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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정치인생을 열어주신 강영훈 총리님 장례식이 오늘 현충원에서 있었습니다.

그분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제가 장의위원장을 맡아 추도사를 낭독했습니다. 

추도사를 작성하는 내내 총리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현충원에서 낭독한 추도사 원문을 실어봅니다.

 

          사진 연합뉴스

 

청농 강영훈 전 국무총리님!

신록의 계절 5월에  연둣빛 나뭇잎들의 배웅을 받으며

하늘나라로 긴 소풍을 떠나셨습니다.

 

청농(靑儂)이란 아호에 걸맞게

푸른 5(30)에 세상에 오셔서 한평생 푸르게 사시다가

이토록 푸르른 5월에 세상과 작별 인사를 하셨습니다. 

사무치는 이 허전함을 어찌 감당할까요.

뒤늦은 후회가 가슴 가득 밀려옵니다.

 

고난과 영광의 시대, 이 나라에 축복처럼 빛났던 큰 별 하나가

지상에서의 소임을 마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총리님은 바람 잘 날 없었던 파란과 곡절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그 격랑과 격동의 한복판에서 능력과 인품, 애국애민의 정신으로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굵직하고도 또렷한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목숨 걸고 나라를 세우고 지키신 건국과 건군의 주역이시며,

학자 외교관 국무총리 적십자 총재 등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신 한국사의 산 증인이셨습니다. 

갈등과 분열과 불통의 시대를 포용과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감싸 안으며 이끄신 큰 어른, 참스승이셨습니다.

 

철두철미한 공인 정신, 대쪽 선비의 올곧음과 청렴함으로

언제나 바른 길을 걸으며 빛나는 업적을 남기신

선공후사와 멸사봉공, 자기희생의 지도자셨습니다. 

윤동주의 서시를 헌사로 바쳐도 넘치지 않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삶을 살다 가셨습니다.

 

위기의 시기에는 솔선수범과 언행일치의 전범을 보이셨습니다.

육사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1961, 5.16을 맞아

대의와 소신을 지키시려고 고초를 마다않으셨습니다. 

한평생 민본, 민족,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지키고 몸소 실행하셨습니다.

 

저에게는 혈육과 같은 정을 베푸시며 각별한 가르침과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1978년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계실 때,

제 기사가 마음에 드신다며 평범한 기자였던 저를 스카우트하셨습니다.

그렇게 외교안보연구원, 국무총리실에서 직속 상사로 모시며

제 인생의 2막이 열렸습니다.

백면서생이던 저를 정치의 길로 이끌어

제 인생 3막도 총리님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언제 어떤 순간에도 제가 믿고 기댄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정신적 지주, 영원한 멘토이며 스승이셨습니다. 

총리님을 두 번씩이나 가까이 모신 것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총리님은 너그럽고 다정다감한 신사셨습니다.

머무신 곳 그리고 함께 일했던 모든 이들로부터

최고의 상사라는 칭송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신분과 나이를 따지지 않고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셨습니다.

권위를 버림으로써 권위가 더욱 빛나셨습니다.

제가 아는 한 가장 완벽한 인격체이셨습니다.

 

고향의 힘좋고 고집센 소 벽창우(碧昌牛)에 빗대

스스로를 고집불통이라 하셨지만,

그것은 투철한 국가관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

그리고 청렴강직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이해합니다.

 

집안은 늘 사랑이 넘치고 화기애애하였습니다.

현모양처의 표상이신 사모님과 함께

슬하의 21녀의 자제분, 두 며느님과 사위분

모두 훌륭한 사회인으로 역할하십니다.

손자 손녀들 역시 자랑스럽고 반듯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극진한 간호 간병과 효성을 다하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총리님, 글로 첫 인연을 맺어 이렇게 글로 마지막 인사를 올리려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감히 이름 석 자 한 번 불러 보렵니다.

강자 영자 훈자 총리님.

부하로서, 후배로서, 제자로서, 멘티로서

당신과 한 시대를 같이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늘 국가와 민족 그리고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하시던 그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

 

못다 이루신 일과 꿈 그리고 유지(遺志),

부족하지만 저희들이 받들고 기리며 이어 가겠습니다.

 

님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 길잡이별로

저희 곁에 머물러 계실 것입니다.

 

나라를 걱정하시던 무거운 짐 이제 다 내려놓으시고,

하느님 품에 안겨 편히 쉬시고 잠드소서.

  

 

2016514

장의위원장, 전 국회의장 김형오

삼가 올립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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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4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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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야 3당이 가야 할 길

 

대통령, 참고 또 참으며 국회와 소통하라

총선 전 대통령은 선거 개입에 해당할 아슬아슬한 발언들을 했다. “(노동 개혁이 좌초되면) 국회는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국회 직무 유기에) 국민이 직접 나서야”,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어야 한다. 투표일이 가까워지자 발언 수위와 강도는 더욱 올라갔다. 대통령의 언급이 누구를 향하고 어느 당을 염두에 둔 것인지 유권자는 다 안다.

뚜껑을 열어보니 국회를 심판해 달라는 대통령의 뜻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국정 지형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청와대는 대변인 이름으로 단 두 줄짜리 성명을 냈다. “민생 챙기는 일하는 국회라는 판에 박힌 주문이었다.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성명에 언론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은 또 유체 이탈 화법이라 했다. 비등하는 여론을 의식했는지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나섰다.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국회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서슴없이 지적하고 따끔하게 질책하다가, 오히려 그로 인해 화를 키우게 됐는데도 에둘러 3단 화법을 씀으로써 내 탓은 없고 남의 말하듯 하니 많은 이들이 어리둥절하게 된다. 대통령 국정 지지도도 31.5%로 폭락했다(부정 평가 62.3%, 리얼미터 414-15일 조사).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임기 하반기다올가을부터는 내년도 대통령 선거로 관심이 넘어간다. 몸 바쳐 지지해줄 정당도 없고 믿었던 인물도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다. 선거 때 그토록 호가호위했던 진박신박진진박도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각자도생을 꾀할 것이다. 단임제의 현실이다. 앞으로 2년이 채 남지 않은 임기는 국회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미 힘의 균형추는 기울어졌다. 대통령으로부터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었던 국회가 이제부터는 갑질을 할 것이다. 대통령은 참아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의 숙명이다. 대통령이 얼마나 잘 참고 국회와 소통을 자주 하느냐에 따라 청와대를 웃고 나오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들어갈 때와 달리 뒷모습이 쓸쓸했던 역대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박 대통령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국민이 여전히 많은 것도 희망적이다.

