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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9호 2017년 04월 (2017-04-17)




웃으며 떠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김형오(외교67-71)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으로 한 시대가 저물었다. 촛불은 아래로부터 타올랐고 태극기는 바람을 가르려 했지만 불길을 막지 못했다. 공익과 공공성, 그리고 법에 의한 지배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임을 일깨웠다.


기존 제도에 대한 뼈아픈 성찰, 타성에 젖은 관행과의 과감한 작별, 국민 공감의 새 정치를 시대가 요구한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제대로 검증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민심과 여론은 대체로 가늠된다. 진용은 짜여졌고 윤곽도 드러났다. 정책이나 이슈보다는 이미지 대결, 조직과 세력 대결로 부딪치다 립 서비스로 끝나고 말 선거다. 이번에도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가 아니라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듯하다. 준비 안 된 대통령에게 맡길 만큼 여유롭지도, 한가하지도 않은 나라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또 간절한 소망은 이번에 당선될 대통령만큼은 마지막 날 청와대를 떠날 때, 제발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직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대통령이 너나없이 불행하게 떠났다. 쫓겨나거나, 시해 또는 자살로 생을 마치거나, 본인 아니면 자식·형제가 감옥에 가야 했다. 퇴임 후엔 어떤 공적 활동도 없다. 청와대가 한국 현대사, 그 비극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다음 대통령은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기보다 불운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앞길이 어둡고 험난하다.


우선 전임자 문제로 여진이 심상찮다. 임기 내내 촛불과 태극기가 충돌하고, 각양각색 시위와 요구가 분출할지도 모른다. 경제 사정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고, 안보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자국 중심의 실리주의와 패권 논리가 한반도를 압박하고 한국의 위상을 위축시킨다. 리더십은 실종되고, 정치권은 진영 논리와 기득권에 매몰돼 있다. 포용과 통합은커녕 갈등·분열·대립 구도가 깊어져만 간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다. 협조보다는 비협조가, 양보나 타협보다는 선명성과 원칙론이 지배하기 십상이다. 그것이 차기 지방 선거(2018년 6월)와 국회의원 선거(2020년 4월)에서 이기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민주적 정당 운영과 책임 못 질 ‘표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자성보다는 비난, 자책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는 버릇도 여전할 것이다. 다음 3년이 대략 그렇게 흘러갈 듯싶다. 그러니 다음 대통령도 밝게 손 흔들며 청와대를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대통령의 웃는 얼굴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명운이 그의 운명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청와대를 웃으며 나올까?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날 수는 없는 걸까?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적는다.


대통령 임기는 짧다(어쩌면 이번엔 3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첫 1년은 전 정부에서 만든 예산을 조정하고 새 진용 짜느라 소진하고, 후반 1~2년은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진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3년이다. 도중에 세월호나 메르스 같은 악재를 만나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임기가 끝나고 만다. 그러니 첫째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매년 국정 목표와 우선순위를 바꾼 박 대통령의 과욕과 무능이 스스로를 구속 사태로까지 몰고 오지 않았는가. 헌법상 한국 대통령은 권한이 막강하다. 개헌을 통해 권한을 줄이겠다는 당초 약속은 지키지 않고, 오히려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다 망신살이 뻗친 것이 한국 대통령의 역사다. 임기 3년차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수족이라 믿었던 검찰이 등을 돌리고, 끽소리 못하던 공무원은 딴생각을 한다. 측근 비리가 새어나오는 것도 이때다. 언론은 대통령 약점 캐기에 바쁘고, ‘민의의 전당’은 민의도 국정도 표류시킨 채 ‘차기 후보 옹립을 위한 각축장’으로 전락한다. 기회를 엿보던 사람들이 때를 놓칠세라 ‘정의의 사도’인 양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대통령에게 시비를 건다. 성공하면 ‘왕관’이요, 실패해도 ‘투사’로 남는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러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추락은 국가 공신력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새 대통령은 이번에야말로 개헌을 통해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라! 그래야 대통령도 살고, 국민도 나라도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부지런해야 한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토론과 회의, 독서와 숙고, 확인과 경청, 타협과 설득에 바쳐라! 고독한 결단과 무한 책임은 무덤까지 따라간다. 상대방과 반대파의 주장을 경청할 때 설득의 여지가 생기는 법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실패한 이유는 자기 논리, 나만의 동굴에 갇혀 편한 사람, ‘예스맨’만 만났기 때문이다. 청와대라는 ‘교만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대통령이 게으르면 나라 전체가 태만해진다. 득표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받고 떠나는 대통령이 되란 의미는 자기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란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당선을 위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던가. 그 정신, 그 자세로 임해야 지지율을 지킬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내 진영, 내 지지자 중심의 정책과 인사를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내 편의 양보를 받아내는 지혜와 용기를 먼저 발휘해야 상대방, 반대파가 비로소 마음을 움직인다. 끈질긴 대화와 설득은 대통령의 필수 조건이다. 그리하여 내가 아닌 남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해줄 때 그는 진정 청와대를 웃으며 떠나게 될 것이다. 어떤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를 매순간 생각하며 행동하라! 그러면 길은 쉽게, 또렷이 보일 것이다. ♤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신문> 동문칼럼 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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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제국주의적 망상에서 벗어나라

