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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블로그는 사업가가 운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어찌나 바쁜지 어린 왕자에게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모니터가 꺼졌네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셋에다 둘을 더하면 다섯. 다섯에다 일곱을 더하면 열둘. 열둘에다 셋을 더하면 열다섯. 안녕! 열다섯에다 일곱을 더하면 스물둘, 스물둘에다 여섯을 더하면 스물여덟. 너무 바빠서 모니터 켤 시간도 없어. 스물여섯에 다섯을 더하면 서른하나. 휴우! 그러니까 5억 162만 2,731이로구나."

"뭐가 5억이예요?"

어린 왕자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응? 너 여태 거기에 있었니? 5억 1백..., 그 다음이 뭐였더라. 모르겠네. 난 포스팅 할 것이 너무 많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많거든. 나는 허튼소리 하며 시간 낭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둘에다 다섯을 더하면 일곱..."
"뭐가 5억 1백만이예요?"
한번 물으면 결코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는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사업가가 고개를 들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한지도 벌써 54년이나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일하다가 방해를 받은 건 단 세 번밖에 없었어. 첫번째는 22년 전이었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알 수 없는 풍뎅이 한마리가 내가 포스팅 하는 걸 방해했지. 풍뎅이가 어찌나 악플을 달던지 오타가 네 군데나 났어. 두 번째는 11년 전이었는데, 하드 용량이 부족했기 때문이지. 난 조각모음을 안하거든. 하드 정리할 시간이 없어. 난 늘 성실하게 포스팅 하니까 말야. 세 번째는 바로 지금 너 때문이야. 그러니까, 5억 1백만이라고 했지..."

"뭐가 5억 1백만이라는 거예요?"
사업가는 자꾸 일을 방해하는 어린 왕자가 못마땅했다.

"그건 이따금씩 올라가는 저 작은 숫자다."
"윈도우 시계요?"
"아니, 오른쪽에 있는 것들 말이야."
"방문자 수요?"
"아니야. 포털사이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정보가 가득한 내 게시물 말이야. 그런데 난 성실한 블로거라 저작권 표시가 되어있는 게시물은 스크랩하지 않지."
"아, 전체 게시물 수 말인가요?"
"그래, 맞았어."
"그런데 아저씨는 5억이나 되는 게시물 가지고 뭘 하는데요?"
"게시물은 5억 162만 2,731개야. 나는 성실하고 정확하게 일하는 사람이지."
"그 게시물을 가지고 뭘 하는데요?"
"뭘 하느냐고?"
"그래요."
"아무 것도 하는 것은 없어. 그것들을 갖고 있는거지."
"게시물을 갖고 있는다고요?"
"그래."
"하지만 나는 전에 파워블로거들을 만났는데, 그럼 그 분들은 뭔가요?"
"파워블로거는 게시물 양을 따지는게 아니라 질로 승부하는거야. 그건 아주 차원이 다른 얘기야."
"그럼 아저씨는 왜 이렇게 포스팅을 많이 거죠?"
"포스팅의 태그로 검색을 통해 많은 방문자를 유입할 수 있으니까."
"검색 되어서 뭐 하게요?"
"검색이 많이 되면 방문자 수가 늘어나지."

'이 사람도 술꾼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해야 검색이 잘 될 수 있어요?"

"어떻게 해야 검색이 잘되는데?!"
사업가는 투덜거리며 되물었다.
"몰라요. 검색어와 연관성이 있으면 되겠죠."
"그러니까 태그를 잘 잡아야지. 내용과 관련이 없어도 연관성을 만들어 내는거야."
"그렇게만 하면 되는 거예요?"
"물론이지. 네가 김연아로 포스팅 했을때안톤 오노를 태그에 넣었다면 그건 바로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연관성이 있는거야. 네가 아이폰에 대해 포스팅 할때, 스티브잡스를 태그에 넣었다면 애플이라는 연관성이 있는거고. 네가 포스팅을 하고 태그만 잘 잡아도 검색유입으로 방문자 수를 확보하는거지."
"그 많은 방문자 수를 가지고 뭐해요?"

"그 숫자를 관리하지. 나는 방문자를 세고 또 세어보지. 유입경로를 확인하고, 유입검색어도 확인하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른 키워드로 포스팅하고. 힘든 일이지만 난 성실한 사람이거든!"

"난 말이에요, 관심있는 것이 있으면 검색해서 관심있게 보고 재미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내용이 있으면 스크랩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저씨 포스팅은 태그와 관련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래, 그렇지만 포스팅을 많이하면 초대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 같아."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건...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블로그 개설을 하도록 해준다는 말이야."

"그게 다예요?"
"그래, 그게 다야."

어린 왕자는 사업가의 이야기가 꽤나 시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닌 듯했다.
어린 왕자는 중요한 일에 대해 어른들과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일촌 한 명이 있는데, 매일 댓글을 써요. 서로 이웃도 세명이나 있는데, 틈틈이 댓글로 안부를 묻곤 하지요. 방문자가 없어도 사진첩 정리를 하고요. 언제 방문자 수가 늘어날지 알 없으니까요. 나는 일촌이나 서로 이웃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요. 그런데 아저씨는 방문자들에게 무슨 일을 해주시나요?"

사업가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할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떠나버렸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도 이상해.'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린 왕자가 다섯번째로 찾아간 등지기의 블로그는 아주 이상했다. 그 블로그는 어린 왕자
가 본 블로그 중에서 가장 내용이 없었다. 그곳에는 기본 스킨과 다이어트라는 카테고리 하나 밖에 없었다.
다이어트 관련 내용 밖에  없어 보이는 이 블로그에 댓글과 트랙백 기능이 활성화 되어있는 이유를 어린 왕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블로그 운영자도 터무니없이 어리석을지 몰라. 그래도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사업가, 술꾼보다는 나을 거야. 적어도 그가 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니까 말야.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댓글을 다는 일은 누리꾼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하겠지. 악플이 달리더라도 성실하게 댓글을 달아주는 것과 같이 말야. 그가 댓글을 달면 누리꾼들은 다시 한번 방문해서 의견을 나눌 수 있겠지. 정말 아름답고 유익한 일이야.'
그 블로그에 다가간 어린 왕자는 운영자인 등지기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왜 방금 댓글을 달았어요?"

