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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홈경기에서 티아라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 비단 의상의 색상 뿐일까요?

최근 티아라가 서울-전북의 경기의 축하공연을 위해 상암경기장을 찾았는데, 그때 입은 의상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축구장에서는 축구에 맞는 생각과 행동하는 것이 에티켓입니다. 스포츠에 있어서 색은 피아를 구분하는 기준이며, 동질감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특히 상대를 놓고 경쟁하는 스포츠의 경우, 그 색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닙니다.

우리가 지난 월드컵에서도 붉은 물결을 이뤘던 것도 대한민국을 부각시키고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의 발로였습니다. 그건 비단 국가대표 경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습니다.
FC서울의 빨강색(혹은 검정색, 빨강색이 어우러진 줄무늬), 수원 삼성의 푸른색은 그 구단의 자존심과 같은 색입니다..




그런데 FC서울의 축하 공연을 위해 초청받은 티아라가 전북 현대의 상징색과 같은 의상을 입고 나왔으니 서울팬들로부터 야유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만일 이 공연이 전북 현대의 홈인 전주에서 열렸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그 경기는 FC서울의 올 시즌 홈 첫 경기(개막전)였습니다.

사실 의상 문제는 티아라 각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소속사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대체로 의상은 코디들이 책임을 지는 편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보도에서는 티아라 의상의 색상만 꼬집었는데요. 한 가지 더 거슬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이힐입니다. 사람이 다니는데 있어서 잔디에 가장 해로운 것이 하이힐입니다. 그래서 천연잔디 경기장을 사용하는 스포츠에는 하이힐을 신고오는 것은 절대 금기시됩니다.

하이힐로 인해 잔디의 굴곡이 생기게 되면 보기 흉한 것은 둘째로 하더라도 선수들의 부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그것은 곧 팬들과 구단에게 걱정거리를 안기는 것이죠. 그곳은 공연장이 아니라 축구장이니까요.

실제로 요즈음 프로야구에서는 시구자가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신고 등장하면 바로 야유를 받습니다. 특히 하이힐은 금기시되는 패션 덕목 중 하나입니다. 유명가수인 머라이어 캐리도 메이저리그 경기 시구에서 하이힐을 신은데다 형편 없이 공을 던지는 바람에 곱절로 야유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라운드 상태는 선수들의 부상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까요.

야구는 5회말을 마치고 혹은 매 3이닝을 마칠 때마다 경기장 정리를 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매번 공수교대할 때 공격측의 1루 코치, 3루 코치들은 자기 선수들의 수비에 도움이 되게 스파이크로 슬쩍이나마 땅을 고르게 해놓고 덕아웃으로 들어가죠. 내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도 플레이 하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자기 앞에 있는 흙을 고르게 관리합니다.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물론 힐을 잠시 신고 다닌 걸로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경기장 상태에 대해 애지중지 하는 분위기에서 그 질서를 반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불쾌하게 여겨지는 건 당연한 것입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예인 역시 자신이 서는 무대가 누군가에 의해 방해받기를 원치 않을 것입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장판으로 방바닥을 꾸몄는데 누군가 신발 신고 들어와서 발자국을 남긴다면 분명히 유쾌하지 않을 겁니다. 공연을 마친 뒤, 파이고 짖눌린 잔디 상태를 보며, 경기를 치를 선수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그만큼 경기장의 상태는 선수들에게 예민한 것입니다. 그것을 살피는 것은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기 위한 전제이며, 그것은 곧 팬들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조건이 됩니다. 

축구의 경우에 얼마나 잔디를 따지냐 하면, 잔디상태를 볼 때 잔디의 잎이 넓으냐 좁으냐, 잔디를 어떤 높이로 깎았느냐까지 살핍니다. 왜냐하면 드리블할 때 공이 굴러가는 정도가 다르고, 경기 중에 쌓이는 피로도도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에 맞게 스파이크도 달리 신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경기에 관계된 선수, 팬은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데 초대된 손님이 하이힐을 신고 와서 잔디구장을 누비는 건 빨강, 노랑 원색 옷을 입고 문상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 시구하는 김연아(좌), 윤아. 야구 모자, 홈 유니폼, 운동화가 야구팬들에겐 동질감과 친밀감을 선사합니다.



