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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이데일리]


김형오 “靑·與·野, 5월말 개헌안 합의 후 9월1일 표결하자”



“정기국회 첫날 여야 표결 후 국민투표 부치면 윈윈” 

“대통령제 하려면 부통령 두고, 총리 두려면 국정통할권 확실히”

文대통령에 “헌법 발의권, 유신헌법 소산…이제 그만하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내용 및 개헌안 투표 시기를 둘러싼 정국 갈등에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고 9월 정기국회 첫날에 국회에서 표결하자”고 해법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주최로 열린 ‘대통령 개헌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먼저 “개헌을 해야 하는 이유는 명명백백하게 대통령의 권한 줄이기를 위해서”라며 “현재는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가면 식물 대통령으로 형편 없이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 감방에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헌법은 형식만 삼권 분립이지, 대통령의 일권이라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선출방식 논란이 벌어진 국무총리를 두고는 “세계의 총리를 보면 분권형 내각제의 실세 총리 아니면 미국 외에 대통령제 취하는 나라의 껍데기 총리 이렇게 두 분류”라며 “국회 답변용 총리가 아니라 국정통할 기능을 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헌법 어디에도 청와대 비서실이 없는데, 총리와 국무위원이 청와대 비서실의 지시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국정운영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유능한 총리, 각료가 임명돼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두고는 “대통령제는 선하고 다른 제도는 악하다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통령제가 잘되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고, 의원내각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잘되는 나라는 수없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의 헌법 발의권은 그렇게도 증오하고 싫어한 유신헌법의 소산”이라며 “좋은 헌법을 만든다면서 나쁜 조항을 쓰려면, 압박용으로 끝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개헌을 안 하려면 계속하되 개헌을 정말 원한다면 이제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은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들의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을 만들고 정기국회 첫날에 표결한 뒤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 하도록 합의하자”며 “그러면 청와대와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대승적 차원에서 윈윈하고 제대로 된 개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안에 담길 내용으로는 “감사원 같은 독립된 헌법기관에 대통령이 인사 개입을 할 수 없게 하고 검찰과 경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 등에도 대통령이 인사 개입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통령제를 하려면 부통령을 도입하든지, 총리를 두려면 국정통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국정운영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고 국회의 책임성과 윤리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의장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으며, 지난해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2018-03-27 이데일리] 기사 원문 바로가기 클릭




[2018-03-28 동아일보]



“靑與野 개헌안 한발씩 양보, 5월까지 합의해 9월 투표를”




원로-학계 ‘대통령 개헌안’ 토론회 


“5월 말까지 여야와 청와대가 개헌안을 모두 합의합시다. 9월 정기국회 첫날 표결하고, 9월 중에 국민투표에 들어갑시다. 여야와 청와대가 각각 한 발씩 양보해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헌법,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봅시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 직후 “지금으로부터 한 달 내로 국회가 단일안을 만들어내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개헌) 시기는 조절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전·현직 국회의장이 모두 대통령 개헌안을 대체할 국회 개헌안 마련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오전 10시부터 이어진 이 토론회에서 대응 방향을 놓고 종합 토론을 하기 시작한 오후 3시경 토론회에 나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던 2008년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상기시키면서 그는 “10년 동안 허송세월했다. 4분의 3 가까운 국회의원들이 개헌하자고 했는데, 지도자 몇 사람이 털면 됐을걸…”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줄여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 중 처음으로 웃으며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갑자기 몸이 아파서 불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성향 이홍훈 전 대법관은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먼저 개헌안을 국회에 발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합의한 안을 의결해야 한다. 상당히 국회 책임이 무거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법관은 대통령 개헌안에 기본권 보장에 있어서 충분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5·18민주화운동 등을 전문에 추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헌법 전문은 많이 수정하지 않는 것이 선례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추가해야 하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서 헌법 전문에 맞게 표현을 가다듬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법원장 권한과 관련해 이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서 현재 헌법을 조금 더 가다듬어 (대법원장)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좋은데, 다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쉽지 않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전문가 토론에서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놓고 찬반 의견이 오갔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오히려 의회를 통해 정부를 한 정파나 총리가 독점할 수 있는 제도로, 대통령제야말로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분권과 협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독점적 권한을 총리와 나눠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무총리 임명과 추천, 선출 과정을 놓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제를 하려면 부통령을 도입하든지, 총리를 두려면 국정통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대통령 권한은 무엇이고 총리 권한은 무엇인지 구별해야 한다. 국회에 총리선출권이나 추천권을 주지 않고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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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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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5 중앙 선데이]


분권형 대통령제 죄악시하고 여론몰이하는 건 문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3일 ’개헌은 대통령 권한 분산이 핵심으로, 이를 위해서는 국민과 국회가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의 조정과 축소”라며 “이를 위해서는 권력 분산의 대상인 청와대가 주체가 돼서는 안 되고 국민과 국회가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개헌안 발표에 대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형오 전 의장이 보는 ‘개헌의 정석’

국회 윤리규정 미국 450쪽, 한국 2쪽

자기희생 조치로 신뢰 회복해야

총리 추천 주장도 정당성 얻을 것


핵심은 대통령 권한 분산인데

청와대가 주도하면 개헌 불가능

26일 발의하지 말고 국회에 맡겨야


김 전 의장은 국회 총리 추천·선출제 논란에 대해서도 “국회의 권한이 커지는 데 대해 국민적 시선이 따가운 만큼 신뢰 회복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과 윤리성 강화 조치를 함께 행동에 옮겨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2008년 국회의장 취임 일성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국회 내 개헌 논의를 주도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개헌 전도사’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왜 지금 개헌이 필요한가.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이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대통령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축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수다. 대통령제는 삼권분립이 기본 원칙인데 한국의 대통령제는 이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집행할 법을 대통령이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고 사법부 수장도 직접 임명하고 있지 않나.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도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다 보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에게 충성을 다해야 할 기관이 대통령의 눈치만 봐서는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청와대 개헌안 발의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공약은 지켜야 하는데 정치권은 요지부동이니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겠느냐고 선의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어떻게 분산하느냐가 개헌의 핵심인데 이를 당사자인 대통령이 주도해 바꾸겠다면 누가 그걸 믿겠는가. 이미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국회를 압박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청와대의 역할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개헌안을 국회에 발의하면 모든 게 헝클어진다. 자유한국당의 결사 반대로 부결될 게 뻔한 상황에서 자칫 개헌 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그러면서 “개헌은 발의가 아니라 통과가 목적이 돼야 한다. 이번엔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청와대도 진정 개헌하고 싶다면 26일 개헌안을 발의하지 말고 국회에 맡겨야 한다. 국민과 국회가 개헌을 주도하는 게 현실적으로 최선이자 유일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권력구조 개편도 주요 쟁점이다.


