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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난 일요일 오후, 팝콘과 자몽주스를 양 손에 들고 어두컴컴한 극장에 들어섰다. TV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고들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영화는 팝콘 밑바닥이 보일 때까지 '딴생각'을 못하도록 필자를 영화속으로 빨아들였다. 

좀 지루하다 싶으면 잠깐씩 조는 버릇이 있는 필자를 오랜만에 '단 한 번도 졸지 않고 끝까지' 몰입하게 해주었던 영화 <의형제>.


                               

김기덕 시나리오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는 영화다>를 연출한 장훈 감독은 송강호, 강동원을 앞세워 (애써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한국사회의  불편한 진실 '분단국가의 첩보원'과 '다문화가정 구성원'문제를 고소한 팝콘처럼 잘 튀겨서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나흘 만에 너끈히 100만관객을 동원했다는 이 영화 <의형제>는 두고두고 아껴보고 싶은 소설책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특히 영화나 다큐멘터리 창작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루려다간 큰 코 다칠법한 묵직한 주제를 <코믹>과 <다이나믹>을 섞어 잘 비벼낸
영화 <의형제><공동경비구역 JSA>처럼 비장하지도 않고 <웰컴 투 동막골>처럼 배꼽을 잡게하지도 않는다. 때론 애달프고 때때로는 관객들을 웃기면서 그저 제 갈길을 갈  뿐이었다. 

<의형제>는 두 영화의 장점만을 골라 송강호라는 연기파 배우와 꽃미남 강동원을 간판으로 내세워 자몽주스처럼 상큼하게 관객몰이를 하고 있었다.

줄거리 소개는 생략한다. (직접 가서 볼 만한 영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대신, 특징적인 사진 몇 장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붙여나가보자. 그게 더 재밌을 것 같으니까... 



#1. 리얼하고, 한국적이며, 입체적인 차량추격씬

 
몇년 전, 영화 <매트릭스>의 차량 추격씬이 세상에서 가장 화끈하다고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의형제>의 차량추격씬은 매트릭스보다 훨씬 더 리얼하고 한국적이면서 매력적이다. 마치 3D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입체적 느낌을 주는 이 부분은 영화의 백미라고 해도 좋을 듯.

한국의 <다세대주택>사이의 <좁은 골목길>에서 <승용차>로 <오토바이>를 추격하는 장면은 왠지모르게 낯설면서도, 리얼하고 나이내믹하다. 

(누구든지 이 추격씬을 유심히 살펴보고 어떤 기법이 쓰였는지 좀 알려주길 바란다. 뭔가 색다른 기법이 쓰인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정확하게 파악이 안된다. 솔직히... )


#2. 남한 정보원 - 북한 첩보원의 동고동락



옛날(?)영화 <쉬리>는 남한 정보기관요원 한석규와 북한공작원 김윤진을 연인 관계로 설정해 클라이맥스를 비장함으로 장식한다. (탕! 탕! 탕!)

기억나는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서로 총구를 겨누고 마주한 사랑하는 남녀의 눈빛과 표정을? 아마도 <아이리스>의 김태희와 이병헌도 <쉬리>의 그 장면을 무척이나 의식하고 연기에 임했을 것이다. (안 그래요? 병헌씨,태희씨??) 

<의형제>에는 자신이 속했던 공동체에서 버림받은 두 남자, 즉 국가정보원에서 해고된 송강호와 배신혐의로 북한에서 버림받은 강동원을 한 집에 살게한 뒤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절대로 함께 살아서는 안될 것 같은 두 사람을 같은 공간에 두면서 그들 각각이 지닌 '내밀한' 스토리를 하나하나씩 친절하게 관객들에게 설명해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물론 재미도 있었지만, 다소 느슨해지는 긴장도가 감지되었다. 어느 잡지에 실린 영화평처럼  '느와르가 코믹으로 점프하는 듯한' 느낌??