저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공연하고자 하는 연예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노래 한 두 곡 부르고 가는데 그치지 말고 그 스포츠에 녹아들고 함께 참여하면서 스스로를 알리는 기회로 삼으라고 말입니다.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여자 연예인의 시구가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피하는 것은 기본이고, 홈팀 유니폼을 입고 정교하게 시구를 하거나 혹은 또 다른 퍼포먼스를 펼쳐보여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TV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팬들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연예인에게도 플러스가 됩니다.

야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스포츠 경기에 공연을 맡게 되더라도 그 스포츠와 함께 어우러지며 공연도 펼치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냥 노래 몇 곡 부르거나 마이크 잡고 인사하고 나가버린다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이 스포츠 축제에 같이 호흡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인다면 팬들은 더 큰 호응으로 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스포츠 경기에 공연하는 연예인들이 그에 걸맞는 준비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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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김한준 2010.03.17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 코디가 축구와 경기장에 대해 공부했을련지...

    운동은 좋아하지만 잔디구장은 구경만 해본 저로서도

    잘 모르는 사실을 알았네요.

    여튼 코디도 재대로 하려면 공부해야할듯.

    • BlogIcon 칸타타~ 2010.03.17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일이 한 두 번 있는 것 정도는 받아들일 만합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나라에도 스포츠 경기장을 찾는 유명인들이
      그 장소에 맞는 에티켓에 대해 신경 쓰는 문화가 생겨야 겠죠.
      그런 측면에서 티아라의 패션을 꼬집는데만 몰두하지 말고
      이번 일을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2. BlogIcon 김태원 2014.05.20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암구장 수원월드컵 경기장은 다 내가 살던 동네 티아라가 의상 문제 때문에 욕을 얻어먹지만읜 서울 수원 다 첼시 맨유 바르샤 세계적인 클럽이 오는 꿈의 무대 서울 상암구장에 손흥민 소속인 레버쿠젠이 오는 소문도 있지 야구도 메이저리그가 왔으면 좋겠다 일본에 도쿄돔에 시애틀이 온 것처럼

이번 주 무릎팍도사에 이봉주가 출연했습니다. 속눈썹 이야기부터 황영조와의 관계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트랙을 돌며 두 팔 벌려 테이프를 끊을 것 같은 그가 은퇴했다는 사실이 저는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지구를 약 다섯 바퀴를 돌았다는 그의 마라톤 인생은 부상과 좌절, 재기와 투혼이 얽힌 한 편의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짝발과 평발 그리고 느닷없이 찾아온 온갖 시련을 묵묵하게 노력과 끈기로 이겨낸 것은 더 없는 감동을 안겨주었죠. 그의 마라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또한 인생을 배웠습니다.

그 가운데 '이봉주'하면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월계관을 쓴 그와 함께 보스턴 하늘에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듣는 순간, 새벽잠을 설쳐가며 중계를 지켜본 보람이 있었죠. 올림픽, 아시안게임이 아닌 마라톤 단일 종목만 열리는 국제 대회 중계를 저는 그렇게 열심히 시청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봉주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세계 최고의 마라톤 대회에서 51년만의 쾌거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1897년에 처음 열렸으며,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입니다. 1950년에 열린 이 대회에서 손기정의 지도를 받은 한국대표 함기윤, 송길윤, 최윤칠이 나란히 1,2,3위를 석권하며 화제를 모았다고 합니다.

이후 이 대회의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우리 나라는 무려 51년만에 이봉주가 왕좌에 등극하며 한국 마라톤의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문득 베를린 올림픽에서의 손기정옹 이후 황영조가 몬주익의 영웅으로 급부상했던 장면이 떠올랐죠.

이봉주의 우승을 통해 미국-유럽권 마라톤 대회에서 한국인이 수상하는 장면을 본 것은 낯설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51년 만이라니~




부상의 불운과 부친상의 슬픔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

2000년 2월에 열린 동경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역대 한국최고기록인 2시간 7분 20초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림픽을 앞둔 터라 많은 사람들의 기대도 부풀어갔죠.

그러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그의 뜻대로 되기는 커녕 오히려 큰 시련을 안겨주었습니다. 15km를 달릴 무렵 선수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졌는데, 아프리카 출신의 한 선수가 넘어지면서 이봉주와 부딪혔던 것이죠. 그 때문에 덩달아 넘어진 이봉주는 2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어야 했었습니다.

