제수준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가 뿌리깊게 만연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잘잘못을 들추고 따지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게 주어진 영역에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만남>에 실린 제 글을 사진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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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모시던 큰 어른들을 5월에 연이어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슬프고 허전한 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요. 김구 선생의 가족이라는 무게와 책임감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으셨던 김신 장군님은 질곡의 현대사와 함께하며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의 안위를 우선으로 생각하셨습니다 . 마음의 짐 이제 훌훌 털어내시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金信 장군님 가시는 하늘 길에


오늘 우리는 광복과 호국의 표상으로서

한평생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의 길을 걸어오신

모두가 존경해 마지않았던

저희 협회 명예회장이신 김신 장군님을 추모하고 배웅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5월 초에 찾아뵈었을 때만 해도

조금 쇠약해지긴 하셨지만

또렷한 기억력과 인후하신 모습 여전하셨는데

이렇게 갑자기 먼 길 떠나시니

안타깝고 슬픈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5월의 하늘은 오늘 따라 왜 이리도 맑고 푸른지요.

‘영원한 공군’, ‘전설의 조종사’로 태극 마크를 달고

조국의 창공을 지키셨던 장군님의 모습이

하늘가에 어른거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장군님은 사사로운 것을 멀리하고,

개인의 영달을 돌보기보다

늘 국가의 안녕과 명운을 걱정하셨습니다.

몸소 실천하신 선공후사의 정신과 멸사봉공의 삶은

저희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무엇이 진정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길인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는

그대로가 우리 현대사의 산 교훈이며,

남기신 글 한 구절 한 구절은저희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금과옥조입니다.

불의의 평탄한 길이 아니라,정의의 가시밭길을 걷고자 하셨습니다.

그것이 조국과 민족을 위한 일이라면

낙숫물로 댓돌을 때려 뚫으려는

필사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한 불굴의 기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적 유산이기도 합니다.

백범께선 백척간두에 선 조국의 독립에 목숨을 거느라

가정과 자녀를 돌보실 겨를이 없었지만

존재 자체가 크고 깊은 가르침이셨습니다.

장군님은 그런 부친의 얼과 혼을 올곧게 이어 받으셨습니다.

회장으로 기념사업협회를 이끄시며

백범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고 널리 알리셨습니다.

우리나라 호국 보훈과 현양(顯揚) 사업의 수준을

크게 높이고 끌어올리셨습니다.

“백범의 자손으로 산다는 것이 자부심의 원천이었지만

늘 어깨 위에 무겁게 드리워진 버거운 숙명이기도 했다”던

말씀이 새삼 폐부를 찌릅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옷깃을 여미고 영전에 아룁니다.

언제나 그리시던 북녘 고향 안악(安岳)의 하늘,

항일 독립의 열망을 펼치시던 중국의 하늘,

호국의 일념을 불태우시던 미국의 하늘,

그 모든 세상의 하늘을 이제 자유로이 날아다니소서.

곽낙원 여사를 말씀하실 때마다 흘리시던 눈물을 이만 거두시고,

조모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품에 몇 번 안겨보지도 못하고 젖먹이 때 사별해야 했던

최준례 여사와도 생전에 못다 나눈 모자의 도타운 정을 쌓으소서.

불과 수년밖에 함께 하지 못한 백범 어르신과도

반갑게 만나 마음껏 정 나누며 복락을 함께 누리소서.

삼가 향을 사르고 절하며 맹세하노니

장군님의 큰 뜻이 저희 모두의 가슴 속 깊숙이 스며들어

면면히 살아 숨 쉬리라 믿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숙명처럼 여기며 헤쳐 나오신 삶에

다시금 경의를 표합니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하시며 걱정하시던 무거운 짐 이제 다 내려놓으소서.

조국의 평화를 굽어 살피시며하나님 품에 안겨 편히 쉬시고 잠드소서. ♠



2016년 5월 21일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김형오삼가 올립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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