#3. 장훈감독의 속마음? < 버림받은 북한공작원 = 한국 다문화가정 구성원들 >




위 사진 속 인물은 장훈 감독의 전작 <영화는 영화다>에서 소지섭, 강지환을 디렉팅하는 봉감독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고창석이다. 고창석은 이 작품에서 베트남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두목으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고창석의 연기를 칭찬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그의 연기는 탁월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장훈 감독의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일 것이다. 남과 북에서 각각 버림받은 주인공들(송강호,강동원)과 한국에 돈 벌러와서 고생하는 베트남 노동자들,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인들을 인간적으로 보듬어내려는 그 푸근한 태도 말이다. 

감독은  남한 땅에서 버림받은 북한 공작원과  다문화가정 구성원들(특히 베트남인)을 동일선상에 배치하고, 우리에게 그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점검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보다 더 인간적으로 대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우리도 한 때는 타국에서 그런 대접을 받았었노라고.....   


#4. 그리고,,,, 소름끼치도록 연기 잘하는 이 사람은 누구?





“명심하라우… 강성 대국의 아들 중에 나약한 놈은 한 놈도 없어야 한다.”

영화속에서 북한의 초특급킬러, 일명 '그림자'로 등장하는 이 인물이 강동원에게 강조하는 말 속에서 캐릭터의 분위기는 폭발적으로 퍼져나온다. 충무로에 이 사람만큼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의 연기는 한마디로 소름끼치도록 리얼했다.

그의 실제 이름은 전국환. 영화 <식객>의 대령숙수역으로 출연했다고 알려진 전국환이 뿜어내는 연기력은 송강호를 능가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정말이다. 필자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는 것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뱀발 ♣
남아메리카 <과테말라>의 한국교포들이 현지인들의 사냥감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현금이 많고 부유한 한국사람들을 납치,살해하는 과테말라 사람들의 만행에 한국정부도 대책을 마련중이란다. 슬픈 일이다. 과테말라의 소식을 접하고, 이 영화 <의형제>가 과테말라에서도 상영되기를 기대해본다. 리메이크도 좋고.....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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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탐진강 2010.02.10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무장지대에 근무했던 제게는 꼭 봐야 할 영화군요

  2. BlogIcon Phoebe 2010.02.11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는 평이 다들 좋네요. 꼭 봐야겠어요.
    에휴~, 필리핀도 한국 사람 타겟으로 나쁜짓 많이 한다는 얘기 들었는데 과테말라도 그렇군요.
    운동 열심히 해서 격투기라도 배워야 할까봅니다.
    어서 여러가지 대책좀 마련해 주시면 좋겠어요.


# 다른 시공간에 같은 운명의 인물들이 존재할까?

100년 터울인 두 명의 미국 대통령이 난데없이 2010년 한국 영화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사한 링컨과 케네디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2월 개봉 예정인 그 영화의 제목은 <평행이론>.

영화사 측은 링컨과 케네디의 공통점을 이렇게 압축해서 티저영상과 함께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 "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케네디는 1946년 하원의원에 당선되었다."

- " 링컨, 케네디 모두 금요일에 암살되었다."

- "
케네디는 암살 당시 포드자동차에 있었으며, 링컨은 암살 당시 포드 극장에 있었다.”

- "링컨은
그 즈음 마릴린 먼로라는 곳에 있었으며, 케네디는 마릴린 먼로와 함께 있었다." 

 

                         ▲  100년 간격으로 벌어진 링컨과 케네디의 암살은 과연 우연일까요?


얼핏 보기에도 섬뜩한 이 내용은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대의 두 사람이 동일한 삶을 산다'라는  '평행이론'이라는 우주의 법칙(?)을 영화로 만들어낸 것이라는데요.


감독은 과연 어떻게 '평행이론'을 영화 속에 녹여냈을까요? 오는 2월로 예정된 영화 개봉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영화는 일가족 모두가 살해당한 30년 전 인물과 동일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한
남자가 그 음모를 밝혀내려한다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사 측이 공개한 티저영상 속 나레이션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평행이론>이라는 일종의 우주법칙(?)이 과연 실재할까,라는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 '운명'이라는 것은 '우주 법칙'으로 존재할까?



