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이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보이시나요?

               ▲ 며칠 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인도계 어린이.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어와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맞습니다. 이 아이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입니다. 주로 엄마쪽이 외국계인 아이들이었지요. 같은 아시아권 그 중에서도 베트남,몽골엄마를 둔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과 구분하기가 힘들 정도였지만, 피부색이 다른 엄마를 둔 아이들은 한 눈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도드라진 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 이 아이는 일부러 밝히지 않는다면 아무도 한국계라는 걸 눈치채지 못할 것 같군요.


흔히 우리는 다문화가정이라고 할 때, 미국,프랑스,독일 사람들을 부모로 둔 그런 가정을 가리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주로 베트남,파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한국보다 경제력이 훨씬 뒤진 나라들과의 혼혈을 이른바 다문화가정, 다문화가정 아이들이라고 부르곤 하지요. (이것도 참 이상합니다. - -)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상 단 한 번도 타국에서 <다문화가정 사람들> 취급을 받았던 적이 없었을까요?  

여기 100년 정도 지난 한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 사진 속 주인공들은 바로 한국인입니다. 멕시코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주한 , 어찌보면 한국출신 다문화가정을 이룬 최초의 인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니깽으로 불리며 고된 노동에 시달렸던 구한말 멕시코 한인 이주자들.


멕시코 이민자들의 슬프고도 처절한 사연은 <애니깽>이란 영화로도 만들어져 먼 훗날의 대한민국 후손들에게도 알려진 바 있습니다. 1990년 중반, 장미희가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우리민족 해외이주사의 고단함을 매우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1994년 개봉된 영화 <애니깽>


이 뿐만 아닙니다. 일본, 특히 오사카 지역으로 강제로 또는 자의로 이주한 우리 한민족의 밑바닥 인생을 그린 영화도 개봉돼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한국계로 알려진 기타노 다케시 (비토 다케시) 가 주연한 <피와 뼈>가 바로 그 영화인데요. 역시 한국계인 최양일 감독 자신의 이야기라고도 알려진 이 영화는 정말이지 눈 뜨고 보기에 참혹할 정도의 한민족 일본 이주사의 한 단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영화속 인물 김준평은 실존인물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역할을 기타노 다케시가 맡아 열연했습니다.
                                                                                                                            ( 2005년 개봉작. )

<피와 뼈>보다 조금 나중 세대의 재일교포 가족 이야기를 다룬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본 최고 문학상으로 알려진 아쿠다카와상 수상작인 재일교포 유미리씨의 <가족 시네마>입니다. 가족의 정체성이 한국어와 일본어가 뒤섞인 한 재일교포 가정을 통해 재조명 되는 암울하고도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였습니다.


                          ▲1998년 개봉한 박철수 감독의 <가족 시네마>의 한 장면 

지금까지 열거한 영화 속 내용으로만 보더라도, 우리 민족의 해외이주사는 결코 쉽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니 아마도 죽을만큼 힘이 들었을 겁니다. 지금도 일본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담은 독립영화 <우리 학교>를 보신 분들은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느라 영화보기가 힘이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 2006년 개봉해 독립영화의 힘을 보여준 <우리 학교>


그런데,,,

이런 해외 이주의 아픔을 다룬 영화는 외국에도 여러 편 있습니다.

장만옥,여명 주연의 <첨밀밀 /1997년작>도 꼽을 수 있겠고, 탐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연의 < 파 앤드 어웨이 /1992년작>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주인공(탐 크루즈)은 선술집에서 복서로 생계를 이어가고,
                      여주인공(니콜 키드먼)은 닭가공공장에서 닭털을 뽑아 근근히 살아가지요. (물론 영화속에서..)
    
                                ▲ 홍콩으로 밀입국한 중국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첨밀밀>


이처럼, 해외 이주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쓰라림은 고스란히 후손들에 의해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지나 봅니다. 왜? 너무도 아프고 슬펐기 때문이겠지요..


다시 , 며칠 전 국회에 모였던 어린이들의 사진 몇 장을 더 소개합니다.

               ▲ 유난히도 웃음이 많았던 이 아이(이름이 줄리였던 것 같네요..)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 티없이 맑은 이 아이들의 동심에 차별과 냉대로 인한 상처가 나지 않기를....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 흔히 말하는 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어떤 기억을 심어주고 있을까요?

나중에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영화감독,소설가,다큐멘터리제작자가 되었을 때 , 이 아이들은 과연 대한민국을 어떤 식으로 그려낼까요?

