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농협입니다. 지난 주 현금인출기에 두고 가신 카드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속히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시듣기는 1번, 카드정보 확인은 9번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내 카드를 보관하고 있다고?


사실 이 전화는 지난 주에도 한차례 걸려왔었습니다.
그 때는 사무실의 다른 동료직원이 전화를 받았는데, 그 동료는 마침 전화를 받기 직전에 농협ATM 기기를 사용하고 돌아온 직후였습니다. 게다가 ATM을 사용하고서 카드를 평소에 넣어두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보관하여 정말로 자신이 카드를 두고 왔다고 착각하고서 가까운 영업점으로 찾아갔습니다.

카드를 찾으러 간 동료가 돌아왔길래 물어봤습니다.

"카드 찾았어요?"
"카드를 잃어버린게 아니었어요. 다른 곳에 넣어두고서 착각했어요."
"네? 그럼 그 전화는 뭐예요?"
"모르겠어요. 농협 직원들이 보이스 피싱일거라고 하네요."
"엥? 카드를 두고 갔다고 하더니, 그게 어떻게 보이스 피싱이예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화 받는 순간에는 당황해서 그런줄 알았어요."
"전화 건 사람 말투가 어땠는데요? 중국 동포들의 억양이었어요?"

"글쎄요. ARS였는데 카드 두고 갔다니까 당황해서.. 억양까지는 잘 기억이 안나요."
"아~ 이 나쁜 놈들. 나한테 한번 걸려라..!"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동일한 수법의 보이스 피싱 전화가 제게도 걸려왔습니다.

"네, OOO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농협입니다. 지난 주 현금인출기에 두고 가신 카드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속히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시듣기는 1번, 카드정보 확인은 9번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말하는 농협이 내가 아는 그 농협은 아니겠지?


'왔구나!!!!'

저는 우선 뭐라고 이야기 하는지 끝까지 들어볼 생각으로 아무 것도 누르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다시 동일한 멘트(안녕하십니까, 농협입니다)가 반복되어 흘러나왔습니다.

다시듣기 1번을 누르면 역시 동일한 멘트가 나왔고요.

9번을 눌렀습니다.
'따르르릉' 하는 연결음이 몇번 울린 후, ARS 목소리와 비슷한 조선족 억양을 사용하는 여성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농협입니다."

"예."

"카드를 잃어버리셨다고 안내 받으셨습니까?"

"예."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여기서 멈칫했습니다.
이름을 이야기하면 이 악당들이 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드를 갖고 계시면 제 이름을 알고 계신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확인해 드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성함이 어떻게 되시냐구요!"

이 악당 여성분께서는 오히려 제게 호통을 쳤습니다.

"그러니까요. 제 정보를 아시니까 연락주신거 아니예요?"

"......"

뚜..뚜..뚜..

'내 이름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한테 전화를 했냐?'고 물으니 할 말이 없었는지, 아니면 먹잇감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는지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나는 절대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는데, 동료직원이 영업점까지 방문해 헛걸음을 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니 나날이 발전하는 보이스피싱의 수법에 나도 언젠가 한번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름의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정리해 보았는데요,
악당들은 이런 내용을 참고하여 보다 개선된 사기수법을 생각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악당들!!)

1. 중국동포 분들을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만,
   대다수의 보이스피싱은 조선족 억양과 말투를 사용합니다.

    억양이 부자연스럽다면 일단 의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걸려온 전화가 ARS로 안내된다면 연결하지 않습니다. 
   개인이 어느 기관에 전화를 걸었을 때 ARS(자동응답안내) 연결이 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기관에서 개인에게 전화를 걸때 ARS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광고 혹은 보이스피싱)

   고객 혹은 민원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3. 전화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묻습니다. 
   사건에 연루가 되었다면 무슨 사건인지,
   어디서 어떻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묻습니다.

   (비밀이라느니, 신중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안 가르쳐 줄 것입니다.
    사실 1번, 2번에서 전화를 끊어버리면 이렇게 물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4. 절대 본인의 정보를 알려주어서는 안됩니다.
   전화로는 개인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밝히세요.
   (이러면 대부분 전화를 끊습니다.)





Posted by 맹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달콤시민 2010.03.19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 저희 형 메신저가 해킹당한것 같더라구요... 형이 베트남에 놀러간사이 저한테 바빠? 라며 말을 걸길래 무심코 대답 했는데 평소 형의 말투가 아니더라구요... 앗 요거 봐라 그러는 사이에 접속 종료를 해버리더라구요 ㅠ.ㅠ

친한 친구와 함께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머물던 숙소 뒷편의 모습, 전 이런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_^)

짧은 기간동안 즐겁고 유쾌한 추억이 많았지만, 이른바 '꽃뱀' - 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꽃지렁이' 정도의 표현이 적절하겠네요  - 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상술과 소매치기를 경험했습니다.

