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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 "저한테 좀 기대요"

준혁: "예."

세경: "저한테 좀 기대라니까요."

준혁: "..많이 기댄건데.."

세경: "하나도 안 기대는거 같은데..빨리 기대요"

....

초등학교 5학년때였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가는 길이었습니다.
대전역이었습니다. 어느 예쁜 누나들이 우리가 앉은 자리에 오더니 자신들의 자리라고 했습니다.

"응? 아닌데요. 여기 저희 자리인데요?"

우리는 표를 확인 시켜주었습니다.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난처해하던 누나들이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부산까지 가는데, 그러면 우리가 자리에 앉아서 너희를 안고 가면 안될까?"

당황스러웠지만 착한 어린이였던 친구와 저는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를 안고 자리에 앉은 누나들은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이내 자신들의 대화에 빠져버렸습니다.
친구는 편안하게 앉아서 가는것 같았는데, 저는 불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초등학생이라고 하지만, 5학년이면...좋아하는 같은 반 여자애도 있을 나이인데, 예쁜 누나들의 무릎 위에 편하게 앉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습니다.
모든 체중을 발끝과 앞좌석에 달린 손잡이를 잡은 손에 집중하여 그 누나와의 신체접촉을 최소화했습니다. 그저 내 바지와 누나의 바지가 닿아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누나가 느낀 나의 체중은 완전 깃털 수준이었을듯.

나를 안고 앉은 누나가 말했습니다.

"편하게 앉아. 누나 힘 쎄."

"아..편하게 앉은건데.."

"아닌거 같은데. 편하게 앉아. 괜찮아."

"네..편하게 앉은거예요."

"너 엄청 가볍구나."

'죽을 것 같아요!!!'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렇게 대전에서 대구까지...>

싫은 것은 아닌데..좋아라 할 수는 없고...
준혁학생의 감정이 이렇지 않았을까요?

어제,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며 떠올랐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었습니다.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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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10.01.05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아아아아
    그림 완전 귀여워요!!!! ㅋㅋ 짱짱!!

    오늘 저는 진심 지옥철을 경험하며.. 제 동서남북위치의 아저씨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오느라 허리가 지금 휘었답니다 ㅜㅜ

    • BlogIcon 맹태 2010.01.05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달콤시민님.
      허리가 휘셨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오늘은 어제 눈 때문에 사람이 정말 많던데-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BlogIcon 포도봉봉 2010.01.05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저도 지옥철 타고 왔어요. ㅠㅠ
      1cm 공간이 있어도 몸을 꾸깃꾸깃 구겨서 막 비집고 들어가서 아주아주 힘들게 급행 열차를 탔답니다.
      하도 꾸깃꾸깃했더니 삭신이 쑤셔요~~

  2. 이상한 2010.01.05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 가혹해위보다 더심한 자세인데 즛즛

  3. 그때그누나 2010.01.05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너 그때 참 가벼웠단다~~

  4. 보안세상 2010.01.05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저 자세 굉장히 낯이 익는데요 ㅋㅋㅋ

    아 그저 준혁학생과 세경여신님의 사랑에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5. BlogIcon Phoebe 2010.01.05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저렇게 앉은적 있어요.
    가볍게 보일라고...하하하....
    나만 머리가 잘 돌아가는줄 알았다죠.ㅎㅎㅎ

  6. BlogIcon 미자라지 2010.01.05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전 여자친구한테 그런적 있어요.
    저의 몸무게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ㅋㅋㅋ

2004년 겨울, 친구(남자)와 유럽여행을 떠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독일의 OO에서 성악을 공부하는 친구(여자)와 만나기로 했는데, 배고픈 배낭여행자에게 휴대전화가 있을 리 만무하였고, 친구와 이메일을 통해 'O월 O일에 OO역에서 연락할께~'라고 약속을 한 상태였지요.

▒ 노숙인들과의 따뜻한 시간

오전 7시쯤 약속한 역에 도착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연락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 1~2시간 기다렸다가 연락을 하기로 하고 쉬어갈 곳을 찾았습니다. 추운 겨울이어서 자리를 물색하다 보니 칸막이가 있는 조그만 승객 대기실을 발견했는데...

