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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4월 1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99주년 임시정부수립 기념식 및 임시정부선열 추념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김구 선생을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은 나라의 주권이 뺏긴 상황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임시정부를 설립하여 독립을 위한 길을 모색하며 투쟁했습니다. 세계 어떤 민족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랑스런 역사입니다. 행사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올립니다. 

  김구 선생께서 일생을 바쳐 헌신한 임시정부가 내년이면 수립 100주년이 됩니다.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전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사진 제공 : 뉴스1


사진제공 : 조선일보


사진제공 : 한겨레


사진제공 : 김구기념관



사진제공 : 김구기념관


사진제공 : 김구기념관


사진제공 : 김구기념관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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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이데일리]


김형오 “靑·與·野, 5월말 개헌안 합의 후 9월1일 표결하자”



“정기국회 첫날 여야 표결 후 국민투표 부치면 윈윈” 

“대통령제 하려면 부통령 두고, 총리 두려면 국정통할권 확실히”

文대통령에 “헌법 발의권, 유신헌법 소산…이제 그만하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내용 및 개헌안 투표 시기를 둘러싼 정국 갈등에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고 9월 정기국회 첫날에 국회에서 표결하자”고 해법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주최로 열린 ‘대통령 개헌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먼저 “개헌을 해야 하는 이유는 명명백백하게 대통령의 권한 줄이기를 위해서”라며 “현재는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가면 식물 대통령으로 형편 없이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 감방에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헌법은 형식만 삼권 분립이지, 대통령의 일권이라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선출방식 논란이 벌어진 국무총리를 두고는 “세계의 총리를 보면 분권형 내각제의 실세 총리 아니면 미국 외에 대통령제 취하는 나라의 껍데기 총리 이렇게 두 분류”라며 “국회 답변용 총리가 아니라 국정통할 기능을 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헌법 어디에도 청와대 비서실이 없는데, 총리와 국무위원이 청와대 비서실의 지시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국정운영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유능한 총리, 각료가 임명돼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두고는 “대통령제는 선하고 다른 제도는 악하다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통령제가 잘되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고, 의원내각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잘되는 나라는 수없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의 헌법 발의권은 그렇게도 증오하고 싫어한 유신헌법의 소산”이라며 “좋은 헌법을 만든다면서 나쁜 조항을 쓰려면, 압박용으로 끝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개헌을 안 하려면 계속하되 개헌을 정말 원한다면 이제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은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들의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을 만들고 정기국회 첫날에 표결한 뒤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 하도록 합의하자”며 “그러면 청와대와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대승적 차원에서 윈윈하고 제대로 된 개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안에 담길 내용으로는 “감사원 같은 독립된 헌법기관에 대통령이 인사 개입을 할 수 없게 하고 검찰과 경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 등에도 대통령이 인사 개입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통령제를 하려면 부통령을 도입하든지, 총리를 두려면 국정통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국정운영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고 국회의 책임성과 윤리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의장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으며, 지난해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2018-03-27 이데일리] 기사 원문 바로가기 클릭




[2018-03-28 동아일보]



“靑與野 개헌안 한발씩 양보, 5월까지 합의해 9월 투표를”




원로-학계 ‘대통령 개헌안’ 토론회 


“5월 말까지 여야와 청와대가 개헌안을 모두 합의합시다. 9월 정기국회 첫날 표결하고, 9월 중에 국민투표에 들어갑시다. 여야와 청와대가 각각 한 발씩 양보해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헌법,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봅시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 직후 “지금으로부터 한 달 내로 국회가 단일안을 만들어내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개헌) 시기는 조절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전·현직 국회의장이 모두 대통령 개헌안을 대체할 국회 개헌안 마련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오전 10시부터 이어진 이 토론회에서 대응 방향을 놓고 종합 토론을 하기 시작한 오후 3시경 토론회에 나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던 2008년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상기시키면서 그는 “10년 동안 허송세월했다. 4분의 3 가까운 국회의원들이 개헌하자고 했는데, 지도자 몇 사람이 털면 됐을걸…”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줄여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 중 처음으로 웃으며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갑자기 몸이 아파서 불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성향 이홍훈 전 대법관은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먼저 개헌안을 국회에 발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합의한 안을 의결해야 한다. 상당히 국회 책임이 무거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법관은 대통령 개헌안에 기본권 보장에 있어서 충분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5·18민주화운동 등을 전문에 추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헌법 전문은 많이 수정하지 않는 것이 선례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추가해야 하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서 헌법 전문에 맞게 표현을 가다듬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법원장 권한과 관련해 이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서 현재 헌법을 조금 더 가다듬어 (대법원장)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좋은데, 다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쉽지 않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전문가 토론에서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놓고 찬반 의견이 오갔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오히려 의회를 통해 정부를 한 정파나 총리가 독점할 수 있는 제도로, 대통령제야말로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분권과 협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독점적 권한을 총리와 나눠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무총리 임명과 추천, 선출 과정을 놓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제를 하려면 부통령을 도입하든지, 총리를 두려면 국정통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대통령 권한은 무엇이고 총리 권한은 무엇인지 구별해야 한다. 국회에 총리선출권이나 추천권을 주지 않고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2018-03-28 동아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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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5 중앙 선데이]


분권형 대통령제 죄악시하고 여론몰이하는 건 문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3일 ’개헌은 대통령 권한 분산이 핵심으로, 이를 위해서는 국민과 국회가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의 조정과 축소”라며 “이를 위해서는 권력 분산의 대상인 청와대가 주체가 돼서는 안 되고 국민과 국회가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개헌안 발표에 대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형오 전 의장이 보는 ‘개헌의 정석’

국회 윤리규정 미국 450쪽, 한국 2쪽

자기희생 조치로 신뢰 회복해야

총리 추천 주장도 정당성 얻을 것


핵심은 대통령 권한 분산인데

청와대가 주도하면 개헌 불가능

26일 발의하지 말고 국회에 맡겨야


김 전 의장은 국회 총리 추천·선출제 논란에 대해서도 “국회의 권한이 커지는 데 대해 국민적 시선이 따가운 만큼 신뢰 회복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과 윤리성 강화 조치를 함께 행동에 옮겨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2008년 국회의장 취임 일성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국회 내 개헌 논의를 주도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개헌 전도사’로 꾸준히 활동해 왔다. 

  

왜 지금 개헌이 필요한가.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이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대통령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축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수다. 대통령제는 삼권분립이 기본 원칙인데 한국의 대통령제는 이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집행할 법을 대통령이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고 사법부 수장도 직접 임명하고 있지 않나.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도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다 보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에게 충성을 다해야 할 기관이 대통령의 눈치만 봐서는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청와대 개헌안 발의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공약은 지켜야 하는데 정치권은 요지부동이니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겠느냐고 선의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어떻게 분산하느냐가 개헌의 핵심인데 이를 당사자인 대통령이 주도해 바꾸겠다면 누가 그걸 믿겠는가. 이미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국회를 압박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청와대의 역할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개헌안을 국회에 발의하면 모든 게 헝클어진다. 자유한국당의 결사 반대로 부결될 게 뻔한 상황에서 자칫 개헌 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그러면서 “개헌은 발의가 아니라 통과가 목적이 돼야 한다. 이번엔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청와대도 진정 개헌하고 싶다면 26일 개헌안을 발의하지 말고 국회에 맡겨야 한다. 국민과 국회가 개헌을 주도하는 게 현실적으로 최선이자 유일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권력구조 개편도 주요 쟁점이다.