더민주, 자기 순결의 우물에서 벗어나고 이중 잣대를 버려라

말에 책임지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요 끝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무릎 꿇고 공언했다. 비감어린 목소리, 비장한 자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되었지만 호남에선 참패했다. 광주에선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호남 전체 28석 중 겨우 3석을 건져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겼다. 문 전 대표가 말한 지지를 거두는 정도가 아니라 그를 아예 거부하고 탄핵했다. 그런데 참 묘하다.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건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렇게 분명한 사안이건만 더 살피고 더 고민할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자기가 말해놓고 남더러 판단해 달라니, 그것도 주류가 자기 세력인 당에서 결정하라니 더 할 말이 없다. 이런 분이 아니었는데 정치하면서 사람 변했다는 얘기가 많다.

정치가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근본 이유가 식언이다. 남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면서 나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데 어찌 국민이 믿고 따르겠는가. 단임제 이후 몇 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다. 여당 때 추진하던 정책을 야당이 되면 반대하고, 거꾸로 야당 때는 강력 반대하다가도 여당이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슬그머니 집어든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도 솔직한 편이었다. 더민주당이 수권 정당이 되려면 자기 편만 바라보는 정치, 곧 진영 논리와 만년 야당 안주론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섣부른 정의감으로 매사를 재단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이른바 진보라는 사람으로부터 듣는 가장 당혹스런 표현은 당신 같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다!”이다. 칭찬일 때도, 비난일 때도 있다. 자기 순결의 우물에서 나와야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둘째는 이중성 내지 이중 잣대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은 경계를 하듯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정당을 어찌 믿고 정권을 맡기겠는가. “문제는 경제다라고 했으니 경제 살리기에 진력하는 모습을 제대로 한번 보여주기 바란다. 그러면 국민은 더민주에게 국정을 맡겨도 되겠다 생각할 것이고 정권 교체도 할 수 있다또 다시 서민이냐 재벌이냐, 분배냐 성장이냐 하는 이분법적 편 가르기로 경제를 정치화시킨다면 나라도 당도 국민도 힘들어진다.

국민의당, 대선 행보에 앞서 내부 정비부터 먼저 하라

총선에 녹색 바람을 몰고 온 안철수 대표는 한껏 고무돼 있다. 예상을 뒤엎고 38석으로 당당히 교섭 단체를 이루고 국정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었다. 어느 당도 국민의당과 손을 잡지 않으면 과반을 넘을 수 없다. 야당 연합이 아닌 독자 노선 고수로 승리를 거두었다. ‘철수정치 에서 처음으로 (no) 철수한 것이다. 그의 얼굴에 자신감이 살아나고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더민주의 1/3 의석인데도 득표율(26.74% : 25.54%)에서 1.2%포인트 앞섰다고 제1야당 운운하며 국정을 주도하겠다고 한다. ‘정권 교체는 그의 단골 메뉴다. ‘다음 대통령은 나로 들린다. 그러나 매사 잘 나갈 때 조심해야 되는 법이다. 안 대표가 아는지 모르는지 두 가지 핵심 문제를 차제에 언급하려 한다.

첫째, 이번에 국민의당을 찍은 사람들은 그 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싫어서였다. 공천 싸움, 막말 파동, 계보 챙기기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한술 더 뜬 보수 정당에 식상한 수도권 새누리 지지 유권자들과 친노 세력의 몰염치에 배신감을 느낀 호남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으로 잠시 옮겨 갔을 뿐이다. 국민의당이 마음에 들어 찍은 것이 아님은 1분만 생각해도 알 것이다. 정치에 식상한 국민을 향한 호소가 먹혀든 것이지 국민의당 역시 뚜렷이 내세운 것이 없다.

둘째로 대선 행보에 앞서 내부 정비부터 먼저 해야 한다. 선거 전 교섭 단체 만들기에 급급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의원을 받아들인 당 아닌가이념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고, 도덕적 잣대도 모호하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크게 뭉뚱그렸지만 이건 선거용 구호일 따름이다사안별로 자로 재듯 할 수는 없겠지만 목표철학지향점이 분명해야 하며 정당 핵심 구성원 간에는 특히 그래야 한다. 좋게 말하면 개성 뚜렷한 분들이 많아 오색 무지개를 연출할 수도 있겠지만 잘못하면 잡탕밥으로 죽을 쑬지도 모른다. 안 대표의 정치력은 지금부터다. 국민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면 먼저 처절하고 치밀한 내부 토론을 거쳐야 한다. 20대 국회 시작일인 530일 전에 당의 정체성과 방향부터 정립해야 한다. 북핵, FTA, 양극화 해소 방안, 재벌-노조 문제, 성장-복지-분배 문제, 증세-감세 논란, 국회 운영의 근본 방향 등 큰 틀을 짜서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모든 사안에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 치열한 노선 정립 과정에서 당을 떠날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몸무게를 가볍게 하는 것이 당을 건강 체질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은 결코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

새누리당, ‘선거 참패 백서를 만들고 정신 똑바로 차려라

나는 선거 전부터 여러 매체와 강연을 통해 지도자는 모름지기 포용과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간곡히 말해왔다. 더민주당 임시 사장은 노구를 이끌고 전국을 다니며 현재 의석 이하를 얻으면 의원직 사퇴는 물론 정계 은퇴를 하겠노라고 공언했다. 3당 대표는 자기 지역구가 위험한데도 돌보지 않고 전국 유세를 강행하며 목청을 높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포용과는 거리가 먼 계파 싸움하느라 목젖을 세웠고 자기를 버리거나 비우는 모습은 누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스토리가 없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지도자가 전국을 유세한들 득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보수 정당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하고도 누구 하나 제대로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 비대위를 구성하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겠다는 자세는 어디를 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무기력한 모습이면 원내 주도권을 뺏겨 숫자에 관계없이 3당 신세를 못 면하겠다.

새누리당이 다시 태어나야 할 이유가 분명 있다. 북한 문제가 심상찮고 경제 사정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이런 무기력한 자세라면 자칫하면 나라가 결딴날 수 있겠다. 포퓰리즘에 덩달아 휩쓸리고 나라 지키겠다는 사람은 없어지면 가진 자들은 슬슬 해외로 빠져나간다. 단속과 규제는 심해지고 쇄국적보복적 정치와 경제가 판을 치면 나라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당장 18개월 남은 대선에서조차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초조할 건 없지만 준비가 너무 안 돼 있다.

