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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지중해 연안국 공식 순방 중 그리스를 방문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알렉산드로 만티스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유적 관장으로부터 파르테논 신전의 올리브 나무 묘목을 기증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13일, 부산 태종사에 기증받은 올리브 나무를 식재하였습니다.
(사진: 천상의나래)

알렉산드로 아크로폴리스 유적 관장은 편지를 통해 "그리스와 대한민국의 상호협력의 상징으로 기증한 이 올리브 나무가 만년대대 푸르게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번성과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평화'라는 꽃말을 지닌 올리브 나무처럼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푸르게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국회대변인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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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런 성적을 거두는 것은 정말 기적입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 김연아의 피겨 여제 즉위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죠.


어제 김연아야말로 그런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 6번째 금메달의 감동을 안겨준 피겨 여제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에 푹빠진 나머지,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르는 연기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피겨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그녀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각종 언론 매체들은 앞다투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춘천 송암동 빙상경기장


왜냐하면 스피드 스케이트의 잇단 승전보에 힘입어 빙상경기장이 더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춘천 송암동 빙상경기장의 철거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빙상장의 철거 이유는 춘천시의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비 지원도 안 되고 있다고 하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열망하는 우리 스포츠 현실의 명암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인기있다는 프로스포츠도 열악한 환경에 있기는 마찬가지죠. 해방 전후에 지어졌다는 대구야구장은 붕괴 위험 때문에 최근에 H빔으로 고정시켜 긴급보수를 했었고, 프로배구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은 시설이 낡아서 얼마 전에 정전소동을 빚었습니다.


▲ 낙후되어서 야구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구야구장. 최근 붕괴 위험 때문에 급히 보수공사가 이뤄졌습니다.


부든 언론이든 '선진국'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무릇 선진국은 여러 분야가 고르게 앞서가는 나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선진국 대열을 넘보는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되었지만, 스포츠환경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글을 통해 언급한 적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그 어떤 분야보다 국위선양에 앞장 선 분야가 스포츠입니다. 경제개발을 통해 최빈국을 막 벗어난 이 나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역시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붉은 악마의 응원과 대표팀의 4강 진출을 통해 세계는 한국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수많은 태극전사들의 활약상과 최근 한국야구가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들이겠죠.

짧은 기간동안에 스포츠 선수들이 보여준 감동과 활약만으로도 정부와 대기업이 몇 년간 투자한 홍보효과와 맞먹습니다. 그 뿐입니까? 온 국민들이 받은 자신감, 희망 그리고 기쁨은 어쩌고요?


▲ '우생순'의 감동을 준 핸드볼은 그간 전용경기장없이 훈련해왔죠. 2011년에 겨우 한 곳이 완공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의 뿌리를 살펴보면 안타깝습니다. 각종 스포츠 현장을 가보면 경기장과 연습장이 부족한 경우도 많고, 그나마 있는 경기장과 시설들조차 낙후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스포츠 현실을 보고 두 번 놀란다고 합니다. 

'한국의 열악한 시설에 한 번 놀라고, 이런 시설 속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에 두 번 놀란다.'

국가의 부족한 투자 속에서 운동선수 학부형들을 보면'13척의 배로 수백척의 왜군과 싸워야 하는 이순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예전에 아마야구 경기를 관전하다가 생업들 제치고 나온 학부형들이 뒷바라지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만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감동과 기쁨을 위해서도 투자와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 더 이상 열악한 환경에서 기적이 나오길 기대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보다 좋은 시설과 훌륭한 시스템에서 꾸준히 좋은 인재가 나오게 하는 것. 그게 스포츠 강국, 스포츠 선진국이 되는 길 아닐까요?



끝으로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가기 위해 4가지 제안을 합니다.

1. 뿌리부터 튼튼한 스포츠 강국 되기
→ 대표선수를 위한 시설 뿐만 아니라 그 뿌리인 학생스포츠를 위해 정부가 앞장 서서 투자하길 바랍니다.
언제까지 학부형들의 부담에만 의존한 후진적 체육현실을 방치해야 합니까? 
그리고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 지원이나 혜택 같은 것도 고민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노후화된 경기장 신축은 서둘렀으면 합니다.