 

김형오

 

TV 배너 뉴스에 희한한 문구가 나타났다 지나갔다. 눈을 의심했다. 잘못 본 건가. 그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열심히 검색창을 두들겼다.

인터넷 뉴스화면 캡쳐 (KBS뉴스)


대통령이 15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만 해주면 3개월 안에 ISD 재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한 걸 가지고 민주당은 16일 의총을 열었다. 결론은 ISD를 폐기하겠다는 양국 정부 장관급 이상의 각서를 받아 오라는 것. 5시간 이상 논란 끝에 나온 결론이 정말 이것이란 말인가.(배너에는 ‘양국 대통령의 각서’로 나왔다가 나중 수정되었다). 굳이 ‘장관급 이상’이라고 못을 박은 것은 이 대통령과 오바마를 직접 겨냥한 노림수인 것 같다.

야당이 시비 거는 조항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대통령이 수용하고 공식적으로 (재논의를) 약속하고 미국 정부가 재빨리 화답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어떤 심각한 현안도 이렇게 빨리 양국 수뇌가 합의한 적이 내 기억으론 없다. 나는 속으로 민주당 정말 대단하구나, 소수 야당이 다수 여당과 정부를 끌고 가면서 자기 의도대로 해내는구나, 하면서도 그 길고 지루했던 FTA가 이제 드디어 처리되는구나 하고 반겼다. 설사 정국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공식이 확고히 정립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양국 대통령의 이런 저자세(?)로 대한민국 국회 위상은 한껏 고양되었다. 민주당의 버티기 작전 덕분이다.

‘좋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이번 요구는 ‘너무했다’란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심하고 또 심하다. 1개 야당이(설사 여당이라 하더라도) 양국 대통령(또는 그에 준하는 이)으로부터 각서를 받겠다니!?! 세계 외교사에 유례가 없는 무례‧결례가 아닌가. 무식하고 오만하다. 양국이 공식적‧공개적으로 재협상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는가. ISD 조항을 폐기하라? 나는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 조항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다. 굳이 폐기하려면 다른 보완 대책을 마련한 후 곰곰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미국 의회를 통과한 법을 뒤늦게 수정하려면 미국 내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바꾸어 생각해보자. 우리 국회를 통과한 법을 미국 야당이 요구한다고 해서 간단히 고칠 수 있겠는가. 한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시민단체와 야당,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야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보며 문득 청나라에 조공 바치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미국이 한국에 조공 바치듯 한국 눈치보고 빌게 하겠다는 태도다.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피지배 민족 다루듯이 굴욕을 강요하는 오만불손한 태도다. 나는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 동안 우리가 피땀 흘려 쌓아올린 국제적 신인도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야만국 한국, 국제관례와 상식을 뒤집는 나라, 북한 김정일과는 또 다른 타협 불가능한 집단이라고 말이다.


민주당 지도부에 묻겠다. 국가 주요 현안에 한 번이라도 타협하고 양보한 적이 있는가. 직권상정을 유도해놓고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넘김으로써 지도부가 유지되어온 것 아닌가. 국회 의석 1/3도 안되면서 실제로는 1/2 이상 실리를 챙겨오지 않았는가.


떼법 정치가 여의도의 새로운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민이 기성 정치권에 실망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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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원참 2011.11.17 1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원참
    참나원
    원참나
    지금 뭣들 하고 있는 겁니까?

  2. 멕시코가 어떻게 했었나? 2011.11.17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멕시코정부또한 그렇게 했었다.
    국민들한테 약속하기를 FTA통과되더라도 나중에 협상을 더 하겠다 그랬었다.
    허나, 전혀 그러질 안 했지~, (아니 못한건가?)

    암튼, 믿을 수 없다!