“우리 정치 구조상 대통령 4년 연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든 뭘 채택해도 세 제도의 요소가 두루 포함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대통령에게 쏠린 권력을 어떻게 분권화할지 최대한 꼼꼼히 챙겨 이를 명문화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고민 없이 형식만 갖고 다투니 국민이 공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다. 청와대가 분권형 대통령제는 잘못된 제도인 양 죄악시하고 대통령제는 마냥 선한 것처럼 여론몰이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 외에는 대통령제를 제대로 운용하는 나라가 드문 반면 내각제나 분권형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나라는 수십 개국에 달하는 게 엄연한 현실 아닌가.”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떼어내 국회에 주는 데 대한 국민적 반감도 만만찮다.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국회의 책임성과 윤리성이 함께 강화되는 게 중요하다.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가 대표적이다. 우리 국회 윤리규정은 2쪽에 15개 항뿐이다. 반면에 미국 하원의 윤리 매뉴얼은 450쪽에 달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지 않나. 이런 것부터 제대로 챙기는 게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윤리위원도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국회 추천권도 없애야 한다. 또 윤리위 결정사항은 지체 없이 표결에 부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 국회가 먼저 실질적 조치를 내놓으며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야 총리 추천·선출 주장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다.”

  

김 전 의장은 개헌의 또 다른 당위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언급했다. “5년 단임제를 하다 보니 잃어버린 게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중장기 비전이다. 전 정권에서 두각을 나타낸 관료들이 대통령이 바뀌면 어느새 한직으로 밀려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과학기술 등 긴 호흡이 필요한 정책도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단절되기 십상이었다. 정권교체 비용을 이처럼 많이 지불하면 선진국은 언감생심이다.” 

  

청와대는 그러니까 4년 연임제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분산에 대한 확고한 제도적 장치 없이 4년 연임제로 가면 8년 단임제만 될 뿐이다.”

  

개헌과 관련해 정치권에 조언한다면.


“자유한국당도 제1 야당의 역할을 전혀 못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주도적으로 나서도 부족한데 너무 소극적이었다. 이제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게 당에도 이로울 거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통령 인기에 편승해 지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야당과 설전만 벌일 줄 알았지 야당을 설득해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당으로서 국정 주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걸 뼈저리게 반성할 때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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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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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매일경제]



"헌법 경제민주화 개념에 경제주체들 자율성 조항 넣어야"

            김형오 前국회의장 인터뷰




◆ 소득 10만달러시대 개헌 ③ ◆ 


 "각 경제 주체들이 민주적·자율적·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계획경제의 다른 말인 '통제경제', 즉 국가의 과도한 개입에 의해 국가가 경제 주체들의 권한과 이익을 강제로 배분하고 간섭한다는 것으로 경제민주화가 해석되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개헌안에 경제민주화 강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 제125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 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 간의 상생과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있다.

현행 헌법상 경제민주화 조항에 '상생'을 추가하면서 국가가 대기업·고소득층보다는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도록 의무를 강화했다. 김 전 의장은 이러한 경제민주화 강화 내용이 자유시장경제 주체들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는 "경제 주체들의 책임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특정 세력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이 낸 개헌안을 평가한다면.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줄이기 위한 개헌인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왜 개헌을 하는 것이냐에 대해 전혀 파악을 하지 못했다. 지방자치 강화·토지공개념을 강화하면서 개헌의 핵심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식으로 됐다. 지금 시급한 것은 헌정사에서 엄청난 갈등을 유발하고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복하는 일이다. 


―대통령 개헌안에 4년 연임제가 포함돼 있다. 


▷4년 연임제는 형식적인 논리고, 편법에 불과하다. 기존 5년 단임제가 8년 단임제로 바뀌는 것 정도다. 핵심은 4년 연임제냐, 4년 중임제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이 무소불위로 행사되는 현행 체제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고 국가 안보를 지켜야 하는 자리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행사할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 경찰·검찰·국세청·국가정보원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을 대통령의 권한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중립적·객관적인 국가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헌법 체제로 가야 한다. 


―책임총리제를 염두에 두는 것인가. 


▷책임총리제, 이원집정부제 역시 지엽적인 문제다. 이 정부는 대통령제가 가장 나은 것처럼 강조하는데, 사실 대통령제에는 국무총리가 없다. '대통령제는 좋고 분권형은 나쁘다'는 식으로 청와대가 재단하는데 이는 참 희한한 일이다. 대통령제를 매번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국무총리는 막강한 대통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이낙연 국무총리라는 유능하고 좋은 사람을 뽑았지만 정부에서 총리가 보이는가. 전부 청와대가 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헌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개헌도 이대로 가면 국무총리는 청와대 눈치만 보다가 책임만 지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책임총리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늘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 각 부처가 장관들 책임하에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본질이다. 


―대통령 개헌안에서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 민주주의에 대한 자세는 절대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기반을 위협하거나 뒤흔들 소지가 있는 조항을 집어넣는 것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으로 성공했는데 성공한 제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경제 주체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창의도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개헌안에는 '국가의 주도와 간섭'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19세기적 헌법으로, 나라가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전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에 멈춰야 한다. 세금을 풀어서 실업자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비슷한 발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를 떠올려보면 미래도 책임지지 못했고, 창조도 하지 못했다. '국가 주도'라는 발상을 버리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은커녕 2차 산업에 머무르는 수준이 된다. 



                                                                                          [홍성용 기자]



[2018-03-27 매일경제] 인터뷰 기사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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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조선일보]



  "시장경제를 계획경제로… 대한민국 시계 거꾸로 돌려"




[개헌 자문위 보고서]

개헌 자문위 공동위원장 인터뷰

"약자 보호 시대적 요구는 알지만 과도하면 헌법 기본정신 놓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형오〈사진〉 전 국회의장은 1일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지만 여야(與野)의 거듭되는 정쟁과 그 과정에서 나온 편향적 개헌안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며 "이제라도 헌법 개정안은 대한민국의 중·장기적 비전을 담아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개정안이 시계열을 거꾸로 돌리는 국가 사회주의적 방향으로 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에 대한 저항으로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는 것은 안다"며 "하지만 이것을 과도하게 반영해 헌법에 담아야 할 기본 정신을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자유주의적 시장 경제와 창의·자율을 강조하는 대신 여러 조항에서 국가를 통한 시장의 규제를 과하게 강조했다"며 "시장 경제 우선 원칙이 없어지고 계획 경제로 나아가는 것은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는 격"이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 단임제의 폐단이 곪아 전 정권의 정책은 무조건 지워져 버리는 단절 사회가 됐다"며 "개헌안에는 대통령 단임제로 잃어버린 국가의 중·장기적 비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와 6·25 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분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땀을 쏟았던 어르신,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희생·헌신했던 사람들의 정신을 균형을 담아 맞춰내는 것이 헌법의 정신"이라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강자와 약자로 나누어 편 가르는 개헌은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무조건 개헌을 하지 않으려는 야당과 개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여당 모두 문제"라며 "개헌안을 이제라도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2018-01-02 조선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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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한국경제



[2018 제헌 70년]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회주의 요소 강화하는 개헌은 국민이 절대 용납 안할 것"



경제민주화는 119조 2항만으로도 충분
현행 헌법은 30년간 그대로인 낡은 헌법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 제도 문제라는 방증


“이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당리당략으로 접근하고 겉으로만 개헌을 외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이번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한 개헌에 나서야 한다. 지금 헌법은 만 30년 이상 단 한 줄도 고쳐지지 않은 낡은 헌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임 때 국회 헌법연구 자문위원회를 1년간 운영하고 2009년 8월 개헌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정도로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개헌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제 헌법 하에서 6명의 전직 대통령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은 제도는 고치지 않고 법 운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방증”이라며 “이제는 권력구조 측면에서도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 방향과 관련해 “사유재산권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경제 원칙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성찰은 필요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논의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내년은 제헌 70주년입니다.