2. 운동 선수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마련
→ 모든 운동 선수가 국가대표가 될 수 없지만, 조연인 경쟁자들이 많아야 대표팀이 강해집니다.
대표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의 진로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운동 선수도 배워야죠.
따라서 운동 선수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권리와 편의가 보장되었으면 합니다.
(유럽 대표선수들 보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올림픽 대표로 참가하는 경우 많습니다.)

3. 일반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체험의 기회 제공
→ 스포츠가 발달하려면 팬이 있어야 하고, 팬이 되려면 그에 걸맞는 문화적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입시 위주 교육은 스포츠와 가까워지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주는 감동, 협동, 희생과 같은 가치들을 누릴 수 있게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전인적인 교육을 위해서라도 체육교육, 스포츠체험의 수준이 지금과 달라지길 바랍니다.

4.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투자
→ 국민 건강은 국가적 관심사입니다. 건강으로서든, 여가활동으로서든 스포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겠죠.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도 생활스포츠 확대는 나라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입니다.
자전거도로 건설에서 진일보한 생활스포츠 환경 개선, 스포츠 관련 업종 육성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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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커피믹스 2010.02.27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맞고요. 뿌리부터 튼튼하게 해야죠 ^^

    • BlogIcon 칸타타~ 2010.02.27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든 기초가 튼튼하면 오래 가는 법이죠.
      저는 오래토록 한국이 스포츠강국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기쁨을 오래 누리고 싶어요.

  2. BlogIcon 저녁노을 2010.02.27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한 스포츠강국...
    모두의 소망이지요.

  3. 퀸오브퀸 2010.02.27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이런 현실은 어뜨케 좀 안될까여?
    메달 따서 좋지만 이건 쫌 아닌디.............................

  4. BlogIcon Phoebe 2010.02.27 1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많은 돈들은 도대체 어디다 쓰는걸까요?

  5. 왓슨 2010.02.27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2월드컵에 지어놓은 축구장도 문제가 많던데..
    정말 물 채워서 여름엔 수영장,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것 같군요

  6. BlogIcon 악랄가츠 2010.02.28 2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에서 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겠네요! ㄷㄷㄷ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저 또한, 이해가 안되는데 말이예요! ㄷㄷㄷ

    • BlogIcon 칸타타~ 2010.03.02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천재적인 선수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시스템 속에서 인재가 나오는 풍토를 만들어야죠.
      그게 선진 스포츠강국의 길이구요.
      지금 당장 그걸 완성하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개선의 시작이라도 했으면 하는 거죠.

■ 오심논란



때는 2006년, 제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몇몇의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자들 뿐인지라 대화 주제는 전날 있었던 일본-미국 경기에서 나온 오심논란으로 흘러갔습니다.

일본인 친구가 "홈팀(미국)과의 경기에 오심이 발생한다면 다른 나라 선수들도 미국과의 경기를 치르는데 있어 많은 걱정을 할 것." 이라며 공정한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길래, 저도 그에 동조했습니다. 한국팀은 며칠 뒤 미국과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거든요.

그러자 갑자기 미국 친구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한국인은 그런 말 할 자격 없지."

그러자 옆에 있던 스위스(2006독일 월드컵에서 같은 조) 친구와 이탈리아(2002월드컵 오심논란 팀) 친구가 크게 웃으며 제 반응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2002년 월드컵 기억 안나? 한국과의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오심논란이 있었는지?"

"오심이라니? 심판은 공정했어."

"인터넷을 찾아봐. 월드컵 최악의 오심 10위 안에 2002년 월드컵 한국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오심논란이 있었는지."

전 얼굴이 붉어지고 혈압이 올라 말을 이어갈 수도 없었습니다만

"야... 오심도 경기의 일부야..."

라고 이야기하자, 미국인 친구가 얄밉게 눈을 찡긋 거리며 대답했습니다.