  3. 김형요씨 2011.11.21 1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을 어떻게 믿어. 당신 같으면 믿겠어?
    내곡동 땅 처음부터 이명박 지시였다며. 그런데도 자기는 몰랐다고 시치미 뚝 뗐지.
    이상득이 내곡동 땅도 국정원에서 사줬다며.
    순 사기꾼 형제들 같으니라고.
    그런데 그 말을 믿어?
    누굴 등신으로 아나?

  4. 김형요씨 2011.11.21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한나라당이 국가와 국민들 위한다는 말.
    새빨간 거짓말인거 아시죠!

    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정운찬, "MB 동반성장 의지 없다">는 기사하고
    <보수성향 법대교수“MB 내곡동 게이트는 탄핵감>이라는 기사
    함 읽어봐라, 이 등신들아!

  5. 김형요씨 2011.11.21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기사도 떴네.

    연평도 주민 10여명은 2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연평도 주민들이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줄 것 처럼 부산을 떨더니 여론이 시들해지자 주민들에 대한 지원은 뚝 끊고 관심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데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믿어?
    연평도 사건 일어난 게 얼마나 됐다고. 안상수 연평도 가서 보온병들고 폭탄이라고 설쳐대더니, 웃겨서 정말!

  6. 한비맘 2011.11.22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곡동땅에 관한 의원님 의견을 말씀해보세요. 그럴수도 있나요? 한나랑당은 왜 그렇게 비리로 얼룩져있고 그걸 당연시 여기나요? 또 강용석처럼 죄있는 사람만 돌던져라 하실건가요? 정말 그 소리 듣고 기가 막하고 코가 막히던데 기본 신념이 의심스럽더군요.

  7. 한비맘 2011.11.22 1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곡동땅에 관한 의원님 의견을 말씀해보세요. 그럴수도 있나요? 한나랑당은 왜 그렇게 비리로 얼룩져있고 그걸 당연시 여기나요? 또 강용석처럼 죄있는 사람만 돌던져라 하실건가요? 정말 그 소리 듣고 기가 막하고 코가 막히던데 기본 신념이 의심스럽더군요.


 

대통령 담화를 보고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아침 특별방송을 통해 선거에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선거책임은 당연합니다. 한국의 대통령제 하에서는 대통령에게 권력집중이 돼 있고 이에 따른 무한책임까지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퇴임 후도 더욱 책임이 따르는 그런 구조입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대통령이 선거에 일체 개입할 수 없습니다. 지원유세는커녕, 선거 관련 발언만 해도 선거개입으로 몰리게 됩니다. 대통령은 선거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 대통령도 미국처럼 선거지원유세를 비롯한 입장을 정당하게 표명하게 하고 그것을 책임지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와대와 내각은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이자 순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민감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개각이 있어왔습니다. 6·2 지방선거는 여권의 참패라 할 수 있는데도 책임표명이나 대책이 너무 늦습니다. 오늘 대통령 대국민 연설도 원론적으로 다 맞지만, 청와대와 내각 시스템의 효율적 개편을 하고 준비되는 대로 새로운 진용을 갖추겠다고 하는 것은 좀 안이하게 들립니다. 선거직후 개편시스템의 기본방향이라도 즉각 국민에게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2주가 지난 지금에 와서야 시스템개편을 운운하는 것은 뒤늦은 대응입니다.


항간의 소문에는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 앞에 가면 ‘주눅 들어 말도 못한다’, ‘예스맨이다’하는 말이 들립니다. 나는 그 진위를 알 수 없습니다만, 인수위에서 두 달, 일류국가비전위원회에서 6개월간 수없이 만나 대화해본 내가 아는 대통령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은 대단히 박학다식합니다. 웬만한 문제도 막힘 없습니다. 투철한 인생관에서 나온 논리적 사고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매우 신중합니다. 한두 사람 얘기만 듣고, 즉석에서 결론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말할 기회를 주고 조언도 구하는 주도면밀한 분입니다. 사안마다 너무 신중해서 요즘 같은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이 좀 늦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이 분이 과연 굴지의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본 것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세미나식 리더십’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참모는 참모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모는 자기분야에서는 대통령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모가 국정을 주도한다면 대통령은 유명무실해집니다.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됩니다. 참모는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주도면밀하게 보필해야 합니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선 대통령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합니다. 청와대와 내각은 이런 유능한 참모들이 있어야 할 곳입니다. 대통령이 시킨 일, 대통령 환심에 드는 것만 하는 참모는 곤란합니다.