새누리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한 길은 이제 더는 내려갈 곳도 없으니 밑바닥에서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선거를 망쳤던 모든 요인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우선 가감 없는 선거 참패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새누리 당원이라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과감히 치부를 드러내고 밝혀야 한다. 다시는 이런 엉터리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는지 없는지는 백서의 진정성에서 출발한다. 또 기존의 모든 당직자들은 일선에서 후퇴해야 한다. 마음 같아선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하고 싶지만 그것은 그들의 양심에 맡긴다. 조금 서툴더라도 완전히 새 인물로 갈아치워야 한다. 거듭 말한다. 이번 선거는 가장 좋은 환경에서 출발하여 가장 나쁜 결과를 얻었다. 완전히 자기 잘못으로만 이런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뼛속 깊숙이 새겨야 한다.

두 번째 길은 완전히 당을 해체하는 길이다. 기존의 인물계보계파로는 보수의 정체성도 보수 개혁도 이룰 수 없다고 판단되면 뿔뿔이 헤어지는 것이다. 이제 시대는 다당제를 요구하는 추세다. 사안에 따라 협력하고 경쟁하고 대립할 일이 많아졌다. 획일적 일원론적인 당론에 얽매여 개별 의원의 경륜도 장기도 발휘하지 못하는 엉터리 정당보다는 작지만 기민한 신보수 정당()이 국민에게 더 어필할 수도 있겠다. 어느 길이든 국민이 볼 때 보수 정당이 정신 차렸구나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몇 배 몇 십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정치 상황이 복잡 미묘할 때 나타나는 이기적 행태가 또 하나 있다. 전형적인 지역구 밀착형이다. 중앙 정치가 어찌 가든 지역구에서 조직을 단단히 만들고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을 곧잘 본다. 한마디로 지방의원 할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잘못 뽑은 것이다. 이번에 확인한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 수준으로 볼 때 4년 후 이런 함량 미달 정치인들도 퇴출될 것이 뻔하다.

정치 지형이 복잡해졌다. 정당은 앞으로도 유효한 제도이고 기구인가. 그런 도전적인 질문이 던져졌다.존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한 교훈을 철저히 받아들여 스스로를 혁파하는 정당만이 그나마 신뢰를 받고 살아남을 것이다.

- 뉴욕에서 김형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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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고요아침 2016.04.22 0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 연륜과 깊은 경륜으로 빚어낸 총선 이후의 진로, 그 결정판처럼 느껴집니다. 대통령과 각 당, 또 대선주자를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이 머리에, 뼈에, 가슴에 새겨야 할 경구요 금언입니다. 이 아침, 호된 죽비 소리에 내 안에 잠들었던 망각의 새들이 화들짝 깨어나 비상하는군요. 각성제가 따로 없습니다.

  2. 불쌍한사람 2017.05.17 2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경찰이나의돈을쳤습니다.여야3당과문재인대통령께서내돈을찾아주십시오

2016-04-19 한국경제신문 이학영 실장의 뉴스레터입니다.




“꽃이 지기로소니/바람을 탓하랴/…/묻혀서 사는 이의/고운 마음을/아는 이 있을까”(조지훈)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지금은 가야 할 때/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이형기)


두 시(詩)의 제목 모두 <낙화(落花)>입니다. 봄소식을 알리며 찬란하게 피어났던 벚꽃 개나리 등이 하나 둘씩 바닥에 떨어져가고 있는 이즈음, 더욱 가슴에 와 닿는 구절들입니다.


지난주 끝난 총선은 곳곳에서 ‘낙화의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내로라하던 정치 거물들 상당수가 줄줄이 낙선했고, 180석까지 바라본다고 호언했던 여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원내 2당으로 몰락했습니다. 정치권은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국민의 명령은 경청(傾聽)과 타협…정치를 혁명하자.”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한국경제신문 객원대기자가 쓴 한경 4월15일자 A1면 톱기사는 ‘낙화 쇼크’를 한국의 정치가 환골탈태하는 전기(轉機)로 삼을 것을 주문합니다.


“이제 통치가 아닌 정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윗선이나 외부 세력의 눈치나 보면서 염치없는 짓들도 많이 일어났다. 입으로는 국민을 말하면서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오직 자기 지지자만 바라보는 ‘비정상의 정치’만 있었다.”


총선 민의가 심판한 것은 ‘가야 할 때’가 한참 지난 구태(舊態)인데, 그런 구태가 심판받은 것을 ‘바람 탓’으로 호도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세상은 팽팽 도는데 언제까지 구태에 젖어 있을 참인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이 대세인 초연결사회다. 굼뜨고 오만한 정당과 국회가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AI나 빅데이터가 아직은 할 수 없는 가치와 영역을 하루빨리 우리 국회가 찾아내야 한다.”


봄꽃은 지지만, 여름의 무성한 녹음(綠陰)과 가을의 열매를 낳습니다. “국회의원에 떨어졌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지도자, 계파 이익과 기득권에 안주하는 지도자라면 퇴출이 마땅하다.”


노(老)기자의 글은 이렇게 결론을 맺습니다. “민심은 정확하고 정직한 법이다. 이번 선거는 많은 아쉬움과 더 많은 교훈을 남겼다.”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장

이학영 올림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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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제18대 국회를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표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이라는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하고 정계 은퇴를 했지만 떠난 지 6개월 만에 '술탄과 황제'라는 한 권의 책을 들고 작가로 변신했다. 당시 이어령 전 장관은 김 전 의장의 책을 두고 "아마 저자의 이름을 가리고 읽는다면 어느 젊은 작가가 쓴 실험소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했을 정도로 호평했다. 부산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지난해 7월부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에 추대되어 김구 선생의 유업을 선양하고 추모사업을 하고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올해는 광복 71주년이자 백범 탄생 140주년이 되는 해"라며 '문화의 나라'를 원했던 김구 선생의 정신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최근 우리 정치의 갈 길을 제시하고 리더십 회복을 갈망하며 펴냈다는 칼럼집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를 펼쳐 보였다. 그는 "앞으로 3년 연속 선거가 이어지는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며 우리 정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그리고 비전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4년 전 '술탄과 황제'가 역사에 대한 천착이라면 이번 저서는 한국정치에 대한 통렬한 비판처럼 들립니다. 책을 낸 동기가 있습니까.