이봉주는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2000년 연말에 열린 후쿠오카 대회에서 다시 2위를 차지하며 희망을 얻었고, 보스턴 대회 성공의 초석을 다졌죠. 당시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2000년 동경국제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2위만 해서 '단골 2인자'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성적이 좋은 편이었는데다 묵묵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 덕택에 일본팬들도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웃을 일이 생기니 슬픈 일이 다가오고, 슬픈 일 다음에 기쁜 일이 생기는가 봅니다. 2000년 후쿠오카 대회의 호성적으로 간신히 희망을 찾는가 했으나 보스턴 마라톤 준비에 한창이던 때에 부친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이봉주에게는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대회 준비에 치명적인 시련이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는 결국 보스턴에서 월계관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면 하늘에서 그의 아버지가 도왔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황영조와는 또 다른 길을 걷다

1990년대 이후 '한국 마라톤'하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와 보스턴 우승자 이봉주를 떠올립니다. 동갑내기인 둘은 서로 친하면서도 또한 너무도 상반된 스타일을 갖고 있죠.

황영조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인터뷰도 쉽게 잘하는 편이지만, 이봉주는 내성적인 성격에 수줍음을 잘 타면서도 순수한 인간성이 매력이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황영조는 이른 시기에 최전성기를 맞은 뒤 오래지 않아 은퇴의 길을 걸었지만, 이봉주는 대기만성형 선수로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죠. 시기적으로는 황영조의 퇴조와 이봉주의 부각이 맞물리는 부분도 있었는데, 두 사람은 동갑내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바통 터치하는 형국으로 그들의 역사는 전개되었습니다.

실제로 황영조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대표에 뽑히지 못한 채 은퇴의 수순을 밟을 무렵, 자연스럽게 김이용과 이봉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었는데, 결국 승자는 이봉주였습니다. 이봉주에게 있어서 상징적인 성과를 꼽으라면, 바로 보스턴 마라톤 우승이었습니다. 이로써 1990년대 이후의 한국 마라톤은 황영조-이봉주의 역사로 굳어지게 되었죠.

두 사람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을 갖고 있지만, 황영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이봉주는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각각 우승하여 서로 다른 분야에 각자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지만, 단일 대회로서는 보스턴 대회를 빼놓을 수 없거든요.

이렇게 서로 다르고 사연이 많은 그들이었지만, 이봉주의 아내를 황영조가 소개시켜줬다는 사실에서 그들은 경쟁자이자 친구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봉주는 평발, 짝발로 인해 물집이 생기고 발톱이 빠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봉주가 은퇴하고 나니 한국 마라톤계가 휑한 느낌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마라톤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스포츠는 그 어떤 분야보다 국민에게 힘이 되었고,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앞장섰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은 2000년대에 걸맞는 기량을 요구하고 있지만, 체육 인프라와 투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부끄러울 정도로 열악합니다. 앞으로 제 2의 이봉주를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스포츠 스타가 급부상하면 당장의 광고효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느껴져서 유감스럽기도 합니다.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후, 51년만에 이봉주가 우승했는데,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다시 월계관을 쓰려면 반세기를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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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악랄가츠 2010.02.04 14: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봉주 선수의 발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네요.
    항상 푸근한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무거운 태극기 마크를 달고 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BlogIcon 칸타타~ 2010.02.04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힘든 운동인데도 고통을 감내하며 뛴 걸 보면
      외유내강의 성격을 가진데다 근성과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 BlogIcon gemlove 2010.02.04 1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이봉주 선수 발을 보니 눈물이 ㅠㅜ 신체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그 자리까지 올라가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3. BlogIcon 탐진강 2010.02.04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봉주가 황영조 보다 친근감이 넘치죠.

"외모도 출중하지 않고 옷걸이도..."


누구의 이야기일 것 같으세요? 
 
라디오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인데요. 광고계에서 외면 받을 당시에 모 의류업체에서 김연아를 평가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2005-200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직전까지 김연아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외면당했습니다. 우승 전까지 그런 말이 나왔으니 광고 모델로서나 스폰서 대상으로서는 당시 그녀는 분명 루저였습니다.

본시 기업이란 이윤과 고수익이 있다고 하면 물불을 안 가리기도 하는데, 그런 김연아를 외면해놓고 이제서야 억대의 비싼 몸값을 경쟁적으로 지불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많은 국민들도 예전에는 한국의 모 선수가 피겨에서 유망하다는 정도는 인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새벽을 좌우할 선수가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죠. 실제로 이런 일은 월드컵, 올림픽 아니면 스포츠종목으로선 참 드문 경우였으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김연아가 이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었다면?'