<이런 얄미운 미소를 띄면서...> (출처: charlotte.marillet)

"그래, 말 잘했다. 네 말대로 오심도 경기의 일부야. 그건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지."



■ 편파 판정에 대한 우려...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앞두고 많은 기사들이 예전의 많은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에게 감점을 주었던 로리얼-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 심판이 선정된 것에 대해 우려와 걱정을 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석연치 않은 판정을 내렸던 심판이 또 다시 '공정하지 못한 판정을 내리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피겨스케이트는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많은 부분에서 작용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구요.

심판이 개인적인 악감정(우리나라를 싫어한다거나)을 가지고 편파적인 판정을 내린다면 정말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 결과에 따른 예상 반응


1. 금메달을 딴다면
-> 역시 김연아!
-> 편파 판정을 뛰어 넘은 환상적인 연기!

2. 금메달을 못 딴다면
-> 납득할 수 없는 심판 판정!
-> 심판 선정 문제있다!


<올림픽을 앞둔 김연아, 그녀의 심정은?>


원하는 결과에 이르던 못 이르던 김연아 선수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감수해야겠지요. 빙판 위의 글자들을 지워 나가던 어느 CF와 같이 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편파 판정, 불리한 판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에서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요 -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 부담백배!!!

이런 말도 부담이 되겠지만, (어차피 지금 김연아 선수가 인터넷을 하고 있지는 않을테니까요!^_^)
편파판정 조차도 막을 수 없는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외국인 친구들과 오심논란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면,
저도 외국인들이 잘 짓는 그 얄미운 미소를 띄면서 말해야지요.

"아~ 2010년 밴쿠버 기억하냐? 그때도 오심논란이 있었지..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그냥..금메달 땄지 뭐."

이렇게 거들먹 거리는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_^

어쨌거나..
우리들도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김연아 선수, 화이팅!!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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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떨림떨림 2010.02.24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떨리네요~~
    김연아선수 실수하지않고 심판의식하지않고 긴장하지않고 실력대로 최선을 다해 경기했음 좋겠네요!!
    아자아자!!화이팅!

    • BlogIcon 맹태 2010.02.24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아선수도 무척이나 떨리겠죠?
      긴장하지 말라고 하면 그조차도 부담이 될까 마음 졸이게 되네요. 그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동안 쇼트트랙계에 곪아있었던 문제가 제대로 터진 걸까요?

1,2,3위를 나란히 하던 태극전사들이 결승점을 앞두고 뒤엉키는 모습을 떠올리니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잘 되었다 싶기도 합니다. 이번 참극(?)을 기회삼아 본격적으로 쇼트트랙을 비롯한 스포츠 전반에 걸친 파벌 문제에 대해 공론화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벤쿠버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금은동을 싹쓸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뒤엉키는 바람에 이정수 금메달 하나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두고 단순한 충돌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쇼트트랙 파벌'이란 키워드가 일반화되어 있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한 시선은 더욱 깊은 곳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쇼트트랙계의 파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죠.


 

실제로 각 포털 사이트의 주요 검색어의 상위권에는 이번 쇼트트랙 파문과 관련된 단어가 확연히 눈에 띕니다. '이호석', '성시백' 등 현역 선수의 이름부터 '안현수', '진선유' 등 이번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까지 긴 시간동안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당된 검색어를 타고 들어가보면 그 간 있었던 일들에 관한 누군가가 올린 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 글의 내용을 살펴보니 과거 안현수, 서호진과 관련된 폭행사건, 한체대-비한체대 간의 다툼 등 누가 봐도 이전투구의 양상이 가감없이 느껴지더군요.