"명령 때문이야. 선플이구나. 안녕!"
등지기가 대답했다.
"명령이 뭔데요?"
"그야 답글을 달라는 거지. 안녕! 선플이야."
그리고 등지기는 다시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왜 방금 다시 댓글을 달았어요?"
"그건 명령이야."
등지기가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통 못알아 듣겠는데요?"
"알고 말고 할 것도 없지. 명령은 명령이니까 말야. 빈정대는걸 보니 악플이네, 안녕!"
그렇게 댓글을 달고 등지기는 붉은 바둑판무늬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내가 하는 일은 정말 힘들어. 전에는 괜찮았지. 아침에 댓글을 달고 저녁쯤에 댓글을 달았거든. 낮에 남는 시간 동안 포스팅 할 것들을 찾아 작성하고, 밤에 남는 시간 동안은 포스팅도 하고 이웃들도 방문했지."
"그런데 그 뒤로 명령이 바뀌었나요?"
"명령이 바뀐건 아니야. 그게 문제인거지. 내 글이 자꾸 베스트에 올라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명령은 바뀌지 않으니 말이야."
"그래서요?"
"1분에 수십명이 댓글을 남기니까 난 1초도 쉴 시간이 없는거야. 나는 댓글이 달릴때마다답글을 달아야 하거든."
"정말 이상하네요. 아저씨 포스팅이 베스트에 자꾸만 올라가다니요."
"그래. 우리가 같이 얘기하는 동안 벌써 두개나 베스트에 올라갔어."
"두개나요?"
"그래. 내가 쓰는 다이어트 관련 글은 주제와 상관없이 아무데나 베스트에 다 걸리거든. 선플이네, 안녕!"

그리고 등지기는 댓글을 달았다.
어린 왕자는 등지기를 바라보았다. 그토록 자신의 명령에 충실한 등지기가 좋아졌다. 어린 왕자는 베스트에 올라 보고 싶어하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러자 등지기를 도와주고 싶어졌다.

"있잖아요, 나는 아저씨가 원할 때 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요."
"그야 나도 쉬고 싶단다."
"아저씨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다이어트에 대해서만 포스팅 하니까, 사회적 이슈나 아저씨의 소소한 일상을 포스팅하면 베스트에 안갈 수도 있어요. 쉬고 싶을때는 포스팅을 안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아저씨가 원하는 만큼 댓글이 안달릴거예요."
"그건 내게 별로 큰 도움이 안 돼. 난 다이어트를 하거든."
"별 수 없군요."
"할 수 없지."
등지기가 말했다.
"선플이네, 안녕!"
등지기는 답글을 달았다.




어린 왕자는 더 멀리로 여행을 가면서 생각했다.

'저 아저씨는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 같은 블로거들에게 질투를 받을 수도 있을꺼야. 하지만 우스꽝스럽지 않은 사람은 이 아저씨 뿐이야. 아저씨는 베스트에도 자주 가고 선플뿐만 아니라 악플에도 성실히 답글을 달아주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생각했다.
'저 아저씨와 서로 이웃이 되고 싶지만, 내 초라한 블로그에는 관심이 있을것 같지 않아.'

어린 왕자가 그 블로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스물네 시간 동안 1,440번이나 베스트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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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hoebe 2010.03.22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어린 왕자도 성실한 글을 좋아하나 보네요.^^
    어린 왕자 오랜 만이예요. 안녕!ㅎㅎㅎ

  2. BlogIcon 악랄가츠 2010.03.22 1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ㅋㅋㅋㅋㅋㅋㅋ
    그의 마음을 훔치다! ㄷㄷㄷ
    글 속에 전하고자 하는 멘트가 보여요! >.<

  3. BlogIcon 커피믹스 2010.03.23 0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재밋는 시도네요.ㅎㅎ
    블로그와 어린왕자의 대화라... 다 비슷한 마음들이겟죠


어린 왕자가 찾아간 두 번째 블로그는 허영심 많은 사람이 운영하는 싸이블로그였다.
"아! 아! 추천 수를 올려줄 사람이 하나 오는군!"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쳤다. 그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싶어한다고 믿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상한 트랙백을 쓰고 계시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건 조회수를 높이려고 거는 트랙백이란다. 사람들이 베스트 글에 댓글을 달을때 내 게시물을 추천하러 오도록 하기 위한 거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아, 그래요?"

어린 왕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고서 이렇게 말했다.
"손가락 버튼을 클릭해 봐."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어린 왕자는 마우스를 클릭해 손가락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남자는 어린 왕자의 블로그를 방문해 추천을 했다.

'왕을 만났을 때보다 재미있군.'
어린 왕자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다시 클릭을 해서 추천을 했다.

"이미 추천하셨습니다."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자 허영심 많은 남자도 어린 왕자의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며 답례를 했다.
5분쯤 이렇게 계속하자 어린 왕자는 단조로운 놀이에 싫증이 났다.
"어떻게 하면 베스트에 올라가죠?"

하지만 허영심 많은 사람은 어린 왕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에겐 칭찬 말고 다른 이야기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추천한다는게 뭐죠?"
"추천한다는 건 내 게시물이 베스트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거지. 내 포스팅이 가장 재미있고 정보가 많고 혼자보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 포스팅엔 별 내용이 없잖아요."
"나를 기쁘게 해다오. 어쨌든 내 글을 추천해주렴."
"난 아저씨 글을 추천해요.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어린 왕자는 어깨를 조금 들썩이며 말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다시 길을 떠나며 이렇게 생각했다.

 



어린 왕자가 다음으로 찾아간 블로그는 포도주/와인 리뷰 블로그로 술꾼이 운영하고 있었다.
술꾼은 빈 병과 술이 가득 찬 술병을 늘어놓은 사진으로 꾸며놓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마음이 몹시 우울해졌다.

"뭘 하고 계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포스팅을 하고 있지."
술꾼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포스팅을 하지요?"
어린 왕자가 술꾼에게 물었다.

"베스트에 가기 위해서지."
술꾼은 대답했다.

"베스트에 가면 뭐하시려고요?"
어린 왕자는 술꾼이 불쌍해졌다.

"축배를 들기 위해서지."
술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왜 블로그에 새글이 없죠?"

"베스트에 오른 적이 없어서 술을 마시지 못해서 쓸 내용이 없어."

그 말을 마치자 술꾼은 입을 꼭 다물어 버렸다.
어린 왕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도무지 어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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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포도봉봉 2010.03.17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스트에 오르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술꿀 블로거... 넘 슬프네요 ㅠㅠ

  2. BlogIcon 돼지꿈 2010.03.17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벽한 패러디군요.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ㅋ..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ㅋ

  3. BlogIcon 담덕 2010.03.17 1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데요.. 맹태님 대단하십니다. ^^

    • BlogIcon 맹태 2010.03.17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담덕님.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종종 뵈었던 닉네임인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흑흑 감격스럽네요. 감사합니다.^^

  4. BlogIcon 펨께 2010.03.17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흥미롭네요.
    이런일은 현재 일어나는 일이라...

  5. 이상한 2010.03.19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 창작블러그에도 올려주세요


어린 왕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다음뷰, 올블로그, 믹시에 발행되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일거리도 찾아보고 견문도 넓히기 위해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방문하기로 했다.