부디, 이 아이들이 훗날 대한민국을 '따뜻한 배려의 나라'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나라'로 영화와 소설 속에 그려내주기를 기원해봅니다.

그 스토리와 내용의 뼈대를 대한민국에 사는 저와 여러분들이 제공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우리 모두 따뜻함,배려,협동,사랑이 가득찬 스토리를 이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Phoebe 2009.12.27 2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도 한국 국민인데 차별을 두어선 안되겠지요.

    • BlogIcon 맹태 2009.12.28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쵸 피비님.
      아직은 우리나라도 "나름" 단일민족이었는데 변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부터가..전 조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어머니가 인도분이신 어느 아이에게 어느 직원분께서 "Where are you from? India?" 라고 묻자, 그 아이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I'm from Korea."라고 대답하더라구요. ^_^

지난 11월 18일 무릎팍도사에 김홍신씨가 출연했었죠? 작가로서 그를 이야기한다면 단연 <인간시장>을 떠올릴 수 있는데, 정치인으로서 김홍신은 어떤 인물로 기억하시나요?

정치인 김홍신에 대해 몇몇 사례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 1999년 국정감사 스타들
▶사진 첫째줄 왼쪽부터 김홍신, 조순형, 이석현, 김재천, 임복진
▶사진 둘째줄 오른쪽부터 김영환, 김형오, 정동채, 권오을, 김문수
(1999년 10월 28일자 뉴스메이커)


독설의 정치인

그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1996년 민주당 전국구 후보로 당선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주간잡지 뉴스플러스에서 <"살맛 나는 정치" 세상속으로 뛰어든 풋내기들>이란 기사를 통해 초선의원들을 소개한 바 있는데요. 여기에는 유재건, 이신범, 김문수 의원과 함께 김홍신 의원도 함께 실렸습니다.

막 초선의원이 된 그에 대한 기사에서 이 주간지는 <'인간시장 장총찬' 독설로 이단옆차기>란 독특한 제목을 붙여줬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故 김대중 총재가 정계에 복귀하여 '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분열 국면에 있었습니다. 이 언론은 그가 일명 '꼬마 민주당'에 입당하여 논평이 날카로운 대변인 경력과 3김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짧게 소개했었죠.

■ 김홍신 "안기부 돈 핵심은 YS"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이 또 소신발언으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15일 대정부 질문에서 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안기부선거자금 사건과 관련,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 한국일보 [[여야] 지도부 만류 뿌리친 두 '소신'] 기사 중 -

그런데 그의 독설은 양날의 검과 같았죠. 한 편으로는 정치적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때론 정치 인생의 오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흥시 한나라당 정당 연설회에서 나온 '공업용 미싱' 발언 때문에 그는 '모욕죄와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로 벌금 18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김홍신 의원을 처벌한 건 다소 지나치지 않았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당시 故 김대중 대통령은 (김홍신 의원의) 발언이 심했다며, "며칠 동안 입이 자꾸 이상하더라."라고 일축했었죠.


                         ▲ 1997년 국회보에 실린 김홍신


상습 당론거부자

김홍신 전 의원은 당 밖에서는 저격수로 이름을 떨쳤는가 하면 당 내에서도 독자행보로 유명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얻은 별명이 있었으니 <상습 당론거부자>였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 건의 안이었죠. 당시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대표는 대놓고 "김홍신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의원들이 당론에 따를 것"이라고 했었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18일 무릎팍도사에서 그에 관한 언급을 했었습니다. '당론을 거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아닌가?'란 질문에 대해 "다음 국회의원을 그만할 각오를 하고 발언을 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지만 너무 좋은 자리다 보니 말을 안 들으면 공천을 안 해준다. 그러니 대개 당론에 따를 수 밖에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결국 어떤 것이든 국민이라는 더 큰 빽이 믿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의료보험 재정파탄을 빌미로 의약분업을 무위로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를 단호히 배격한다"
김홍신 의원이 19일 의약분업과 관련,당내 기류와 상반되는 소신발언을 또다시 했다.
- 한국경제 ["의보재정파탄과 의약분업 별개 문제"..김홍신 의원 소신발언] 기사 중 -

2001년 6월 7일 뉴스피플과의 인터뷰에서도 그의 이러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 "집권당인 민주당의 혼란은 국민에게 피해만 입힐 뿐 어느 정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는 것은 개혁이 뒷걸음질 치는 것"이라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무릎팍도사에서 그는 정치인이었을 당시 자신의 별명을 '왕따'였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 국회도서관보(2003년 6월)에 실린 김홍신 


국회의원 김홍신의 생명력 = 충실한 의정활동

당 안팎에서 이슈를 몰고 다녔지만, 그가 한 사람의 국회의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뭐니 뭐니해도 충실한 의정활동을 한 덕분이었습니다. 무릎팍도사에서도 4년 연속 의정활동 1위의 국회의원이라 소개한 바와 같이 그는 초선부터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바 있습니다.