“우리 정치 구조상 대통령 4년 연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든 뭘 채택해도 세 제도의 요소가 두루 포함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대통령에게 쏠린 권력을 어떻게 분권화할지 최대한 꼼꼼히 챙겨 이를 명문화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고민 없이 형식만 갖고 다투니 국민이 공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다. 청와대가 분권형 대통령제는 잘못된 제도인 양 죄악시하고 대통령제는 마냥 선한 것처럼 여론몰이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 외에는 대통령제를 제대로 운용하는 나라가 드문 반면 내각제나 분권형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나라는 수십 개국에 달하는 게 엄연한 현실 아닌가.”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떼어내 국회에 주는 데 대한 국민적 반감도 만만찮다.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국회의 책임성과 윤리성이 함께 강화되는 게 중요하다.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가 대표적이다. 우리 국회 윤리규정은 2쪽에 15개 항뿐이다. 반면에 미국 하원의 윤리 매뉴얼은 450쪽에 달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지 않나. 이런 것부터 제대로 챙기는 게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윤리위원도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국회 추천권도 없애야 한다. 또 윤리위 결정사항은 지체 없이 표결에 부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 국회가 먼저 실질적 조치를 내놓으며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야 총리 추천·선출 주장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다.”

  

김 전 의장은 개헌의 또 다른 당위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언급했다. “5년 단임제를 하다 보니 잃어버린 게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중장기 비전이다. 전 정권에서 두각을 나타낸 관료들이 대통령이 바뀌면 어느새 한직으로 밀려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과학기술 등 긴 호흡이 필요한 정책도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단절되기 십상이었다. 정권교체 비용을 이처럼 많이 지불하면 선진국은 언감생심이다.” 

  

청와대는 그러니까 4년 연임제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분산에 대한 확고한 제도적 장치 없이 4년 연임제로 가면 8년 단임제만 될 뿐이다.”

  

개헌과 관련해 정치권에 조언한다면.


“자유한국당도 제1 야당의 역할을 전혀 못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주도적으로 나서도 부족한데 너무 소극적이었다. 이제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게 당에도 이로울 거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통령 인기에 편승해 지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야당과 설전만 벌일 줄 알았지 야당을 설득해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당으로서 국정 주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걸 뼈저리게 반성할 때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2018-03-25 중앙 선데이] 인터뷰 기사 ☞ 바로가기 ☜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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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매일경제]



"헌법 경제민주화 개념에 경제주체들 자율성 조항 넣어야"

            김형오 前국회의장 인터뷰




◆ 소득 10만달러시대 개헌 ③ ◆ 


 "각 경제 주체들이 민주적·자율적·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계획경제의 다른 말인 '통제경제', 즉 국가의 과도한 개입에 의해 국가가 경제 주체들의 권한과 이익을 강제로 배분하고 간섭한다는 것으로 경제민주화가 해석되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개헌안에 경제민주화 강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 제125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 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 간의 상생과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있다.

현행 헌법상 경제민주화 조항에 '상생'을 추가하면서 국가가 대기업·고소득층보다는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도록 의무를 강화했다. 김 전 의장은 이러한 경제민주화 강화 내용이 자유시장경제 주체들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는 "경제 주체들의 책임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특정 세력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이 낸 개헌안을 평가한다면.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줄이기 위한 개헌인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왜 개헌을 하는 것이냐에 대해 전혀 파악을 하지 못했다. 지방자치 강화·토지공개념을 강화하면서 개헌의 핵심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식으로 됐다. 지금 시급한 것은 헌정사에서 엄청난 갈등을 유발하고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복하는 일이다. 


―대통령 개헌안에 4년 연임제가 포함돼 있다. 


▷4년 연임제는 형식적인 논리고, 편법에 불과하다. 기존 5년 단임제가 8년 단임제로 바뀌는 것 정도다. 핵심은 4년 연임제냐, 4년 중임제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이 무소불위로 행사되는 현행 체제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고 국가 안보를 지켜야 하는 자리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행사할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 경찰·검찰·국세청·국가정보원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을 대통령의 권한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중립적·객관적인 국가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헌법 체제로 가야 한다. 


―책임총리제를 염두에 두는 것인가. 


▷책임총리제, 이원집정부제 역시 지엽적인 문제다. 이 정부는 대통령제가 가장 나은 것처럼 강조하는데, 사실 대통령제에는 국무총리가 없다. '대통령제는 좋고 분권형은 나쁘다'는 식으로 청와대가 재단하는데 이는 참 희한한 일이다. 대통령제를 매번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국무총리는 막강한 대통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이낙연 국무총리라는 유능하고 좋은 사람을 뽑았지만 정부에서 총리가 보이는가. 전부 청와대가 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헌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개헌도 이대로 가면 국무총리는 청와대 눈치만 보다가 책임만 지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책임총리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늘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 각 부처가 장관들 책임하에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본질이다. 


―대통령 개헌안에서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 민주주의에 대한 자세는 절대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기반을 위협하거나 뒤흔들 소지가 있는 조항을 집어넣는 것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으로 성공했는데 성공한 제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경제 주체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창의도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개헌안에는 '국가의 주도와 간섭'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19세기적 헌법으로, 나라가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전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에 멈춰야 한다. 세금을 풀어서 실업자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비슷한 발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를 떠올려보면 미래도 책임지지 못했고, 창조도 하지 못했다. '국가 주도'라는 발상을 버리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은커녕 2차 산업에 머무르는 수준이 된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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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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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이용하여 오랜만에 대구와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찍은 사진 몇 장을 올립니다.




17일에는 대구 계명대에서 후마나 특강을 듣고 작년에 기념식수한 백송에 물을 주고 왔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서 있는 이 나무처럼, 한결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이희수 교수, 백상기 고문(6.25 참전용사), 본인, 에르씬 에르친 터키대사, 민남규 한.터키 친선협회장, 조윤수 전 터키대사, 조현국 사장, 오연석 친선협회 부회장




18일에는 부산 UN 기념공원에 갔습니다. 한국-터키 친선협회 인사들과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터키군 묘역에 참배를 했습니다. 한국과 터키가 형제국으로서 우의를 계속 다져나가길 바랍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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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 모교인 고성초등학교에 2016년부터 장학금을 조금 보내고 있습니다.

금년 장학생들이 보낸 감사편지가 오늘 도착하여 작년 장학생들이 보낸 편지와

같이 올려봅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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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들의 꿈과 희망은 누가 키우는가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PD 박명성 / 번역 이경후 / 제작·기술감독 유석용 /

연출 Stephen Daldry / 음악 Elton John / 극작·작사 Lee Hall

  


 

<모든 어른은 어린이들을 위한 조연>

설 연휴를 틈타 뮤지컬을 보러 갔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 그리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아내가 박정자 선생이 초대했으니 함께 가자 해서 무조건 따라 나섰다. 공연장은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디큐브아트센터,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였다.