정계를 은퇴하고 정치와 거리를 두니 몸도 마음도 편안하더군요. 세상사에 얽매이지 않고 미뤄뒀던 책을 읽거나 인문학 공부를 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간간이 언론에 기고도 했습니다. 이 책은 내가 경험한 세계에 중점을 두고 초로의 정객이 후배 정치인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사심 없이 던지는 제언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집필했습니다.


리더십 회복을 갈망하며 집필했다는데,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습니까.

정치의 문제는 리더십에 있습니다. 올 4월 총선과 내년의 대통령 선거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줄줄이 선거가 이어집니다. 선거를 할 때마다 정치인들은 나라 형편은 생각하지 않고 온갖 복지공약을 내놓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심상치 않은 남북관계와 심각한 경제문제로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 때가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복지는 왕창 베풀고 세금은 왕창 깎아주겠다는 등의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한 국력 낭비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곧 총선도 있습니다만, 유권자에게 선거란 리더십 선택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선거에서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리더십이란 무엇입니까.

지도자들과 국민이 함께 각성해야 합니다. 빛의 속도로 변한다는 디지털 시대지만 회의체인 국회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리더십 또한 발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삼·김대중 양김(金)씨로 대표되는 민주화 시기에는 영웅적 리더십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구성요소들의 리더십이 총체적으로 발휘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리더십은 두 가지입니다. 자기희생과 실천적 비전을 제시하는, 이른바 지도자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 같은 헌신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찬 바닷물에 가장 먼저 몸을 던져 수천의 생명을 이끄는 '퍼스트 펭귄'의 자세로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리더십이어야 합니다. 뒤에서 남을 보고 '안 한고 뭐해'라며 호령하기 보다는 앞장서서 먼저 뛰어드는 용기,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솔선수범이야말로 이 시대의 리더십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정치권에서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지만 국회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정당과 당론이 있습니다. 이유는 정당에서 국회가 해야 할 모든 결정을 당론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노동개혁 입법을 위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대화와 타협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정당 대 정당의 협상이 되고, 정당 지도자 간의 싸움이 되니 결론이 쉽지 않습니다. 충성심을 강요하는 정당이 국회를 이끌어가는 한 일하지 않는 국회, 싸움만 하는 국회는 피할 길이 없습니다. 국회가 욕먹을 것이 아니라 정당이 비판 받아야 하며 '공룡과 같은 한국 정당'은 혁신이 아니라 혁파라고 할 만큼 개혁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입니다. 국회의장의 권한이 국회운영을 좌지우지할 만큼 막강한지요. 그리고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까.

국회를 움직이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다수결, 둘째 소수의견 존중, 셋째 대화와 타협입니다. 세 가지가 정립이 돼야 합니다. 소수의견은 존중하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다수결로 가야하는 거지요. 지금 논란이 되는 국회선진화법의 바탕은 의장의 직권상정을 없애는 데 있습니다. 직권상정이 있으면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고 다수당은 의장보고 직권상정을 빨리 하라 하고, 소수당은 직권상정을 막는다며 단상점거에 들어갑니다. 국회의장은 사회권을 빼면 큰 권한이 없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있을 때 국회가 오늘 열릴지 내일 열릴지 저도 알 수가 없더군요. 국회를 여는 문제를 두고 교섭단체 대표들이 대단한 권한인 양 싸웁니다. 학생이 학교에 갈까 말까를 두고 다투는 격입니다. 그래서 미국처럼 운영하자고 해서 나온 것이 국회선진화법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국회선진화법은 맹점이 많습니다. 일례로 우리는 안건을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하려면 5분의 3 이상의 의원이 찬성해야 하고 상임위와 법사위의 심사기일까지 마치자면 최장 270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의욕만 앞서고 디테일에 실패한 선진화법은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5선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으로서 후배 정치인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과 전술만 있고 국민은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선거구 획정 지연사태는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기득권 집단으로 뭉쳐 정치신인에게 진입장벽을 쌓은 거예요. 이렇게 되면 유권자는 묻지마 투표를 하거나 실망감에 정치에 대해 무관심해집니다. 국민이 무섭다고 느낀다면 지금 같은 모습을 보이진 못할 것입니다. 보스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하면 비록 오늘 죽더라도 다음에는 반드시 국민의 지지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국민 중심의 정치이고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진정한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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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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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이사님들과 오랜만에 함께 했습니다. 

백범선생 좌상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좌로부터 홍찬식 숙명여대 교수,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정양모 관장, 본인, 김영관 광복군동지회장(전), 문국진 이봉창기념사업회장, 한시준 단국대 교수, 박홍우 변호사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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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천을 놓고 막장 드라마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그 끝판왕은 유승민이다.

그는 외롭게 버티며 정의의 수호자가 되었다. 아니 권력이 그렇게 만들어 주었다.

헌법 가치를 지키며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압박에 굴하지 않고 불의에 저항하는 정의의 화신으로 말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 가시권에 들어섰다.

 

아이러니다.

권력이 죽이려하면 살아남는 게 정치다. 탄압 받을수록 우뚝 서는 것이 정치인이다.

박정희 대통령 때 YS(김영삼), DJ(김대중)가 그랬다.

권력으로부터 부당한 압박을 받으면서 두 사람은 민주의 화신이 되었다. 대통령까지 차례로 되었다.

탄압과 박해 속에서 정치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21세기 한국정치가 1970년대로 되돌아가는가?

정당의 공천권은 도대체 누가 주는 것인가?

그 공천을 받으려고 말 한마디 못하는 그 잘난 정치인들이 참 불쌍하다.

막강 정당 정치의 행패를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나라의 미래는 좀먹고 있다.



그렇다면 유승민이라는 새로운 영웅을 만들기 위해 공룡정당이 막장 드라마를 의도적으로 연출했을까?

인간의 머리로는 계산이 잘 안 되는 인공지능시대라 별 생각을 다해본다.

대한민국 정치 어디로 가고 있나?!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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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가 예스24 사회/정치분야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정치/외교분야에서는 주간 베스트 1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올랐습니다. 관심과 호응을 보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드립니다. 채널 예스에도 제 인터뷰가 올라왔습니다.