스포츠스타의 가치와 위력

마이클 조던의 덩크슛 마크가 박힌 나이키 신발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갖는 것은 많은 10~20대들의 꿈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NBA라는 것을 상징하는 절대 지존의 선수였으니까요.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게 우리 농구도 인기를 끌었고 농구 드라마까지 나오며 문화와 상품 전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형 스포츠스타가 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을 말해주는 사례죠. 최근까지 중국도 야오밍이란 NBA 농구 스타로 전역이 열풍에 휩싸였었죠.

지금 김연아도 피겨에서는 감히 왕좌를 넘보는 것이 실례가 되는 그런 선수가 됐습니다. 아니 이제는 단순히 '김연아가 우승하느냐?'보다 김연아가 '몇 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느냐?'가 관심사가 되어 가고 있죠. 그 뿐입니까? 김연아가 마시는 우유, 김연아가 입는 옷, 김연아가 하는 그 무엇은 우리의 생활의 전반에 침투해 있습니다. 그만큼 스포츠스타의 위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용병으로 뛰고 있는 8000명의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수입은 대략 18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일부 귀화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본국으로 들어온다면, 그 돈의 일부만 유입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규모인 거죠. 박지성과 팀 동료였던 호나우도라는 선수는 한화 1,500억원대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1,500억원이면, 도대체 반도체와 자동차를 얼마나 팔아야 나오는 돈입니까?

꼭 바다 건너에 물건을 팔아야만 그게 경제적 이득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인구밀도까지 높으면 사람과 문화에 투자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스타를 성장시키는 몫을 개인과 그 가족에게 전가시키는데 비해 권력과 자본은 투자는 등한시하고 그 효과에만 눈이 멀어 있습니다. 아직 한국은 좋은 시스템과 지속적인 투자에서 꾸준한 인재가 나오게 아니죠. 김연아, 박태환과 같은 각 분야의 시대가 낳은 천재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 무관심한 분야는 특히 그런 부분이 더욱 심합니다.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김연아가 안 나왔으면 피겨는 영원히 한국에서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하는데 전전하는 종목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죠. 어느 분야건 사정이 있겠지만, 세계에 이름 떨치는 것에 비해 가장 외면 받는 분야가 바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광고효과가 몇 천억이니 몇 조이니 하면서 과연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얼마나 되고 있을까요? 국가와 기업이 얻은 이익만큼 스포츠에 환원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어떤 분야보다 한국을 세계로 알리는데 공헌한 게 스포츠 아닙니까? 80년대 분단 상황에 처한 무명의 개발도상국을 세계 만방에 알린 것도 올림픽이지 않았나요? 월드컵, 아시안게임, WBC에 각 개별종목 대회들까지 태극전사의 피땀이 한국인에게 자신감과 감동을 선사한 것을 잊은 거 아니시죠?



열악한 스포츠 현실

현재 한국 스포츠는 열악한 환경에서 쥐어 짜듯이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적어도 IMF 전까지는 일부 종목이나마 실업팀이라도 유지되는 경우라도 있었죠. 지금은 프로팀, 실업팀이 있는 스포츠종목들조차 고사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WBC에서 한국야구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최강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즐비한 팀들을 상대로도 정말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명색이 프로인데도 1940년대 지어져서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걸요. 게다가 학생야구의 싹이 말라가서 야구부가 유지가 안 된다고 합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야구가 이러한데 다른 종목은 어떻겠습니까? 미래가 죽어가는 스포츠 환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건 1회성 이벤트일 뿐입니다.

(그게 김연아라고 다르겠습니까? 희대의 천재가 이 땅에 나와준 것이 눈물나게 고마울 따름인 거죠. 김연아 이후, 즉, 포스트 김연아도 생각해보자구요.)

상황이 이런데도 어디서 구할 지 모르는 수천억의 돈으로 유지비 감당하기 어려운 돔구장을 짓는다는 허황된 이야기만 합니다. 더구나 2008년 기준으로 대구시는 2조8천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어서 광역시 가운데 부채비율이 최악 수준입니다. 광주도 마찬가지죠. 이런 얘기들이 스포츠팬들을 더 허탈하게 합니다.