  

뮤지컬 이전에 저예산 영화(2000년 제작, 2017년 국내 재개봉)로 만들어져 대박을 터뜨렸다는 것도, 실제 모델(필립 말스덴, 탄광촌 출신 영국 로열발레단 발레리노)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영화를 보고 반한 세계적인 뮤지션 엘튼 존이 원작의 감독인 스티븐 달드리, 시나리오 작가인 리 홀과 의기투합해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란 사실은 더더구나 까마득히 몰랐다. 그저 박정자 선생이 지난해 비운의 왕 단종의 부인 정순왕후 역을 뭉클하게 연기한 <영영이별 영이별>을 보고 교감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그런 유의 연극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도 선생님이 초대해주셨다. 그만큼 무심했고 또 무지했다. 그래서 더욱 전율이고 감동이었다.(정순왕후에 대해선 몇 해 전 수필을 쓴 적도 있고 단종의 묘가 있는 영월의 장릉과 세조의 광릉, 정순왕후의 사릉 등도 둘러본 적이 있어 꽤 아는 척을 했던 처지였다.)

 

박정자 선생은 주연이 아닌 조연(빌리의 할머니 역)이었다. 주인공은 놀랍게도 12세 소년이었다. 아니, 출연한 모든 어른은 어린이들을 위한 조연이었다.

 



무대는 마거릿 대처 집권 초기에 발생한 영국 탄광 노동자들의 파업과 경찰과의 극렬한 대립으로 시작된다. 생존권을 외치는 선량한 노동자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이를 무참히 짓밟는 공권력, 그것을 때 묻지 않은 소년의 눈으로 보는 그렇고 그런 드라마겠구나 지레짐작했다. 그러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그런 판에 박힌 내용이 아니었다. 발레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탄광촌 소년이 가족과 이웃의 도움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을 딛고 왕립 발레단에 입단한다는 줄거리였다. 탄광촌은 무너지고 파업은 실패해 절망뿐인 현실에서 소년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받아들이는 이야기였다.

 

<킬링 타임에서 힐링 타임으로>

러닝 타임 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템포가 빠르고 변화가 다양했다. 어린 소년들의 연기는 해맑고 신선했다.

인터미션 20분 후 다시 시작된 2부는 속도감이 더해 한 시간 넘는 극이 30분 만에 끝난 느낌이었다. 객석을 떠나기가 아쉬웠다. 모든 관객과 함께 일어서서 내려진 커튼 뒤를 향해 계속 박수를 보냈다.

 

공연을 마친 박정자 선생을 잠깐 만났다. 70대 후반 원로 배우의 놀라운 열정과 연기력 그리고 건강을 늘 존경하고 선망했지만, 역시나, 다시 한번 실감했다. 주연이냐 조연이냐는 이분에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작품인가, 어떤 연기로 관객과 호흡할 것인가를 배역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노배우의 얼굴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인공 빌리 역을 맡은 소년의 빼어난 연기를 거듭 칭찬하자 연출을 맡은 박명성 선생이 데려와 인사를 시켰다. 총명이 넘쳐나는 인상이다. 배역에 몰입한 자세가 온몸에서 느껴진다. 이런 아이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빌리 역을 맡은 소년 배우만도 다섯 명이라고 한다. 6개월 장기 공연이니 싱글 캐스팅은 아닐 거라 짐작했지만, 같은 배역이 다섯 명이나 된다니 놀랍다. 쑥쑥 자라고 있는 미래의 꿈나무들이 여간 대견스럽지 않다. 우리 공연계의 용틀임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노래연기, 세 박자를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이 뮤지컬 배우다. 발레를 배운 적도 없는 아이들(그것도 소녀가 아닌 소년), 게다가 다섯 명씩이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세 시간짜리 무대의 주역으로 키워낸 신시컴퍼니’(대표 박명성)의 안목과 역량에 감탄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대에게 추천하는 이유>

요즘 나라 형편이 편하지 않다. 미래가 걱정스럽다. 모든 것이 정치에서 시작해 정치로 귀결된다. 사회 전체가 다양성을 잃고, 정치에 기대거나 눈치를 보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눈에 불을 밝힌 정의가 거리를 지배하고 새판 짜기가 시대 조류로 겉치장을 하게 되면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 내실은 약해지고 성찰은 부실해진다.

그래서일까? 거기에 휩쓸리거나 구애받지 않고 새싹들이 새 희망으로 자라고 있는 공연 예술계의 모습이 반갑고 또 고마웠다. 보기 참 좋았다.

 

온전한 민주주의와 건강한 나라의 미래는 다양성, 바꿔 말하면 자유와 창의에 있다. <빌리 엘리어트>는 그런 면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대한민국, 희망을 접기엔 아직 이르고, 걱정과 불안은 기우였음을 이 한 편의 뮤지컬이 일깨워주기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 이 아이들이 희망찬 창공을 향해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날개를 꺽지 말아야 할 텐데, 차라리 내버려둘지언정 잘못 인도하지는 말아야 할 터인데... 또다시 걱정이 밀려온다. 그러나 믿어보자. 빌리가 그 완고하고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형과 아버지 그리고 이웃들을 설득시키고 동조자·지지세력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지금 한국의 빌리들도 이 어둠을 자양분 삼아 무럭무럭 크고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한국의 미래를 염려하며 나처럼 잠 못 드는 이가 있다면, 우울한 노인 세대가 있다면, 웃으며 또 울며 카타르시스를 하고 싶다면, 서먹했던 사람의 손을 다시 한번 잡고 싶다면, 무언가 이 사회와 공동체를 위하여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이 뮤지컬 관람을 권유하고 싶다. 가족끼리 보기에도 매우 좋은 드라마다. 그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중 대다수는 아이들과 그 어머니, 그리고 청년들이었다. 어쩌면 내가 가장 나이 많은 손님이었는지도 모른다.

발레는 영혼의 빨래인가. 꿈과 희망에는 생년월일이 없다는, 당연하지만 잊고 살았던 진실을 <빌리 엘리어트>의 아이들은, 그리고 어른들은 신나고 상쾌하게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온 마음으로 깨닫게 해준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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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드리팬 2018.02.20 1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등 스티븐 달드리 감독 팬입니다. [빌리 엘리어트]는 영화로는 봤는데 뮤지컬은 아직... 이 리뷰 보니 부쩍 땡기는데 티켓 값이 좀... 뮤지컬 보고 나오다 하늘에 달 떴으면 스티븐 달드리 감독님께 저 달 드리고 싶어요.


세종대왕이 즉위 하신지 600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세종만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과학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지대한 업적을 남기신 이가 있을까요. 애민 사상에 입각한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은 두고두고 우리 후손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랑거리입니다. 국방력을 강화하고 국경을 개척하여 국토를 확장하였습니다. 


세종만큼 위대한 인물이 50년에 한명씩만 나왔다면 12명의 위대한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게는 안되는 것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앞으로 많은 훌륭한 위정자가 나오리라는 기대감도 들게 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잘 이끌 지도자라면 반드시 세종대왕께서 몸소 실천하셨던 경청의 자세와 포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할것입니다. 



뜻깊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이 되는 2018년을 맞아 세종의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이 거듭 태어나고 발전하기를 기원해봅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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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이돈규 2018.02.07 0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종대왕 같은 천재가 아니라 세종대왕처럼 합리적 생각을 하는 지도자가
    대우 받고 활약할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죠.
    당쟁과 사대주의 열강의 침략과 간자들의 혼란속에
    이 땅엔 애국심과 학술적 열정이 조롱당하고
    결집하고 고도화하지 못하니
    국제경쟁에 이겨낼 산업화나 정치 세력화에 실패하고 있읍니다.