총리, 대통령실장, 국무위원, 청와대수석, 국무위원급 인사, 그리고 당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선거패인을 누구 때문이다, 무엇 때문이다 단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누구든 선거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선거지원유세도 한번 못한 대통령이 혼자 책임지는 이런 정치풍토에 대해 참모라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합니다.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간혹 자기 인기관리만 하는 사람, 대통령을 이용해 자신의 힘(세력)을 키워가는 사람, 책임은 지지 않고 언론플레이에 유능한 사람 등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이 발생합니다. 지역배려의 몫으로 들어온 사람이 지역감정 해소는커녕 갈등의 원인이 되고, 사정·민정 기능과 소수계층 보호업무를 맡은 이들이 과잉대응(오버)할 때 전형적인 면종복배(面從腹背) 현상이 생기고 국민과 정부의 거리는 오히려 멀어지게 됩니다.


국책사업도 정쟁의 핵심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관련해 소회를 밝혀보려 합니다. 세종시 문제는 이번선거로 국민적 견해가 모아졌습니다. 더 이상 꾸물댈 순 없습니다. 다행히 국회로 관련법이 넘어온 이상, 국회에서 처리하면 됩니다. 선거민심, 국민여론을 국회가 겸허히 받들면 됩니다. 세종시 문제가 원활하게 되지 못해 개인적으로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국민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은 이와는 다릅니다.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전면백지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해마다 수조원의 홍수·재해 복구비가 투입됩니다. 그 비용으로 항구대책을 마련하고 물 문제, 환경문제 해결하겠다는데 이를 정치논리로 접근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예산처리과정에서 여야 모두 강경파가 주도하는 바람에 4대강 사업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없었습니다. 나를 비롯한 여야의 뜻있는 사람들은 4대강은 추진하되 공사기간과 보의 설치 등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근접했으나, 여당 강경파는 원안추진으로, 야당 강경파는 원천봉쇄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타협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낙동강 최하류의 부산사람입니다. 상황이 시급한 영산강, 낙동강부터 먼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합니다. 한강, 금강은 완공시기를 조금 여유 있게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보의 숫자나 높이가 문제가 된다면 지금이라도 전문가 수준의 차분한 검토를 하길 바랍니다. 이때도 정치인 또는 정당추천인사는 모두 배제해야 할 것입니다. 4대강이 흐르는 기초단체와 주민들은 대부분 환영하고 정치성이 강한 광역단체장들은 정당의 견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닙니까.


또 일부에서는 4대강 본류보다는 지류나 생태습지부터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기지역 입장에선 그것이 시급할지 모르나, 본류부터 먼저 하는 것이 맞습니다. 본류를 튼튼히 해놓은 후에 지류로 가야 홍수방지, 가뭄대책, 물 보존 등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집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동소이합니다. 나는 4대강사업을 완강하게 반대하는 사람을 보면, 박정희 정권 때 경부고속도로를 반대했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국민을 감정적으로 선동해서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국민의 쾌적한 보금자리를 헤칠 순 없습니다.



4대강 공사현장에서 막무가내로 환경파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수술실에서 피 흘리는 환자모습이 애처롭다고 의사한테 수술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수술할 때는 고통스럽고 안쓰럽습니다. 그렇다고 수술을 중단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 태어나서 여태껏 치료나 수술은커녕 제대로 된 건강검진 한번 받은 적 없는 4대강은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 곪은 것, 썩은 것은 모두 도려내야 하는 대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피도 나오고 염증이 나온다고 수술을 중단한다면 우리의 생명줄인 강은 사형선고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인재풀이 좁습니다. 아까운 인재들이 도덕적, 사회적 엄격한 잣대로 공직진출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소유했더라도 자기관리가 안된 많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이번이든 다음 기회든 공직을 맡으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 양심선언, 자기고백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차후엔 도덕적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살겠다고 선언한 사람에겐 공직기회를 열어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공직을 맡으려는 사람이 성직자의 삶을 살 수는 없을지라도 장삼이사(張三李四)처럼 제멋대로 살아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준비도 안 되고 경험도 부족한 서투른 인재들, 자기오만에 젖어 사명감도 책임감도 없는 사람들은 이번 인사에서 제외돼야 합니다. 결코 그런 사람들이 청와대건 내각에 들어와선 안 됩니다. 이 정부는 누가 뭐래도 이명박 정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국정수행에 몸 던질 각오가 된 사람이어야 대통령께 직언도 하고 충언도 할 수 있습니다. 국무위원은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기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실력·도덕성·사명감을 갖춰야 합니다. 삼박자를 갖춘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그러나 열심히 찾아보면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 셋 중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사명감입니다. 그렇다고 책임감 없는 사명감은 곤란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내 한 몸 던질 각오가 된 사람이라야 합니다. 제발 대통령에게 누가 되거나,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더 이상 주변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 정부는 임기의 반 바퀴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반이나 흘러갔고 반이나 남았습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레임덕은 빨리 오게 마련이고, 마음 비우고 하루가 남았더라도 열심히 하면 그만큼 국민은 신뢰하고 국정은 안정될 것입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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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존슨네 2010.06.14 2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깊이가 느껴지는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진정성이라는 말 함부로 쓰면 안되지만, 이 글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진솔한 글 많이 부탁합니다. 단, 너무 정파적 이해관계가 드러나는 글은 읽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요...더도 덜도 말고 이 정도로만 진솔하게....땡스!