이제는 모두가 나서야 할 때

제발 뜬 구름 잡는 소리 말고, 과연 은반 위의 '제 2의 김연아' 혹은 '다른 분야의 김연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고민해야 됩니다. 열악한 체육환경 개선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눈을 돌릴 때가 됐습니다. 마냥 소득 2만불 시대만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스포츠 저변에 투자하는 것부터 그에 걸맞아야 합니다.

우리도, 언론도 김연아에게 감동받았다면, 이제는 뭔가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언론도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이야기를 꺼냈으면 합니다. 더 이상 스포츠 스타 개인과 가족의 피땀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가와 기업이 나서서 스포츠의 뿌리부터 키워보는 작업을 하면 안 될까요?

만일 우리 피겨계에 김연아가 안 나왔다면, 여전히 피겨 스케이터들은 루저 취급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루저가 다른 게 루저입니까? 무관심 속에 외면 받으면 그게 루저인 거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눈물 흘리며 연습하는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루저 취급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최소한 그들 하나 하나를 영웅처럼 모시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환경, 일말의 희망은 건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김연아로 받은 기쁨을 되돌려주는 길이 아닐까요?




※ 사진 출처 : 네이버 꿈지기(narp)님 블로그, 매일유업 월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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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나남친 2009.11.16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굴만 이쁘구먼..근데 뭐라고?? 광고의 속성이 원래 그런 건가보네,,,,쩝

    • BlogIcon 칸타타~ 2009.11.16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광고의 속성이라기엔 세상이 확실히 뜨고 지고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멀쩡한 김연아가 우승 전에는 무시당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황제의 대접을 받고 있으니 말이죠.

  2. 김민지 2009.11.17 1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참예뻐요저도김연아를본받고싶어요

  3. 김민지 2009.11.17 1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선수저민지인데요? 저도김연아선수따라서스키르잘타고싶어요 잘타긴하는데조금무서워요? 소원을들어주세요저번에김연아선수그럼안녕히게세요

 
김형오 국회의장은 10월 8일(목) 오전 KTV 한국정책방송 <KTV 정책대담>에 출연해 개헌, 선거제도 개편 및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먼저 개헌문제와 관련해 “87년 헌법체제가 22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 각계각층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시기와 관련해 “지금부터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해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개헌을 완료하는 게 제일 좋다”면서, “여야가 당리당략을 초월해 조속히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개헌을 논의한다면 지방선거 이전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선거구제와 관련해선 김 의장은 “우리나라 인구구조 특성이 도시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하여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서는 “지역갈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지역민의 생각이 반영되는 지혜로운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장은 정치개혁을 위한 국회법 개정과 관련“의원들이 품격과 예절을 지키며 의장의 권위가 존중되도록 하는 제도적인 틀이 필요하다”며, “그러한 제도가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차기 의장부터 적용되더라도 반드시 국회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V 정책대담-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편은 한국정책방송 KTV를 통해 10월 11일(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올림픽 공원 내 한국체육대학을 방문하여, 3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정치 희망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10대 스포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며, “정직하고 공정한 페어플레이 정신이 하루빨리 우리 정치권에도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아울러, 우리 정치가 발전하려면 “큰 틀에서 개헌과 정치개혁의 두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을 거듭 역설하였다.

(끝)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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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돋이 2009.10.12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개헌은 왜 해요? 누구만의 리그? 국민들은 개헌해서 어떤 이익이 있나요? 그것부터 설명해보세요. 그래야 국민들은 고개를 끄덕일것 같네요. 쩝....

    • 보글보글 2009.10.13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치는 국민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잖아요.

      법에 준한 정책이 민생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처방에 대해 크게 2가지 측면으로 볼 필요가 있겠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하드웨어적인 측면.


      의식, 태도와 같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 원인이 있다면 그것도 고쳐나가야 겠지만

      또한 구조적 문제, 즉,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다면 그 역시 변화가 필요하겠죠.


      국가시스템과 권력구조가 불합리하면 그것이 결국 올바른 정치를 방해하게 될 겁니다.

      지난 87년 개헌 이후, 현재의 국가시스템과 권력구조에 대해 말들이 많았습니다.


      개헌은 그런 부분들을 고쳐나갈 수 있는 시발점이니까

      앞서 언급했듯이 개헌을 통해 불합리한 부분들을 고쳐서

      정치가 나아질 수 있다면 민생에도 도움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