바람도 막을 수 있고,... 현지 노숙인 분들이 빼곡하게 누워계셔서...;;; 따...따뜻...할 것 같았습니다.

"배낭여행인데 찬밥 더운밥 따지냐, 이런 것도 좋은 경험이다." 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잠들어있는 노숙인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침은 먹어야 하니까 가방의 식빵과 잼을 꺼내 펼쳐놓고, 빵에 잼을 바르고 있는데 어느샌가 초록색 제복의 독일 경찰 두 명이 입구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반팔 옷을 입고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영화에 나오는 나쁜 이미지의 덩치 큰 독일 경찰(게슈타포?), 딱 그 모습이었어요.
경찰들은 약간 주저하면서 우리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노숙인 틈에서 빵에 잼을 바르는 두 명의 동양인들이 이상해 보이긴 했을 테니까요.

경찰의 등장이 내심 마음이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쿨한척 노숙인 틈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만, 자다가 깨어난 노숙인들에게 봉변(빵을 뺏긴다든가...ㅋ)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요.

경찰들은 괜히 노숙인들을 살펴보는 척 주변을 서성거리다 머쓱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여권 좀 보여줄래?"

우리는 왜 그걸 인제야 물어보느냐는 듯 여권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의 여권을 보던 경찰들은 자기들끼리 뭐라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여권의 두께를 비교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지만, 우리는 꿀릴게(?) 없었기 때문에 빵에 잼을 발라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
제 친구는 당시 ROTC 장교임관을 앞둔 상태라 군미필자로 단수여권을 발급받은 상태였고,
저는 병역을 마친 후여서 5년 기한의 복수여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 단수여권? 복수여권?

☞ 더보기 클릭!



당연히 제 복수여권은 친구의 단수여권보다 페이지 수가 많았지요.
경찰들은 우리가 가진 여권의 장수가 다르다며 여권을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영어로 장황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난 군대를 다녀와서 여권이 5년짜리인데, 얘는 아직 군대를 안 가서 일회용 여권이야. 그래서 페이지가 차이가 나는거야."
"응? 그게 말이 돼?"
"음,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한국 정부가 그렇게 하는걸 어떡해."
"그럴리가 없어. 너도 한국인이고, 너도 한국인인데 여권이 다른건 이해할 수가 없어. 위조 여권이거나 훼손된 여권 같은데?" (<- 그럴듯한 논리. 공감할 뻔 했음.)
"아냐, 아냐. 잘 봐봐. 훼손된 흔적이 없잖아."

경찰들은 종이가 접히는 안쪽 부분을 찬찬히 살피며 여권이 훼손된 흔적을 찾았습니다만 너무나 멀쩡한 여권 때문에 우리는 '여권을 정교하게 위조한 서투른 여권 위조범'이 되어 경찰서까지 가게 됐습니다.


▒ 독일 파출소

경찰서에는 직원들이 막 출근을 시작하고 있었고, 우리는 안쪽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는 경찰서 대기실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떨리기도 했지만, 잘못이 없으니 곧 처리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경찰서 내부의 게시물도 찬찬히 둘러보고,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구텐 모르겐!' 하고 어설픈 인사를 건네며 최대한 쿨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습니다. 셀카도 찍었지요.ㅋ (메모리카드 에러로 다 날림..ㅠ)

게슈타포를 떠오르게 하는 커다란 덩치의 경찰서 직원들은 출근하면서, 우리를 한 번씩 쳐다보고 지나가며 한마디씩 했습니다.

"얘네들 뭐야?"
"어. 한국인들인데 여권 위조범 같아. 한 놈은 군인이었고, 한 놈은 곧 육군장교가 된대."
"뭐? 이런 조그만 애들이 장교가 된다고? 푸하하. 근데 뭐 이리 편하게 있어?"

대충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습니다.

경찰들은 한국 대사관에 전화하여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마침 설날이어서 한국 대사관도 휴무일이었습니다. (흐헝헝..) 기다리고 있을 친구에게라도 연락해서 유창한 독일어로 설명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이런 비참한 모습으로 도움을 청하기에는...남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

쿨한척 있고 싶었지만 초조한 마음으로 하릴없이 대사관의 연락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 무혐의!!!! 석방!!!! 친구보고 두부 사오라 그래!!!!