그 사연과 나름의 예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꽃지렁이~

도착한 날, 상하이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낮잠을 좀 잔 후에 저녁 5시쯤 되어서 숙소를 출발했습니다.
상하이 중심가인 '신천지'라는 곳에 이르러 신세계(新世界)라는 커다란 간판을 바라보며 "저 신세계가 한국 백화점 신세계냐 아니냐"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인 두명이 다가왔습니다.

유창한 중국말로 우리에게 말을 걸길래, 저는 영국본토 발음으로 답했습니다.
"아이 캔 낫 스피크 차이니즈. 아임 어 코리안."

그러자 우리만큼 짧은 영어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들은 근처의 작은 도시 출신인데 자신들도 상하이에 처음으로 관광을 왔다며 함께 다녀도 괜찮겠냐고 물었습니다.
어차피 말도 안통하고, 어설픈 영어지만 중국인 가이드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현지인의 친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고, 혹시 문제가 있더라도 남자인 우리가 달리기는 더 빠를 것이라는 생각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지요.

지도를 살펴가며 번화가를 쭉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길가의 중국어 간판에 대한 설명부터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연예인, 한국 드라마 이야기도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시내 중심을 벗어나 걷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동방명주 (사진출처☞ 여기)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것 같아서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는 이제 동방명주를 보러 갈꺼야. 너희는 어디로 가니?"
"동방명주? 지금 이 시간에 거기까지 걸어가긴 멀어."
"괜찮아. 우린 빨리 걸어갈 수 있어. 뛰어갈 수도 있어."
"아냐. 우린 거기까지 못 가."
"그래. 그럼 너흰 너희 가고 싶은 곳으로 가. 우린 동방명주 보러 갈께."
"그럼 차나 한잔 하고 가자."

친구와 저는 상의를 했습니다. 오래동안 걸었더니 우리도 다리가 아팠거든요.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약간의 경계심도 있었기 때문에, 그녀들이 이끄는 곳으로 가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럼 저기 보이는 스타OO에서 차 한잔 하고 가자."
"스타OO? 거긴 커피숍이잖아. 거기서 파는 것은 커피야. 너희에게 중국의 차를 소개해 주고 싶다."

우리가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길가에서 조금 떨어진 허름한 찻집을 가리키며 "저기 어떠냐?"고 했습니다. 솔직히 차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중국 문화를 소개해 주고 싶어하는 현지인의 친절을 거절할 명분도 딱히 없었습니다. 게다가 즉석에서 결정한 곳이니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으악! 이게 뭐야!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은 허름한 TV가 한대 놓인 곳에 4명의 인원이 일렬로 벽을 보고 앉아야 하는 좁은 방이었습니다. 노래방도 아니고..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메뉴를 가져오길래 저렴한 가격의 녹차를 주문하고, 그녀들도 마실 것을 주문했습니다.
뻘쭘하게 앉아서 추억의 영어단어를 끄집어내며 약 10분을 보냈습니다.
할 말도 없고 더 이상 꺼낼 영어단어도 없어서 이제 정말 일어나자고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래. 오늘 참 반가웠어. 나중에 또 지나다 만나면 아는척 하자. 우린 이제 동방명주에 가봐야 할 것 같아."
"벌써? 그러지말고 맥주 한잔 하는게 어때?"
"아냐. 우린 오늘 도착해서 지금 많이 피곤한 상태라 술을 마실 수 없어."
"딱 한잔만 하면 되잖아."


이러는 사이 다행히(?) 멀쩡하던 친구의 바지가 갑자기 찢어졌습니다.

'야, 나 바지 엉덩이 터졌어. 빨리 들어가자!'
(옆에 그림이 제 친구는 아닙니다. 할로윈 코스튬 보고 따라 그린 그림이예요. 친구야, 미안~ ㅠㅠ)

"미안해. 우리 지금 꼭 들어가야겠다."

아쉬워하는 그녀들을 뒤로하고 계산서를 받았는데 무려 여행경비의 1/3에 해당하는 요금이 나왔습니다.
그녀들이 마시던 차에 들어있던 찌끄레기가 인삼이었답니다.