    그것이 국가의 능력이죠.
    작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

    그래서 핑계대고 일신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이기적인 매국 반역자들이
    넘쳐나는 나라.

    법하나도 바로 못세우는 부패하고 비겁한 나랏꼴이 한심합니다.
    언어과학 훈민정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과학자 한명도 없다는게
    한심한 이 땅의 현실입니다.

한국 정치, 나라를 지킬 수 있나

 

 

 

김 형 오

 

 

1. ‘상식에 관하여

   “한국 정치, 나라를 지킬 수 있나.”라는 제목을 받고 세 가지 주제가 떠올랐습니다. 한국 정치’, ‘국가 위기’, 그리고 나라는 누가 어떻게 지키는가입니다. 제 논조도 이 세 가지가 중점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제목이 주는 준엄함과 간절함, 그 무게감이 압도적이어서 능력에 부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또 말하려 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지 않는 방법인 까닭이기도 합니다.

영국 식민지로부터 미국이 독립하는 것은 상식이다.”

   미국 독립의 선각자인 토머스 페인이 1776110일에 출간한 상식(Common Sense)46쪽짜리 소책자(팸플릿)지만 나오자마자 선풍적 인기와 지적 폭풍을 일으키며 석 달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당시 식민지 미국 인구가 300만에 못 미치고 문맹률도 높았던 걸 감안하면 굉장한 파급력입니다. 반년 뒤인 74일에 발표된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도 상식의 주장이 반영됩니다. 작은 책 한 권이 혁명의 사상적 밑불 역할을 한 것입니다.

   한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졸저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는 개정판까지 포함해도 그 정도가 되지 않습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사건을 다룬 이 책은 나라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이 주 관심사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영원한 제국은 없습니다. 국가도 인간처럼 생명이 유한하고, 흥망성쇠가 작용합니다.

저는 오늘 제가 품어온 질문을 여러분에게 던지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비잔티움처럼 멸망할 것인가, 오스만 터키처럼 융기할 것인가?!”

20세기 들어 새로 등장한 국가가 100여 개나 됩니다. 남북한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면에 이 기간 동안 지도상에서 사라진 나라도 수십 개국에 이릅니다. 대한민국도 영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멀지 않은 과거에 나라를 잃었던 경험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명운이 다해가는 나라를 보며, 청년 김구도 고민이 깊었습니다. 1895년 어느 날, 일생의 스승 고능선으로부터 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다. 망해도 더럽게 망한다.”는 말을 듣고서입니다. 20세 청년 김구는 망하는 나라를 망하지 않게 할 수는 없나? 적어도 신성하게 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뇌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웁니다. 오늘 이 순간도 나라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영혼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토머스 페인의 어법을 빌리자면, “한국 정치가 대한민국을 망하지 않게 하고 국가를 지켜야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러나 요즘 이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염려와 불안감이 고개를 들어 저 역시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 나라를 지킬 수 있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치나 정치인이 나라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사에서 그랬고, 이대로 가면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 이 나라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지켜야 하는 걸까요.

  



2-1. 회고와 2018년 벽두

   저는 지난 20155,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동시 초청을 받아 특강을 했습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 선거, 그렇게 3년 연속 치러지는 전국 규모의 선거를 과연 우리 정치와 국민이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을 담은 강연이었습니다. 그 걱정은 좀 더 긴박하게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지난해 3월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숨 가쁜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그대로인데, 17일 후면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합니다. 급전과 반전이 거듭되는 변화 속에서 한국 정치는 예측 불허의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탄핵은 국내 요인이었지만 북핵과 평창은 동북아,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와 연계된 문제입니다. 지난 40여 일간 뉴욕타임스는 북한과 한반도 문제를 하루걸러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빈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 대신 전쟁을 원하는 국민이 있을까요? 그 평화는 어떻게 해야 유지될 수 있을까요? 한국 정치가 알아야 할 명백한 사실은 우리끼리만으로는, ‘우리 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  가 배운 정치학 어디에도 힘없는 나라가 힘센 나라를 지배한 경우가 없었으며제가 본 역사책 어디에도 무력·군사력이 약한 나라가 자기보다 강한 나라를 침략한 예는 없었습니다. 평화는 입으로 말로 또는 협정으로는 절대 지켜지지 않습니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지킬 힘부터 길러야 합니다.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2-2. 절대적(본질적) 모순 : “일본 제국주의와 중국 인민 간의 모순

   대학원 석사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마오쩌둥(毛澤東)의 저작물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당시는 국가보안법은 물론 반공법까지 살아 있었는데 일부는 용감하게 복사도 했습니다.

   그 마오쩌둥은 모순론(1937)-신민주주의론(1940)-연합정부론(1945)으로 자신의 이론을 체계화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모순, 타협 불가능한 모순 외에는 모두 포용과 타협이 가능하다는 모순론은 마오() 사상, 통일전선 이론의 핵심입니다. 마오쩌둥의 주장은 중국 지식인·청년·대학생들의 열광 속에서 농민·노동자는 물론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등등 중국 인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중국 통일의 길이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절대적 모순일까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외교안보만큼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헌법 전문에 있는 것처럼 우리들과 우리들의 후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이 상식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은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남북한 간의 절대적 모순입니다. 북한 핵을 그냥 두고도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될 수 있겠으며 국민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미간에 말 폭탄이 오고가는 사이에 북한과 김정은은 세계적 관심사로 등장한 반면 한국의 위치와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입장과 노선도 불분명합니다. 평창올림픽은 평화 구축을 위한 전기가 될 수 있을까요?

 

2-3.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자료에서 보다시피 한국은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도표). 올해 처음으로 3만 불 소득을 달성하여 세계 7번째로 ‘30-50 클럽’(연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 이상) 대열에 들게 됩니다. 무역은 1조 달러를 넘는 세계 12번째 대국입니다. 국가 경쟁력도, 민주주의 지수도 조금씩 내려가지만 세계적 수준에서는 여전히 높습니다. 문제는 행복 지수가 낮은 편이며, 특히 갈등 지수가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의 정치 신뢰도, 노동 유연성 등에서 오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행복 지수는 떨어지는 한국. 무언가 고쳐야 할 것과 나아가야 할 방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1. 새로운 대통령, 새로운 변화

   문재인 정부는 벚꽃 대선으로 조기 등판했습니다. “이게 나라냐고 외친, 국정 농단에 대한 국민의 심판, ‘촛불이 만든 대통령입니다.

   출범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여전히 70%대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선 당시 득표율(41.08%)의 두 배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전임 대통령과 그 정권으로부터 말미암은 반대급부반사이익이 큽니다. 대통령 지지층이 단단하고 반대파인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발표되는 여론과 체감 여론은 다르다고 믿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적극적 지지층은 본인 의사를 공세적으로 표출하지만, 무관심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은 침묵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여론 조사의 맹점이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여론 조사 무응답층에게는 심리적 공포도 일정 부분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찰이 촛불 집회 후원자는 제외하고, 태극기 집회 후원자 2만 명의 계좌 추적에 나섰다는 보도가 그런 합리적 의심을 부추깁니다. 사실이라면 촛불은 무죄, 태극기는 유죄인 건가요?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합니다. 정부는 일부 국민의 지지율에 대한 의심, 그리고 불이익(차별)에 대한 두려움에도 유념해야 합니다.