“그동안 우리 헌법만큼 우여곡절을 거친 헌법도 드물 것입니다. 우리 헌정사는 피로 얼룩진 때도 많았습니다. 국민보다 권력에 의한 개헌이었고, 그러다 보니 권력구조 변경이 개헌의 ‘시종’이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헌법은 만 30년 이상 단 한 줄도 고쳐지지 않은 최장수 헌법입니다. 1948년부터 1987년까지 39년간 아홉 번 바뀌었으니까 (그 전까지는) 헌법 수명이 4.5년 정도였죠.”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활발합니다.


“87년 헌법 체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해 6명의 대통령이 모두 비극적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국가의 불행이기도 합니다. 당선 때는 모두 좋은 대통령,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감방에 가거나 자식이나 형제가 가거나, 아니면 바위에서 뛰어내리거나…. 모두 실패했다는 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는 방증입니다. 지금 헌법상 대통령제의 한계입니다.”


▷권력구조 개편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제왕적’이라고 일컫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분산시키고,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합리적·제도적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게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각 영역에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부과하는 개헌이 돼야 합니다. 권한은 조정하고 책임을 갖게 하는 것이 개헌의 방향이어야 합니다.”


▷대통령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뜻입니까.


“현행 헌법 하에서 3권 분립이 안 되고 있습니다. 첫째 입법부는 법을 만드는 곳인데 입법부와 행정부가 지금 입법권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행정부가 자기 쓸 돈을 자기가 편성해서 ‘국회는 심의만 하라’는 식입니다. 세 번째로 공무원에 대한 감독권을 정부가 행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법부 수장인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등의 임명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습니다. 3권 분립은 형식적입니다.”



▷개선해야 할 제왕적 대통령제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국민이 피부로 공권력이라고 느끼는 경찰, 검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관을 대통령의 권한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인 국가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헌법 체제로 가야 합니다. 일부는 어쩔 수 없이 국회로 갈 수밖에 없지만 많은 권한을 독립된 행정기관에 둬야 합니다. 국세청장 경찰청장 검찰총장 등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해서는 안 되고 임기를 보장해야 합니다. 권력을 위해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충성하는 기관이 되도록 헌법에 보장해야 합니다. 그게 ‘21세기 개헌’의 핵심입니다.”


▷국회 개헌특위에선 ‘경제민주화 조항 강화’ ‘토지 공개념’ 등을 넣을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나는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재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더 구체적인 것은 관련 법령으로 하면 됩니다. 헌법은 규범법입니다. 책임성 윤리규정만 얘기하면 됩니다.”


▷개헌 논의를 보면 사회주의적 요소가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 민주주의에 대한 투철한 자세, 이것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고 봅니다. 바뀌어서도 안 되고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기반을 위협하거나 뒤흔들 수 있는 조항을 이참에 집어넣자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 경제로 성공했는데 사회주의로 가서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그건 성공한 제도를 놔두고 실패한 제도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도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했는데 거꾸로 가겠다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죠.”


▷개헌 논의가 매번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역대 대통령과 정당은 선거 때마다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만 되면 입을 싹 닫았죠. 집권 초반에는 국정 운영에 바쁘다고 핑계를 대고, 후반기에 개헌하자고 나서면 야당이 ‘정치공작이다’ ‘물타기다’ 이런 식으로 뒤엎어버렸습니다. 개헌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고 정략적으로 개헌을 안 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역대 정당과 대통령은 다 공통의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이번은 잘 될 수 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이나 공식적으로 개헌을 말한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개헌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개헌의 암초는 대통령이었고 두 번째가 여당, 세 번째가 야당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동시 투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하면 손해다, 정권심판이 빛을 못 본다는 정략적인 계산 때문입니다. 제발 야당이 꿈을 깼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은 다 압니다. 여당도 이걸(야당 반대로 개헌을 못 했다는 걸) 선전하고 나설 겁니다. 개헌만큼은 당리당략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개헌과 연계해 선거구 개편도 뜨거운 이슈입니다.


“선거구제도 개편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도시 집중화가 이뤄진 나라가 없습니다. 소선거구제를 하다 보니 서울, 부산만 보더라도 ‘내셔널어셈블리’, 즉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데 ‘동’회의원을 뽑습니다. 이렇게 좁은 선거구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은 (세계에서) 드뭅니다. 동회의원으론 국회 일이 안 됩니다. 그래서 비례대표를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저는 반대합니다. 비례대표의 역할과 기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47년 경남 고성 출생
△경남고,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1986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1990년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제14·15·16·17·18대 국회의원
△2008년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
△2013년 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


서정환/박종필 기자 ceoseo@hankyung.com



[2017-12-27 한국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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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9호 2017년 04월 (2017-04-17)




웃으며 떠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김형오(외교67-71)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으로 한 시대가 저물었다. 촛불은 아래로부터 타올랐고 태극기는 바람을 가르려 했지만 불길을 막지 못했다. 공익과 공공성, 그리고 법에 의한 지배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임을 일깨웠다.


기존 제도에 대한 뼈아픈 성찰, 타성에 젖은 관행과의 과감한 작별, 국민 공감의 새 정치를 시대가 요구한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제대로 검증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민심과 여론은 대체로 가늠된다. 진용은 짜여졌고 윤곽도 드러났다. 정책이나 이슈보다는 이미지 대결, 조직과 세력 대결로 부딪치다 립 서비스로 끝나고 말 선거다. 이번에도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가 아니라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듯하다. 준비 안 된 대통령에게 맡길 만큼 여유롭지도, 한가하지도 않은 나라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또 간절한 소망은 이번에 당선될 대통령만큼은 마지막 날 청와대를 떠날 때, 제발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직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대통령이 너나없이 불행하게 떠났다. 쫓겨나거나, 시해 또는 자살로 생을 마치거나, 본인 아니면 자식·형제가 감옥에 가야 했다. 퇴임 후엔 어떤 공적 활동도 없다. 청와대가 한국 현대사, 그 비극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다음 대통령은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기보다 불운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앞길이 어둡고 험난하다.


우선 전임자 문제로 여진이 심상찮다. 임기 내내 촛불과 태극기가 충돌하고, 각양각색 시위와 요구가 분출할지도 모른다. 경제 사정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고, 안보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자국 중심의 실리주의와 패권 논리가 한반도를 압박하고 한국의 위상을 위축시킨다. 리더십은 실종되고, 정치권은 진영 논리와 기득권에 매몰돼 있다. 포용과 통합은커녕 갈등·분열·대립 구도가 깊어져만 간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다. 협조보다는 비협조가, 양보나 타협보다는 선명성과 원칙론이 지배하기 십상이다. 그것이 차기 지방 선거(2018년 6월)와 국회의원 선거(2020년 4월)에서 이기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민주적 정당 운영과 책임 못 질 ‘표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자성보다는 비난, 자책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는 버릇도 여전할 것이다. 다음 3년이 대략 그렇게 흘러갈 듯싶다. 그러니 다음 대통령도 밝게 손 흔들며 청와대를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대통령의 웃는 얼굴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명운이 그의 운명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청와대를 웃으며 나올까?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날 수는 없는 걸까?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적는다.