"뭐야! 너가 이거 시켰어? 이건 우리가 계산할 수 없어!"

그러자 문 밖의 종업원들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앗! 이런 거였구나!)
난 어차피 중국어를 모르니 계속 그녀들을 다그쳤습니다. 한국남자 매너 없다고 소문나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더치페이 몰라? 더치페이? 너희가 마신건 너희가 계산해!"

그러자 그녀들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그럼 반반씩 내면 안되겠냐'고 했습니다. 화가 났지만, 분명 한패일듯한 문 밖의 종업원들과 영업실적(!)을 제대로 올리지 못한 그녀들의 모습에 한편으로는 동정심도 느껴졌습니다. 어쩌다 우리를 잡아서...
(우리가 돌아간 이후에 종업원들에게 혹시 혼나는건 아닐까. '꽃뱀'으로써 그녀들이 아닌, 처음 그녀들의 소개처럼 작은 도시에서 올라온 '순박한 아가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반반씩 내더라도 우리의 여행경비에 비하면 적은 돈이 아니었지만, 그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계산을 하고 다시 중심가로 돌아갈때까지 그녀들은 자신들도 관광객이라는 알리바이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함께 따라왔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무척이나 미안해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이것까지 계산된 행동이라면..으아, 정말 무섭지만 진심이었다고 믿고 싶네요.)

처음 만났던 번화가까지 와서야 그녀들은 어느 상점을 구경하겠다고 하며 헤어졌습니다. - 아마 본거지인 그 찻집으로 돌아갔거나, 다른 먹잇감을 찾으러 갔겠죠.

꽃지렁이 예방수칙

1. 여행객 티를 내지 않는다!
- 저희는 그 번화한 곳에서 지도를 펴들고 두리번 거리고 있었습니다;; 완전 먹잇감!

2. 과도한 친절은 경계한다!
- 이건 좀 슬프네요. 친절을 경계해야 하다니.
  제 생각에도 길 잃은 외국인들에게 길을 설명하기 힘들땐 직접 안내해주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이건 각자 눈치껏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안내하는 곳으로 절대 (순순히) 따라가지 않는다!
- 특히 제 경우처럼 상점 같은 곳으로 안내한다면 의심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혹 그곳이 랜덤하게 선택된 곳이라고 생각해더라도 치밀한 계산일 수 있어요.
  아니면 여러 가게와 계약을 맺었을지도 모르는 일.

4. 주문 내용을 확인한다!
- 혹시 따라가게 되었더라도, 주문시 각자의 음식은 각자 계산할 것임을 확인하고,
  지불해야 할 금액을 확인한다.




2. 소매치기~

여행의 마지막 날, 상하이의 코리아타운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느즈막한 오후였는데, 변두리여서 그런지 인적도 드문데다가 어둑어둑해지니 무섭기도 했습니다.
딱히 볼만한 구경거리가 없어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갈 생각으로 식당을 찾고 있는데, 누군가 가방을 뒤에서 잡아 당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이국적으로 생긴 한 청년이 제 가방 지퍼를 열고 손을 집어 넣고 있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손을 빼고 저를 앞질러 갔습니다.
어릴적 삥 좀 뜯겨봤는데도, 뒤에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바람잡이로 보이는 4~5명의 청년들이 제 뒤에서 시선을 가리고 있다가, 소매치기에 실패한 동료를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으며 서 있었구요. 앞질러간 청년은 민망했는지 다시 방향을 바꿔 일행들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전 황당하기도 하고, 뒤에서 웃고 있는 청년들에게 느껴지는 치욕스러운 감정 때문에 그들을 바라보고 서있다가 소리쳤습니다.

"야!!!!!!!!!"

그러자 다시 방향을 바꿔 굳은 표정으로 제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야, 야. 그냥 가자. 참어. 참어."
친구가 말렸지만 거기서 등을 보이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아서 (사실 등 보였다가 맞을까봐;;)
가만히 서서 그들을 노려보았습니다.

그 청년은 제게 중국어로 뭐라고 말을 하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사과하는건가...?)

그래서 악수를 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랑도 악수 하고, 뒤따라 온 일당과도 악수 했습니다.
마치 유명인사와 악수 하듯이 소매치기 일당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저와 제 친구의 손을 잡고 악수했습니다.

(갑작스레 펼쳐진 화해와 감동의 물결?? 아, 이게 뭐지???)