잠시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사주팔자, 토정비결, 주역, 타로 점, 사주 카페, 명리학, 관상, 손금,신년운세 등등.........

2010년 새해를 맞아 혹시라도 여러분들은 올 한 해의 길흉을 이런 방법으로 예측해보셨나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위에서 열거한 운명측정방법(?) 을 신뢰하시나요?
 
신뢰한다면 얼마나 결과로 나온 점괘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계신가요? 

네티즌 여러분들이 이런 운명측정방법을 믿는다 해도,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러분들은 <비몽>이란 영화를 꼭 한 번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 김기덕의 천재성이 느껴지는 걸작일 뿐만 아니라, 전작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 <비몽>은 주제의식에 있어서도 다분히 철학적,사변적인 면모를 다소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은 <비몽>을 '너무 어려운 영화'라고 평가하고 있더군요. 흥행과는 거리가 좀 먼 작품이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습니다.

그러나........이 영화에서 김기덕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 하나를 이해하고(또는 영화를 보는 중에 이해하고) 영화를 접했다면, <비몽>은 그리 어려운 영화는 아니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감독 김기덕은 분명히 이나영과 오다기리죠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주에 있을지도 모를  하나의 강력한 법칙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꿈이 현실과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의도가 바로 업(業)' 이라는 것. 


즉, 김기덕 감독은 우리의 평상시 생각과 의도가 꿈이 되고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화려한 미장센 속에 현란한 은유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뛰어난 미적감각이 구현된 영화 포스터부터 보시죠~
 


                                   ▲ 이나영, 오다기리 죠 주연의 2008년작 <비몽(悲夢)>.


김기덕의 <비몽>은 영화 포스터 속에 나비라는 철학적(?)생명체를 삽입하고 있습니다.

나비는 잘 아다시피, 동양철학 그 중에서도 도가사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대표적 곤충입니다.

'내가 나비인지 , 나비가 나인지....' 라는 표현으로 더 유명한 장자의 꿈(장자지몽).

또한, 도가(道家) 사상뿐 아니라 최근의 뇌과학과 초기불교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나(我)'라는 의식 또는 개념에 대한 회의를 영화 <비몽>은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김기덕 감독이 '장자의 꿈, 나비의 꿈'을 내세워 도가사상을 말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뇌과학,초기불교의 '무아(無我)'를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잘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 김기덕 감독은 한 사람의 꿈이 다른 사람의 현실이 될 수도 있고, 평상시의 의도가 (좋든 나쁘든) 현실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을 품고 이 영화를 만든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듯, 김기덕 감독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날카롭고 예리한 감각과 지식의 소유자이니까요....



영화 <비몽>은 초반부터 도발적인 상황을 설정해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남자주인공 오다기리 죠가 꾼 꿈대로 한치의 오차없이 이를 실행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주인공 이나영의 현실을 영화초반부터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오다기리죠가 꿈에서 교통사고를 내면, 현실에선 이나영이 교통사고를 낸다는 설정.
그러나, 특이한 점은 이나영이 몽유병 환자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깨어있는 의식으로 행위하는게 아니라, 의식이 돌아왔을 때 몽유상태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이는 인간의 의식이란게 얼마나 불분명하고 가변적인가를 나타내는 영화속 장치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현실 속 인간의식이란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감독의 의도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꿈이 다른 사람의 현실이 된다면, 당신은 함부로 꿈꿀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 결국 이나영은 오다기리죠의 꿈대로 옛 애인을 살해하게 됩니다. 물론 살해하는 당시에는 몽유병 환자의 상태였고 , 거기서 깨어난 순간 자신의 행위를 인식하게 되지요. (마치 술 마시고 필름이 끊겼다가, 다음 날 전날의 행동을 주변사람들로부터 듣고 비로소 알게되듯이...)

이 부분에서, 심각한 의문이 하나 생겨납니다.

