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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9 주류, 위선적 주류 (4)

주류, 위선적 주류

한가위입니다.
지금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겠지요. 명절에만 느낄 수 있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가족의 건강, 자녀의 미래와 성공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테지요.


오늘은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합니다. 요즘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 주류층에 진입한 사람들의 인생스토리를 들여다보면 항상 가난이란 단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굶기를 밥 먹듯 했다”라는 말...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말이지만 밥 먹듯이 굶었다는 말이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헤진 신발, 막노동, 독학 등 찢어지는 가난과 불우한 환경은 언제나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와 닿아 있습니다. 정치권에는 학생운동, 민주화 운동, 데모, 감방이라는 단어들이 닿아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으면 감동합니다. 나보다 못한 환경이었거나 자신과 닮은 삶을 통해 나의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지요. 또는  마치 자신이 성공한 것처럼 위안을 갖기도 합니다. 그들은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우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의 성공은 개인에게도 축복이려니와 누구나 가능성을 갖게 하는, 우리사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이들이 주류층으로 진입하는 경로 또한 다양합니다. 각종 고시를 거쳐 법조계나 공직으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 학자, 전문가나 CEO로, 선거를 통해 정치인으로 진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류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 글을 쓰는 이유는 주류층에 진입한 이들에게 칭찬보다는 따끔한 한마디를 던지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이 계속 성장 발전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지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들을 새로운 주류 ‘신주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新주류든 現주류든 舊주류든 주류는 주류입니다. 그러나 신주류들은 스스로가 이미 주류이면서 아직도 비주류인체 위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와 과거의 주류층 전체를 도덕적으로 매도하기까지 합니다.

자, 신주류들에게 묻겠습니다.
그대들은 평소 어떤 봉사활동을 했습니까?
우리사회의 도덕적, 사회적 책무는 다했습니까?
위장전입은 안했습니까?
세금은 꼬박꼬박 냈습니까?
군대 안 갈려고 궁리한 적은 없습니까?
자식은 고액과외나 해외로 빼돌리지 않았습니까?
다른 이유로 부자나 명망가의 딸, 아들을 며느리 사위 또는 애인으로
삼지는 않았습니까?
고급 요정에서 질펀하게 보낸 적은 없는가요?
여자관계는 깨끗한가요?
이번 추석에 과도한 선물을 받거나 주지는 않았나요?
결코 들키고 싶지 않은 부당 부적절 행위는 없었나요?

설혹 이런 행위 했다고 무조건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은 이런 행위를 해도 괜찮고 남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여러분은 주류입니다. 민주체제의 근간인 주류사회가 건강하고 튼실하게 발전하도록 체제의 신참인 여러분이 본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제발 주류이면서 주류가 아닌 양 위선적 태도를 버리십시오. 입으로는 서민과 복지를 외치며 정작 자신은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노블리스 오블리주)에서 가장 먼 행동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노동 환경운동을 한다고 예외가 될 수 없고, 윗선이 따로 있고 상사가 많다고 책임과 의무가 면제될 수 없습니다.

주류층 전체를 부도덕의 본산으로 매도하면서 자신은 “나는 이 정도는 괜찮다. 과거에 니들은 더 많이 해먹었으니까” “기존 주류에 비하면 나는 새발의 피다”라는 식의 도덕 불감증을 가진 신 주류,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자신에게는 한 없이 너그러운 새로운 주류는 오히려 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뿐입니다.

그늘지고 어려운 시대와 환경을 뚫고 어엿이 새로이 주류로 편입된 여러분의 할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여러분과 같이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더 많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개선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다음으로는 스스로가 주류사회의 일원이라는 확고한 의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최우선적인 일은 우리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힘들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기존 주류세력보다 더 도덕적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살찌게도 하지만 여러분이 칭찬과 존경을 받게 되고 여러분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가난과 어려웠던 과거만 무기삼아 기존 주류를 공격하는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일삼는 것은 자기 자리를 지키고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우리 사회를 어둠에 물들게 하는 비겁한 행위입니다. 통합이 아니라 분열로, 화합이 아니라 갈등으로 치닫게 합니다.