대통령 임기는 짧다(어쩌면 이번엔 3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첫 1년은 전 정부에서 만든 예산을 조정하고 새 진용 짜느라 소진하고, 후반 1~2년은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진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3년이다. 도중에 세월호나 메르스 같은 악재를 만나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임기가 끝나고 만다. 그러니 첫째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매년 국정 목표와 우선순위를 바꾼 박 대통령의 과욕과 무능이 스스로를 구속 사태로까지 몰고 오지 않았는가. 헌법상 한국 대통령은 권한이 막강하다. 개헌을 통해 권한을 줄이겠다는 당초 약속은 지키지 않고, 오히려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다 망신살이 뻗친 것이 한국 대통령의 역사다. 임기 3년차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수족이라 믿었던 검찰이 등을 돌리고, 끽소리 못하던 공무원은 딴생각을 한다. 측근 비리가 새어나오는 것도 이때다. 언론은 대통령 약점 캐기에 바쁘고, ‘민의의 전당’은 민의도 국정도 표류시킨 채 ‘차기 후보 옹립을 위한 각축장’으로 전락한다. 기회를 엿보던 사람들이 때를 놓칠세라 ‘정의의 사도’인 양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대통령에게 시비를 건다. 성공하면 ‘왕관’이요, 실패해도 ‘투사’로 남는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러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추락은 국가 공신력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새 대통령은 이번에야말로 개헌을 통해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라! 그래야 대통령도 살고, 국민도 나라도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부지런해야 한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토론과 회의, 독서와 숙고, 확인과 경청, 타협과 설득에 바쳐라! 고독한 결단과 무한 책임은 무덤까지 따라간다. 상대방과 반대파의 주장을 경청할 때 설득의 여지가 생기는 법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실패한 이유는 자기 논리, 나만의 동굴에 갇혀 편한 사람, ‘예스맨’만 만났기 때문이다. 청와대라는 ‘교만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대통령이 게으르면 나라 전체가 태만해진다.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나는 대통령이 되란 의미는 자기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란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당선을 위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던가. 그 정신, 그 자세로 임해야 지지율을 지킬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내 진영, 내 지지자 중심의 정책과 인사를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내 편의 양보를 받아내는 지혜와 용기를 먼저 발휘해야 상대방, 반대파가 비로소 마음을 움직인다. 끈질긴 대화와 설득은 대통령의 필수 조건이다. 그리하여 내가 아닌 남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해줄 때 그는 진정 청와대를 웃으며 떠나게 될 것이다.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를 매순간 생각하며 행동하라! 그러면 길은 쉽게, 또렷이 보일 것이다. ♤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신문> 동문칼럼 원문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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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국정치학회와 한국경제학회 공동 주관으로 시국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 의미있는 토론의 장을 열었습니다. 저는 기념사를 하게 되었고, 관련 기사들이 여러 군데 실렸는데 이중 몇 가지 기사들만 모아봤습니다. 



[2017-03-23 한국경제]



"대선주자, 실천 가능한 경제공약 내놔라"



경제학자·정치학자 '시국 해법' 머리 맞댔다


한국경제학회·한국정치학회 공동 토론회
'내 사람만 쓴다' 대신 '쓰면 내 사람'…인재 널리 뽑아야
보호무역 대응 위해선 중간재 수출보다 미국·중국 내수공략을



50일도 남지 않은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경제학자와 정치학자가 함께 머리를 맞댔다. 한국정치학회와 한국경제학회는 23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공동 시국 대토론회를 열었다. ‘조기 대선정국과 사드 리스크, 트럼프 리스크’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5월 당선되는 대통령은 진영 논리에서 탈피해 ‘거국 쇄신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학회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시국 대토론회가 23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렸다. 오른쪽부터 진영재 한국정치학회장(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진영 논리에서 탈피한 능력 위주의 과감한 인재 발굴이 필요한 시기”라며 “내 사람만 쓰는 ‘회전문 인사’가 아니라 ‘쓰면 내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폐 청산’이 최근의 키워드가 됐지만 중장기적 국가 비전까지 훼손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 교체 이상의 정책 교체가 일어나는 건 큰 문제”라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나라의 중장기 계획은 계속되도록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권위적 리더십’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 밖에도 집무실을 따로 마련해 현장을 다니고, 토론다운 토론이 이뤄지는 국무회의를 주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성장 고착화, 급등한 가계부채 등 산적한 경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각 대선주자는 나열식 포퓰리즘 공약 대신 최소한의 실천 가능한 경제 공약을 압축해 던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인수위 없이 바로 정권이 교체되는 만큼 각 후보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담은 핵심 공약 20개와 재원 확보 방안을 제시하고 대선이 끝나면 바로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공 무역 탈피해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비롯한 대미 무역흑자국을 ‘분노의 타깃’으로 삼아 당선된 만큼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무역 마찰로 중국과 미국 간 교역량이 줄어들면 한국 입장에선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나 자본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줄어 한국으로 수입될 경우 국내 수입업체가 2차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한국의 전통적 수출 방식인 가공무역(중간재 수출)을 탈피하고 미국 중국 등 현지 내수시장을 직접 파고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 교수는 “중소, 중견 기업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고 말했다. 이두원 연세대 교수는 “향후 ‘제2의 사드 사태’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일을 막기 위해선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상대국을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 교수는 “‘중국 대 한·일’ 혹은 ‘중국 대 한·미·일’ 구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2017-03-23 한국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2017-03-23 연합뉴스]


김형오 "내년 6월까지 개헌 필요…대선주자들, 로드맵 밝혀야"


"대통령은 '신의 사도' 아냐…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대선 주자들을 향해 "개헌 일정(로드맵)을 확실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한국정치학회와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시국 대토론회 기념사에서 "늦어도 2018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 때는 국민투표로 개헌이 확정, 발효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현행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한 미련 때문에 개헌에 소극적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모든 주자는 빨리 그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일에 '내년 6월 이전에 개헌한다'는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삿된 마음이 생길 때마다 먼저 자기를 자책하지 않고는 감히 다른 사람의 그릇됨을 탓하지 못했다'는 김구 선생의 발언을 인용하고서 "대통령 후보라면 그 무엇보다도 '삿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가 남북통일을 얘기하지만 지금은 국민 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시급하다"며 "남남갈등도 치유 못 하면서 어찌 '통일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번 대선은 누가 되든 여소야대 대통령으로 국회와 정당은 물론이고 여러 단체·집단과의 소통·협의·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이른바 '국정을 발목 잡는 세력들'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인내와 설득, 그리고 정당성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은 '신의 사도'가 아니다"라며 "아무도 그에게 눈 감고 마구 휘두르는 '정의의 칼'을 주지 않았다. 임기 동안 반대파를 얼마나 안심시키고 포용하느냐로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진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이 1천400대의 컴퓨터를 당하지 못한 것"이라며 핵심 측근과 캠프 출신 기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능력 위주의 과감한 인재 발굴을 하라고 당부했다.