   여론은 뜬구름과 같습니다. 특히 한국 정치는 변화무쌍합니다. 봄바람이 언제 폭풍우를 몰고 올지 모릅니다. 소수든 다수든 일부 국민이 의혹과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3-2.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

   역대 모든 새 정부는 국민 통합의 깃발을 달고 출범했습니다. 그와 함께 묵은 때를 벗기고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도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적폐 청산이라 명명했습니다. 이전의 다른 정부들도 이름은 달랐지만 비슷한 성격으로 과거와의 결별작업을 했습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 ‘과거사정리위원회’, ‘4대강 조사등 모든 정부가 예외는 없었고, 그때마다 사정(査正)의 칼날이 도구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집안 청소나 벽지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아예 리모델링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에는 소홀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함으로써 통합보다는 분열로 가고, 정책의 연속성은 단절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단임제의 가장 큰 폐단 중 하나가 바로 중·장기 정책이 사라지고 나라가 미래 비전을 잃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3. 적폐 청산에 대하여

   ‘적폐 청산은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적폐란 무엇인가요? 적폐라 써놓고 한 쪽에선 정치 개혁이라 읽고, 다른 쪽에선 정치 보복이라고 읽는 걸까요? 모 방송(TV 조선)이 지난 15100명을 상대로 질문한 결과, 적폐 청산을 정치 개혁으로 여기는 이가 58, 정치 보복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42명이었습니다. 여론을 그대로 반영한 조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적폐 청산의 절차나 방식 그리고 공정성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적폐가 글자 그대로 지난 시대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뜻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청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제도 개혁보다는 인적 청산의 수단으로 사용되면 곤란합니다.

   적폐 청산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일방통행으로 몰아붙인다면 훗날 새로운 적폐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한국 정치사가 그래 왔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정치 개혁과 국정 혁신의 동력으로 작동하려면 목표와 목적이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 속도와 범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3-4. 청와대가 주도하는 정치

   당청은 국정을 이끌어가는 삼각 축입니다. 지금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찰떡궁합, 완벽 공조 상태인가요? 설마하니 과거와 같은 거수기, 투명 인간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정부가 잘 안 보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수모에 가까운 신고식을 치른 장관들이 국정 수행의 중심에서조차 비켜 서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여당도, 국회도 그 존재가 희미합니다. 국가 비전은 무엇인지,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비선 실세 그룹의 존재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천 화재를 예로 들어볼까요? “유리창을 깨뜨려라!” 이 기본 상식은 현장에서 외면당했습니다. 화마와 유독 가스에 휩싸인 2층에 갇힌 사람들의 절규가 휴대폰으로 비명처럼 전달됐는데도 말입니다. “세월호 때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라는 유족들의 울부짖음에 정부는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요? 세월호 침몰과 제천 화재 모두 유리()만 일찍 깼더라도 대폭 줄일 수 있었던 참사입니다. 사고만 나면 규제·금지와 관련자 처벌, 매뉴얼 갱신으로 끝나고 맙니다. 그 혹독한 비극을 겪고도 우리는 경험훈련·판단력을 제고시킬 현장 전문가를 대우하지도 양성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장관은 국정 현장에서 최고 책임자입니다. 참모 기능과 집행 기능이 혼선을 빚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정부에서 눈치 보지 않고 국민 편에 서서 책임 있게 일하는 곳은 어느 부처인가요?

 

3-5.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정부가 손대는 정책이 좀 꼬이고 있습니다. 손발이 맞지 않는지, 전문성과 경험 부족인지도 모릅니다. 하늘 높이 치솟는 강남 부동산과 떨어지는 다른 지역 아파트, 전국 5만 개 유치원·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 수업을 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 가상화폐거래소를 문 닫을 것인지 아닌지, 수능 개혁을 할지 말지 등등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정권을 탄생시킨 지지자들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사안들입니다. 정부가 힘주어 말하는 양극화 현상을 오히려 부채질할 수도 있는 요소입니다.

   미리 말하지만 여기서 실패하면 정부는 상당히 곤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정부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정부를 위해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책을 집행할 때 한쪽 면만 보고 계획을 수립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또 성급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앞에 예로 든 일들과 올림픽 남북 단일 팀 협상이나 전임 대통령에 대한 분노언급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획기적인 처방일수록 예상 못한 부작용이 생기고 반발이 커집니다. 개선과 보완이, 준비 안 된 개혁과 혁신보다 낫습니다. 준비된 개혁이라도 숨겨 놓은 다른 의도가 드러나면 시끄러워집니다.

   정직한 개혁이란 먼저 제 살을 깎아내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 점을 아직까지 이 정부가 보여주지 못해 아쉽습니다. ‘내로남불이니 포퓰리즘성 선심 정책이란 말을 너무 자주 들어서는 안 됩니다. 일부 충성파들이 우리는 깨끗하다고 견강부회를 하면 세상인심을 잃게 됩니다. 권력을 가진 자는 겸손해야 합니다. 자기 허물을 먼저 돌아본 후 남을 보는 것이 김구 선생의 좌우명이자 생활 태도였습니다. 그런 자세로 임한 분은 존경을 받게 마련입니다. 상대도 비판자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4. 야당은 어디에 있나?

   야당 역시 존재감을 잃은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지금처럼 지방 선거를 몇 개월 앞둔 20142,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민주당이 야당 역할을 못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 결과는 대안 없는 무조건 반대’(50.6%), ‘뚜렷한 정책과 비전 부재’(32.0%), ‘계파 갈등’(16.2%) 순이었습니다. 민주당의 혁신 과제로는 민생 중심의 정책 강화’(41.5%)에 대한 주문이 가장 높았던 반면 진보 정체성 강화’(9.9%), 중도 노선 강화‘(6.5%)는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1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을 대상으로 똑같은 여론 조사를 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그 결과는 4년 전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국민이 원하는 제1 야당의 모습은 2014년 민주당에게 그랬듯이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서로 단합해 뚜렷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민생 중심의 정책을 강화하라는 주문일 것입니다.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되, 협조할 때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입니다.

   국정감사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대정부 감시 기능이며, 통상 야당이 물 만난 고기처럼 행동하는 야당을 위한 무대였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이 중요한 국정감사를 보이콧했습니다. 그뿐인가요? 개헌 문제에서 “6월 선거 때 동시 투표 반대만 할 뿐 내용도 방향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석 수 34위 당은 통합의 진통이 워낙 커서 그런지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변화를, 새 모습을 원하지만 바뀌는 건 없습니다. 지난 대선 후보들의 조기 등판도 여기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DJ1992년 대선 패배(1218)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에 머물다가(6개월) 귀국해 27개월 만에 정계 복귀를 선언(1995718)합니다. 그는 결국 4수 끝에 대통령(19971218)의 꿈을 이룹니다.

   문재인은 2012년 대선에 패배(1219)하고 22개월 만(201528)에 당대표(새정치민주연합)로 정치에 복귀합니다. 그러고는 또 23개월이 지나(201759) 대선의 승자가 됩니다.

   이회창은 97년 대선 패배 후 8개월 만에 당 총재로 복귀, 대선에 두 번 더 도전하지만 실패합니다.