처음 방문한 블로그는 왕이 운영하고 있었다. 왕은 자줏빛 천과 하얀 담비 털로 된 스킨을 깔아놓고, 단순하지만 위엄 있어 보이는 왕좌에 앉아 있는 사진을 대문에 걸어 놓았다.

"이웃이 한 명 왔구나!"

왕이 어린 왕자를 보고 소리쳤다.
'나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나를 알아보는거지?'

어린 왕자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어린 왕자는 왕들에게는 블로그스피어가 아주 간단하다는 걸 몰랐다. 왕에겐 모든 사람이 다 이웃이었던 것이다.

"그대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까이 오라."
왕은 누군가를 부리며 왕 노릇 하는 것이 몹시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어린 왕자는 읽을만한 포스팅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 블로그는 담비 털로 된 스킨으로 덮여 새 글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첫 화면에 머물러 있었다. 한참 화면을 보고 있자니 피곤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새로고침을 눌렀다.


"왕 앞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니라. 짐은 이를 금하노라."
왕이 말했다.

"혹시 새글이 떴을까봐요. 아주 오랫동안 웹서핑을 했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그래요..."
어린 왕자는 당황해서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새로고침 누를 것을 그대에게 명하노라. 짐은 여러 해 전부터 새로고침 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노라. 새로고침은 신기한 것이로다. 자, 다시 새로고침을 누르거라. 이것은 명령이다!"
왕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그러시니 새로고침을 누르기 겁이 나는데요."
어린 왕자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으흠, 그렇다면 내가 그대에게 명하겠노라.
 어떤 때는 새로고침을 누르고 어떤 때는 뒤로가기를 누르고..."

왕은 조금 얼버무리며 말했는데 기분이 언짢아진 것 같았다. 왕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많이 방문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기가 내린 글에 추천이 달리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한다. 왕은 모든 포스팅이 베스트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 왕은 마음씨가 착했다. 그래서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렸다. 왕은 늘 이렇게 말했다.

"만약 짐이 다음뷰에 내 글을 메인에 걸어달라고 명령했는데 다음뷰가 그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면
 그것은 다음뷰의 잘못이 아니라 그런 명령을 내린 짐의 잘못이니라."

"추천해도 돼요?"
어린 왕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짐은 그대가 추천하기를 명하노라."
왕은 흰 담비 외투 자락을 위엄있게 걷어 올리며 대답했다.
왕이 운영하는 그 블로그는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린 왕자는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왕은 도대체 무엇을 포스팅 하는 걸까?'
"폐하,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질문하기를 허락하노라."
왕이 서둘러 말했다.
"폐하는 무엇을 포스팅하고 계신가요?"
"모든 것을 포스팅한다."
왕이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을요?"
왕은 신중한 몸짓으로 포털사이트의 사회, 정치, 문화, 연예, 스포츠 기사들을 클릭했다.
"저 모든 것을 포스팅 한다고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렇다."
왕이 대답했다.
왕은 자기 이야기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의 모든 내용을 포스팅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 블로거들이 폐하의 블로그를 방문하나요?"
"물론이지, 포스팅만 하면 블로거들은 추천버튼을 마구 누르지.
 짐은 악플을 다는 것을 용서하지 않노라."


왕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린 왕자는 왕의 권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나에게도 이런 권력이 있다면 포스팅 내용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메타블로그 메인에 하루 마흔네 번이 아니라 일흔두 번, 아니 백 번이나 이백 번이라도
 오를 수 있을게 아닌가!'

문득 어린 왕자는 방문자가 없어 비공개로 전환한 자신의 블로그가 그리워졌다. 어린 왕자는 용기를 내어 왕에게 부탁했다.
"저는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제게 메인에 오르는 기쁨을 주십시오.
 베스트에 오르도록 명령해 주세요."

"짐이 어떤 메타블로그 업체에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는 포스팅을 메인에 노출시키라고 했을 때
 그 업체에서 명령을 받고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짐과 업체 중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그야 폐하의 잘못이지요."
어린 왕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바로 그것이니라. 누구에게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니라."
왕은 계속 말했다.
"구독자를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이치에 맞는 포스팅이어야 한다.
 만약 짐이 블로거들에게 내 포스팅에 추천하라고 명령한다면 반란이 일어날 것이니라.
 내가 추천을 요구할 권한을 가지는 것은 내 포스팅이 이치에 맞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 소원은 들어줄 수 없으신가요?"
한번 물어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그대는 베스트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짐이 그것을 명하겠노라.
 하지만 내 명령에 복종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라."
"그때가 언제인가요?"

어린 왕자가 물어보았다.
"으음...에헴..."
왕은 커다란 달력을 들춰보고 어린 왕자에게 대답했다.
"에헴, 그때는... 올해 안에는... 꾸준히 포스팅하다보면..."

어린 왕자는 하품이 나왔다. 베스트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점점 지루해졌다.
"이곳에서 제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군요. 이제 떠나야겠어요."

"창을 닫지 말라."
방문자를 맞이했던 것이 기뻤던 왕이 말했다.

"ALT+F4를 누르지 말라! 내가 그대를 이웃으로 삼을테니 여기서 추천을 하라."
"무슨 이웃이요?"
"음...서로 이웃이니라."
"하지만 이곳에는 전체공개 포스팅 뿐인걸요!"
"그거야 알 수 없지. 짐은 포스팅을 다 마치지 못했다.
 보다시피 짐은 작성중인 글이 많이 있고,
 비공개 카테고리 가운데 베스트에 오를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팀블로그 필자로 초대할테니 포스팅을 하도록 하라."
왕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어! 하지만 전 벌써 다 둘러봤는걸요."
어린 왕자는 몸을 굽혀 별 저쪽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저 카테고리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다면 그대는 연예뉴스를 포스팅하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니라.
 다른 이슈를 포스팅하는 것보다 TV-연예뉴스를 포스팅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로다.
 그대가 연예부분에서 베스트에 오른다면 정말 파워블로거가 되리라."

"연예 뉴스를 포스팅하는 것은 제 블로그에서라도 할 수 있어요. 꼭 이곳에 포스팅할 필요는 없어요."

"에헴! 에헴! 이 블로그 어딘가에 짐의 군대 이야기를 작성하다 만 것이 있노라.
 밤이면 군대
생각이 나느니라. 그대는 짐의 군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하여 포스팅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베스트는 그대에게 달려있도다. 하지만 중간 중간 내용을 나누어 포스팅하도록 하라.
 베스트에 한번만 올라가기에는 아까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왕이 말했다.