1999년 주간한국과 인터뷰에서 너무 튀는 행동을 하면서 의정활동을 잘한다고 칭찬받으면 동료의원들의 반감이 있지 않겠냐라는 질문에 대해 "꼭 그렇지도 않아요. 다행히 제가 속한 상임위(보건복지위) 수준이 높습니다."라고 잘라말하기도 했습니다.

■ 1998년 시민단체 선정 국정감사 베스트 10
맹형규 : 원전-가스 등 정책대안 제시
김덕룡 : 정부 북핵시설 정보능력 부재 추궁
정세균 : 부실자산 정리 전담은행 설립 강조
김재천 : 금융소득 종합과세 조기시행 기여
박종웅 : 방송사 총풍 편파보다 시인 받아냄
김홍신 : 일용직 국민연금 가입 무성의 질타
김형오 : 도청 감청 문제 이슈화 성공
김문수 : 정부실업대책 허점 추궁 공감얻음
방용석 : 환경 관련 부당 연구사례 지적
홍준표 : 안기부 고문수사 여부 질의

■ 1999년 국정감사 베스트 11
남궁진, 장재식, 정동채, 권오을, 김상현, 김민석, 박정훈, 김홍신, 김형오, 맹형규, 박세직

그가 국감 최우수의원에 뽑히게 된 비결은 '불꺼지지 않는 302호'와 '국감예고제' 때문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하다가 보니 국회 경비원으로부터 '오늘도 밤샘하세요?"라는 인사를 듣는 일이 잦았다고 합니다.

■ 김홍신의 국감예고제
국감예고제는 관련 부처의 로비 여지를 초반부터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상당수 의원 중에서는 국감을 통해 각종 비리와 문제점을 피감기관과 '엿 바꿔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감예고제는 20일동안 국감에서 지적할 내용을 미리 공개해 버리기 때문에 피감기관의 로비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사실 김의원이 각종 의정 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가장 큰 이유로 이것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 뉴스메이커 '이 사람을 주목하라' 국감베스트 10 중
-


언젠가 인터뷰에서 "국회에 있으면서 소설 100권 쓸 소재를 얻었다"고 한 그는 17대 총선에서 1% 미만의 차이로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더 이상 정계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했죠. 다시 작가의 길로 돌아간 김홍신은 지난 19일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불후의 명작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요. 과연 그의 펜 끝에서 어떤 작품들이 나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giga 2009.11.22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홍신이 어떤 인물인줄 몰랐었는데 무릎팍도사와 여기에서 좀 알게 됐네여.
    잘봤어요.ㄳ

    • BlogIcon 칸타타~ 2009.11.22 1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족한 게 많은 글인데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이네요.

    • 선플하는 고대 2009.11.23 1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한나라당내에서 조용히 지냈으면 아직 국회의원하면서 놀고먹을수 있는데 잘날체 하니까 안되는거여.
      부인상당했을때 그냥 조용히 있었어도 당선 되었을텐데, 하늘이 두쪽나도 국회의원해야한다고 설쳐대니 사람들이 안찍어줬어요. 그래서 떨어졌고...

      무릎팍에서 벌써 국회의원선거운동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선거법위반 아닌가?

    • BlogIcon 칸타타~ 2009.11.23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더 이상 정계에 안 나온다고 했으니
      선거법 위반할 일이 없겠군요.

  2. 홍명보 2009.11.22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쾌의원 더 하지, 왜 책ㅇㄹ 쓰실까...국회에 필요한 인물 같은데.ㅉ버

    • BlogIcon 칸타타~ 2009.11.22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민들이 원한다면 김홍신 작가가 국회의원 더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다만 그 분이 글로서 뜻을 이루시겠다면 그 역시 존중해야 하겠죠.