             김형오, "개헌은"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특위 제8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scoop@yna.co.kr


[2017-03-23 연합뉴스]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기타 신문기사 및 뉴스 보도 모음

[2017-03-23 조선일보] "주요 외교·안보 이슈, 조기 대선 탓에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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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SBS 뉴스] 
김형오 "내년 6월까지 개헌 필요…대선주자들, 로드맵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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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연합뉴스 TV] '조기대선 정국 위기극복과 국민통합'위한 토론회 열려 뉴스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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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긴급 시국 대토론회 기념사]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유력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내는 글-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 전 국회의장)



  “삿된 마음(邪心)이 생길 때마다 먼저 자기를 자책하지 않고는 감히 다른 사람의 그릇됨을 탓하지 못했다.” 1945년 12월 2일, 그리던 고국 땅을 디딘 지 며칠 후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백범 김구 선생께서 환호하는 청년들을 향해 하신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경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탄핵의 교훈을 되새기자>
  헌재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습니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과 정경 유착, 권력의 사유화를 엄단함으로써 권력의 제도화, 공공성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아프게 일깨웠습니다. 잘못된 정치를 헌법이 다스림으로써 한편으론 부끄럽고, 또 한편으론 자랑스럽게도 법치 국가의 준엄성과 정치의 질적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입니다.


 <대선은 질서 있고 투명·공정해야>
  흩트려 놓기는 쉬워도 수습은 어렵습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 당선 자체가 목표라면 당선 후는 이번보다 더 힘든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나라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도 엄정․엄격․엄중해야 하고, 24시간 비상 체제로 관리해야 합니다. 대통령 후보라면 그 무엇보다도 ‘삿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진출처 http://v.media.daum.net/v/20170323145416355?f=o



 <어떤 대통령을 세워야 하나>
  선거일이 5월 9일, 5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자칫 지지자 모임, 당원 중심의 조직 투표로 이번 대선이 끝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능력과 도덕성 검증을 통한 국민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중요합니다.

  후보들은 일부 국민이 아닌 전 국민, 즉 5천만 국민, 7백만 해외 동포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편 가름하지 말고 상대방을 가슴으로 싸안는 대통령이어야 합니다. 그도 나도, 반대파도 찬성파도 같은 나라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모두가 남북통일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시급합니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국론 분열과 갈등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남남갈등도 치유 못하면서 어찌 통일 대통령이 되겠단 말입니까.
  이번 대선은 누가 되든 여소야대 대통령입니다. 반대파와 견제 세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회와 정당은 물론이고, 여러 단체․집단과의 소통․협의․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이른바 ‘국정을 발목 잡는 세력들’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인내와 설득 그리고 정당성뿐입니다. 어느 쪽이 진정성과 절박성을 더 가졌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난날의 대통령들이 정치하기 한결 수월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라 안팎에 산적한 이 숱한 난관․난제를 돌파할 자신감과 세계관을 갖춘 지도자여야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가 감당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핵심은 바로 경제와 안보, 문화와 자유입니다.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나라 경제가 어느 때보다도 좋지 않습니다. 계층 갈등은 심각합니다. 공평히 떡을 나누어야 하고, 또 나눌 떡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정경 유착의 고리는 단호히 끊되, 기업의 숨통을 조여서는 안 됩니다. 투자 의욕을 살려 기업도 자본가도 이 땅을 떠나지 않게 해야 노동자가 살고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는 국민 생존과 직결됩니다. 외부의 위협과 압박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흐리멍덩, 우물쭈물하다가는 대통령도 정부도 국민도 낭패를 당합니다. 안보만큼은 가장 단호하고 지혜로워야 하며 국민 공감대가 필수적입니다.
  문화가 피어나고 자유의 공기를 마시는 나라가 튼튼하고 좋은 나라입니다. 실패한 정권들은 문화를 지도하고 장악하려 했습니다. 충만한 자유 속에서 문화는 살찌고 행복은 커가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자유를 지키고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피 흘리고 책임을 다했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만큼 대외 의존도가 심하고 국제 정치에 깊이 영향을 받으면서도, 세계를 모르는 지도자가 많은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 나라도 우리를 그냥 지켜 주지 않습니다. 최근 몇몇 나라에서 별난 지도자를 보지만 우리는 그들만큼 대내외적 여건이 한가하지 않습니다. 따라 하다가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세상을 알고 세계와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라의 비전을 명확히 하라>
  5년 단임제 헌법의 폐해로 우리는 중장기 비전과 계획을 잃어 버렸습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 교체 이상의 정책 교체가 일어납니다. 관련 공무원이 하루아침에 한직으로 밀려납니다. 이는 국가 경쟁력의 상실과 저하로 이어집니다. 세종시 문제의 심각성은 국가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나라의 중장기 계획은 계속되도록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공무원․공직자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나라가 됩니다.


<거국 쇄신 정부를 구성하라>
  대통령은 ‘신의 사도’가 아닙니다. 상대적 다수표를 얻어 뽑힌 사람일 뿐입니다. 능력도 고만고만합니다. 아무도 그에게 “눈 감고 마구 휘두르는 「정의의 칼」”을 주지 않았습니다. 임기 동안 반대파(표 주지 않은 국민)를 얼마나 안심시키고 포용하느냐로 성공과 실패가 갈립니다.
  진영 논리, 기득권 안주에서 과감히 탈피하십시오. 내 사람만 쓰는 ‘회전문 인사’가 아니라, ‘쓰면 내 사람’입니다. 핵심 측근과 캠프 출신 인사의 기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능력 위주의 과감한 인재 발굴을 하십시오. 국회 인사 청문회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진 것이 아닙니다. 한 인간이 1400대의 컴퓨터를 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밥에 그 나물’인 인사로는 안 됩니다. 붕어빵 기계로는 아무리 돌려도 똑같은 붕어빵만 나옵니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인재를 등용해야 겨우 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임기 안에 많은 업적을 내겠다는 욕심은 금물입니다. 일을 잔뜩 벌였다가 마무리를 맺지 못한 역대 대통령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바랍니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과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센 기관들은 독립성․중립성․객관성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권위적 리더십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민주적 리더십으로 바꿔야 합니다. ‘만기친람’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습니다. 확실한 위임과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부처별로 독립 인사권을 보장하십시오.
  대통령은 청와대 밖에 집무실을 따로 마련하고, 현장과 실상도 확인해야 합니다. 토론다운 토론을 하는 국무 회의, 수석비서관 회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개헌으로 정치의 비극을 막자>
  개헌 일정(로드맵)을 확실히 밝히십시오. 늦어도 2018년 6월 전국 동시 지방 선거 때는 국민 투표로 개헌이 확정, 발효되어야 합니다. 국정 농단 탄핵 사태를 겪고도 현행 헌법으로 5년을 또 가겠다는 것은 역사의 퇴보요, 불행한 대통령을 만드는 길입니다. 현행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한 미련 때문에 개헌에 소극적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모든 후보들은 빨리 그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대선일에 ‘내년 6월 이전에 개헌한다’는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2020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를 함께 할지 등은 국민 합의로 정하면 됩니다.