"나는 아직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답니다. 아무래도 이제 다른 블로그를 방문해봐야 겠어요."

"창을 닫지 말라."

어린 왕자는 빨리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늙은 왕을 섭섭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폐하의 명령에 어김없이 복종하길 바라신다면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려 주세요.
 가령 1분 안에 이곳을 떠나라고 말이예요. 지금이 알맞은 때인 것 같아요."

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한숨을 내쉬고는 다른 블로그를 방문했다.

"짐은 그대를 팀블로그 관리자로 임명하노라."
왕이 잔뜩 위엄을 부리며 소리쳤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기도 하지.'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웹서핑을 떠났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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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뭐 해 먹을까?'
주부 혹은 혼자 사는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고민일텐데요.

'김치에 밥만 있으면 됐지. 뭘 더 바래.'
이러다가도 이왕 한 끼 먹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인생은 더욱 즐거워지겠죠?

한 끼 식사가 걱정인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레시피부터 요리 과정 등 당신의 요리 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줄 아이폰 요리 무료어플 모음입니다.

1. 오마이 셰프 : 까칠셰프 이선균은 가라! 나에겐 나만의 셰프가 있다.

첫번째 소개할 요리 무료어플은 최고의 블로거 셰프들이 소개하는 맛있는 레시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마이 셰프'입니다.

유명 블로그 요리사들의 레시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마이셰프.


정말 이 어플은 무료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너무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요리어플인데요.
국/찌개/탕/전골, 반찬/샐러드 등 일상 요리는 물론 손님상과 다이어트, 당뇨, 해장, 기념일 등 테마별 요리, 오늘의 추천 레시피까지,  때와 장소에 맞는 맞춤 요리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명 블로그 요리사들의 친절한 레시피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이 어플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장바구니 기능인데요.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 중 없는 재료를 바로바로 체크해 장바구니에 담아둘 수 있어서
시장 볼 때 내가 필요한 재료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너무나 편합니다.

2. Easy Recipes : 접하기 힘든 서양 요리를 비디오 보면서 따라해보자.

'오마이셰프'가 우리나라 요리 블로거들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면 'Easy Recipes'는 서양 요리사들의 요리과정을 비디오로 보면서 따라할 수 있는 무료요리어플입니다.
 

서양요리 레시피를 비디오로 볼 수 있어요.


이 어플의 경우 해외 레시피다보니깐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그런 요리들이 많이 소개되는데요.
그래도 비디오를 보면서 따라할 수 있어서 어렵지는 않은 편입니다.

3. Cooking Mama, Gourmania : 어려운 요리도 재미있게, 게임으로 즐기는 요리. 

요리 잘하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요리도 처음이 어렵지, 계속하다보면 실력이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먹을 사람도 없는데 요리만 잔뜩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요리는 하고 싶은데 직접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면?
걱정하지 마시고 게임으로 요리를 즐겨보세요.

쿠킹마마 게임. 제시하는 요리 과정대로 요리를 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쿠킹마마게임은 닌텐도 버전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간단하게나마 요리 과정도 알 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내가 직접 레스토랑의 셰프가 되보는 게임.


요리사들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레스토랑 주방장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손님들이 주문을 하면 제한 시간내에 음식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요.
드라마 '파스타' 속 까칠셰프 이선균 못지않는 게임 속 레스토랑 주방장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Posted by 포도봉봉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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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악랄가츠 2010.02.02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정말 요즘은 아이폰 대세네요!
    못하는 게 없어요! >.<
    전 안드로이드 살려고 줄 섰을 뿐이고....
    왠지 잘못 선 거 같고 흑흑..

  2. BlogIcon 달콤시민 2010.02.02 15: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는 아이폰으로 다이어트 한다고 올리신거같은데..ㅋㅋ
    하긴 하시나요..
    아이폰때문에 다이어트 못하시것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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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포스팅은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습니다.


"나는 어린 왕자가 도토리가 다 떨어져 블로그를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


......
어린 왕자가 어느 사이트를 사용하는지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린 왕자는 내게 많은 댓글을 달았지만 내가 다는 답글을 읽지도 않는 것 같았다. 어린 왕자가 달아놓은 댓글을 종합해서 조금씩 그 아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가 내 블로그를 처음 보았을 때(내 블로그를 소개하진 않겠다. 내가 내 블로그 소개하기엔 너무 민망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물었다.

"이게 뭐야?"
"이건 블로그라고 해. 내가 쓰는거야."

나는 베스트에 올랐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말해 주었다.

"뭐라고! 그럼 아저씨가 블로거라는 거야?"
"그래."
나는 조금 힘없이 대답했다. (아저씨라니..!)

"그거 참 재미있다..."
어린 왕자는 아주 즐거운 이야기라도 들은 듯이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어린 왕자가 빈정대듯 웃어대자 무척 화가 났다. 방문자 수가 떨어져 업데이트를 안하는 것 처럼 보이는 나의 불행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럼 아저씨도 블로거네. 어디 블로그를 사용해?"
그 순간 신비스런 어린 왕자의 존재를 밝혀 줄 한줄기 빛이 언뜻 비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어린왕자에게 재빨리 물었다.

"그럼 너도 블로그를 하니?"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고 내 블로그를 바라보면서 가만히 머리를 끄덕였다.
"하긴, 이런 내용으로 방문자를 아주 많이 끌어들이진 못하겠네..."


어린 왕자는 한참 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나서는 주머니에서 양 그림을 꺼내 보물인 양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나는 어린 왕자가 슬쩍 내비친, '어디 블로그'라는 알 듯 말듯한 이야기가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린 왕자에 대해 좀더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

"꼬마야, 넌 어디에 글을 올리니? 메타 블로그에 가입 했니? 내가 그려 준 그림을 어디에 올릴거니?"
어린 왕자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아저씨가 준 양 그림은 메인사진으로도 쓸 수 있겠어. 잘됐지 뭐야."
"그렇지. 네가 내 방문자 수를 많이 올려주면 블로그 스킨으로도 만들어 줄게. 가로 사이즈도 줄여주고."

그런데 어린 왕자는 내 말이 기분 나빴는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가로 사이즈를 줄여 준다고? 어떻게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지?"
"하지만 줄여 놓지 않으면 그림이 찌그러져 보일 거야."

그러자 어린 왕자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림이 왜 찌그러진다는 거야?"
"그야 가로 폭이 넓은 그림을 한 화면에 보여주려면 찌그러지겠지..."