아래에 URL 링크해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채널 예스 인터뷰 ☞ 바로가기 ☜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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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저 비판 리뷰에 대한 댓글>



안녕하세요. 김형오입니다.
우선 제 책을 꼼꼼히 읽어주신 citybard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대로 읽지도 않고 선입견에 사로잡혀 비평 비판을 하는 분들과는 다르군요. 그래서 이런 댓글을 쓰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현역 시절 저와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몇 차례 인터넷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또 몇년 전까진 특정 이슈를 놓고 밤을 새우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포기했습니다. 시간 낭비에 극심한 체력 소모를 주체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실로 오랜만에 이렇게 답글 형식으로 댓글을 씁니다. 저와 의견을 달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다양성이지요. 그러나 몇 마디는 다른 이들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참고삼아 여기에 남겨두어야겠군요.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우선 저의 "성찰과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에 공감"을 표시해주어 고맙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곳에 대한 비판은 늘 조심스럽고 쉽지 않습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현직 의원들이 눈에 밟히지만 이들이 좀 더 잘하라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이들이 깊이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제 글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둔갑시켰다"거나, 님이 "프랑스나 독일 시위는 이보다 더 격렬하다"고 한 부분은 납득이 안 됩니다. 저는 분명 시위대의 과격 폭력성을 지적했고 '평화 시위'를 약속대로 하지 않은 이유 등을 따졌습니다. 다만 이런 시위 사태에 온 경찰력이 매달려 쩔쩔매는데 진짜 테러리스트들이 와서 장난친다면 어찌 할까 하는 염려를 담았습니다(북한이나 IS 쪽 요원이나 첩자가 침투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요). 정말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가 한국 시위대보다 더 격렬할까요? "경찰의 과잉 진압"이라 하셨지만 서구 각국의 시위 진압 방법이 얼마나 철저한지 모르시나요? 불법과 약속 위반에 대해선 어떤 선진국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법입니다. 불평불만을 행동이나 시위로 표현할 자유와 권리는 민주 국가에선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것을 다 들어주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더구나 폭력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 한국은 그동안 폭력에 너무 관대했습니다. 정권의 정통성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국민적 저항이 (당연히) 있었지만 이제 제도적 민주주의는 이뤄졌습니다. 제도는 완벽할 수 없으니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저처럼 수없이 제도 개혁을 주장하지만 좀처럼 안 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여 이렇게 책으로 낸 것입니다.

제가 지난해 일어난 일 중 가장 분개했던 면세점 허가 취소 건에 대해선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더군요. 제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어차피 대기업들만 입찰했고 롯데 면세점이 몇 군데 탈락했다고 깊이 충격을 받을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했는데 바로 이 점입니다. 우선 '롯데가 몇 군데 탈락'한 게 아니라 시내 면세점은 롯데와 SK가 탈락하고 다른 몇개 업체가 서울 등지에서 허가권을 따냈습니다. 과도한 허가권을 쥐고 기업(재벌)을 옥죄는 정부 행태부터가 후진적이지만 이것을 대기업의 땅따먹기 싸움으로 보는 시각은 더 문제였습니다. 이런 일로  대기업이 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재벌들은 분을 안으로만 삭이고 있겠지요. 그러나 여기에 종사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수천 명이 바로 직장을 잃고 맙니다. 납품 운송 보관 관리 등 수많은 관련 업체에 직격탄이지요. 이들 역시 바로 힘없고 빽없는 중소기업이며 시민이요 서민이 아니겠습니까. 신설되는 곳으로 옮기면 그만이라고요. 이는 한국서 살기 어려우면 일본 가서 살라는 식입니다. 명품 취급하는 시내 면세점은 저 역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 면세점이 한국의 새로운 관광산업이 되고 세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하루아침에 높으신(?) 관료들이 이유도 없이 허가를 취소해버리는 일이 한국 말고 다른 어떤 나라에서 있을 수 있을까요. 이런 사태에 대해 무덤덤한 언론과 여론은 또 어찌된 일입니까? 점점 한국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앞으로가 걱정인데 그나마 잘나가던 것마저 없애버리고 전혀 경험 없는 업체에 허가를 주니 도대체 어찌 하겠다는 건지? 이런 한국 정부의 행태가 못미더워 외국 유명 브랜드들이 신설되는 업체에 입점을 망설인다는데 명품 없는 면세점에 외국 관광객이 들어올까요? 이 엉터리없는 결정에  저를 비롯한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가 또다시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줄이려 합니다만 재벌도 서민도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해야 합니다. 수천 억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사업체를 한순간에 잃고도 항변 한마디 못하는 것을 보며 한국 정부 관료의 엄청난 힘을 느낍니다. 법치주의는 평등 공정 엄격할 때 이루어집니다. 관료의 획일주의, '갑질근성'을 혁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발전도 없습니다.

국정 교과서 강행에 대한 우려는 이미 언급한대로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현행 교과서 편향 문제는 "뉴라이트 주장과 차이가 없다"고 하셨는데 뉴라이트 주장이 뭔지 모르지만 옳은 주장이면 뉴라이트든 뉴레프트든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또 "교학사판 역사 교과서를 단 한 학교도 채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책임을 왜 떠넘기려 하는 걸까"라는 부분은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군요. 아시다시피 교학사판은 극소수의 학교가 채택하려 했지만 반대 시위와 협박으로 결국 모두 포기하지 않았나요? 자기 견해와 다른 의견은 수용하지 않는 것을 넘어 제거하고야 마는 경직되고 획일화된 사고방식과 행동 양태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뜻있는 사학 교수와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를 듣지 못한 걸까"라고 지적하셨는데 충분히 듣고 있고 또 공감하기에 획일화된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다만 그 '뜻있는 분들'은 왜 그 반대 목소리는 듣지 않는 걸까요.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습니다. 현행 역사 교과서가 그렇게 완벽하다면 왜 이렇게 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오죽하면 국정 교과서까지 무리해서 만들겠다고 하는 건가요. 왜 조금도 양보하지 못할까요. 현행 교과서 집필자들과 관련 업체가 자기 순결의 우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거나 아니면 어느 일각의 주장처럼 교과서 발간으로 생기는 엄청난 이권 때문인가요?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쓴소리를 하지만 권력을 쥔 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하셨는데 제가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도 권력이라면 하나의 권력이겠지요. 저는 지금 자유의 숨결을 만끽하는 제 위치를 소중히 가꿔나갈 생각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은혜를 입고 정계를 무탈하게 마친 것만도 명예스러운 일인데 인생의 후반부에 무슨 권력 욕심이 있겠습니까. 다만 "부록에서 우리 삶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혁명가"라고 "낯간지러운 자화자찬"을 했다는 지적은 읽는 순간에도 낯이 화끈거리군요. 제 글이 아니고 어느 교수님의 글인데 이것도 제법 줄인 것입니다. 제가 정치권을 물러나 어떤 삶을 살았느냐는 것을 보여주기에 적합할 것 같아 실었는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따끔한 지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교수님께도 송구한 마음입니다.