  3. 지나가는 사람 2009.11.22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회의원에 대해선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무릎팍을 보면서 조금 시선이 바꼈습니다.
    이 블로그를 보면서도 더 그렇고요.(조금 놀랐습니다.)
    그렇지 못한 분들은
    국민 모두가 하는 말이지만
    정말 제 할 일을 충실히 해줬으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4. 전유성씨 책에서 2009.11.22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홍신처럼 부처님 손바닥같은 사람이 없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아버지를 치어죽이고 뺑소니친 사람을 끌어안고 용서해 주었다는 에피소드를 적으면서요..
    그후로 김홍신씨를 좋게봤었는데 국회의원이 되면서 역시나 충실하게 일을 하더군요.. 약간의 작은 구설은 있었지만 확실히 국회의원으로서 제일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역시 김홍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5. 명박유감 2009.11.22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란 정치인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유감입니다.
    바로 직권상정 때문이죠.

    그런데 국감 스타였다는 건 전혀 몰랐군요.
    워낙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IMF주역에다 부자옹호, 서민냉대만 생각나니.
    그런데 김홍신 글 보고 가면서 김형오란 인물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가네요.
    그 국감스타의 면모처럼 의장직을 수행하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김의장 스킨 사진을 보다가 글 처음 사진을 보니 모습이 많이 다르군요.
    글 안에 있는 첫번째 사진은 흡사 영화배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렇게 잘생긴 의원도 있었나 싶을 정도인데.
    아무튼 잘 보고 갑니다.

         

윤대녕은 일상을 ‘마른 코딱지’같다고 했다.  윤대녕과 더불어 한국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는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구효서!  


며칠 전, 서울의 한 대형서점 한국소설 코너를 뒤져 어렵게 찾아낸 책이 바로 <남자의 서쪽>.  최근 일고 있는 패배자, 루저 논란 탓이었을까? 책장을 넘기다 말고 계산대로 달려갔다. 그리고 밤을 새워 읽었다.

                             △ 구효서 <남자의 서쪽>. 소설 속 주인공은 요즘 말로하면, 100% '루저남'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중년의 로망은 이 시대엔 루저로 가는 지름길이로구나....라는 것.

-꿈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삭막한 시대에 이런 문학작품은 과연 어떤 존재가치를

  지니게 될까........라는 것이었다.


그래도....여전히 꿈을 꾸고 상상을 해야만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소설가는 꼭 필요한 존재들이겠구나, 란 생각에 구효서의 <남자의 서쪽>을 소개한다.  꿈만 꾸고 실행은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루저로 손가락질 받지는 않을테니까..... ^^



- 중년 남성의 로망은 젊은 여성인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인가?


마른 코딱지 같은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나이가 따로 있을까? 대개 길(Road) 위에 서있는 소설과 영화의 주인공들은 젊다. 젊은 마음에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우연을 가장하며 다가오는 이런저런 에피소드에 몸을 맡기며 잔잔한 희망을 찾아나간다.


     △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면서부터 인생을 알았다(?)는 중년들의 증언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정말일까?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은 40대 중반에 같은 직장의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먼저 관심을 표명하며 다가온 30대 초반의 직장동료와 술을 마시고 호텔방에서 불꽃놀이를 보며 섹스를 한다. 이때부터 남자는 베트남에 출장 갔다 만난 한 남자를 떠올리게 되고, 여자와의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내내 그 남자의 자유로움을 동경한다.


구효서는 이 소설에서 독특한 표현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회고록을 쓰듯 써내려간 <남자의 서쪽>이란 소설은 한 남자에 보내는 편지글 -> 여자와의 만남 등을 묘사한 소설형식 ->편지 ->소설-> 편지 .......등의 형식 교체를 통해 일종의 몽타주 기법을 연상시키며 진행된다.


편지글은 회색톤, 소설형식은 컬러톤 등으로 색조를 달리하며 진행되는 극영화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2008년 출간돼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설가 김다은의 <훈민정음의 비밀> 등에서 본격화된 서간체 문학의 실험형태란 생각이 들 정도로....)


책 페이지로만 보면 155쪽인 이 소설은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특히 편지글 형식에서 보이는 독백조의 표현은 읽는 사람들에게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이런 표현을 들 수 있겠다.