만일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효자종목으로 불리는 쇼트트랙의 자화상은 '추태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반도가 두 쪽 난 것도 모자라, 쇼트트랙 대표팀 안에서도 또 한 번 쪼개져 있는 현실이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금메달 하나를 더 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포츠가 가진 기본 정신을 망각한 것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동료의식, 동업자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결과만 쫓다보니 성과만 달성하면 과정 속에 생긴 캐캐묵은 문제들을 그냥 묻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건 간에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방치했을 때 언젠가는 더 깊게 곪아터져서 더 큰 화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응원하는 건 서로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지 금메달을 따는 기계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난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뒤엉킨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노메달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

우리들은 이러한 파문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설령 이호석에서 비롯된 충돌사고가 단순한 해프팅이었다고 하더라도 우선 쇼트트랙팀의 내분 문제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정확하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뿌리가 어디에까지 이르는지 제대로 알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파벌 문제가 심각하다면 그 해결책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일반 국민들 뿐만 아니라 사회 지도층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호석의 끼어들기 충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찌 보면 단순 해프팅을 갖고 파벌문제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그 해프닝 때문에 팀웍을 산산조각 내고 더욱 대표팀 내의 반목을 깊게 한다면 이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선수끼리 충돌로 인한 은, 동 획득 실패는 당장에는 악재이지만 어찌 보면 쇼트트랙의 면모를 일신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파벌 문제와 같은 구린 것들에서 자유로울 때 선수들이 흘린 순수한 피땀이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충돌로 난장판이 되는 걸 보며 이호석을 원망했지만, 어찌 보면 이호석도 피해자입니다. 선수 한 사람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는 거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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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래서.. 2010.02.16 0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면 지 눈에선 피눈물 난다고 하는건가? 안현수 선수 사진 갖고 장난치고, 폭력에 왕따에 정말 쓰레기 같은 짓은 다 했더군.. 안현수선수에 이승훈선수 이번엔 성시백선수까지.. 너땜에 눈물 흘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니? 안현수선수야 외국에서 스카웃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거절했지만. 넌 전세계적으로 실력없는거 반칙까지 써서 야비한짓 한거 생중계하셨는데 어떡하니..? 그냥 예전에 경기했던 동영상 몇개만 봐도 정말 대단하시던걸~ 반칙의 대마왕님.

  3. 나그네 2010.02.16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 인터넷에서 정확하지 않은 뜬소문으로 추측성 기사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신 분은 당사자들에게 인터뷰라도 해 보셨나요? 이제 이런 글은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4. 나그네 2010.02.16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을 지저분하게 더럽히는 사람들이, 발로뛰는 취재 없이, 단지 추측성 기사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좀 정화됐으면 좋겠네요. 이 글을 쓰신 사람은 안현수, 진선유, 이호석, 성시백과 인터뷰 한마디 해 보셨나요? 어디서 주워 들은 얘기를 이렇게 쓰지 맙시다.

  5. 위에 나그네님 2010.02.16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그네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윗 글은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으니 진상을 알아보자는 취지인 것 같은데요?

    그리고 무조건 추측이라고 하기엔 선수들 싸이, 파벌 관련 기사, 문제가 됐던 과거 경기 동영상 이런 실제의 일도 있잖아요.

    • 한국 2010.02.17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도 나그네님과 같은데요.
      이번일은 이호석이 메달 욕심이 좀있었지만 오노는 메달욕심없음니까?
      한국뉴스에서보니 오노가 팔로 한국선수 밀던데 이건뭡니까? 이것보 메달욕심때문에 미는게 아닙니까? 그거랑 같습니다. 정말 이 인터뷰 이해가않가네.

  6. 덱셀 2010.02.16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멋 ㅋㅋ
    국회의장님 나라나 살리세요 ^^

  7. 아놔... 2010.02.16 1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낭비했네..이사람이 그 사람 맞지??-_-;;