"김영삼 김대중을 박 대통령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적지 않다"는 대목에 "어리둥절"했다는데 그렇게 이해했다면 제가 글을 잘못 쓴 탓이겠지요. 두 분을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 한국 민주화를 위한 고난의 투쟁을 선도해온 두 분의 행적을 조금이라도 폄훼할 의도가 없다는 것은 글을 읽으면 더 잘 알 것입니다. <위인은 위기에서 역량을 발휘한다.>는 말이 있듯이 박 정권 시절의 엄혹한 탄압을 뚫고 나온 그분들의 용기를 치하하는 한편 정권의 어리석은 짓으로 더욱 영웅적인 모습이 돋보이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글을 다시 읽으면 오해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 언론에 기고된 글들을 취합하여 논평을 다는 방식"이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빅데이터 인터넷 시대에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데 2년 전이라면 까마득하지요. 문제는 불과 2-3년 전의 일도 우리는 잊어먹고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제발 다시는 그런 모습 보이지 말자는 뜻에서 재작년의 세월호, 작년의 메르스 사태를 값비싼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에서 낸 것입니다.


"중요한 치부의 근원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표피적인 형태로만 전하는 메시지에서  한국 정치가 바뀌지 않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난 책"이라고 한 부분도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마음에 안 들었다면 그것은 저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부족한 저로서는 심혈을 기울였고 밤잠을 줄여가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썼다는 점을 밝힙니다. 또 문제를 다루는데 의도적으로 회피한 부분이 없다는 점, 청와대, 국회, 여야 정치인, 정부, 관료, 노조, 지식인, 시민단체 등 어디든 저는 애정어린 비판을 했습니다. 그분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을 줄 압니다. 그러나 이처럼 다방면으로 솔직 담대하게 접근한 글과 책은  드물지 않을까 합니다.


한마디만 하며 긴 댓글 마치려 합니다. 저는 세상이 좋아지는 것은 보수가 진보가 되는 것도, 진보가 보수로 변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문제점을 알고 부단히 스스로 개혁해 나갈 때 세상이 나아지는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는 절대 가치도 아니며, 상호 모순도 아닙니다. 각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이념 노선 진영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 포용 겸손 노력이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저자 김형오 드림.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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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 대근 2016.03.16 1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 김형오님이 십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연일 격무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가요. ‘격무라 함은 정신적 고통까지를 포함합니다. 사진이나 TV에 비친 김 대표 얼굴이 그런 느낌을 주어 때로 안쓰럽습니다.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인 김 대표를 야당은 경계하고 견제하며 대놓고 반대 비판을 합니다. 또 당 안에서는 신박진박진진박 등 별의별 친박들이 공개적노골적으로 대들고, 청와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으니 어지간히 심기가 불편하겠지요. 힘내세요, 김 대표!


집권 여당의 단독 대표이며 얼굴인 김 대표는 나와는 얽히고설킨 정치적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부산의 명문 중학교 4년 후배이며 국회도 나와 꼭 4년 시차를 두고 부산에서 지역구를 받아 여의도에 진입했지요. YS 대통령 시절의 15대 국회엔 유독 뛰어난 정치 신인이 많았습니다. 부산의 경우엔 김 대표와 함께 정형근권철현정의화 등 역량과 역할이 기대되는 차세대 지도자들이 대거 입성했지요. 그런 김 대표인데 내가 연속 5선을 한 지역구였던 부산 영도의 국회의원이 됐으니 이 얼마나 특별한 인연입니까. 보궐 선거였지만 당당히 등원한 김 대표는 여세를 몰아 새누리당 당권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영도섬의 경사이기도 하지만, 김 대표야말로 영도구민에게 각별히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여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 반열에까지 올랐으니 말입니다.


김 대표도 잘 알다시피 올해부터 3년 연속 전국적 선거가 치러집니다. 3년 동안 나라가 온통 선거판으로 변해 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기만 합니다. 이성과 합리보다는 포퓰리즘흑색선전유언비어인신공격원색비판 같은 감정과 선동, 패거리 정치와 집단 이기가 판을 칠 것 같아서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곤두박질치지 않을까, 나라의 미래가 염려스럽습니다. 집권당 책임자인 김 대표는 또 얼마나 심려가 크겠습니까.


그런데 왜일까요. 안타깝게도 지금 새누리당 지도부는 나라 걱정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선거가 코앞이고 공천이 임박했건만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계파 싸움과 계보 이익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습니다. 공천 룰을 못 정해 한동안 입씨름하더니 이제는 그 위원장을 누구로 하느냐를 놓고 티격태격 싸웁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건가요. 당원들 사기 떨어지는 소리가 안 들리나요. 이래서야 당원들도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분란이 일어날 게 뻔합니다. 야당의 분열로 반사이익, 어부지리를 얻게 됐다고 좋아만 할 때가 아닙니다. 새누리당 내부의 견토지쟁(犬兎之爭)은 안 보이나요. 이렇게나 안일한 모습, 방만한 자세로 과연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야당도 지금은 새 인물 영입에 사활을 걸고 전열 정비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당도 이제는 국민을 상대로 희망의 청사진을 내놓고 인물에 있어서도 비교우위론으로 대응할 때입니다.


국민은 관심조차 없는 일로, 아니 오히려 짜증나게 하는 밥그릇 싸움으로 탕진해 버린다면 국정을 책임진 정당으로서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입니다. 덩치만 컸지 일은 뒷전인 여당보다 힘은 약해도 뭔가 해보려는 야당을 지지하고 선택하는 국민들이 점차 늘어갈 것입니다.


야당의 승리를 막아야겠다는 심정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정치가 정도(正道)를 밟아나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입니다. 또 유리한 싸움을 이기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할 패배감과 정치적 후유증,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우려해서이기도 합니다.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묘한 관계임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요. 원만치 못한 두 분 관계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많은 국민이 걱정하는 문제입니다. 국민을(설사 모든 국민은 아니더라도) 그런 일로 마음 쓰게 해서는 안 되겠지요.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잘 만나지도 않고, 대화 채널도 없고, 진지한 의견 교환도 못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김 대표 측근 일각에선 선거만 끝나 봐라. 그 뒤론 달라질 거다라고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생각입니다. 힘의 역전 내지는 세력 균형을 노리는 전략일지 모르나 신뢰 관계가 없는 상태에선 세력 변화가 온다 해도 정국은 계속 꼬일 것입니다. 정치는 후퇴하고 국민은 불안해 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집권당이 정권을 빼앗긴 예는 김 대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요.