<결국은 국민이다>
  급작스런 대선 국면의 전개는 준비 안 된 대통령, 준비 안 된 정권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국민의 갈등은 더 노골화되고 편 가름은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 사정과 대외 압력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이 여기서 끝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생각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희망은 있습니다. 아니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탄핵 사건도 그 원동력은 국민의 열정․분노․정의감․애국심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살아 있습니다. 눈에는 불이 있고 가슴에는 피가 끓습니다. 다시는 국민의 여망을 배신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성숙한 시민 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습니다. 바야흐로 빅데이터․인공지능 시대, 초연결 사회입니다. 굴뚝산업 시대의 논리와 권위주의적 행태, 전체주의적 정책과 결별해야 합니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창조적 집단 지성이 측근 밀실 정치를 밀어내고 대통령을 양지로 이끌 것입니다. 진영논리와 기득권에서 벗어나면 살 길이 보입니다.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던 백범 선생의 절규가 가슴을 때립니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독점과 독선, ‘선민의식’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부터 깨어야 합니다. 핵심 측근들도 깨어야 합니다. 오늘의 이 호소는 그들을 위해 바치는 쓴 약입니다. 마시지 않으면 국민이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인보다 훨씬 앞서 깨어 있는 국민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21세기적 사회 문화 환경은 정확하면서도 빠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신 분들의 충정어린 제언과 토론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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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론] '개헌 위한 개헌'이라도 먼저 하자



단임 직선 대통령 한계 앞에
시대적 소명 다한 현행 헌법
대통령 비극 반복 막으려면
개헌한 후 새 정부 출범해야



새해도 벽두부터 시끄럽다. 촛불과 태극기는 주말마다 거리를 누빈다. 진영 논리와 기득권에 포위된 주장들이 편 가르기와 분열을 재촉한다. 대선후보들은 연일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지만 숨가쁜 국내외 상황을 헤쳐 나갈 당면 대책도 미래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이 미증유의 아노미 현상은 헌재(憲裁)가 언제 어떤 판결을 내릴지, 대선(大選)은 언제 어떤 구도로 치르게 될지 누구도 모른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대선과 대선 후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이 혼란의 한가운데에 개헌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현행 헌법이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데는 대선주자 대부분이 동의한다. 개헌 문제만 올바로 정리돼도 국가적 혼란만큼은 막을 수 있으련만 정치권은 의외로 느긋한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나 역대 단임 직선 대통령들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당장 개헌을 하고, 새 헌법에 따라 새 정부를 출범시켜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런 선(先) 개헌-후(後) 대통령 선거를 하자는 입장에 반대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권력 구조(대통령제, 이원정부제, 내각제 등) 채택과 대통령 권한 배분 문제를 놓고 시간 끌기를 한다면 개헌은 이번에도 성사되기 어렵다. 유력 대선주자와 그 추종자들일수록 현행 헌법의 막강한 권한을 포기하기를 내심 원치 않는 것 같다. 국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마련한 개헌안이 이미 있고 1987년 헌법 개정 때도 국회 발의(9월 18일)부터 대선(12월 16일)까지 석 달밖에 안 걸렸으므로 큰 틀만 합의하면 걸림돌이 없다 해도 그들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안이 우선은 현행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고 취임 1년 안에 개헌을 하자는 주장이다. 일견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여기엔 두 가지 맹점이 있다. 첫째, 당선된 대통령이 설사 재임 중 개헌을 하더라도 자기는 현행 헌법상의 임기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겠다고 나올 수 있다. 최고 지도자의 몰역사관(沒歷史觀)을 우리가 한두 번 본 게 아니지 않은가. 이는 왜 개헌을 하는지 그 본질을 망각한,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다. 그리 될 경우 대한민국은 더욱 끔찍한 5년을 맞게 될 것이다. 둘째,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개헌을 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개헌을 공약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그래서 본인도 나라도 어렵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제안은 진정성과 실효성에서 신중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컨대 개헌을 먼저 한 다음 대선을 치르는 것이 상책(上策)이라면, 대선 후 개헌은 중책(中策), 개헌을 하지 않거나 안 하느니만 못한 개헌은 하책(下策)이란 말이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상황과 여력으론 상책만을 고집할 수 없다. 모든 대선주자와 개헌론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 최소공배수는 없을까. 개헌이 또다시 헛것(空約)이 안 되도록 이참에 아예 대못을 박는다면 그 방법은? 궁리와 고심 끝에 그 대못은 헌법 속에 박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개헌 논의는 계속하되 일정 시점(예: 탄핵 결정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헌법 부칙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칙은 ‘개헌을 위한 개헌’ 조항이나 다름없다. 즉 “새 대통령 취임 1년 안에 개헌을 한다(2018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에 개헌국민투표 실시). 새 대통령의 임기는 단축한다.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때 새 헌법에 의한 새 정부를 구성한다.”(새 헌법이 새로운 대통령을 직선키로 하면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실시). 이보다 더 확실한 개헌 합의가 또 있을까. 대통령과 정치권도 더는 개헌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정치권은 선택해야 한다. 대선 전에 확실히 제대로 된 개헌을 하든지, 아니면 대선 후에라도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임시)개헌을 분명히 하든지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며, 예측 가능한 정치다.
DA 300


헌법 부칙만 변경하는 개헌국민투표는 금년 중 실시될 대통령선거일에 함께 하면 되니 특별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는다. 5년 임기 대통령이 헌법(부칙)에 의해 임기가 단축되면 그는 집권 3년차부터 시작되어 불행한 대통령을 양산한 한국 정치의 고질인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현행 헌법을 임기 중 개정하면 어떤 경우든 재출마할 수 없게 돼 있는 헌법 규정을 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올해 새로 뽑히게 될 대통령이 2년여 기간 선정(善政)을 해 국민의 신망을 얻는다면 그도 나라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6·10 항쟁으로 이룩한 87년 체제가 올해로써 30주년을 맞는다. 피 흘리며 쟁취한 민주주의를 땀 흘려 개선, 성장시키기는커녕 무임승차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정국이 극도로 혼미하고 정치가 한 치 앞을 가늠키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잠시 접고 여야는 당장 ‘개헌을 위한 개헌’만이라도 합의·도출함으로써 국민에게 예측 가능한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 믿을 수 있는 국회,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의 모습은 이런 데서 출발한다.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전 국회의장


[2017-01-26 중앙일보]  기사원문 바로가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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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촛불’ 뛰어넘어 협치 나서라”



탄핵 가결 이후… 김진현 허영 김형오 김황식 원로 4인에 길을 묻다
촛불 민심은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 희생과 헌신 보여야
명예혁명-파국 갈림길… 갈등 조장 선동땐 국회도 탄핵감


 9일 국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서 대한민국은 전환점을 맞았다. 새로운 도약이냐, 끝없는 추락이냐의 갈림길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불안정하고, 조기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은 정략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있다. 동아일보는 11일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80)과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80), 김형오 전 국회의장(69), 김황식 전 국무총리(68·이상 나이순) 등 국가 원로 4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탄핵 그 이후’ 대한민국의 진로를 모색했다.