오전 9시쯤 되어서 대사관 당직직원과 연락이 되었고, 이상 없는 여권임을 확인하고서야 여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권을 받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다가 눈에 들어오는 한 줄의 문구!

"이 여권은 총 48면임 This passport contains 48 numbered pages."

"야, 이거 봐. 여기 이렇게 쓰여 있잖아!"

그러자 나를 더욱 허탈하게 만드는 그 경찰의 말.
"응, 안그래도 너희 대사관에서도 맨 뒷페이지를 확인하라고 해서, 나도 그걸 봤어. 잘 가~!"

'흑흑, 문이나 열어 줘...'

여권의 맨 뒷면에는 해당 여권이 몇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지 적혀있습니다.
아마도 단수여권, 복수여권 제도 때문에 저처럼 '여권위조범'으로 오해를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겠죠?
혹시라도 이런 일을 당하실 땐, 여권 맨 뒷페이지를 보여 주세요..!
(유니폼을 입지 않고 경찰을 사칭하는 사기꾼에게 여권 소매치기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구요~^_^)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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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eignman 2009.12.09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에는 단수여권이 없나봐요. ㅎㅎ
    해외에 자주 안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일회용 여권이 딱인데..
    재밋는 사연입니다. ㅎㅎ

    • BlogIcon 맹태 2009.12.09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Reignman님.

      네, 우리나라 이외에도 단수여권이 있는 나라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독일 경찰들은 확실히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사실 그 경찰들 말대로 '병역필인지 미필인지'로 여권을 다르게 발급하는게 말이 안된다는 것도 공감이 가기도 하고...

      물론 우리나라가 징병제라는걸 모르니까 그랬겠죠..?

  2. BlogIcon 丹良 2009.12.09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요~~~~
    저도 여권들고 이곳저곳 많이 가봤지만....
    여권이 총 몇페이지인지 처음알게 되었습니다...ㅎㅎ

    • BlogIcon 맹태 2009.12.09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丹良님. (한문 맞죠?ㅋㅋ)
      여권 페이지는 종류별로 다르니까 맨뒷장을 확인하세요~
      제 여권은 전자여권 발급되기 직전의 여권인데 48장이네요.^_^

  3. BlogIcon 커피믹스 2009.12.09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쿠야 큰일 날뻔 했군요
    고생하셨어요. 그게 여행의 묘미아니겠어요.

    • BlogIcon 맹태 2009.12.09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안녕하세요 커피믹스님
      맞아요. 처음엔 저런 상황들이 두렵고 떨리고 그랬었는데, 나중에는 '에이~ 사람 사는거 뭐 다 똑같지~' 하는 생각에 잘못이 없는 경우에는 당당하려....노...노력...하고 있습니다...;;;

  4. BlogIcon Phoebe 2009.12.09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 여권인줄 오해 받았다는 분도 계시던데요.ㅎㅎㅎ
    왜 하필 노숙자 무리에 껴계셨어요.ㅎㅎㅎ
    그래도 금방 나오셨으니 웃을수 있는 추억이지요.^^.

    • BlogIcon 맹태 2009.12.09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피비님
      외국인들한텐 한국이라고 하면 북한인지 남한인지 물어보더라구요..
      하긴 저도 어렸을 땐, 아프리카라는 나라가 있는줄 알았으니까요.ㅋㅋ

  5. BlogIcon 달콤시민 2009.12.09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저도 올해 독일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독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딱딱하고 빠른 독일어로 계속 저에게 가방을 열으라고, 영수증을 보이라고, 이 영수증을 설명하라고.. 하는데.. 제 뒤엔 사람들이 줄 서있고 말은 못하고 얼굴은 빨개지고..
    15년 로망 독일여행, 독일 도착하자마자 서러워서 울뻔했어요.. 흑흑 ㅜㅜㅜㅜㅜ
    (사실은 나라망신시키진 않았을까 걱정이...ㅋㅋ)

    • BlogIcon 맹태 2009.12.09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달콤시민님.
      한국말로 설명해 버리지 그러셨어요.
      독일 경찰들 덩치가 커서 그런지 왠지 좀 사람 위축시키는 능력이 있는거 같아요.ㅋ

  6. 엘쥐맨 2009.12.09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車는 왜 세계시장에서 가장 좋은 차로 인정받을까요? 그거 아시는 분????