그럼 해결책은 뭘까요. 김 대표는 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야전 경험이 풍부하니까요. 보통은 두 가지 방법론을 말하더군요. 중국 한나라 장수 한신처럼 가랑이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수모를 참고 견디거나, 아니면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노라며 떨쳐 일어나거나,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주로 전자의 입장에 섰던 적이 많지 않았나요. 대표직을 수행한 지 1년 반이 더 지났건만 김 대표의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굳어진다면 곤란합니다. 지금은 흥선 대원군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기록되고 노출되는 인터넷 시대에 앞뒤 모순적인 언행은 용납되기 힘듭니다. 하기야 시대를 잘못 읽어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인들이 아직도 곳곳에서 행세를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김 대표, 그렇다고 대통령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울 수도 없습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박근혜 대표는 그 점에서 예외였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시대에는 그렇게 해선 승산이 없다는 걸 김 대표가 누구보다도 잘 알 것입니다. 그래서 부연 설명은 생략하렵니다. 다만 무슨 거사일이라도 잡듯이 총선만 지나 봐라고 얘기하는 일부 측근들은 빨리 미망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거듭 단언하건대 그 방법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자칫 소도 닭도 다 잃거나 놓치기 십상입니다.

3의 길을 말하기 전에 잠시 당내 분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여기에 해답으로 가는 길이 있으니까요. 정치 현장을 떠난 사람으로서 의원들 중 친박과 비박, 친청와대와 친김무성 비율이 얼마인지는 모릅니다. 나뉘고 갈린 건 확실하겠지만, 한때의 야당처럼 서로 다른 계파끼리는 말도 안 섞고 밥도 같이 안 먹는 정도인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최고회의 구성원만큼은 친박이 더 많더군요. 대표의 권위가 점점 깎여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당연히 울화가 치밀겠지요. 김 대표가 내뱉는 말에서 이따금씩 채 녹지 않은 울분의 앙금이 느껴지곤 합니다. 최근의 권력자발언 같은 거지요.


이른바 치고 빠지기인가요. 하지만 그런 식의 전략은 확실한 성공도 담보하지 못하면서 이미지만 손상시켰습니다. 당 안팎의 공격에 점점 더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군이 될 수 없거나 되기 힘든 곳에서 우군을 찾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힘만 들고 성과는 안 보일 수밖에요. 우군이 있는 곳, 우군으로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뛰쳐나가야 합니다. 그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국민입니다. 싱거운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김 대표, 바라건대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하십시오! 이날 이때까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해왔다고 말한다면 이 글은 더 볼 것도 없습니다. 더 쓸 의미도 가치도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마저 읽어 주기 바랍니다.


지난 2년 동안 김 대표는 국민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었나요. 정치인 김무성은 어떤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했나요. 다른 면은 몰라도 김 대표는 이 점에서 부족했고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지금이 마지막 찬스입니다. 국민을 위해 가슴에서 우러나온 메시지를 던지고,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정치를 펼치십시오.


당내 상황이 어지럽고 시끄럽습니다. 분란과 잡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지금 김 대표는 격한 분쟁의 소용돌이, 그 한복판에 포진해 있습니다. 빨리 탈출하지 않으면 김 대표도 당도 이 나라 정치도 모두 표류하고 말 것입니다. 표류의 끝은 난파고 침몰입니다. 지금 김 대표는 당대표가 아니라 계파의 보스처럼 비쳐지고 있습니다. 투사적 결기로 스스로 그 길을 택했는지 상대방 전략에 말려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럴수록 계속 당내 분란의 늪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현안에 일희일비하는 보통 정치인 김무성이라면 더 이상은 꿈도 접고 기대도 미련도 버려야겠지요. 몸짓은 커도 무게는 가벼운 사람이 되고 말 테니까요.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구성 같은 문제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 바랍니다. 최고위에 전권을 위임하고 대표는 모두를 싸안아 이끌고 가야 합니다. 시각을 넓히십시오. 정당 개혁과 국회 개혁 모두 한시가 급합니다. 김 대표가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잘못된 것은 단호히 시정을 요구하면 여론도 김 대표 손을 들어 줄 것입니다.