후에 중국에서 오랜 시간 유학을 한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너 죽을뻔 했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그런 친구들은 칼을 품고 다닌다고, 심기를 건드리면 정말 위험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악수까지 했으니 우린 이미 친구?ㅋㅋ

소매치기 예방수칙

1. 가방은 꼭 앞으로 맨다.
- 전 가방을 뒤로 매고 있었어요.;;; "제 가방 보실래요?!" <- 이런 의미나 마찬가지.

2. 가방 속 내용물을 꺼내기 어렵게 배치한다.
- 전 작은 우산을 가방 맨 위에 올려놓았었는데, 그것 때문에 다른 물건에 손을 못 댔더라구요.
   우산을 치우려다가 걸렸던 것 같아요.


3. 가방 열리는 부분을 몸의 안쪽으로 돌려 놓는다.
- 열리는 부분의 방향이 한쪽으로 되어있는 가방이라면, 열리는 쪽을 몸쪽으로 돌려놓기만 해도 쉽게 열지는 못하겠죠.

4. 소리가 날만한 물건을 넣어둔다.
- 동전을 조금 넣어 둬서, 가방 속 내용물을 뒤적이면 소리가 나도록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칼로 가방을 찢었을때를 대비할 수도 있구요. 단점은 내가 걸을때도 짤그랑 짤그랑 소리가 난다는 것.

5. 칼날을 넣어둔다.(비추)
- 이건 제가 유럽여행때 소매치기를 한번 당할 뻔 한 후에 썼던 방법인데요, 주머니에 스위스 군용 칼을 날을 펼쳐서 넣어 둡니다. 아쉽게도 효과는 확인 못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살짝살짝 손을 베었지만요.^_^;;; 일회용 면도날을 여러게 넣어두어도 소매치기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것 같아요. (이런 못된 마음..흑흑)



다음은 외교통상부에서 밝힌 도난/분실 예방책입니다.
* 여권이나 귀중품은 호텔 프론트에 맡기거나 객실 내 금고 또는 안전박스에 보관합니다.
* 그날 사용할 만큼의 현금만 가지고 다닙니다.
* 현금은 지갑과 가방, 호주머니에 나누어 지닙니다.
* 식당에서는 의자에 가방을 걸어두지 마시고 식사하는 동안에는 가방을 본인 무릎 위에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뒷주머니에는 절대로 지갑을 넣지 마시고 바지 앞주머니나 코트 안주머니에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 가방을 가지고 걸을 때는 어깨로부터 가슴에 가로질러 X자로 맵니다. (<- 앞으로 매세요!)
* 특히 사람이 많은 출퇴근 시간의 기차나 버스 안에서 가방이나 지갑을 조심합니다.
* 모르는 사람이 시간이나 길을 묻는 등 말을 걸어 올 때에는 조심합니다.
* 호텔 프론트에서 체크인 및 체크아웃시 수화물은 반드시 시선이 닿는 곳에 놓거나 일행이 있을 경우 한
사람은 수화물을 지키도록 합니다.

* 범죄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는 바로 경찰에 신고하시고, 대사관에 연락하셔서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 외국에서 외교통상부 영사콜센터 연결 방법
   ▶ 현지국제전화번호를 누르시고 800-2100-0404 를 누르시면 무료자동연결이 됩니다.
   ▶ 자동로밍폰은 안내메시지가 뜨더라구요^_^
       자세한 것은 여기로 ☞ 영사콜센터 안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한국으로 연락하셔서 120(다산콜센터?)에 문의하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안내원 분들이 무척이나 친철하게 '무엇이든' 자기 일 처럼 걱정하고, 해결책을 알아봐 주시더라구요.^^
당황한 상황에서 영사콜센터 전화번호가 떠오르지 않으실땐, 한국으로 120 전화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
즐겁고 안전한 여행 즐기시길 바랍니다^_^
Posted by 맹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대갈통 2009.11.21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흐...잼잇어요...

    • BlogIcon 맹태 2009.11.21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_^
      지금 보면 재미있지만, 당시에는 무척이나? 암담한 상황이었습니다.ㅋㅋ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요.

  2. 이성진 2009.11.21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정말 큰일 날뻔 했어요~ 다행이에요 이렇게 좋은 정보를..(아직 해외여행을 안나가봐서.) 저도 조심할께요~ 전 이래서 짱꼴라들이 너무너무 싫어요 읔 @.@ 중국은 절대 안갈거에요! 이젠 사람(자기들 자신)까지 짝퉁이군요.. 하긴 짝퉁물건들,음식들, 모든걸 다 그 사람들이 만드니... 나원참.. 쯧쯧. 몹씁 중국짱꼴라들..