    • BlogIcon 맹태 2009.12.09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엘쥐맨님.
      그거 아시는 분이 과연 이곳에 댓글을 남겨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차도 없거든요.

    • 맑은하늘 2010.01.01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휴 잘보내고 계시죠. 아이들 목욕보내고 혼자 심심하네요. 참고로 딸들이라 집사람과만.. 독일차가 명차에 속하긴 하지만 종류별로 가기 다른 대접을 받고있죠. 명차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그런 차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이 잘되어있어서 그렇습니다. 또 독일국민성이 기계류들을 직접 다루는데 재미를 아는 종족이라 차도 자가수리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물론 수리비가 비싸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우토반은 속도제한이 없는 구간에서는 도로가 아주 완만합니다. 오르막도 멀리서부터 서서히 오르게 설계되어있고 커브길도 우리나라처럼 급하지 않답니다. 자연스레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수 있겠죠. 빠른차가 좋은 차냐고 하실 분들 계시지만 실제로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차가 좋은차 입니다. 빠르게 달린다는 말은 고속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또한 그 속도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가 최대한 안전하게 지켜진다는 의미거든요. 아우토반에서 사고가 한두번 났겠습니까? 그런 데이터들이 모이고 모여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더 나은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죠. 자동차회사들이 고속주행용 트랙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그런 이유죠. 그냥 무난하게 타는 용도의 승용차들도 다 그런 식의 기술개발을 통해서 이루어진 결과물들이랍니다.

  7.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2.09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핫.. 이런.. 웃지못할 에피소드군요.
    근대 저도 여행을 몇번 다녔는데, 몇 페이지 짜리라고 적혀 있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ㅎ

    • BlogIcon 맹태 2009.12.09 1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드자이너님.
      ㅋㅋ진작 알았으면 처음에 물어볼때 대답했을텐데 말이예요. 그래도 독일 경찰서(파출소) 구경 언제 해보겠어요.ㅋ

  8. BlogIcon 怡和 2009.12.10 0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로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외국에서는 단수나 복수제도가 거의 없나보네요.
    요즘에는 미필도 복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미필인데, 5년짜리 복수여권 사용중이랍니다.^^

    • BlogIcon 맹태 2009.12.10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怡和님
      (한문 찾느라 고생했어요..ㅋㅋ)

      아, 요즘은 미필도 복수여권 신청이 가능하군요!
      외국의 경우는 잘 모르겠는데..사실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병역 때문인지 이해를 잘 못하더라구요.ㅋ

  9. 구텐 탁~ 2009.12.10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맹태님은 살면서 재미난 경험이 많으신거 같아요.
    그림도 재미나고 무슨 만화보는거같아요^^

    앞으로도 기대할께요!수고하세요~

    • BlogIcon 맹태 2009.12.10 14: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구텐 탁~님
      제가 포스팅한 것들을 다 보셨나봐요.ㅋ
      사실 제 포스팅에는 심오한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답니다..
      다시 한번 잘 살펴보시고, 깨달음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아, 물론 농담입니다...;;)
      감사합니다~

  10. Sonnim 2018.09.09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시 독일은 징병제 폐지 직전이었습니다. 1958년에서 2010년 3월 군번까지 독일에서는 징병제가 실시되었습니다. 독일읔 한국처럼 경찰 등 공무원이 대학을 졸업하고 3년간 노량진에서 공부한 다음에 임용되는 경우도 아니고 IT시스템이 사실상 없지요.한국처럼 널리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도 아닙니다. 니륙국으로 여러 나라와 연결되어 있어서 여권을 발급받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이제 많이 낙후되어 있지요.

2002년, 회사를 퇴직한 누나, 그리고 누나 친구와 함께 3명이 생애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경비는 누나의 쥐꼬리만한 퇴직금으로 충당했는데, 배낭여행이다보니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요.

- 밤기차의 낭만?