큰 전략은 말했으니 세부 전략 한두 가지 말하고 그치겠습니다. 나이 탓인지 이제 긴 글은 힘에 부칩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역설하곤 합니다. 두 차례나 밀실 공천에서 희생돼서인지 전략 공천에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그러나 정작 김 대표가 성토해야 할 것은 전략 공천이란 이름 아래 자행되는 비민주적 밀실 공천입니다. 새로운 정치 인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객관적 방식으로 등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 선거의 요체입니다. 이번 상향식 공천을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보는 김 대표의 생각은 극단적입니다. “19대 국회가 최악이다란 말은 김 대표도 한 적이 있지요? 그런 최악의 국회를 무대로 활동한 국회의원들이 지금 이 제도에서라면 요식 절차만 거친 채 대부분 그대로 공천을 받아 국회로 재진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향식도 어떤 상향식이냐가 중요합니다. 지금 방식은 현역 국회의원에게 훨씬 더 유리합니다. 신참에게 가산점을 주고 당원 비율을 약간 줄였다고는 하지만 신인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문제 없는 제도가 어디 있으랴마는, 지금 같은 방식을 과찬하는 태도야말로 문제라는 점만은 꼭 지적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또 맹목적인 물갈이 주장에 반대합니다. 동감입니다. 기존 국회의원 중에도 악화(惡貨)와 양화(良貨)가 있듯이, 새내기라 해서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 인재는 아닌 까닭입니다. 선거 때마다 50%가 넘는 국회의원이 교체되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발전한 나라에서는 좀처럼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엉성한 제도 아래서는 한 번 국회의원은 영원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유념해 끊임없는 제도 개혁을 해나가야 합니다.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할 때 살맛나는 정치가 탄생합니다. 이른바 험지 출마론도 그런 거지요. 안대희오세훈씨를 험지로 보내려다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때 김 대표가 왜 호랑이굴 출마 1를 자청하지 않았는지, 평소 김 대표 성격에 비추어 의아했고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국회의원 한 번 더하고 그만둘 사람인지 대권을 염두에 둔 사람인지 진짜 헷갈렸습니다. 찬 바다에 가장 먼저 몸을 던져 수천 무리의 생명을 이끄는 퍼스트 펭귄의 자세가 지금 우리 정당 지도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무리를 이끌려면 뒤에서 호령하기보다 찬 바다에 먼저 뛰어드는 용기가 바로 이 시대의 리더십입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정치 신예를 훌륭한 인재라며 높이 추켜세웠습니다. 공치사가 아니더군요. 구체적인 성장 과정과 사람 됨됨이까지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해 진정성이 읽혀졌습니다. 인재는 키워야 인재입니다. 정당이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현행대로라면 누가 봐도 뻔한 경선 결과입니다. 아까운 희생양으로 소비되고 마는 거지요. 당대표인 자신의 지역구에서조차 인재를 들러리로 세운다면 어디서 무슨 인재를 키우겠습니까.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권에서 립 서비스가 심해졌습니다. 포용개방자기희생도 말로만 하는 것이 돼 버렸습니다. 희생과 헌신을 실천한 정치인은 잠깐의 찬사 뒤에 영원히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일까요. 기득권에 집착하고 진영 논리에 빠져 있으면 생명력이 유지되다 보니 점점 더 정치가 답답해지고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큰 정치인, 담대한 지도자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라가 위기일수록 포용과 개방과 자기희생의 정치인이 그리워집니다. 김 대표가 당 안팎의 좁쌀 논쟁, 조무래기 정치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멋지게 그릴 때 우리 정치는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도 잘 아는 사례를 하나 들면서 글을 마치려 합니다. 198813대 총선 때입니다. 그 몇 달 전 대통령 선거에서 민정당 노태우 당선자에 이어 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2, 평민당 김대중 후보가 3위를 했습니다. 야당 분열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이었는데, 3위를 한 김대중 후보 쪽으로 귀책사유가 좀 더 많이 기울었지요. 그 분위기로 치러진 4월 총선에서 3당은 다시 격돌합니다. 김영삼 총재는 자기 지역구인 부산 서구에 출마했고, 김대중 총재는 배수진을 치듯 전국구 거의 끝 번호를 달았습니다. 두 사람은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전국을 누볐지만 지역구에서 쉬운 선거로 당선이 보장된 후보와 지역구가 없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는 어땠나요. 평민당이 제2당으로 국회에 진출했습니다. 자기를 던지고 버리고 죽일 때 진정한 승리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3김 시대이후 전국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또 실제로 득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물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를 희생하며 감동을 주는 정치인이 나타난다면 어느 정도는 격전지에서 득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거 환경과 정치 풍토는 매우 가변적이어서 어느 시대 특정 인물의 경우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희생을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이 뜨거운 박수갈채로 화답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정치 진리입니다.

김무성 대표, 힘내세요. 좋은 지도자가 되어 큰일하기를 바라며 정치 퇴역한 선배로서 응원을 보냅니다.

-20161월 마지막 날 첫 새벽에 김형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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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주전자를 기울이며 2016.01.31 1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도의 퇴역 선배 정치인이 영도의 후배 실세 정치인에게 날린 애정과 충정과 격정과 빈정이 어우러진 장편 정치 서신. 언중유골이 읽힙니다.

  2. BlogIcon 놋그릇을 세우며 2016.01.31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대는 무대뽀 정신을 가져라. 지금 무대에서 내려와 정글로 가라는 얘기 같군요. 무대의 답신이 궁금해집니다.

  3. BlogIcon why 2016.01.31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째서? 뭣땀시? 와이카는데?

  4. BlogIcon 범구리 2016.02.01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사이익? 태양이 방향만 바꿔 봐라.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된다. 태양은 국민을 말함이니라.

  5. BlogIcon 김치맨 2016.02.02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님의 글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우리가 세상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아도
    그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들이 부족해
    뒷전에서만 궁실대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데!
    김형오님의 용기와 소신 발언에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캐나다 토론토 외국인 김치맨

많은 분들의 성원과 사랑 덕분에 졸저 술탄과 황제는 출간 2년이 지난 지금,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선 1주일에 서너 편씩 독후감이 검색됩니다. 네이버 책 코너엔 55건의 네티즌 리뷰가 실렸고, 온라인 서점에도 수많은 독자 서평이 달려 있습니다. 어제(113)만 해도 두 편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Forbes Korea’ 신년호에 ‘CEO가 추천한 2014년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소개됐고(인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추천), 네이버 독서 모임에선 ‘2014년에 읽은 최고의 책 한 권’(형석님 추천)으로 뽑았습니다. 어제 날짜 글 두 편 링크합니다.




▶ 술탄과 황제 -김형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조명했다. 나흘 간의 전쟁 기록, 황제의 가상 일기장, 술탄의 비망록, 현대 시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추적하는 작가의 이야기로 구성한 책.



"비잔틴제국의 멸망,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육상 루트의 붕괴,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달, 이를 기반으로 한 서양 해양강국들의 성장, 식민지 개발로 영토 확장 등 콘스탄티노플 함락에서 이어지는 역사적 연결고리를 유추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인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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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석 : 김형오 <술탄과 황제>

술탄과 황제

작가
김형오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12.11.21

리뷰보기

1453년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오스만 제국 술탄 메흐메트 2세와 비잔틴 제국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일기 형식을 빌어 그려낸 책. 비전공자인 은퇴 정치인 김형오씨가 지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호평받은 책.

여름에 터키 여행을 갔다왔는데 책에 나오는 수많은 역사적인 장면들이 눈앞에 직접 펼져지는게 굉장히 감명깊었다.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아야소피아에 갔었다. Omphalion 이라는 장소가 있었는데 "Place of the coronation ceremony of the Eastern Roman Emperors" 이라는 설명을 보고 여러 역사책에 묘사되던, 기울어져가는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황제의 즉위식 장면이 그려졌다던가. 갈라타 타워와 골든혼을 보며 갈라타 언덕을 넘어 내려오는 오스만 제국 함대를 보고 기겁했을 비잔틴 제국군의 모습이라던가...

다음 여행지는 이탈리아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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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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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키부키 2015.01.15 08: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탄과 황제>는 내게도 "내 인생의 책"입니다.
    100년이 지나도 서가에서 사랑받기를 기원합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번역 진출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