그랬더니 어린 왕자는 웃음을 거두며 진지하게 말했다.
"괜찮아. 내 홈피는 아주 작거든."

그러고는 조금 슬픈 표정으로 덧붙여 말했다.
"스크롤을 잔뜩 내려 봐야 볼 것도 없을 거야..."


이렇게 해서 나는 아주 중요한 두 번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어린 왕자는 미니홈피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네이버나 다음, 티스토리, 이글루스 같은 블로그 싸이트 말고 미니홈피를 하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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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hoebe 2009.11.28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왕자가 스킨보다 초대장이 필요한가 보네요.ㅎㅎㅎ
    즐겁고 재미난 주말되세요.^^

  2. 카센타 2009.11.28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씩 차 고치다가 보곤 하는데, 맹태란 분의 재치에 항상 흐뭇합니다.
    인터넷세상의 소금입니다. 강추!!! 이런 코너는 시리즈로 만들어주셈~~

  3. 이상한 2009.11.30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0프로 동감글

바로 그때 여우가 댓글을 달았다.
"안녕!"
여우가 말했다.

"안녕!"

어린 왕자는 공손하게 댓글을 달고 닉네임을 클릭해봤지만 링크가 깨져있었다.

"나 여기 있어. 오른쪽 아래에..."

"넌 누구니? 참 예쁘구나. 눈도 깜빡거리고..."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난 플래시 광고야."

"이리 와서 내 블로그에서 놀자. 내 블로그는 정말 재미없단다."



"난 네 블로그에서 놀 수 없어. 넌 광고를 안달았잖아."

여우가 말했다.

"아! 미안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하더니 어린 왕자가 물었다.

"광고를 다는게 무슨 뜻이니?"
"넌 블로거가 아니구나. 뭘 찾고 있니?"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추천을 찾고 있어. 그런데 광고를 다는게 무슨 뜻이야?"
"추천은 믹스업 버튼을 눌러서 받을 수 있지. 그건 참 귀찮은 일이야. 로그인을 해야 추천할 수 있거든. 손가락을 눌러서 받을 수도 있단다. 로그인이 필요없거든. 넌 손가락을 찾고 있니?"
"아니, 난 그냥 내 포스팅을 추천해 줄 친구를 찾고 있어. 그런데 광고를 단다는게 무슨 뜻이지?"
"그건 좀 어려운 말인데,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넌 내게는 여느 블로거들과 다를 바 없는 누리꾼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아. 너에게 난 수많은 다른 광고와 똑같은 하나의 플래시에 지나지 않지. 하지만 네가 광고를 단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지는 거야. 넌 내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게시자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광고주가 되는 거지."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내게는 악플러가 있는데, 그 악플러가 내 방명록에 광고를 했나봐."
"그럴 수 있지. 블로그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으니까."
"아냐, 블로그를 말하는게 아냐."
"그럼 미니홈피에 있어?"
"그래"
"미니홈피에도 악플이 있니?"
"아니, 별로 없어. 방문자가 별로 없거든. 전체공개지만."
"그거 괜찮은데! 그럼 추천은?"
"없어."
"이 세상에 완전한 데라곤 하나도 없구나."
여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여우는 자기가 하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난 추천을 쫓고, 악플은 나를 쫓지. 추천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악플들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래서 나는 좀 따분하지. 하지만 네가 광고를 달아준다면, 내 생활은 밝아질 거야. 네 블로그에서 나오는 클릭이 다른 클릭과 다르게 느껴질거야."

"다른 댓글을 보면 나는 댓글달기를 안하겠지. 하지만 네 댓글은 나를 Ctrl-C, Ctrl-V를 눌러대듯 댓글을 달게 할거야. 그리고 저길 봐. 베스트에 오르지 못한 글들이 보이지? 난 베스트에 오르지 않은 글은 보지 않아. 그러니 저 글들은 내게 아무 소용 없어. 메인에 뜨지 않은 글은 내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그건 슬픈 일이지! 하지만 넌 RSS를 사용하니까, 네가 광고를 달고 베스트에 오르면 정말 근사할거야! RSS의 R만 들어도 네가 생각나겠지. 그렇게 되면 난 네 포스팅에 달리는 악플마저도 좋아하게 될 거고..."
잠시 말을 멈추고 어린 왕자를 바라보던 여우가 말했다.

"부탁이야. 광고를 달아 줘!"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내겐 방문자가 많지 않아.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거든."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

"누구든 자기가 이미 구독한 것밖엔 몰라. 이제 네티즌들은 어떤 걸 알아갈 시간조차 없어. 메인에 뜬 글들만 클릭하니까. 하지만 허접한 글은 메인에 오르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이제 포스팅을 안하는거지. 네 포스팅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면 광고를 달아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우선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에는 잘 안보이는 곳에, 이렇게 숨겨 놔. 그러면 사람들이 광고가 있는 줄도 모르겠지. 넌 아무 클릭도 하지마. 무효 클릭과 클릭유도 행위는 광고 프로그램 정책에 위배되니까. 그러다가 매일 조금씩 포스팅 중간에 배치하는 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다음날 어린 왕자는 다시 포스팅을 했다.
"같은 시간에 포스팅 하는 게 더 나을 거야."
여우가 말했다.

"가령 네가 오후 네시에 포스팅 한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네가 포스팅 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나는 더욱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나는 너무 흥분해서 광클하게 될거야. 나는 클릭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거지. 하지만 네가 아무때나 불쑥 포스팅 한다면 언제쯤 추천해야 할지 모르잖아. 그래서 낚시가 필요한거야."
"그게 뭔데?"
"그것도 너무 어려운 말인데."

잠시 뜸을 들인 여우는 말을 이어갔다.
"그건 내용과는 다르게 제목을 잡는거지. 예를 들어 내가 아는 블로거들도 낚시를 하지. 그들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글을 작성해. 그래서 뭔가 이슈가 생기는 날이면 아주 신나는 날이야. 베스트에 두세개 오르기도 하지. 만약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없다면 검색에 노출되지 않아 나에겐 클릭수가 아예 없을거야."

이렇게 해서 어린 왕자는 광고를 달았다.

클릭수가 나오지 않자 여우가 슬픈 얼굴로 말했다.
"아아!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그건 내 탓이 아니야. 난 네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 네가 광고를 달아달라고 했잖아."
"그건 그래."
"하지만 넌 울려고 하잖아."
"그래."
"그럼 넌 얻은 게 하나도 없잖아."
"얻은 게 있어. 숫자 0을 보면 네 생각이 날 거야. 조회 수 0, 추천 수 0,..."