 

사회통합, 양원제만이 해법입니다!!

 


지난 8일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이하 사통위)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등의 선거제도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올 하반기까지 선거제도별 장단점, 유권자 투표행태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구체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지역주의를 구조화한다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특히 승자독식제에 따른 폐해는 의회민주주의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선거가 민주주의 발전의 요체이고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개혁의 핵심과제인 만큼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는 데도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습니다.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정치권을 비롯하여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져왔습니다. 그러나 정파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혀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팝업 창’처럼 국민적 공론화를 이끌어내고 사회적 결론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사통위의 선거구제 개편안 제시는 의미가 큽니다. 지역주의 해소는 물론, 정치개혁, 나아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통위의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제기와 건의안이 과연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룩할 수 있는 해결방안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미 중선거구제 형식의 1구 2인제를 실시해 본 경험(9~12대 국회의원 선거)이 있습니다. 그리고 87년 민주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다시 소선거구제를 채택했습니다. 그때와는 시대적 상황도 변했고, 정치구조, 정치문화, 국민 의식수준 등 모든 면에서 진화되었다고 하지만, 현 단원제 구도 하에서 중대선거구제가 국민화합, 사회통합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선거 때마다, 그리고 선거결과가 지역주의로 귀결될 때마다 중대선거구제가 지역주의를 해소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곤 합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가 지역감정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검증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역감정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정당들이 자기들 텃밭(?)에 다수의 ‘복수공천’을 시도함으로써 싹쓸이를 노리는 지역편중이 극심해 질 수 있습니다.


대결정치도 극복되기 힘듭니다. 같은 정당의 후보 간 과당경쟁으로 정당 간 경쟁에 후보 간 싸움까지 벌어져 치열한 격돌이 조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연고에 의존하는 소지역주의가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한, 넓어진 지역구로 인한 막대한 선거비용 때문에 검은 돈의 유혹이 정치권 주변에 도사리게 됩니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일본과 대만도 각각 1994년, 2004년 중대선거구제를 폐기하고 소선구제로 선회했습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다른 대안적 비례대표제도 지역감정 완화에 도움 될 지엔 물음표가 뒤따릅니다. 당선자가 지역민의를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기 보다는 소속정당에 대한 충성경쟁에 몰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선을 위해서는 앞쪽 번호를 부여받아야 하고 그렇기에 번호지명권을 가진 당에 과다한 충성심을 보여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줄서기, 줄세우기 정치문화가 답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라질 José Sarney 상원의장과 면담중인 김형오 前의장


지역주의 폐습의 근원적인 해결책은 양원제를 도입함으로써 찾아야 합니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양원제를 토대로 의회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한마디로 의회민주주의가 정착, 발전된 나라치고 양원제를 채택하지 않은 나라는 드뭅니다.


지역대표성을 지닌 하원(소선거구제)과 광역별이나 거대광역에서 선출되는 상원(대선거구제)을 조합한 양원제는 대결적 정치구도를 완화하는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민감한 현안이나 법안을 상·하원에서, 그리고 때론 양원 합동으로 충분히 토론하고 협의하는 성숙한 정치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습니다. 졸속입법의 우려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법 사태와 같은 충돌과 파행도 사라질 것입니다. 미국 전역이 떠들썩할 정도로 심한 진통을 겪었던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안이 큰 격돌 없이 정치적 합의로 처리될 수 있었던 것도 양원제의 산물입니다.


양원제는 수의 정치, 밀어붙이기 정치, 떼쓰기 정치를 막아줄 것입니다. 충분한 대화와 토론, 신중한 의안 심사로 볼썽사나운 대결국면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또, 소수정당의 제도권 진입장벽도 낮아지고, 다양한 계층의 대변자,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상원에 많이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민정서상 민감한 사안인 의원 정수도 현 국회의원 수와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선구제의 하원은 200명 이상, 대선거구제의 상원은 100명 미만으로 하면 300명 이내가 될 것입니다. (물론 현재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는 폐지됩니다.)