가난이 흠이 될 수는 없지만 자랑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저 현상일 뿐입니다. 성공 스토리에서 가난이란, 본질이 아니라 주류로 편입하는 과정에서의 극복 대상입니다. 스스로 주류층이면서 과거의 열등감, 사회에 대한 증오감만 자극하여 선동한다면 이 사회의 진정한 통합은 더욱 멀어집니다. 오히려 (자신도 속한)주류층에 대한 불신과 갈등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우리 사회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사진출처☞ 클릭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존경받는 이유는 자신의 불우했던 성장환경이 아닙니다. 오바마는 생김새부터, 태어난 가정, 살아온 이력, 그의 모든  인생이 파란만장이며 미국사회 비주류의 표본이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슬럼가에서 또 하와이,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겨 다니며 자신의 정체성조차 찾기 힘든 유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그가 사랑받는 이유는 성공한 이후의 자세와 노력입니다. 더욱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를 통제하면서도 자신을 궁지로 내몰았다고 오해했던 주류층을 관용과 포용으로 끌어안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류사회를 더 건강하게 이끌고 미래의 주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도 희망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클릭

칭기스칸은 더욱 그러합니다. 제가 아는 한 칭기스칸 만큼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인물은 없습니다. 아버지는 일찍이 독살당했고 부족에게도 버림받아 차디찬 들판에서 들쥐로 연명했고 노예의 삶을 살며 혹한을 맨살로 버텼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은 납치당해 남의 씨를 배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10만의 군대로 세계를 제패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정복한 동서양 777만 평방킬로미터는 알렉산더와 나폴레옹이 정복한 영토를 합한 것보다 넓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정복한 영토보다 더 넓은 것은 그의 마음이었습니다. 전쟁을 통해 얻은 영토보다 전쟁을 하지 않고 얻은 영토가 더 많았던 것은 바로 그의 마음,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류에 대한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합니다. 과거 이력만 포장해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자신이 소속하고 있으면서도 아닌 척 하는 여러분으로부터 비난 받는 현재의 주류층(기득권층) 보다 더 나쁜 태도입니다. 기존의 주류는 적어도 자신의 소속만큼은 속이지 않았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과거를 파는 장사’가 아니라 주류로서의 의무, 즉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뼈아프게 지적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를 마친 후 스스로에게 엄격하되 남에게는 포용 관용의 자세를 보여주는 수많은 새로운 주류들을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도록 바로 여러분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주류를 꿈꾸는 국민에게 과거가 아닌 미래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류가 된다는 것은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공정한 사회는 그래서 더욱 더 주류의 몫입니다.

※ 이 글에서 ‘주류’라 함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사회 각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통칭하는 말로써, 비주류와의 이분법적 구분은 아닙니다. 또한 신주류 내지 고생 끝에 성공한 모든 사람을 매도할 뜻은 전혀 없습니다. 이들 중 극히 일부의 행태에 경계할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참고: 주류에게 도학자의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에게도 성취한 만큼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도덕적 의무만큼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하고 유쾌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일률적 잣대로 가진 자를 재단(裁斷)해서도 안 됩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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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호근 2010.09.19 2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내용을 보니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의 수준을 알겠네요.
    문제점이 보통이 아니고,그런 품행으로 나라일을 할려고 나서는 사람이나
    현재까지 하고있는 사람들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청문회가 있어서 그나마 알려지지-청문회라도 없으면 그저 깨끗한척 하면서 살 인간들아닙니까?.

    남을 핑게삼아 끌어들이는 것도 보기가 좋지않습니다.
    지적하더라도 공개적이 아닌-조용하게- 많은 사람이 몰라도 됩니다.
    똥물을 공개적으로 뿌리지 마세요.

  2. 삼국유사연구원 2010.09.20 0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덕적으로 완벽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도덕적인 삶을 살기를 거부하는 것은 더 나쁘지요. 위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사는 인간들이 회개하는 그 날까지 모두 기도합시다.

  3. shelly 2010.09.20 1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좋은 말씀이시긴 하신데요..
    김의원님도 그렇고 간혹 다른 정치인에게서 이런 말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이해안갈 때까 있습니다..
    어떻게 정치인의 입에서 요정이 어쩌니...술집 여자 건드려보지 않았다더니..전에는 어떤 의원이 말하기로 선거캠프하셨을 때 정치인끼리 다짐을 썼는데 술집을 가지 않겠다는 실천가능한 다짐을 썼다느니...
    그건 정치인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해서 말씀을 안하셔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하면 오히려 이상해지는 꼴이 되지요..
    정치인들 대부분 자신도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술집, 여자 이런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꼭 구지 말 안해도 될 자극적이고 대중이 듣기에 정치인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말씀은 자제하시는게 좋을 듯 싶네요..자랑은 아니니까요.

  4. BlogIcon mark 2010.09.22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만입니다. 요즘은 발걸음을 끊으신 건가요? 최근 총리, 장관내정자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문제삼는 것들을 보고 생각한게 있습니다. 그들은 과연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은 남의 흠집을 질타할 만큼 깨끗한가? 앞으로 청문회에 나가 질문하는 의원님들도 청문회를 통하여 질문자 자격을 주도록하는 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