2002년, 회사를 퇴직한 누나, 그리고 누나 친구와 함께 3명이 생애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경비는 누나의 쥐꼬리만한 퇴직금으로 충당했는데, 배낭여행이다보니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요.

- 밤기차의 낭만?

쿠셋이라는 침대칸을 이용해서 오스트리아에서 스위스로 야간에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야간에 이동하면 수면시간과 이동시간을 합쳐서 시간을 아낄수 있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야간에 국경을 넘는 경우에는 기차의 차장이 여권티켓을 거둬서 보관하여 국경통과절차를 처리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저희는 3명의 여권과 티켓(유레일패스)을 차장아저씨에게 전달하고 단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목적지인 취리히 역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는데, 차장이 여권만 주고 지나갔습니다.
'처리할게 남았나보다' 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짐을 챙겨 내리면서 차장아저씨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이제 유레일 패스도 주세요~"
"응? 줬잖아?"
"아니, 여권밖에 안 줬는데요."
"아까 주지 않았어? 이런! 너희랑 같은 칸에 탔던 사람들에게 줬나보다!"

얼굴이 창백해지는 차장 아저씨.
우리랑 같이 탔던 사람은 동유럽 출신의 백인 가족들이었는데, 동양인과 백인을 구분 못하나?!

우리는 그때까지도 아저씨가 모두 책임질 거라고 생각하고 기차에서 내려 아저씨를 기다렸어요.
창밖에서 보니 차장 아저씨는 우리가 있던 침대칸을 막 뒤지더라구요.
우리 말을 안 믿는거 같아서 기분이 좀 나쁘기도 했지만, 아저씨가 책임질거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 어?"

당황한 누나와 누나 친구. 남자는 나 밖에 없는 상황!
이럴 때 비행기 값이라도 해야겠다!


- 밥값을 하자!

전 달리는 기차를 따라 달렸습니다.
마치 헤어지는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영화처럼, 달리는 기차에 매달렸죠.


중학생때 영어신동 소리를 듣던 저는 외쳤습니다.

"H...How....Wh..where...are you going?!"
(번역: "어...어떠....어...어디 가세요?!")

차장 아저씨는 기차에 매달린 저를 보고선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습니다.
그리고 기차 복도의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서 기차를 세웠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비상벨이 울리고 역무원들이  달려왔습니다. 그 중에 한명이 저한테 소리를 쳤어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장난은 너희 나라에서나 해!" 이런 뜻이었습니다.

전 울컥해서 소리쳤습니다.
"야! 이 )@(*#&%!!" (<- 물론 한국말로 소리쳤습니다. 영어로 하면 알아 들을까봐.)

돌아서서 가던 역무원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제게 성큼성큼 걸어왔습니다.
선로 공사를 하던 중이었는지 손에는 연장도 있었고, 일행도 있었습니다.

"So...sorry..." (번역: "미...미안해...")



- 가재는 게편


어쨌든 일이 좀 커졌습니다. 출발하려던 기차는 멈춰섰고, 저희는 역무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역구내의 사무실로 갔습니다.

잠시 후, 차장이 아까의 미안해하던 얼굴은 간데없이 무척이나 화가 난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차장은 말을 바꿔서 '아까 분명히 줬다. 얘네가 받고서 없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역무원들도 우리가 표를 받고서 잃어버린척 한다는 분위기더라구요. "야! 너가 보관했으면 다시 돌려주는게 너의 일이야! 일 똑바로 못해?!"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기분이 나빠서 "영어로 이야기 하라. 우린 독일어를 할 줄 모른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계속 독어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니, 차장에겐 잘못이 없다고 차장을 보내주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한국말로 속된 욕을 쏟아내며 차장을 붙잡았습니다.
대충 "이러고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나쁜 사람." 이런 뜻이었습니다.
차장의 팔을 잡았더니 동양인이라면 무조건 무술의 고수라고 생각해서인지 역무원이 깜짝 놀라 경찰을 불렀습니다. 전 경찰이 올 때까지 차장을 못가게 붙잡았습니다.

1~2분도 안되어 곤봉을 치켜든 6명의 경찰이 달려왔습니다.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저는 "여기예요! 여기!" 라며 마치 내가 부른것 처럼 반가운 표정으로 밝게 웃으며 경찰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가재는 게편, 경찰은 차장편.
경찰은 차장을 돌려보내고, 우리의 몸을 수색하더니 짐을 열어보라고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며, 누나와 누나 친구는 급기야 눈물을 보이기에 이르렀습니다.