과거 산업화 시절엔 속전속결, 빨리빨리식 문화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자 정치목표 달성의 수단이었습니다만, 이젠 국민의식이 높아졌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가 정착돼야 정치도 선진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헌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헌특위가 조속히 구성돼 18대 하반기 국회는 개헌국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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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카 2010.06.10 2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중선거구제를 다시 시행해보는 게 양원제 도입보다는 좀 더 보수적이며 안정적인 방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떤 Data , 확률을 근거로 하는 주장은 아닙니다. 뭔가 한 번에 판을 뒤엎는 식의 방법은 정치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경험칙에 의거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시간을 충분히 갖고 숙고하는 계기를 만들어야겠습니다. !!

    • BlogIcon 맹태 2010.06.12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감사합니다-
      일이 많아서 댓글 달 여유가 없었네요.
      가카님 말씀처럼 시간을 갖고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가카 2010.06.11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댓글이 달려있을 것 같아서 들어왔는데, 아직이군요...그나저나, 의미심장한 문제제기란 생각이 들어서 오늘 다시 한번 읽어보니, 주장에 대한 근거가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이것보다 저것이 낫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논거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그러했다'라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근거가 아쉽습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는 훌륭하다는 판단이 드네요.

    • BlogIcon 맹태 2010.06.12 1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읽어보시면 중대선거구제의 실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폐해와 실제 사례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발전시켜 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4월 10일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故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와 수행인사들에 대한 조문을 위해 주한 폴란드 대사관을 찾았습니다.


마렉 차우카 주한 폴란드 대사가 방명록에 조문을 적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애도의 뜻을 표하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주한 폴란드 대사

차우카 대사는 “국회의장께서 국회 대표단을 이끌고 이렇게 조문을 와 주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 폴란드 하원의장에게도 조문을 와준 사실을 전달하겠다”고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차우카 대사는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국의 의회와 정부당국, 그리고 국제사회 일원이 연대와 협력을 보여준 데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 이웃국가와 우호협력 국가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더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 각하의 헌신과 위업은
폴란드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대표하여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2010. 4. 12.
국회의장 김 형 오



주한 폴란드 대사관이 마련한 조문은 한국의 문화와 달리,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 묵념하는 절차 없이 영접실에서 방명록에 애도의 글을 남기고 대사와 인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 故카친스키 대통령 인적사항 더보기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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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한국인이 출연한 아랍 방송을 보니 신기하네요."

튀니지에 함께 동행한 한 사람이 TV를 보며 저에게 건넨 말입니다.

누구든 방송을 타게 되면 괜히 신기한 느낌을 받잖아요.
게다가 국내 방송이 아닌 외국 방송을 타게 된다면 특별한 기분이 들 겁니다.
현지의 방송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으세요?




우리는 일정을 마치고 튀니지의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으므로 우리 나라처럼 고층 아파트와 고밀도의 주택가는 볼 수 없었습니다.
 



튀니지도 그렇고, 모로코도 그렇고.
북아프리카 대부분 나라들은 위성접시를 설치하여 TV를 본답니다.

우리 나라는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케이블 설치에 이점이 있지만
북아프리카 나라들은 우리 나라와 반대 상황인지라
케이블 설치비용에 비해 시청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위성TV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북아프리카는 지중해를 두고 유럽과는 하나의 문화권에 있습니다.
유럽의 주요 위성방송은 다 나오더군요.

튀니지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은 뉴스 외에는 많지 않고, 국민들에게 인기도 없다고 합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튀니지는 유럽풍의 건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프랑스는 북아프리카에 있어서 애증의 대상, 모순의 상징 같았습니다. 

식민지배를 했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 대한 반감,
이슬람으로서 카톨릭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상류층으로 갈수록, 공식적인 자리로 갈수록 프랑스(유럽)에 의존적인 경향을 띄었습니다.
북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프랑스와의 교류 비중이 높습니다.

튀니지의 국가 시스템은 프랑스 관료제의 영향을 받았고 
과거 프랑스 관료제가 지녔던 폐단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행정처리속도에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가 고위층 인사일수록 프랑스 유학파가 많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쓰이는 언어는 아랍어가 아닌 불어였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시내 번화가의 도로 한복판에 이런 유형의 보도를 둔다고 하더군요.
우리 나라의 도로 가운데에는 중앙 분리대나 버스승강장이 있는 정도인데,
보행자 입장에서는 도심지를 편안히 걸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광장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 같더군요.