 김 이사장은 “촛불 민심에는 박 대통령의 국정 농단을 넘어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녹아 있다”며 “지금부터 기득권층이 어떤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정치권부터 촛불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니라 촛불을 극복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이 명예혁명을 이루느냐, 파국으로 내몰리느냐가 정치권에 달렸다”고 했다.

 허 교수는 “정치 지도자들이 탄핵안 가결 이후 국민에게 ‘법적 절차는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이제 생업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정치 지도자들이 여전히 광장에서 같이 시위를 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대중 선동에 앞장선다면 이 역시 탄핵감”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정치권이 탄핵안만 밀어붙이느라 과도내각을 세우지 못한 것은 큰 실책”이라며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시킨 건 박 대통령이 아닌 야당인 만큼 공동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사회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갈등을 조장해 온 게 촛불 민심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사회가 어깨동무를 하고 같이 갈 수 있다는 연대의식을 보여주는 게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원로들의 주문과 관련해 야권은 황교안 체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각각 ‘국회·정부 정책협의체’(더불어민주당)와 ‘여야정 협의체’(국민의당) 구성을 경쟁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여야는 12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12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를 시작으로 국회 주도의 국정 운영 체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역사 국정 교과서 등 박근혜표 정책의 집행을 당장 중단하라”며 ‘국가 대청소’를 주장하는 등 현 정부 정책 뒤집기에 나설 태세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송찬욱 기자



[2016-12-12 동아일보] "여야정 '촛불' 뛰어넘어 협치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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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의존하는 정치 멈추고
질서있는 명예혁명 이끌어야”

정치권을 향한 제언

국가 원로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두고 “촛불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닌 촛불을 극복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11일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왼쪽부터)와 긴급 방담을 갖고 나라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에 응한 원로들의 뒤편으로 청와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두 달 가까이 타오르고 있는 ‘촛불 민심’을 국가 원로들도 엄중하게 받아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에 응집해 있다는 것이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과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청산해야 할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정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인식과 판단, 전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열띤 논의 속에 좌담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혁명의 마그마 끓고 있어”
 ▽김진현=올해 1월 초 혁명의 마그마가 불타고 있다고 썼는데, 촛불 전에 혁명의 마그마가 돼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왔을 때 박정희 스타일의 체제를 제거했어야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확실히 (과거 체제를) 청산했어야 했다.
 ▽허영=국회는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촛불의 원인은 대통령이지만 촛불을 키운 건 국회다. (국정 혼란 상황에서) 제때 대응 안 하고 말을 바꾸며 혼란을 키우니 국민은 짜증이 났다. 나중에는 촛불이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로 향했다고 봐야 한다.

 ▽김황식=우리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뤘다고 자랑하지만 진정한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를 보여 (국민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 법치주의 파괴 현상에 분노한 것이다.
 
 ▽김형오=국민이 왜 전국 각지에서 들고 일어났나.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압박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했다.

○ “시민이 끌고 정치권이 뒤따라”
 ▽김형오=정치권이 (여론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시민이 끌고 정치권이 뒤따랐다. 표에 굶주린 정치권으로선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기보다 리더십이 부재했다. 대통령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 리더십도 없었다. 당장 대권에는 눈을 밝히지만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김진현=촛불을 녹아내는, 촛불을 수용하는, 촛불을 승화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촛불에 의존하기만 했다. 이런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면 명예혁명으로 갈 것이고, 끊을 수 없다면 파국으로 갈 것이다. 야당에 유리하다, 여당에 불리하다가 아니라 ‘혁명의 마그마’를 질서 있는 명예혁명으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가 과제다. 1960년 4·19혁명 이후 1년여 만에 5·16군사정변이 일어났다. 1987년 6월 혁명은 누구한테 바쳤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싸우느라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다. 과연 정치인이 촛불 민심을 명예혁명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아직은 물음표다.

 ▽허영=진짜 민심은 침묵하는 다수다. 촛불이 대한민국 국민 전체 민심을 대변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본다. 선거를 하면 침묵하는 다수 의사가 표로 나타난다. 그러니 여론조사가 늘 틀리는 것이다. 언론도 침묵하는 국민 의사를 살펴봐야 한다.

 ▽김황식=다이아몬드 원석을 캐다가 정치권에 가져오면 다 다듬고 가공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정치권의 몫인데, 그저 여론이 하자는 대로 쫓아가는 정치는 지양해야 한다.

○ “촛불 민심 담은 제도적 장치 논의해야”
 ▽허영=탄핵안이 가결된 뒤 (정치권이) ‘헌법재판소를 믿고 기다리자, 생업에 종사하자’고 호소할 줄 알았는데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선동에 앞장선다면 역시 탄핵감이다. 광장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지, 직접 광장에 뛰어 나가려면 국회가 왜 필요한가.

 ▽김형오=정치권이 국민 여론을 담아내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정책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정치권이 둘 다 할 생각이 별로 없다.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치권이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

 ▽김황식=박근혜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 중 사회 통합을 이뤄내지 못한 게 가장 크다. 세대나 계층별로 통합하는 노력보다 자기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 밀고 가다 보니 소외된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김진현=우리나라는 근대화에 성공했지만 근대화의 신화와 기적에 갇혀 있다. 이제 ‘박정희 체제’도, ‘1987년 체제’도 막다른 골목에 있다. 촛불이 상징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를 다스리려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촛불 의존하는 정치 멈추고 질서있는 명예혁명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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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신속하되 시류 휩쓸리지 말아야”


“빠르고 공정하게” 한목소리
“국민도 결론 예단이나 압박 말고 결정 기다리는 성숙한 자세 필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모든 것이 과도적이고 불안정하니까 모든 게 확실해질 수 있도록 불안정한 기간이 짧으면 좋겠다”면서도 “헌재가 국민의 여론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가 장래에 불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에 남는 일이기 때문에 아주 실용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들도 헌법 절차에 따라 결론을 예단하지 말고, 압박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헌재에 맡겨놓고 있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헌재가 시간 단축을 위해 전체 탄핵소추안 항목 중 2개 정도만 판단해도 심판을 내릴 수 있느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물음에 허영 석좌교수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 절차가 준용되기 때문에 탄핵 의결서에 들어간 내용을 다 판단해야 한다. 섣불리 한두 개만 갖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정사에 중요한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헌재는 시류에 휩쓸려서 빨리빨리 하려 하면 절대 안 되고 신속하지만 공정하게 해야 하는 사명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헌재가 언제쯤 (심판 절차를) 끝낼 수 있다는 일정을 밝혀주면 예측 가능해지고 국민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고 (정치권은) 차기 대선 프로그램도 짤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허 교수는 “박한철 소장 퇴임 후에 (탄핵 심판) 한다고 하면 시위 군중은 소장이 퇴임하기 전에 빨리 하라고 나올 것이고, 만일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로 날짜를 밝히면 왜 그때까지 가느냐고 할 것”이라며 “헌재가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 추상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진현 이사장은 “재판관들이 매일 밤새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박한철 소장도 몸이 망가지도록 일하다 퇴임해야 한다. 빨리 하려고 애를 썼다는 공감이 가야 한다”고 했다.