쿠셋이라는 침대칸을 이용해서 오스트리아에서 스위스로 야간에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야간에 이동하면 수면시간과 이동시간을 합쳐서 시간을 아낄수 있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야간에 국경을 넘는 경우에는 기차의 차장이 여권티켓을 거둬서 보관하여 국경통과절차를 처리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저희는 3명의 여권과 티켓(유레일패스)을 차장아저씨에게 전달하고 단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목적지인 취리히 역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는데, 차장이 여권만 주고 지나갔습니다.
'처리할게 남았나보다' 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짐을 챙겨 내리면서 차장아저씨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이제 유레일 패스도 주세요~"
"응? 줬잖아?"
"아니, 여권밖에 안 줬는데요."
"아까 주지 않았어? 이런! 너희랑 같은 칸에 탔던 사람들에게 줬나보다!"

얼굴이 창백해지는 차장 아저씨.
우리랑 같이 탔던 사람은 동유럽 출신의 백인 가족들이었는데, 동양인과 백인을 구분 못하나?!

우리는 그때까지도 아저씨가 모두 책임질 거라고 생각하고 기차에서 내려 아저씨를 기다렸어요.
창밖에서 보니 차장 아저씨는 우리가 있던 침대칸을 막 뒤지더라구요.
우리 말을 안 믿는거 같아서 기분이 좀 나쁘기도 했지만, 아저씨가 책임질거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 어?"

당황한 누나와 누나 친구. 남자는 나 밖에 없는 상황!
이럴 때 비행기 값이라도 해야겠다!


- 밥값을 하자!

전 달리는 기차를 따라 달렸습니다.
마치 헤어지는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영화처럼, 달리는 기차에 매달렸죠.


중학생때 영어신동 소리를 듣던 저는 외쳤습니다.

"H...How....Wh..where...are you going?!"
(번역: "어...어떠....어...어디 가세요?!")

차장 아저씨는 기차에 매달린 저를 보고선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습니다.
그리고 기차 복도의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서 기차를 세웠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비상벨이 울리고 역무원들이  달려왔습니다. 그 중에 한명이 저한테 소리를 쳤어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장난은 너희 나라에서나 해!" 이런 뜻이었습니다.

전 울컥해서 소리쳤습니다.
"야! 이 )@(*#&%!!" (<- 물론 한국말로 소리쳤습니다. 영어로 하면 알아 들을까봐.)

돌아서서 가던 역무원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제게 성큼성큼 걸어왔습니다.
선로 공사를 하던 중이었는지 손에는 연장도 있었고, 일행도 있었습니다.

"So...sorry..." (번역: "미...미안해...")



- 가재는 게편


어쨌든 일이 좀 커졌습니다. 출발하려던 기차는 멈춰섰고, 저희는 역무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역구내의 사무실로 갔습니다.

잠시 후, 차장이 아까의 미안해하던 얼굴은 간데없이 무척이나 화가 난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차장은 말을 바꿔서 '아까 분명히 줬다. 얘네가 받고서 없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역무원들도 우리가 표를 받고서 잃어버린척 한다는 분위기더라구요. "야! 너가 보관했으면 다시 돌려주는게 너의 일이야! 일 똑바로 못해?!"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기분이 나빠서 "영어로 이야기 하라. 우린 독일어를 할 줄 모른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계속 독어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니, 차장에겐 잘못이 없다고 차장을 보내주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한국말로 속된 욕을 쏟아내며 차장을 붙잡았습니다.
대충 "이러고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나쁜 사람." 이런 뜻이었습니다.
차장의 팔을 잡았더니 동양인이라면 무조건 무술의 고수라고 생각해서인지 역무원이 깜짝 놀라 경찰을 불렀습니다. 전 경찰이 올 때까지 차장을 못가게 붙잡았습니다.

1~2분도 안되어 곤봉을 치켜든 6명의 경찰이 달려왔습니다.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저는 "여기예요! 여기!" 라며 마치 내가 부른것 처럼 반가운 표정으로 밝게 웃으며 경찰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가재는 게편, 경찰은 차장편.
경찰은 차장을 돌려보내고, 우리의 몸을 수색하더니 짐을 열어보라고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며, 누나와 누나 친구는 급기야 눈물을 보이기에 이르렀습니다.

전 오기가 생겨서 제 짐을 모두 쏟아서 속옷까지 다 보여줬습니다.

"OK? OK?"
(번역: "나한테 없다고!")