우리 나라에는 인도도 주차된 차가 많아서 장애인이 보행할 때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인들도 걸어다니기 힘든데 북아프리카 나라들의 이런 모습을 보니 대조적입니다.




사진에 밴 차량 한 대가 보이네요.

'나라시' 혹은 '나라시 택시'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도시 외곽 지방을 가는 일정 숫자의 승객이 차게 되면 정한 요금을 받고 출발하는 택시 말입니다.

튀니지는 모로코 만큼 공항도 많지 않고, 열차나 다른 대중교통도 열악해서
밴으로 된 택시가 시외를 드나드는 교통수단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밴 택시가 우리 나라의 '나라시 택시'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든 삼성 광고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도 삼성, LG를 잘 알고 있더군요.





이곳에도 전철은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대도시 전철에 비해서는 열악한 편이었고
노선도 적어서 대중교통으로서 큰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창 차를 타고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꺼냈습니다.

"저건 양복광고인가요? 저 사람은 인기 연예인인가요?"

"아니요. 저 사람이 튀니지 대통령이에요."




"아~ 튀니지 대통령."

"튀니지 대통령은 보라색, 분홍색 계열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난간색도 보라색인가?"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TV를 틀었습니다.

마침 뉴스가 나오더군요.

이곳 방송에서 뉴스가 나오면 무조건 제일 첫 번째 보도는 대통령 소식입니다.
(튀니지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85%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율로 선출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언론에서 첫 번째 보도 내용이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현지 교포들 말로는 튀니지에서 대통령 관련 보도 다음 뉴스가 사실상 첫 뉴스라고 보면 된다고 하더군요.

앗~! 그런데~ 
대통령 관련 보도가 끝나기 무섭게 어디에서 많이 본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세요.)





불과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일들이 뉴스를 통해 방송을 타게 되니 흥미롭더군요.
우리는 영미권 혹은 서구 방송에 익숙해 있지만, 현지 아랍권 방송은 난생 처음이라 신기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안 나왔습니다. ㅎㅎㅎ)




위의 사진과 동영상 제일 첫 화면은 김형오 의장이 튀니지 상원의장과 만났던 모습입니다.

모로코에서도 그러했지만, 튀니지 역시 한국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컸습니다.
사실 튀니지나 모로코나 알제리, 리비아처럼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서 경제적 매력은 떨어지는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지가 비슷한 한국과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들은 우선 한국이 저개발국가에서 G20 차기 의장국으로 올라설 만큼 성장한 우리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했고
한국이 가진 기술과 자본이 그들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함께 하며 느꼈던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는 나라 혹은 강대국이 아닌 국가 중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을 상대로 어떻게 미래적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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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hoebe 2010.02.01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들어는 봤지만 아주 생소한 나라지요.
    언어가 참 재밌게 말하는것 같아요.^^

  2. BlogIcon 악랄가츠 2010.02.01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암호문을 보는 거 같아요! ㄷㄷㄷ

  3. BlogIcon 켄닉 2010.02.01 2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랍권에도 삼성, LG가 보편화 되있다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자랑스럽네요 ~
    다만 그들인 삼성, LG를 대한민국 기업으로 알지 ㄱ- ;;

    TV에 나오는 게 더 좋지 않나요 ㅎㅎ ?

  4. BlogIcon 탐진강 2010.02.02 0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튀니지는 지중해 연안이라 해변이 멋지다고 하더군요^^;

  5. BlogIcon 커피믹스 2010.02.02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님 기분 좋으셨겠네요. 튀니지 방송에 떠서요 ㅎㅎㅎ.

  6. BlogIcon casablanca 2010.02.02 14: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로코의 경우에 프랑스 파리를 왕래하기 위해서는
    국제선 공항인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국내선 공항인 라바트 공항을 이용해야 합니다.,,,,,,,이 부분은 좀 다른것 같네요. 오히려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파리가는 항공 편수가 훨씬 많습니다.
    라바트-파리는 그리 많지 않아요,항공편이(오해가 있으신것 같아서,,,,ㅎㅎ)

    • BlogIcon 칸타타~ 2010.02.02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들은 바대로 적은 걸 올렸는데,사실과 다르다니 죄송스럽군요.
      다른 분들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해당된 부분은 삭제하겠습니다.
      앞으로 사소한 것도 보다 면밀히 살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7. BlogIcon 김한준 2010.02.03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튀니지나 모로코가 우리나라를 본받으려 하는건 좋지만
    가장 중요한건 지도자의 역량이 아닌가 싶네요.
    대통령을 마치 위대한 영도자 마냥 떠받는건
    우리나라에서도 이승만 정권때나 있던건데
    저런식의 정치체제로는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 BlogIcon 칸타타~ 2010.02.03 1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옳은 말씀입니다.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성장은 결국 같은 축에 있는 다른 바퀴이죠.
      어느 한 쪽으로만 쏠린다면 당장에는 나아질 지 모르겠으나
      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겁니다.