(계속)?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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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오자서 2009.11.25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2. 이상한 2009.11.25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숨이 막혀옴 ㅋㅋ

  3. 여우 2009.11.25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우광고가 아주 퐈려하군요~ㅋㅋ 반짝반짝 눈도 깜빡이구요.ㅋㅋ 하마터면 x버튼 클릭할뻔했어요.ㅋ진짜 광고같아서~~ㅋㅋ

  4. BlogIcon Phoebe 2009.11.25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0을 보면 내생각이 날꺼야...ㅎㅎㅎㅎㅎ
    그래도 웃기는 친구 하나 건졌으니 잘된거네요.^^

  5. BlogIcon 달콤시민 2009.11.25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0을보면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1인데.. (자가추천 하하하하)

  6. 2009.12.01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모개 2009.12.30 0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살겠다, 정말.

    35년 전에 어린왕자를 읽은 이래 가장 충격적인 인용....


.................

포스팅을 한 어린 왕자는 조회수가 전혀 올라가지 않는 것에 아주 놀랐다.
그래서 비공개로 설정한 것은 아닌가 하고 겁이 났다. 그 때 '이게 뭥미?'라는 댓글이 하나 달렸다.

"안녕!"

어린 왕자는 이런 답글을 달아도 될지 걱정하며 인사를 했다.

"안녕!"

뱀이 댓글을 달았다.

"내가 포스팅한 이 카테고리가 어떤 카테고리지?"

"문화연예야. 문화연예 중에서도 책이지."

"아, 그렇구나. 그런데 문화연예에는 추천이 많지 않니?"

"여긴 책 카테고리야. 책 카테고리에는 추천이 많지 않아. 문화연예에는 TV 소식이 주로 올라오거든."

어린 왕자는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누구든 어느 날인가 자신의 블로그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스트를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싶어.
내 블로그를 봐. 드라마 리뷰에 밀려 벌써 뒷페이지로 사라졌구나."


"드라마 내용이 없다니. 심심한 블로그구나! 그런데 여기는 왜 왔니?"

"일상다반사에 포스팅했는데 조회수가 별로 안 나왔거든."

"그렇구나."

"블로거들은 어디에 있지? 책 카테고리는 좀 외롭구나."

"블로거 사이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넌 참 희한한 닉네임을 쓰는구나."

"나는 추천 손가락보다도 힘이 세."

"그렇게 힘이 세 보이지는 않은데? 블로그도 없고 말야. 포스팅 할 수도 없잖아."

"난 악플로 널 탈퇴하고 싶게 만들 수도 있어. 내가 건드리는 블로거들은 모두 블로그를 접게 돼."


"하지만 넌 재미도, 감동도, 정보도 없고 블로그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으니까....
 너처럼 허접스럽고 사진도 없는 아이가 블로깅을 하는걸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드는구나.
 사진편집 하기가 귀찮아서 미니홈피로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고 내가 도와줄께."


"그래, 알았어. 그런데 넌 악플러 같은 말만 하는구나."

"난 악플을 잘 달거든."
뱀이 말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와 뱀은 아무 댓글도 달지 않았다.

(계속...)

관련 포스팅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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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丹良 2009.11.24 1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롭기는 모니터 안이나 밖이나 마찬가지일듯....
    잘 봤습니다.

  2. BlogIcon 달콤시민 2009.11.24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포스팅을 하고 메타블로그에 발행까지 하는 블로거들의 모든 고민이자, 어려움이 아닐까 싶어요. 발행한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도 전에 묻힌다거나, 댓글이 없을때.. ㅜㅜ
    저는 그래서 차라리 악플이라도 달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근거없는 욕설악플은 마음의 상처가 되니까 좀 그렇고.. 그냥 비방에 가까운 비판이라도 달게 받는 입장이랄까요..ㅜ
    연예인들이 하는 말이 참 와닿아요..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플..ㅎ
    흑흑
    암튼 그래도 열심히 트랜드를 읽으면서 우리 함께 해요~!

  3. BlogIcon 보안세상 2009.11.24 1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이거 절묘하네요

    좋은 패러디다!!!

  4. BlogIcon 악의축 2009.11.24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래도 여긴 살아있는 블로그군요.

  5. BlogIcon White Rain 2009.11.24 1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쩜 이리 심각한(?) 상황을 동화적으로 풀어내시는지^^
    사실 문화연예 관련 글은 기본적인 조회수와 추천수를 받기도 하는데,
    폭풍같은 조회수 뒤에 남는 건 그냥 변기물을 내리듯이 쓸려내려가는 환희랄까요?
    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그렇다고 그다지 기쁘지도 않은... 뭐 그렇답니다.

    • BlogIcon 맹태 2009.11.24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_^ 감사합니다, White Rain 님.
      폭풍 같은 조회수 뒤에, 변기물 쓸려 내려가는듯한 환희..
      적절한 비유 같아요.ㅎ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전 정말 기쁩니다!!!! >o<

      감사합니다~

  6. BlogIcon 악랄가츠 2009.11.24 2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랄가츠님이 맹태님에게 힘내라 힘 버프를 시전하였습니다!

  7. BlogIcon Phoebe 2009.11.24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왕자님 께서 기운이 없으신가 보네요.
    편안하게 쉬시고 기운찬 내일 맞으세요.^^

  8. 오세훈 2009.11.24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왕자를 위로하는 물결이 경향각지에서 답지하고 있습니다. 셔울시장 오셰훈이었습니다.ㅋㅋ


점심시간 후,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무렵 이상한 목소리가 나를 잠에서 깨웠을 때 옆자리 팀장님인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작은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블로그 하나만 만들어 줘!"

"뭐라고?"

"블로그 하나만 만들어 줘."


나는 스무 살 때 저조한 방문자수 때문에 블로거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했다.
그 뒤로는 블로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포스팅 해 본 것이라고는 군대에서 수집한 보아 사진을 올렸던 것 밖에 없었던 것이다.

....

"난 블로그를 할 줄 몰라."

"괜찮아,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자유롭게 포스팅 해 줘."

....
나는 예전에 포스팅한 보아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냐! 안 돼! 보아는 1986년 11월 5일생에 키는 162cm이고 체중은 45kg, SM엔터테인먼트 소속에 2000년에 데뷔했잖아. 이 사진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부 찾을 수 있는 것들이잖아!"

나는 깜짝 놀랐다.
내 포스팅을 이해한 사람은 이 아이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포스팅을 했다.


그 아이는 포스팅을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말했다.

"아냐, 이 포스팅엔 재미가 없잖아."

나는 다시 포스팅을 했다.


내 어린 친구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것 봐! 이건 드라마 내용 짜집기잖아. 캡쳐화면 밖에 없는걸.."

그래서 나는 또 다시 포스팅했다.