   단순 비교하긴 그렇지만 휴지기가 길었던 두 사람은 청와대의 주인이 되고, 상대적으로 짧았던 한 사람은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대선에서 지고도 휴식이나 재충전의 기간도 없이 곧바로 정치의 전면에 나선 지금의 야당 지도부(홍준표안철수유승민)의 정치적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5. 국회는 왜 일을 안 하는가?

   ‘최악의 국회란 오명 아래 막을 내린 19대 국회의 법안 가결률은 16%였습니다. 그럼 지금은 나아졌을까요? 유감스럽게도 20대 국회의 오늘 현재(2018123) 법안 가결률은 10.04%입니다. 이대로라면 20대 국회는 역대 최저 가결률을 기록한 불임 국회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주요국들과 비교해보면 우리 국회만 유독 법안 처리를 안 하는 국회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도표). 그런데 왜 우리 국회는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있을까요?

   한국 국회의원은 학력경력 등 이력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차관, 법원장, 검찰총장, 대학총장, 시민단체 및 노동계 대표, 스타급 문화예술인.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스펙이 화려한 의원들로 구성된 의회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훌륭한 분들이 모인 국회가 우리 국민들 눈에는 왜 봉숭아학당처럼 비쳐질까요? 욕먹는 하마가 돼버렸을까요? 신뢰도나 도덕성 조사를 하면 왜 매번 꼴찌를 차지하는 걸까요?

   앞서 여의도 국회가 일을 안 한다고 했습니다만, 사실 우리 국회의원들처럼 바쁜 직업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어느 초선 의원은 국회에 와서 두 번 놀랐다.”고 하더군요.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바쁘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처럼 바쁘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데 더 놀랐다.”는 거였습니다.

   맞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일상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합니다. 그 배우자들 역시 지역구 등등에서 봉사 활동하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문제는 바쁨 그 자체가 아니라 무엇으로 바쁘냐 하는 것입니다. 경조사, 각종 행사, 조기 축구, 각종 놀이 대회, 먹거리 잔치, 시장터와 사적 모임. 어떤 날은 저녁을 세 번 먹기도 합니다. 새벽같이 집을 나가 자정이 넘어서야 들어옵니다. 유권자인 지역구민에게 코빼기를 보여야 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전문가나 관련 단체와의 대화·토론, 각종 조사 활동, 민원 청취, 내부 토론 등 직무 관련 활동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형식적인 대정부 질문 제도와 상임위 운영, 청문회 활동 등 내부적으로 뜯어 고쳐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왜 수십 명의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키고도 본 회의장은 썰렁할까요? 진지하고 경청할 만한 질의 답변이라면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자리를 비울 수가 없겠지요.

   국회의원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변해야겠지만, 제도적으로도 뜯어고쳐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상시 국회의 제도화가 시급합니다. 국회 문을 늘 열어두고 토의토론대화해야 합니다. “국회를 국회답게!!” 국회가 국회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때 국민의 시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6. 정당 개혁 없이는 국회 개혁도 없다

   우리 헌법에 분명히 정당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우리 정당의 당론은 밀실이나 막후에서, 또는 청와대나 소수 실세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물론 의원 총회라는 형식적·절차적 과정을 밟기는 합니다.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지만 당론이 정해지면 자유 투표(크로스보팅)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찬밥 신세가 되거나 자칫 정치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발언도 당론을 대변하는 수준입니다. 당론 정치에서 벗어날 때 한국 정치는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정당에는 없고 한국 정당에만 있는 게 뭔 줄 아십니까? 당대표최고위원사무총장대변인 등 각종 직책과 자리들입니다. 또 국고로 보조되는 정치 자금 등입니다. 선진 민주주의가 제도화된 어느 나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정당을 운영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 정당들이 자활 정당, 자치 정당, 민의 반영 정당이 되지 못하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먹여 살리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정당은 그대로인데 한국 정당은 수시로 바꾸는 게 있습니다. 바로 당명(黨名)입니다. 200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한 번도 이름을 바꾼 적이 없는데 한국 정당은 일만 터지면 이름부터 고칩니다. 그러나 간판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맛이며 가격이며 주방장이며 서비스며 아무 것도 달라진 것 없이 간판만 바꿔 단 짜장면 집처럼 말입니다. 그런 식당에 손님이 오겠습니까? 그런 정당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모이겠습니까? 겉이 아닌 속을 바꾸고 뜯어고치는 정당 개혁 없이는 국회 개혁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7. “국회 특권을 없애라!”

   세비 감축, 의원 정수 축소, 비례대표 확대, 면책특권 폐지 등은 국회 개혁을 논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지만 이는 정답이 아닙니다. 법률안을 많이 제출하고 모범적으로 출석하는 의원은 시민단체로부터 상을 받겠지만 이것이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은 휴회·정회·싸움·거짓이 없는 국회를 원합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국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헌 의회입니다. 1365일 중 320일 문을 열고 휴일도 반납한 채 밤늦게까지 국정에 매진했던, 트럭을 타고 집단 출퇴근을 했던 이들을 본받아 제헌 의회 정신으로 돌아갈 때 국회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살아날 것입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국회가 사는 길이기도 합니다.

   국정을 국민의 편에 서서 매섭게 추궁하려면, 스스로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합니다. 있으나 마나 한 국회 윤리위원회의 권한과 위상을 바로세우고 제대로 작동시켜야 합니다. 우리 국회의 윤리 규정집은 2쪽에 불과한 반면, 미국 국회는 윤리 매뉴얼만 450쪽에 이릅니다.(국회의원 윤리강령(19912) 5개 조문, 윤리실천규범(20173월 개정) 15개 조문)

   먼저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한 윤리위원회로 개편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을 배제한 공평무사한 인사로 윤리위를 구성하고,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시비를 걸거나 수정할 수 없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윤리위만 미국처럼 제 기능을 한다면 우리 국회 모습이 확 달라질 것입니다.


8. 북핵과 평창 사이에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급선회한 북한의 태도 변화는 우선 반갑고 희망적이지만, 그럴수록 냉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평창 참가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대화는 비핵화로 가기 위한 수단일 따름입니다. 문 대통령도 지난(110)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정초(15) 문 대통령과 트럼프의 통화 이후 미국이 발표문에 적시했듯이, 한국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점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목표는 분명해 보입니다.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미 동맹 약화와 핵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가 필요하겠지요. 김정은은 남북 대화와 평창 참가를 미국의 군사 옵션과 중국의 원유 중단을 피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입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시험 운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갈 길은 험하고 멉니다. 운전석엔 앉았지만 내비게이션은 없습니다. 행선지가 제각각인 서너 명의 까다로운 승객을 싣고 가는 격입니다. 그 중엔 취객처럼 막무가내인 사람, 차의 주인 행세를 하려는 사람, 무임승차를 넘어 강도로 돌변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장벽과 충돌하거나 낭떠러지를 만나 추락할는지도 모릅니다. 목적지까지 안전 운행이 결코 쉽지 않은 운전석인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한 순간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불변의 명제는 오직 하나입니다. 그것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9. ·중 관계와 사드(THAAD)

  철 지난 유행가 가사가 생각납니다. 중국 앞에만 서면 한국은 왜 작아지는 걸까요?