이나영이 옛 애인을 살해하던 그 순간은 자신의 의도와는 거리가 먼 일종의 '좀비(zombie)'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나영이 몽유상태에서 깨어나 의식을 되찾았을 때의 상태는 '좀비상태'가 아닐까요? 아니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이나 법칙이 존재하기는 하나요?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영화는 더욱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 내 꿈과 생각이 다른 이에게 현실이 된다는 설정은 다소 낯설지만, 
               '의도가 업이 된다'는 고대 인도의 사상 및 초기불교의 우주관과는 너무도 흡사합니다.


영화 <비몽>은 국제영화제를 염두에 둔 듯, 무척이나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면을 부각시키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다기리죠의 직업이 인장(도장)예술가로, 이나영의 직업이 의류 염색전문가로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서울 가회동 한옥마을과 일부러 렌트한 듯한 랜드로버 SUV의 등장은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진부한 문구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김기덕 감독은 2007년작 <숨>에서도 미국의 Jeep 자동차를 주인공의 승용차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오다기리죠의 작업공간을 파란색 톤으로, 이나영의 공간을 빨간색 톤으로 대비시킨 것 또한 김기덕 감독의 깊은 뜻이 숨어있는 화면구성으로 보입니다. (혹시 태극문양을 염두에 둔게 아닐까요? ) 


▲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 처럼, 김기덕 감독도 영화 속 '한국 냄새' 배치에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 나의 생각과 꿈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운명이 아닐까?



'어려운 영화'를 본 소감을 이제 슬슬 마무리 해야겠군요.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영화 <비몽>을 본 느낌을 정리하겠습니다.


1. 나의 꿈이 (누군가에 의해)현실로 나타난다면?


2. 나의 꿈 뿐 아니라 평상시의 내 생각,의도가 현실이 된다면?


3. 그게 좋은 꿈, 좋은 생각,좋은 의도라면 괜찮지만, 만약 그게 나쁜 꿈,생각,의도라면?



그렇다면, 여러분은 일상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의도를 품고 살아가시겠습니까?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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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저녁 열린 < 46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인터넷 세상에서 단연 화제다.


명품 연기력을 자타가 공인하는 김명민이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나, 출연작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무리한 체중감량을 한 탓에 시상식에 나오지 못했다는 소식에서부터, 레드카펫을 후끈 달군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섹시한 드레스 사진까지 인터넷 세상은 온통 대종상 소식으로 가득하다.

 

그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이름의 여배우가 있었다.


홍수현!


           ▲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홍수현. 최근 그녀는 '노출 드레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2000년대 초중반 브라운관에서 톱스타의 인기를 누리다 돌연 사라졌던 그녀가 최근 화려하게 컴백했다.

잘 알 것이다. 잊혀졌던 여배우가 시청자나 관객 앞에 돌아왔을 때 흔히 벌어지는 현상은 바로 ‘과감한 노출로 시선 사로잡기’라는 것을.... ('서머타임'이란 영화가 대표적이랄까?)
 


홍수현 그녀 또한 그 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요즘 인터넷에선 '홍수현'이란 이름 석 자가  심심찮게 인기검색어로 떠오르곤 한다.

맞다. 그녀의 노출 심한 옷차림 때문이다.


그녀는 이번에도 역시나 과감할 뿐 아니라 보는 사람들에게 온갖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드레스를 입고 대종상 시상식장에 나타났다. 물론, 팬들은 열광했다. 21세기엔 그런 과감함도 일종의 ‘팬 서비스’인 것이다. ‘사라졌다 나타난‘ 수많은 여배우들이 관객들의 뇌리에 꾸준히 각인시켜온 게 바로 그런거니까..... 


대종상 시상식에서 또 하나 특이했던 점은 시나리오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 시나리오상 - 김기덕, 장훈, 옥진곤, 오세연)


바로 <영화는 영화다>라는 저예산 중대박 영화.  이 영화는 ‘한국영화계의 이단아‘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맡고, 그의 조연출이었던 사람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맡은 <영화는 영화다>. 
                 저예산으로 대박을 이끌어낸 영화다. 김기덕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서였을까?