전 오기가 생겨서 제 짐을 모두 쏟아서 속옷까지 다 보여줬습니다.

"OK? OK?"
(번역: "나한테 없다고!")

누나는 대사관을 연결해달라고 요청해서 대사관에 전화를 했습니다만,
울먹이며 상황을 요약하는 누나에게 대사관 직원의 첫마디:

"저희가 차비를 드릴수는 없구요..잘 해결해 보세요.."

엥..;; 가재는 게편, 경찰은 차장편, 한국 대사관은 우리편이 아닌 것확실했습니다.
누가 차비를 달라고 했나요. 흥! 우리는 스스로 강해져야만 했습니다.


- Never Give Up!
취리히역의 경찰들도 난감해 했습니다. 하지만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범인은 차장인데!!!) 
결국 경찰에게 도난신고서(police report)를 발급받아 보험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유레일 패스가 없으면 여행 일정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리고 분한 마음에 누나들은 계속 훌쩍거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여행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마음을 굳히고 있었습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혹시나 하며 분실물 보관소를 찾았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어느 한국인 관광객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어? 한국분이세요? 왜 울어요?"
자초지종을 들은 아저씨께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에이. 젊은이들이 그렇다고 지금 여행을 접으면 쓰나? 내가 표를 사줄께. 한국가서 갚아요."
(대사관 직원이 빈말이라도 이런 말만 해줬더라면 서럽지나 않았을텐데..)

(Never Give Up! 출처: 여기)

 "네? 아니예요. 도와달라고 말씀드린게 아니예요. 하도 억울하고 분해서."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라구요. 억울하고 분하다고 포기하면 지는거예요."

결국 우리는 기존 일정을 수정하여, 최소한의 경비로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다시 짜고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분실물 보관소에서 만난 아저씨께 물질적 도움은 받지 않았지만, 정말 큰 힘을 얻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뱀발 1.
그 후, 이탈리아.
한국인 민박집에 들어갔는데, 먼저 묵고 있던 여행객이 우리에게 '유레일 패스를 잘 간수하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저도 어떤 사람한테 들었는데요, 한국인들이 유레일 패스를 차장한테 맡겼다가 못 받아서 난리가 났었대요. 그런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어? 저희도 그랬는데!"
알고보니 저희 이야기였습니다...;;;

뱀발 2.

몇 년 뒤에 기회가 되어서 유럽을 한번 더 찾았었는데요, 다시 찾은 유럽에서는 차장 아저씨가 밤기차 침대칸이어도 유레일패스를 걷어가지 않더라구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플래시로 그렸습니다.

Posted by 맹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아라누리 2009.11.18 0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맨손으로 기차를 세우셨군요.
    대단하세요.

    • BlogIcon 맹태 2009.11.18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매달렸는데..
      우리나라에선 영화에 많이 나오잖아요.ㅋ
      근데 역무원들이나 차장이나 혼비백산 하는 것을 보고 영화는 영화다..라는 걸 깨달았어요...

      미국 영화에 총격전 나온다고 미국 가면 총부터 구입했을지도 몰라요.ㅋ

  2. BlogIcon 세미예 2009.11.18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가지 사연들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야가 무슨 뜻인지 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 BlogIcon 맹태 2009.11.18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세미예님.
      호야호야호야호야호~!
      저도 세미예님의 닉네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_^

      자주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3. BlogIcon 드래곤포토 2009.11.18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시엔 힘들었겠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 ~~

  4. BlogIcon 달콤시민 2009.11.18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었을때 외국여행하면서 생명의 위협만 빼고 겪는 모든 경험은 다 삶의 지혜가 되고 즐거운 에피소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패기있을때는 해외여행을 못해봐서 ㅋ 지금은 몸만 사리고 소심하게 다녀서 이런 큰 에피는 없네요 흑흑..
    대사관 직원보다 함께 여행하는 여행객이 역시 여행자들의 편이라는거!

    (레고그림 짱 멋져요~ 유후!)

  5. 토마스 2009.11.18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이야기와 디테일한 그림에 반했습니다.ㅋㅋㅋ

  6. BlogIcon 커피믹스 2009.11.18 2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카툰이 유행이네요.
    재밌는 글 그림 잘 봣습니다.

    • BlogIcon 맹태 2009.11.18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커피믹스님.

      안그래도 요즘 카툰으로 좀 밀어보려고 하는데..
      잘 안먹히네요^_^
      재밌게 봐주셨다니..좀 더 열심히 그려야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