[2016-12-12 동아일보] "헌재, 신속하되 시류 휩쓸리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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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원로 허영, 김황식이 제안한 개헌 방법은…
허영 석좌교수 “19대 대통령 취임1년내 개헌안 회부 조항 두자” 
김황식 前총리 “총리 임면권 떼어내 대통령 권력독점 차단”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선상에까지 오게 한 것이 (현행) 헌법”이라며 “헌법에 주어진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없어서 국정 농단까지 오고 권력 사유화에 대한 자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 전 개헌은 1% 가능성밖에 없지만 대선 후보들은 개헌을 제1공약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아직 (대선 전 개헌에) 희망이 있다”며 “대통령의 권력 집중과 독점을 제어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헌법 개정을 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를 통한 대통령 견제는 충분하다. 그런데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 권력 독점을 막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최소한 총리 임면권을 대통령 손에서 빼내는 걸 상정할 수 있다.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거나 대선 과정에서 총리도 같이 선출하는 러닝메이트가 됐든…”이라고 덧붙였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할 수 있는 ‘원 포인트’ 정도를 논의할 수 있다”며 “현행 헌법 부칙에 ‘19대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이내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 개정 헌법 내용을 어길 경우 6개월 이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조항을 넣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차기 대통령의 개헌을 법적으로 강제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제가 본 안 중에 가장 탁견인 거 같다”고 했고, 김 전 총리는 “탁견인데, (개헌) 시한을 정해놓으면 압박이 되겠지만 혼란도 걱정이 된다”며 “(총리 임면권을 대통령 손에서 떼어내는)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자는 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반대하긴 쉽지 않을 거다. 문 전 대표 본인이 ‘권력 독점’을 선언하는 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각 당의 중립적인 사람으로 비상국정회의를 구성해 전권을 줘서 개헌까지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국가원로 허영, 김황식이 제안한 개헌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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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황교안 대행체제와 공동운명체…
국정 리더십 보여줘야”
 

야권을 향한 제언


 국가 원로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국내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큰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좌담회에서 “한국 안보의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일 수 있다. 촛불 민심과 상관없이 세계의 ‘패러다임 시프트’(근본적 전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황교안 체제’는 촛불 민심이 상징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중대한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황교안 체제가 너무나 취약하다는 점이다. 

○ “황교안 체제와 야당은 공동운명체”
 ▽김형오=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허약한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황 권한대행 자신이 임명권자(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바뀔 뻔했다. 총리 다음 대통령 권한대행 승계자인 경제부총리도 바뀔 위기다. 법무부 장관은 공석 상태다. 더욱이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당시엔 노 대통령 개인 문제(공직선거법 위반)였지만 이번에는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국정 농단 사태라 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핸디캡(약점)투성이 정부인 셈이다.
 ▽허영=솔직히 말해 황교안 체제의 운명이 매우 위태로울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운명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가장 호소하고 싶은 것은 야권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날 때까지 최소한의 국정이라도 유지될 수 있도록 야권이 황교안 체제에 협조해야 한다.
 ▽김형오=하지만 야당은 황교안 체제를 계속 흔들 거다. 흔들려고 (황교안 체제를) 유지시킨 것 아니겠느냐.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황교안 체제를 유지시킨 건 박 대통령이 아니라 거국내각 구성을 거부한 야당이라는 점이다. 야당을 향해 ‘너희가 세워놓고 너희가 흔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압박해야 한다. 황교안 체제와 야당은 대결선상에 있는 게 아니라 공동운명체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김황식=김형오 전 의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 관점에서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가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쳐선 안 된다.
 ▽김진현=우리나라의 혼란이 가중되면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 누구겠나. 김정은이겠지. 그 다음이 시진핑(習近平)이고 세 번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아닌가. 이런 각도에서 어떻게 이 사람들을 기쁘지 않게 할 것인지,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구체적인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개혁까지 해야 한다. 
 ▽허영=야당이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속내는 다를 거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반대해 결과적으로 정국 혼란을 계속 끌고 가고 싶을 거다. 그래서 최종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돌려 차기 대선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드는 게 야권의 진심이 아니겠느냐. 하지만 야당 지도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야당이 국정을 충분히 잘 끌고 갈 수 있다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도 앞으로 야당에 나라를 맡길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 “여야정 협의체로 ‘협치 모델’ 만들어야”
 ▽김진현=어차피 국정 운영의 비상기구가 필요한 만큼 황 권한대행과 여야 정당이 추천하는 대표들로 ‘비상국정회의’ 같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곳에 국가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전권을 줘야 한다. 각 정당 대표들은 정당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국가 이익만을 고민해야 한다. 이게 실패하면 결국 파국으로 가는 거다. 비상기구의 성공 여부가 현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느냐의 리트머스시험지다. 이를 위해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어야 한다.
 ▽김황식=김진현 이사장 말씀에 충분히 수긍이 가지만 법적 틀에서 만든 회의체가 아니니 전권을 부여하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동안 (여야 정치권이) 강조해온 협치를 실제로 실험하면서 이번 기회에 하나의 ‘협치 모델’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허영=결국 (야권이) 황교안 체제를 인정하고 황 권한대행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김형오=야당이 황교안 체제에 협력하려면 황 권한대행도 중요한 안건일수록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안보 분야의 국가 기밀사항도 보안 약속을 확실히 받아 놓고 야당 지도부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황교안 체제가 과도내각이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장기적 현안만 챙겨야 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처럼 서로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는 차기 정부에 맡겨야 한다. 교과서 국정화를 미룬다고 나라가 죽고 사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야만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야당, 황교안 대행체제와 공동 운명체… 국정 리더십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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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탄핵 모면用 사임 안돼” 김형오 “혼란 줄이는 길”


'헌재 결정前 하야' 다른 견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도중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사퇴 주장에 대해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국회법 134조 2항에는 대통령이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자기 자신은 탄핵을 면하기 위해 미리 사임한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일부 학자는 대통령은 임면권자가 없어서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나친 해석”이라며 “자진 사퇴의 법적 효과와 파면의 법적 효과는 하늘과 땅이다. 사임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야당이 대통령을 빨리 하야시키는 방법은 (청와대와의 합의를 전제로) 야당이 탄핵을 취하해 사임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자칫 탄핵 심판 기간이 오래갈 경우 이 기간을 촛불민심이 인내하지 않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이 몰아칠 것 같은데 아나키즘(무정부주의) 상태로 혼란의 극치가 오면 나라에 존망의 위기가 올 것 같다”며 “탄핵 심판이 오래간다면 도중에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애국’에 가까운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박 대통령이 ‘정치인 박근혜’는 실패했다고 자인하고, ‘인간 박근혜’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해야 자신도 살고 부친도 살고 이 나라 정치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2016-12-12 동아일보] 허영 “탄핵 모면用 사임 안돼” 김형오 “혼란 줄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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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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