홍수현은 참 오랫동안 사라졌다 다시 나타날 때 바로 이 영화 <영화는 영화다>를 선택했다. 그녀 역시 이 영화에서 과거에 다른 여배우들이 했던 바를 답습하고 있었다. 짐작할 것이다. 그게 바로 ‘과감한 노출!’이라는 것을.


영화는 매우 짜임새 있고 훌륭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영화평을 물었을 때, 십중팔구는 홍수현의 노출,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홍수현이 소지섭에게 자동차 안에서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었노라며 동문서답을 해대고 있었다. (보는 눈은 다들 비슷한 모양이다.)


그럼 지금부터... 김기덕, 홍수현, 소지섭의 <영화는 영화다>를 감상해보자. 
 

영화를 보는 내내 김기덕 감독의 흔적을 찾으려고 애쓰는 심리상태가 감지되었다. 한국 영화계의 악동(?)이자 세계 영화계의 거목(?)인 김기덕 감독. 결론적으로 말해, 그의 조연출 출신이 메가폰을 잡아 1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는 영화다>라는 작품에서 ‘김기덕’의 냄새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김기덕의 냄새’는 영화 말미에 불상(佛像)으로 한 남자를 때려죽이는 장면에서나마 겨우 그 자취를 드러낸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변함없이 드러났던 냉소와 비아냥은 별로 없었다. 그저 잘 만든 한 편의 ’유사‘ 조폭영화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기덕은 조폭영화를 만든다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연출을 제자에게 맡겼을까?‘ , ’이 영화는 김기덕표 조폭영화의 예고편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김기덕이라고 조폭영화를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니까......


         ▲ <영화는 영화다> 촬영 현장. 강지환은 이 영화에서 거만하지만 나약한 수타역을 잘 소화해냈다.

어쨌거나 6억 들여 만든 저예산 영화치곤 썩 잘 만든 영화였다.

<영화는 영화다>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강패, 수타 두 사람의 이름에 주목하라!  ....강패 = 깡패, 수타 = 스타 )



‘조폭 강패(소지섭)가 영화배우 수타(강지환)가 출연한 영화를 보다가 영화배우라는 직업을 동경한다. 이후 강패는 수타의 상대역으로 실제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촬영장에서는 수타를 동경해온 강패의 리얼한 액션이 문제가 됨과 동시에 찬사를 받는다. 한편, 수타는 강패에 대한 멸시와 동경이라는 혼재된 감정 속에 촬영에 임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괴로워한다.


한때는 수타의 애인이었던 여자 주인공(홍수현)도 강패에 대한 호기심을 섹스로 이어가며 단조로운 구성에 양념을 친다.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은 강패의 실제 직업 세계, 즉 조폭의 일상으로 그려진다. 수감중인 보스의 오른 팔인 강패와 보스의 적이랄 수 있는 박사장 그리고 수타의 부하들이 흔하디 흔한 용서와 배신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박사장을 납치해 살해하려다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그를 살려준 강패, 결국 박사장과 결탁한 부하들의 배신으로 궁지에 빠진다. 수타도 믿었던 매니저에 의해 자신의 섹스비디오가 노출돼 곤욕을 치렀으나 결국 강패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영화촬영장에 복귀해 영화를 마무리한 강패, 박사장을 찾아가 때려죽인다. 살해도구였던 목이 부러진 불상(佛像)을 수타에게 건네주고 경찰에 잡혀가는 강패, 경찰차의 유리문을 머리로 받아 깨뜨리며 짐승처럼 웃는다. 수타, 눈물을 흘리며 잡혀가는 강패를 바라본다. ‘



시나리오를 쓰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조폭세계와 영화계라는 두 축을 연결시켜 하나로 결합한 김기덕의 상상력은 그나마 참신하다. 실제 세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개연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어쨌든 영화계의 주 자금원이 ‘부동산 큰손’이라는 설이 자자한 걸 보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떠올려 볼 수 있는 이야기 구조랄 수 있다.