  8. BlogIcon AHMD 2010.02.04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사귀게 된 와 함께 이슬람 )))

    http://www.acquainted-with-islam.blogspot.com/

  9. BlogIcon gemlove 2010.02.04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북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높아졌으면 좋겠네요..ㅎ 학교다닐 때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묶어서 마그레브 3국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ㅋ

  10. BlogIcon 레디꼬 2010.02.10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면전차가 예쁘네요^^
    튀니지.. 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위해 화이팅 해야할듯해요....

  11. 2010.05.10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튀니지의 인종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군요. 일반 아프리카인들처럼 흑인 비중이 높아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유럽의 어느나라 보는 느낌인데..


김형오 의장 "예산에 대통령 끌어들이는 것 부적절" (머니투데이)


[기사 설명]

김형오 국회의장은 12월 21일 "국회의 예산심의권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 가운데 하나"라며 "예산문제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머니투데이가 보도했습니다.

                                                                                                         - posted by 국회대변인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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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김혜영 결혼,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축하화환' (스타뉴스)


[기사 설명]

김형오 국회의장은 귀순 가수 겸 배우 김혜영(35)씨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축하화환을 결혼식장인 서울 부암동 AW컨켄션 웨딩홀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여러 언론들이 이를 주목하고 기사화를 해주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형오 국회의장의 화환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군요.  

팍팍한 일상을 매끄럽게 해주는 신선한 청량제같은 사진과 기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클릭 후 '즐감'하시길............


- posted by 국회대변인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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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치의 2009.11.29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의장이 좋은 일 하셨군요..정치도 잘 하시길...

만사형통 형오닷컴에서 '개헌론 20문 20답', 그 두 번째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 질문 - 둘 ] 어려운 헌법 개정보다는지금 헌법으로 운영을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 굽은 자로 곧은 선을 그릴 수 없습니다.

▷ 현행헌법으로 민주화가 안착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권력 집중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 기관간 불균형적인 권력 관계와 이를 견제할 수 잇는 제도적 장치의 미비는
민주주의 흐름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 이처럼 헌법으로 야기된 권력 집중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헌법 운영이라는 방법론의
문제로 치유하기에는 그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헌법 개정이라는 근원적 처방만이 권력 집중이라는 문제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 권력을 가진 자에게 운영을 잘하라고 요구하는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은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 아닐까요?


■ 땜질식 수선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 현행 헌법이 개정된 이래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민주주의의 성숙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헌법 운영이라는 땜질식 수선만으로
수용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성장한 몸에 걸맞는 헌법 개정이라는 새 옷을 마련할 때입니다.


◎ '개헌론 20문 20답' 이전 편 다시 보기

(1) 헌법 개정 왜 필요한가요?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늘부터 만사형통 형오닷컴에서는 개헌론 20문 20답을 연재합니다.

개헌론에 관한 문답사항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개헌의 당위성 : 6개 문답
- 개헌의 절차 : 4개 문답
- 개헌의 내용 : 5개 문답
- 개헌의 효과 : 5개 문답

오늘은 그 첫 번째로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 하나 ] 헌법 개정은 왜 필요한 가요?
■ 불행한 헌정사를 단절해야 합니다.

▷ '제왕적 대통령'제로 대변되는 권력구조는 사생결단식의 정치투쟁과 소모적 정쟁을 야기하고,
5년 단임제는 정치적 책임성의 약화 등 후진적 정치형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국민으로부터 극도로 불신을 받고 있는 퇴행적 후진적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치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근원적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 21세기에 걸맞는 헌법으로 바꿔야 합니다.

▷ 현행 헌법이 개정된 이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이전에 알던 민주주의나
국가생활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 개인 간에도 사생활보호나 개인정보의 유출과
같은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에 따른 기본권 분야의 신설과 강화 등의 필요가 생겼습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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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라라윈 2009.11.10 0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문 20답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답을 알게 되겠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