201593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나란히 천안문 성루에 오르면서 한·중 밀월 시대가 시작되는가 했습니다. 그러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헛되이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2017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홀대 방문이 아니었느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사드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노골적 경제 보복과 모욕적 언사에 속 시원한 대응을 못하는 우리 정부를 보면서 울화가 치미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입니다. 조공국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 갈등을 봉합하려다 비싼 대가를 치렀습니다. 바로 ‘3(No), 4(Yes)’ 정책입니다. 3(20171031)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MD 체제, ··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4(20171214)는 한반도 전쟁 불가, 비핵화 원칙, 대화 해결, 남북 관계 개선 원칙에 양 정상이 동의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3No3Yes나 마찬가지입니다. 4Yes 또한 한국은 얻은 것이 없고 중국의 종래 입장을 지지해준 것으로 비칩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자면 트럼프의 시큰둥한 반응 글쎄’, ‘두고 보자(watch and see)’입니다. 미국의 군사 옵션 카드가 힘을 잃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 중국발 미세 먼지로 우리의 눈입이 몹시 불편합니다. 환자가 속출하고 마스크가 동이 납니다. 미세 먼지 저감 대책을 지난 한·중 정상회담에서 왜 정식 의제로 채택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대북 원유 수출 중단 문제를 필두로 한·중 간에는 우리나라가 할 말이 참 많습니다. 우리 외교, 빨리 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10. 적을 양쪽에 만들지 말라

  졸저 술탄과 황제에서 메흐메드 2세의 증조부인 천둥·번개처럼 재빠르다는 바예지드1세의 철칙은 적을 양쪽에 두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티무르에게 참패를 겪게 됩니다. 국가 존망의 위기로까지 몰리게 됩니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간에 벌어진 갈등은 외교적 미숙성을 고스란히 노출시켰습니다. 시기·형식·내용 모두 부적절했습니다. ·일 관계는 멀어지고, 우방으로부터는 신뢰를 잃고, 중국은 한국을 더욱 우습게 보고, 북한은 기회를 노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잘못 건드린 대표적 외교 사례가 될 듯합니다.

   현안을 해결하고 갈등을 푸는 것이 정치입니다.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려면 정치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그 사안에 접근해야 합니다.

   한일간의 어려운 역사 문화적 외교 현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전 정권은 사람의 마음, 곧 국민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현 정권은 국민의 마음을 사려다가 일본의 불신과 불편한 감정을 건드렸습니다. 전 정권은 협상을 너무 서둘렀고, 현 정권은 공약과 국민을 지나치게 의식했습니다.

   졸저 얘기를 한 번만 더 언급하겠습니다. 주인공 메흐메드 2세는 콘스탄티노플 정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입니다. 콘스탄티노플의 우방국·지원국에 대해서는 기존의 평화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알라신을 두고 맹세합니다. 잠재적 적에게는 기대 이상의 좋은 조건을 제공하여 환심을 삽니다. 이웃 국가들에 대해서도 선린 외교를 강화하고 정략결혼도 서슴지 않습니다. 자기의 동맹국·조공국에 대해서는 무기와 군대로 직접 참전을 강제합니다.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보급로를 철저히 차단하고, 위반하는 배는 무차별 격침시킵니다. 콘스탄티노플을 완전히 고립시킨 후 총공격을 개시합니다. 초대형 대포를 만들어 성벽을 쏘아댑니다. 이 대포 기술자는 거액으로 포섭한 기독교 국가 출신입니다. 게다가 배를 끌고 산을 넘는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항구를 점령하고 세계사를 바꿉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천년 도성을 무너뜨린 그는 오스만 터키 600년 역사상 유일무이한 정복자’, ‘정복 왕 술탄이란 칭송을 듣습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나이 21세 때입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그보다 열 살 넘게 더 먹었습니다. 우리는 상대를 너무 모르고, 상대의 선의만 믿고, 대비책은 강구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려 하지는 않는지요.

   국제 관계는 국내 정치보다 더 냉정하고 계산적입니다. 국익을 우선하고 실리를 고려해야 합니다. 우방과는 진정성을 갖고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이번 위안부 문제의 재제기로 한일 관계는 더욱 꼬이고 불편해졌습니다. 평창올림픽 참가 뒤에 숨은 북한의 의도를 꿰뚫어 보는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 국내 정치용으로 외교 문제를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게 되면 국제무대에서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됩니다.


11. 원전(原電)이 무슨 죄냐?

   외교에는 발표할 것과 발표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안부 외교 문서 공개,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몰래 방문이 그렇습니다. 미봉책으로는 의혹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국회의장 시절이던 2009년 정초저는 상임위 경험을 살려 UAE로 날아가 모하메드 왕세제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문제를 협의했습니다한국의 원자력은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으며가장 안전하고 가장 값싸고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지을 수 있고 지은 후에도 가장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축적돼 있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습니다열 달 쯤 후 한국 대통령(MB)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아랍에미리트에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정식 합의했습니다.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40년간 한국의 수많은 원자력 발전소 중 단 한 곳도 방사능 유출 문제로 심각한 사고가 났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없습니다이런 원전이 무슨 죄가 있나요? 풍력태양력LNG 등으로는 원전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비용은 더 들고, 환경 파괴는 더 심하고, 전기의 질과 양은 떨어집니다.

   원자력 발전소 몇 개 있다고 당장 핵무기를 만들 수는 없지만, 원전이 있어야 북한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합니다그동안 쌓아놓은 원자력 기술마저 무용지물로 만든다면 우리는 그 용도가 무궁무진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대열에서도 낙오될 것입니다세계는 치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우리는 우리의 특장점마저 땅에 파묻으려 한다면 그런 나라의 미래가 밝고 희망찰까요? 내 식구에겐 안 먹이는 음식을 파는 식당엔 아무도 밥을 먹으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12. 국민 통합으로 가는 길

   덩샤오핑(鄧小平)과 넬슨 만델라는 최고 권좌에 오르기 전 탄압과 핍박을 가장 많이 받은 20세기 정치인이 아닐까요? 이들은 구악과 적폐 세력에 대해 당연히 예상되던 처벌과 보복 대신 용서와 화해, 헌신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수백 년간의 인종 차별 역사를 극복한 남아공과, 세계적 위력을 떨치는 중국의 굴기는 두 사람을 빼고는 설명이 안 될 것입니다.

   칭기즈칸은 어머니의 약탈혼에 의해 자신이 태어났고, 아내마저 약탈당해 남의 씨(장남 주치)를 안고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는 에 오르자마자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대신 부족의 오랜 전통인 약탈혼을 금지시킵니다. 자신을 비롯한 승자들, 가진 자들이 먼저 삼가고 양보하는 금도(襟度)를 보입니다. 어떤 경우든 전문가기능공지식인은 우대·포용하는 정책으로 제국의 영토를 넓혀 나갔습니다.