        

국제영화제 수상경력면에서 국내 최고인 김기덕 감독은 애초 각본에선 상영 영화와는 다른 결말을 제시했다고 한다. 첫 장면이 강패가 수타의 영화를 보는 장면이므로, 마지막 컷 또한 수타가 극장에서 그동안 강패와 함께 찍은 영화를 감상하는 장면으로 설정되었다고....


그래야만 ‘선수(국제영화제)가 선수(명감독)를 알아본다‘ 라며 김기덕은 마지막 컷을 일종의 수미쌍관 ( 뫼비우스의 띠 결말, 매듭짓기 결말)기법으로 장식하려 했다는 것.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준 마지막 장면은 그와 달랐다. 수타와 강패는 같은 현장에서 처절한 웃음과 눈물 글썽이는 표정을 보여주며 알 수 없는 감정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감동은 그리 크지 않았다. 어설픈 스퀴즘(화면분할)으로 두 주인공의 표정을 부각시킨 엔딩 컷은 왠지 진부하고 어색했다. (드라마의 예고편 엔딩 컷 같았다.)


             ▲ 강지환과 소지섭의 결투장면. 갯벌에서 이 장면 찍느라 고생 참 많았다는 후문이다.

(우습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라면, 여배우의 노출에 관한 기법 및 촬영기법이었다. 이는 묘하게도 최근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으는 홍수현이 출연한 영화라는 점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하다.


여배우 홍수현이 볼에 보톡스를 맞아서 빵빵한 얼굴로 변신해 <영화는 영화다>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솔직히 그녀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저 여배우가 홍수현이구나, 라고 깨달을 무렵 촬영장의 강패는 홍수현을 차에서 폭행하는 장면을 찍게 된다. 그 때 보여준 실제 폭행을 떠올리게 하는 시츄에이션. 강패와 홍수현의 감정라인은 대략 이런 순서다.

1. 수타의 옛 애인(홍수현)이 터프가이 강패에게 관심 표명.         (애간장 기법)

2. 자동차 안 촬영scene에서 홍수현의 뺨을 때리고 속옷을 강제로 벗긴다.

                                                                                              (하체 연상 기법)

3. 이후 강패와 침대에서 누워있는 장면                                      (성관계 연상 기법)

4. 목욕탕에서 얇은 검은색 속옷을 걸치고 강패와 키스 및 포옹     (가슴 연상기법)



주목할 점은 (누구나 아는 바이지만) 2항과 4항이다.


-하늘색 속옷을 벗겨 긴 다리에서 강제로 끌어내려 신발 끝에 걸쳐놓는 장면에서 홍수현의 하반신이 금세 연상되었다는 점. (울고 있는 홍수현의 하반신을 영화 스탭들이 큰 수건으로 가려주는 장면)


-강패(소지섭)의 욕설과 홍수현의 괴성 섞인 울음과 저항(차 조수석 뒤로 보이는 저항하는 팔과 머리카락 장면)이 합쳐지면서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는 점. 이는 sex에 대한 상상을 최대한 자극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성공했다는 걸 의미한다.


             ▲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소지섭의 눈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

자, 이젠 마무리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를 쓴 김기덕이 방점을 찍으려 했던 인물은 과연 강패였까, 수타였을까?


‘자기한테 없는 것을 곁눈질하다간 이렇게 된다?‘ 라는 '근대화 산업역군의 자세'를 김기덕이 강조했을리는 만무하고,   (수타를 동경하는 강패 소지섭)


그렇다면 ‘잘난 척 하는 자는 언젠가 처절하게 굴욕적 상황을 겪을 수 밖에 없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까?  (강패를 동경하는 수타 강지환)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는 아마도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개별영역의 소관일 것이다. 

6억원의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가 관객들에게 호평받았다는 점, 
대종상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는 점,
홍수현이란 여배우가 오랜만에 등장했다는 점   등등이 모두 인상적이었던 영화  <영화는 영화다>!

깊어가는 가을, 이런 영화는 자주 만들어져야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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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티븐 2009.11.07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기덕과 홍수현.. 영화는 영화다. 소지섭,강지환이 주인공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네요..숨은 인물 찾기,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