"이건 너무 성의없잖아. 난 사람들이 꾸준히 검색해서 오래오래 조회 수 올려주는 컨텐츠를 보고 싶단 말야."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빨리 퇴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링크를 걸어서 아이에게 내밀었다.


"이건 다음뷰야. 네가 보고 싶어하는 내용이 이 속에 있어."

그때 아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거야. 이 블로거들에게 추천을 많이 주어야 할까?"

"왜 그런걸 묻니?"

"..나도 추천을 받고 싶거든.."

(이거 아님)

"한번으로 충분할거야. IP가 겹치거든.."

이렇게 해서 나는 어린왕자를 알게 되었다.

...다음 이 시간에...(언젠가...)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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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09.11.04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악!!!!!!! 맹태님은 천재적인 센스를 지니셨군요!!!!!
    아악 한번 진짜 뵙고싶네요 하하하
    IP가 겹치거든.. ㅜ 완전 공감.. '게다가 나는 빨리 퇴근하고 싶었다' 천배 공감 하하하하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메신저 피싱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냐구요??....↓ 그 이유는 아래로..

 

피싱(phish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긴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피싱 싸이트, 보이스 피싱에 이어 메신저 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여 진화하는 진정한 지능 범죄이죠.


#1. 강원랜드에 놀러 간 친구의 송금요청

지난여름, 휴가를 맞이해 강원랜드에 놀러 간다던 친구가 메신저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뭐해?"

"어, 그냥 있지. 벌써 도착했어?"

"응, 나 돈 좀 보내줄 수 있어?"

"돈? 왜?"

"그냥 이유는 묻지 말고. 설명하자면 길어. 200만 보내줘."

정말 속아 넘어가기 딱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1. 가장 친한 친구가 강원랜드에 갔다.
2. 돈을 꿔달라고 한다.

☞ '아! 이 자식 돈 엄청나게 잃었나 보다!'

"야, 무슨 200이나 쓰려고 그래. 그러다 도박중독된다. 그만하고 집에 가."

이 한마디에 친구는 로그아웃했습니다. (사실은 나를 차단한 것이었죠.)
이때까지는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알고 지내는 형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OO이 메신저 해킹당한 것 같네. 한번 연락해 봐."

가깝지 않던 형에게도 '야, 돈 좀 보내줘'라는 말로 쉽게 의심을 샀던 거죠.



 #2. 분만실에 들어간 선배 와이프가 출혈이 심한데,.. 돈은 왜?

몇 년 전 학원을 함께 다녔던 동생이 말을 걸어옵니다.
이번에는 메신저에서 "메신저피싱 위험지역 접속"이라는 친절한 안내메시지가 떴습니다.

"잘 지내요?"

학원을 그만둔 이후로 한 번도 연락하지 않던 친구였지만,
혹시 그 친구일지도 모른다는 반가운 마음 반, 해커에 대한 괘씸한 마음 반으로 대답했습니다.

"어, 넌 어떻게 지내?"

그리고 급조해서 만든 이름으로 이 친구를 테스트해 봅니다.

"B하고는 연락해봤어?"

질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친구.

"죄송한데 지금 급해서 그러는데 돈 좀 빌려줄 수 있어요?"

"돈? 얼마나?"

"200만요."

"응, 잠깐만."

너무 순순히 대답해서 오히려 의심을 산 것일까요? 동생은 잠시 로그아웃을 하더니, 다시 접속했습니다.
제가 아는 그 동생이 로그인 한 것인지 궁금해서 제가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선배 와이프가 분만실에 들어갔는데, 출혈이 심하대요. 급해서 그래요. 있다가 보내드릴께요."

아직 그 해커였습니다. 앞뒤가 전혀 연결되지 않는 말을 하면서 계속 돈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 해커에게 좀 혼란을 주고 싶어서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근데...너 나이가 몇인데 선배 와이프가 출산을 하냐?"
<- 마치 내가 중고생인듯ㅋ

그러자 바로 로그아웃.
연락처도 모르는 그 친구의 연락처를 어렵게 - 메신저를 통해 - 알아내어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 기억하나? 예전에 OO학원 같이 다녔던 XX인데, 너 메신저 해킹당한 거 같아~ 확인해 봐~"

그러자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역시나 해킹당한 게 맞더라구요.



#3. 특징

보이스 피싱, 메신저 피싱은 이제 너무 흔한 일상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보통 피싱이라는 '낌새'를 쉽게 알아챌 수 있지만, 제 경험을 통해 그 특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경우에 맞지 않는 말을 한다.
- 말을 놓지 않고 지내던 동생이 반말로 인사를 하거나,
연락이 뜸하던 친구가 편하게 이야기하듯 이야기를 시작한다.

2.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 섣부른 대답으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급하다'라는 핑계로 개인적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3. 대답이 늦다.
- 동시다발적으로 말을 걸기 때문에 대답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4. 필터링을 피하기 위한 단어 표기를 한다.
- '돈' -> '던' , '카드' -> '카.드' 등으로 표기하여 메신저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나름 노력한다.


메신저 피싱 조직도 바보가 아니라면, 이런 취약점을 보완해서 한국 네티즌을 '낚을' 떡밥을 강화하겠죠?
어쨌거나 제일 좋은 방법은 직.접.확.인.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참 씁쓸하네요..



#4. 그러면 신고는 어떻게...?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에 의하면, 피해액이 없으면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에 신고가 의미없다고 분통을 터뜨리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1원이라도
피해액이 발생해야 신고 가능하고, 수사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서 영등포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김지만 경사님과 연락을 취해 보았습니다.

김지만 경사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금전피해가 발생해야 수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메신저 피싱은 '사기미수'로 처리되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메신저 피싱이 일상이 되다시피 한 현재로서는 그 신고건수를 모두 소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어서, 신고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양해를 구하고, 피의자의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요청 등의 처리를 한다고 합니다. 해당 계좌에 대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지요. (수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신고자가 경찰서에 출두하여 조서를 작성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 금전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신고자가 원할 때는 수사를 진행합니다.

따라서 신고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내가 속지 않더라도 혹시라도 사기를 당할지 모르는 '친구의 지인'을 위해, 계좌번호까지 확인 후 신고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내 메신저에 등록된 이들을 위해서라도 비밀번호를 한번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요?


다들 아시는 뻔한 이야기 포스팅 하는 것 같아서 제목으로 블로그 피싱(?)을 했는데,
읽어주셔서(낚여주셔서?) 감사합니다. ^_^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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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심 2009.10.28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요..친구가 강원랜드에서 교통사고 났다고 새벽에 전화와서, 돈 보낸 적 있는데...알고보니 도박중독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 행방불명....이건 메신저 피싱이 아니라 진짜 피싱 사례죠...도박 조심!!