-‘저의 사고라든지 무의식 따위에 어떤 모양새가 있다면 왠지 그 수핵과 흡사할 거라는 생각 말입니다.’ ,

-‘당신이 준 광물질은 저에게 시간과 그것의 초월에 대해서만 생각게 했던 것입니다’

-‘오늘도 바다는 1만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1만년 뒤의 내 존재에 대해 생각게
  하는거야’    



이상의 표현들은 구효서의 소설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동경 및 상상’과 ‘시간 개념의 재해석’의 변주로 다가온다. 특히 구효서는 1만년 이란 시간 단위를 현재의 앞 뒤에 배치하고 그 시간적 의미를 되묻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자주 질문하곤 한다. 이 소설에서도 그 시간이란 질문은 여전히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가라앉아 있다 물이 빠지면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는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동경한다. 이는 40대 중반까지 가라앉아 있다 떠오른 주인공 자신의 열정(?)과 일탈에의 욕망을 잘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구효서는 베트남 하롱베이의 유래에서 아마도 그런 연상작용을 일으켰던 게 아닐까?  하롱베이의 유래와 가라앉아 있던 욕망의 비유는 매우 적절해 보인다.



- 왜 소설가들은 불교를 동경하는가? 


한국의 소설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곤 한다. ‘이제부터는 불교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라고.... 그래서일까? 구효서 역시도 이 소설 속에서 불교적 시각을 슬쩍 끼워넣고 있다. 이런 식이다.


‘우리가 보는 달이라는 것. 그것은 평생 한 면 밖에 볼 수가 없어요.... 내가 말했다. 달의 뒤쪽 세상이라는 것도 분명 있는 것이겠지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없는 것과 같아. 그런 거 아닐까. 내 열여섯 이전의 삶이라는 것, 기억이라는 것,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겠지. 하지만 알 수가 없고, 그래서 없는 것과 같아. 상관없어요. 달의 한 면만을 보고 산다고 해서 불편할 게 없듯, 열여섯 이전의 기억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특별히 불편할 건 없어. 없는 건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저 불꽃들 말야....어둔 하늘에서 자신의 흔적을 어떻게든 남기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구효서가 과연 이런 시각을 어떤 식으로 소설 속에 본격적으로 녹여내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도 2009년 현재 52세이니까...그도 역시 생노병사를 경험하는 '인간 존재'이니까...


결국 이 소설은 동경하던 그 남자가 사실은 주인공 자신이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소설의 줄거리 대신 소설가 구효서의 <남자의 서쪽>에필로그의 일부를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서점에서 꼭 사서 읽어보길 권하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차를 타고 소래 포구며 하일 염전이며 수리산 산자락을 미친 듯이 헤매고 다녔다. 상수리나무 그늘 아래 누워 노랗게 핀 애기똥풀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까닭 모를 눈물이 나왔다.


피어나고 스러지는 것, 밤이 오고 아침이 오는 것, 불어오는 서풍에 속절없이 허연 잎을 뒤짚는 거제수나무만이 현실이었고, 그런 것들만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서캐처럼 허옇게 쏟아져 나오는 빌딩의 남자들은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


애써 책상에 앉았다가도 어느새 밤이 오면 무병을 앓는 처녀처럼 양말도 신지 않고 거리를 배회했다. 포장마차에서 어른거리는 검은 그림자들. 술 취한 음성으로 털어놓는 남자들의 하루 무용담을 지나다 들을라치면 내 일이 아닌데도 덜컬덜컥 비통해졌다.


내 나이를 세며, 그들의 나이를 짐작하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하늘로 하염없이 고개를 젖혔다. 훌쩍 떠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미 살아온 나날들은 버리는 데만도 또 그만큼의 세월이 필요하리라.


이 삶이 꿈이든 꿈이 아니든 , 그것이 행복이든 행복이 아니든, 어차피 주어진 터전 위에 나서 자라고 늙어가는 것이라면 끝까지 헤어나지 못할 무명에나 풍덩 빠질 것을. 문득 문득 다 소용없어, 소용없어 중얼거리기는 왜 중얼거리게 생겨먹은 것인지 인간이란.


갈수록 우연과 불연속적인 것들에만 눈이 커지고, 지금까지 움켜쥐었던 것들이 거짓말처럼 하찮게 여겨지면서 , 나는 그런 나에게 동조할 만한 남자 하나를 소설에서 만들고 싶었나보다.


남자. 그는 어떻게 떠나는지. 어떻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꿈꾸는지. 일탈은 과연 꿈인지, 아니면 꿈으로부터 깨어나는 일이 일탈인지.                -1997년 6월 구효서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Mr.번뜩맨 2009.11.15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주로 로망을 대상으로 열심히 꿈을 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