   한국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되어야 할 공무원들은 정권 교체 때마다 눈치를 봅니다. 관료 사회가 침체되고 소극적 자세로 돼버린 가장 큰 원인은 나라의 공복인 이들을 정권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정치 때문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과 제지공들은 쇄환사들의 귀환 종용에도 불구하고 조선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조선에서 푸대접 받던 그들을 일본은 사무라이 급으로 우대해 기술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선 인도 기술자들이 미국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기업인도 그들을 우대해주는 나라에 투자를 합니다. 최근 들어 한국 투자 환경이 갈수록 나빠집니다. 외국인의 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기업인에 의한 투자마저 줄어드는 이유를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큰 방향부터 먼저 잡아야 합니다. 자유와 창의가 살아 숨 쉬며 기회 균등과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13. 한국 헌정사는 대통령 수난사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末路)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온 국민의 박수를 받으며 퇴임한 대통령이 헌정사 70년을 통틀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은 우리 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20세기 이후 등장한 나라로서 평화적 정권 교체를 두 번 이상 성공한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로 한국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그 대통령들은 본인이나 형제·자식이 감옥살이를 했고, 자살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전 정권과 현 정권 간의 암투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반복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제왕적 대통령으로 출발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마는 1987년 헌법 체제와 결별해야 합니다. 개헌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길만이 제도적으로는 거의 유일한 해법입니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현직 대통령의 열린 마음, 포용의 리더십입니다. 그러나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실천을 못했고, 결과적으로 자신들도 불행을 맞았습니다.

 

14. “무엇이 중헌디?”

   이쯤에서 다시 마오쩌둥의 근본적 모순론을 상기시키려 합니다. “절대적 모순(근본적 모순) 외에는 모두 부차적·종속적 모순이다.”(1937, 모순론)

영화 <곡성>(2016)에서 소녀가 아버지에게 울부짖었던 명대사가 정곡을 찌릅니다. “무엇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 최상위에 두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북한 핵과 미사일, 사드(THAAD), 위안부, FTA 등 난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평창 올림픽으로 해빙의 기운이 감돌기도 합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역사를 잠깐 뒤돌아볼까 합니다. 광해군은 명나라와 신흥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실리 외교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정치에 실패하고, 민심마저 잃어 권좌에서 축출당합니다. 뒤를 이은 인조와 중신들은 친명 반청으로 기치를 분명히 세웠습니다. 재야 유림의 지지도 받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삼전도의 항복 비문은 오늘도 우리 가슴을 서늘하게 적십니다. 국내 지지 기반이 없는 외교는 성공할 수 없고, 명분만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줍니다.

   임진왜란과 6·25 한국전쟁은 우리가 얼마나 상대를 몰랐으며 전쟁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나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6·25 때 미국과 유엔군이 없었다면, 아니 그들이 조금만 늦게 왔다면 대한민국은 그때 사라졌을 나라입니다. 우리의 방심과 소홀과 무지가 자초한 세기적 비극이었습니다.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랜 휴전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 휴전 기간을 통해 우리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북한을 압도하게 되었습니다. 눈물 어린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군사력과 외교·안보 면에서는 오히려 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결정적 한 방을 쥐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소리를 칩니다.

   우리가 북한에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정치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탕발림과 분홍빛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미국만 믿고 동맹 조약 위에서 잠자다 보니 핵과 미사일 앞에서 생존을 위협 받게 됐습니다. 아직도 잠에서 덜 깬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여전히 걱정스럽습니다. 누군들 평화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북한의 말만 믿고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은 완전히 엎어지고 말 것입니다.

   625 때는 목숨 던져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민과 피 끓는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마저도 부족합니다. 북한이 전쟁불사를 들먹일 때마다 우리는 유약한 모습을 보이고, 이런 한국의 저자세에 재미를 들인 북한은 강도를 점점 더 높여 왔습니다. 이러다가는 호랑이를 만난 떡장수 할머니처럼 야금야금 다 내주고 종국에는 목숨마저 날리게 됩니다. 체임벌린 영국 수상이 히틀러의 요구를 수용하는 뮌헨협정을 맺고 런던에 돌아오자 그는 평화의 사도로 환영 받았습니다. 그러나 1년도 안 되어 2차 대전이 발발합니다. 섣부른 유화 정책이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전력(全力)을 쏟아야 합니다. 전문가 그룹을 육성보호하고 군의 사기를 드높여야 합니다. 나라가 있어야 국회도 있고 여야도 있는 것입니다. 힘겹게 쌓아온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터전을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절절한 각오만이 대한민국을 지킵니다.

   먼저 대통령이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진정한 소통, 국민 통합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무엇이 중요한가요?

 

15. 정부는 안전자유행복의 파수꾼. 이것이 상식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이 헌법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자유·행복입니다. 그 외에는 부차적·종속적입니다. 이것을 확보하고 수호하기 위하여 정치가 있고, 정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지도자 페리클레스는 행복은 자유에 있고자유는 용기에서 나온다.”(페리클레스 추도사, 투퀴디데스 243)라고 설파했습니다. 이보다 조금 앞선 헤로도토스도 그들 페르시아 사람들은 명령에 의해 싸웠지만, 우리 그리스인들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리고 승리했다.”(헤로도토스, 역사)라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는 바꿔버려야 한다.”는 것이 미국 독립선언서의 핵심 주장입니다.

   이렇게 2,500년 전부터 인간은 안전과 자유와 행복 추구를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 받은 대통령과 국회와 정부가 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라의 주인인 국민은 안전이 확보된 나라, 자유가 숨 쉬는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당당히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민이 나서야 나라를 지킵니다.

   대한민국이 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기 위하여 헌법 정신의 핵심인 안전·자유·행복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제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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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이돈규 2018.02.07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이 공감하는 상식..
    그 기본이 법이고
    애국심에 기반한 국가 행정 정책입니다.

    행정 정책에 애국심이 없고 지역 이기주의로 부패야합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국민은 혼란스럽고 단결하지 못합니다.
    꼭 국가를 위해 해야할 일이 안보입니다.
    고작 군대가서 비인간적인 학대와 노예같은 굴욕적 근무에 내몰리는 것 뿐입니다.

    국민에게 자존심도 자부심도 없읍니다.
    그래서 노예처럼 굴종하고 눈치만 봅니다.


[2018-01-24 동아일보]



김형오 “‘핵 머리에 이고 살 수 없다는 것 잊지 말아야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주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초청 한국 정치, 나라를 지킬 수 있나월례강좌.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정치나 정치인이 나라를 지키지 않는다. 역사에서 그랬고, 이대로 가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7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 참석해 시민들이 정치권을 견제하고 경고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주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초청 한국 정치, 나라를 지킬 수 있나월례강좌.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김 전 의장은 한국 정치가 대한민국을 망하지 않게 하고 국가를 지켜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요즘 이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닐 수 있다는 염려와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놓고 정부에 상식과 원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북한의 목표는 분명하다. 김정은은 남북 대화와 평창 참가를 미국의 군사 옵션과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을 피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진단한 뒤 어느 한 순간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불변의 명제는 오직 하나다. 그것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에 대해 김 전 의장은 우방과는 진정성을 갖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국내 정치용으로 외교 문제를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으면 국제무대에서 설 자리는 더 좁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향해선 준비 안 된 개혁과 혁신보단 (점진적인) 개선과 보완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정책을 집행할 때 한쪽 면만 보고 계획을 수립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획기적인 처방일수록 예상 못한 부작용이 생기고 반발이 커진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대해 김 전 의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일방통행으로 몰아붙인다면 훗날 새로운 적폐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전 의장은 개헌을 통해 정치권이 혁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365일 중 320일 문을 열어 휴일을 반납한 채 국정에 매진했던 제헌의회 정신으로 돌아갈 때 국회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살아날 것이라며 전 정권과 현 정권 간의 암투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제왕적 대통령으로 출발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마는 1987년 헌법 체제와 결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으로 권력을 분산하는 길만이 제도적으로는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열린 마음, 포용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2018-01-24 동아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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