    • BlogIcon 맹태 2009.10.28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헉~!
      좀 무서운데요..
      피싱도 무섭지만, 도박도 무섭네요..ㅠㅠ
      저도 학교앞 문방구 앞에서 뽑기하다가 돈 좀 날렸었지만..ㅎㅎ

  2. 도박이야기인줄 안 1인 2009.10.28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친구는 도박 해서 집 날리고 차 2대 날리고 사채 쓰고 도망 다니다가 정신 차려서 다시 열심히 일해서 모은돈 또 도박으로 날리고 그다음 부터는 연락이 없다는 ㅠ.ㅠ

    • BlogIcon 맹태 2009.10.28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낚이셨네요.ㅋ 죄송합니다.

      저도 예전에 4000만원 잃은 친구를 한명 보았는데..
      지금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몇년 전이라 더욱 어린 시절이었거든요. 지금도 큰 돈인데, 당시 4000만원이면..!

      그것도 한방에 날렸죠.ㅋ

      그리고 음식점에서 일하던 그 친구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돈 벌어서 또 가더라구요.ㅋㅋ 정말 알면 안되는게 도박의 참맛(!)인거 같아요.

  3. BlogIcon 달콤시민 2009.10.28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저 당할뻔한 적 있었어요 ㅋㅋ
    아주 오랜만에 친구가 말을 거는데 돈빌려달라고..ㅎㅎ 그래서 그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라고 그러더라구요.. 그 이후로 그 친구는 메신저 대화명을 아예 '저 돈 많습니다'로 바꿨어요 ㅋㅋㅋㅋ

  4. BlogIcon 뽀글 2009.10.28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강원랜드간 친구가 갑자기200만원빌려달라고 하면 별의별 생각이 다들것같아요..참 타이밍도 기가막히지~ 정말 조심해야할듯~ㅋㅋ

    • BlogIcon 맹태 2009.10.28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완전 속을뻔 했어요~
      전 이 친구가 당일치기로 놀러갔는데 메신저 들어오길래, 방까지 잡고서 인터넷 되는 곳에서 도박하나보다 했어요.


새로운 대화와 소통 창구로
<블로그 형오닷컴 (www.hyongo.com)>을 선택했습니다. 새롭게 단장했는데 어떤가 싶어 짬을 내어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올라온 콘텐츠를 살펴보던 중 '아이들이 싫어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라는 다소 생뚱맞은 제목이 눈에 띄더군요. 이건 무슨 소린가 싶어 클릭했더니만 바로 내 얘기 아니겠습니까. 아니, 아이들이 나를 싫어한다구요?

그 옆에 현장에서 찍은 사진까지 ‘떠억’ 올려놓아 확인사살(?)까지 확실히 해두었더군요. 이거 꼼짝 못하게 당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장 증거라며 올라온 사진.

그리고 기사 아랫부분에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패턴의 사람과 그 양태를 매우 분석적으로 설명해두었더군요. 그 글이 지적하는 사람 또한 바로 ‘나’였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난 뒤, ‘네티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김형오 좀 이상한 사람이구만”, 또는 “자기 약점을 드러내 역으로 인기를 노리는 꼼수 아냐?” 등등의 웅성거림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관련기사 링크)

솔직히, 글을 읽고 난 뒤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변명은 좀 해둬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분석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사실과 좀 차이가 있으니까요.

현장을 바삐 둘러보던 나도 미처 알지 못했고, 나를 수행하던 참모들(블로그 필진 포함) 역시도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몇 마디 적어봅니다. 기분 좋은 지적에 대한 즐거운 반론이니 흔쾌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2009 희망탐방> 방문지인 ‘인천 세계도시축제’ 현장을 ‘주마간산’격으로 바쁘게 누비고 다녔습니다. 워낙 넓은 공간이라 대충 보는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리더군요.

문제의 장소에 왔을 땐, ‘이미 준비된(?)아이들’ 열차에 앉아있었는데 표정들이 영 안 좋더군요. 아마 오랫동안 우리들을 기다렸던 모양이지요. 우리들이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아야만 움직이는 친환경 어린이 열차였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페달을 밟았는데도 아이들이 영 반응이 없더군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빨리 그만 두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그 열차에 앉아 우리들이 오기를 얼마나 오래 기다렸을까?  어른 입장에선 불과 몇 분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겐 굉장히 긴 시간이었겠지요. 아이들에게 우리 일행은 아마도 귀빈이 아니라 엄마아빠와의 즐거운 시간을 빼앗은 방해꾼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을까?

솔직히 현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블로거들의 지적을 보고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엄마,아빠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참모진들에게 몇 가지 당부합니다

#1. 나는 인위적인 것을 싫어합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줄 알았더라면 부모들께 사과하고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친환경 자전거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을 겁니다.

#2. 앞으로도 위에서 언급한 그런 상황이 예정되어 있을 땐, 참모 여러분들이 단호하게 수정해주십시오.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으면 그 상황을 내게 알리고 함께 논의합시다.

#3. 블로그 편집진여러분,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다만 한 가지, 생각
     해보니 아이들은 내가 오기 전에 이미 기분이 나빠져 있었습니다. 이 점을 저나 여러분이 그 때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도착했을 때 또는 우리가 자전거 페달을 밟기 직전의 아이들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
     증명(?)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끝으로 모델이 되어준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이들과 함께 늘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블로그 형오닷컴 www.hyongo.com> 이 세상에 선을 보인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젊은 감각을 믿고 온전히 참모진들에게 맡겼는데 다채로운 내용으로 볼 때 여러모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더군요.

일정수준에 오르면 틀림없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우 활기찬 블로그가 될 것 같군요. 물론 나도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 여러분과 자주 대화를 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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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변인 2009.10.11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에서 보듯이, 저도 그때 궤도차에 올라가 있는 아이들 표정을 보았는데,
    정말 재미없어 하더군요.
    너무 빨리 지나간 상황이어서 미처 깊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 인위적 상황연출은 앞으로도 없어야겠지만,
    의장님 말씀대로 판단이 잘 서지 않으면 즉각 상황을 알리고 의견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2. 김호섭 2009.10.12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왔다가 잘보고 갑니다. 아이들의 표정에 이런 숨은 뜻이 있었다니 ㅋㅋㅋ

    • BlogIcon 포도봉봉 2009.10.12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의장님 쓰신 글을 보고 알게 됐습니다. 김호섭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3. BlogIcon 흠.. 2009.10.12 1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이 변명이 아니길..
    진심이고 진실이길 앞으로 기대해보겠습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