누나는 대사관을 연결해달라고 요청해서 대사관에 전화를 했습니다만,
울먹이며 상황을 요약하는 누나에게 대사관 직원의 첫마디:

"저희가 차비를 드릴수는 없구요..잘 해결해 보세요.."

엥..;; 가재는 게편, 경찰은 차장편, 한국 대사관은 우리편이 아닌 것확실했습니다.
누가 차비를 달라고 했나요. 흥! 우리는 스스로 강해져야만 했습니다.


- Never Give Up!
취리히역의 경찰들도 난감해 했습니다. 하지만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범인은 차장인데!!!) 
결국 경찰에게 도난신고서(police report)를 발급받아 보험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유레일 패스가 없으면 여행 일정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리고 분한 마음에 누나들은 계속 훌쩍거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여행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마음을 굳히고 있었습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혹시나 하며 분실물 보관소를 찾았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어느 한국인 관광객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어? 한국분이세요? 왜 울어요?"
자초지종을 들은 아저씨께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에이. 젊은이들이 그렇다고 지금 여행을 접으면 쓰나? 내가 표를 사줄께. 한국가서 갚아요."
(대사관 직원이 빈말이라도 이런 말만 해줬더라면 서럽지나 않았을텐데..)

(Never Give Up! 출처: 여기)

 "네? 아니예요. 도와달라고 말씀드린게 아니예요. 하도 억울하고 분해서."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라구요. 억울하고 분하다고 포기하면 지는거예요."

결국 우리는 기존 일정을 수정하여, 최소한의 경비로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다시 짜고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분실물 보관소에서 만난 아저씨께 물질적 도움은 받지 않았지만, 정말 큰 힘을 얻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뱀발 1.
그 후, 이탈리아.
한국인 민박집에 들어갔는데, 먼저 묵고 있던 여행객이 우리에게 '유레일 패스를 잘 간수하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저도 어떤 사람한테 들었는데요, 한국인들이 유레일 패스를 차장한테 맡겼다가 못 받아서 난리가 났었대요. 그런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어? 저희도 그랬는데!"
알고보니 저희 이야기였습니다...;;;

뱀발 2.

몇 년 뒤에 기회가 되어서 유럽을 한번 더 찾았었는데요, 다시 찾은 유럽에서는 차장 아저씨가 밤기차 침대칸이어도 유레일패스를 걷어가지 않더라구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플래시로 그렸습니다.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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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라누리 2009.11.18 0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맨손으로 기차를 세우셨군요.
    대단하세요.

    • BlogIcon 맹태 2009.11.18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매달렸는데..
      우리나라에선 영화에 많이 나오잖아요.ㅋ
      근데 역무원들이나 차장이나 혼비백산 하는 것을 보고 영화는 영화다..라는 걸 깨달았어요...

      미국 영화에 총격전 나온다고 미국 가면 총부터 구입했을지도 몰라요.ㅋ

  2. BlogIcon 세미예 2009.11.18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가지 사연들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야가 무슨 뜻인지 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 BlogIcon 맹태 2009.11.18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세미예님.
      호야호야호야호야호~!
      저도 세미예님의 닉네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_^

      자주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3. BlogIcon 드래곤포토 2009.11.18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시엔 힘들었겠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 ~~

  4. BlogIcon 달콤시민 2009.11.18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었을때 외국여행하면서 생명의 위협만 빼고 겪는 모든 경험은 다 삶의 지혜가 되고 즐거운 에피소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패기있을때는 해외여행을 못해봐서 ㅋ 지금은 몸만 사리고 소심하게 다녀서 이런 큰 에피는 없네요 흑흑..
    대사관 직원보다 함께 여행하는 여행객이 역시 여행자들의 편이라는거!

    (레고그림 짱 멋져요~ 유후!)

  5. 토마스 2009.11.18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이야기와 디테일한 그림에 반했습니다.ㅋㅋㅋ

  6. BlogIcon 커피믹스 2009.11.18 2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카툰이 유행이네요.
    재밌는 글 그림 잘 봣습니다.

    • BlogIcon 맹태 2009.11.18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커피믹스님.

      안그래도 요즘 카툰으로 좀 밀어보려고 하는데..
      잘 안먹히네요^_^
      재밌게 봐주셨다니..좀 더 열심히 그려야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