  8. 나도 한마디 2010.02.16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로부터 우리나라엔 파벌주의가 강했던것 같습니다. 그것이 현재의 우리들의 삶속의 모습에 투과되어 나타난 것은 우리가 후대의 사람들이기 때문이고 모든 문화, 환경속에서 배워왔고 자라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글을 읽으면서 파벌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여겨지네요.
    진실을 알 수 없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로로 인해 선수들이 국대로 뽑힌거라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아직은 어두운... 정말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리고 되풀이 되는 부정적인 미래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러한 고리를 끊어야 하고 수정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국대가 되는 가슴 뜨거운 일들이 많아 질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결과를 받아 들이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혹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선수를 욕해서도 안되고 임원들을 욕해서도 안되고 또다시 잘해보자고 하는 의기투합이 누적이 되어야 하리라 봅니다. 서로 격려해주고 밀어주고 정당한 경쟁을 통하여 선발되고 만인이 볼 때에도 잘하는 선수가 떨어지면 아쉽지만 그것이 바른 대결구도속에서 나타난 결과라면 입김을 통하여 바꾸어 버리는 일은 없어야 겠지요.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 속한 곳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시대는 바뀌어 가기에 시대에 맞는 지도자는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잘할려고 하면 이전에 있던 곪은 곳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게 되는데 이것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누군가가 반드시 나설것입니다. 우리나라 화이팅.

  9. dlwpdls 2010.02.16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동계때는 꼭 물갈이됬으면 좋겠슴니다ㄲㄲㄲ 송재근 이호석 서호진한국병신연맹도 좀 후퇴하시길
    안현수 성시백 이승훈 가자^^

  10. vnason 2010.02.16 15: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벌이고 나발이고 슬로우 화면 보니까 이호석이 팔로 아주 작정하고 밀쳤더만...?
    과거에 반칙 이력도 크 대회서 두번이나 있고... 이놈 이거 아주 상습범에 나쁜놈이구만!!!
    왜 이런걸 국대로 뽑은거야?
    빙상연맹은 제정신이야...? mb는 이런거 보고 뭐라 안하나?
    말한마디 해주시면 바로 잡힐텐데... 아~! 진짜 짜증난다...
    왜 이따구로 돌아가는거야...ㅅㅂ

  11. 2010.02.16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답답합니다 2010.02.16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저급한 한국 인터넷 문화에 다시한번 감탄합니다. 과거 안현수 선수 때의 파벌 문제는 존재했고, 분명 그 문제는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추월하다 넘어진 사건 자체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지만 파벌문제를 떠올리고, 상기시키기에는 충분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대해서 의장님인지 다른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썼다고 대놓고'니 생각은 그따위냐','너나 잘해라'라는 식으로 반응을 하는 여럿 네티즌 분들. 아 정말 감동스럽습니다. 이 글을 올린 취지는 제가 보기엔 이런이런 문제가 있는데, 곪아서 썩을 바에야 이 사건으로 한번 터지고 앓는 단계를 거치자,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판적인 글을 올린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옹호의 뜻을 펼치기만 하면 알바생 타령을 하는 이런 멋진 분들. 어디 무서워서 의견 내세우겠습니까?조금만 더 생각하고 댓글을 답시다.감정적으로 내세울 문제도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그렇게 흥분들 하시는지? 생각을 쓰는 곳이지 화를내고 욕을 하자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13. 아니 2010.02.16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벌도 파벌이지만 거기서 설쳐댄 이호석은 피해자가 아닌 최대 가해자가 맞는 말이지. 그놈때문에 피해당한 선수가 한두 명이냐고.

  14. sss 2010.02.16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호석선수 그러지마세요..
    안현수선수 그렇게 괴롭히고 힘들게하고 한짓을 보니깐 참 말이안나오네요..
    어떻게 사람이되서 그렇게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당장 안현수선수 한테 사과하시고 안현수선수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밝은 모습으로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호석......넌 그러면안되고 앞으로 남은경기는 성시백선수와 이정수선수만 응원할것입니다

  15. BlogIcon fltldks 2010.02.16 2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원나리께서 잘좀 한번 해결좀 해보시지..........하나도 낳을것이 없는 의원나리......

  16. BlogIcon 탐진강 2010.02.16 2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 정치 경제 곳곳이 파벌로 문제가 많지요.
    정말 터질 것이 터지는 일이 많은데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올해는 변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17. 여봐라 2010.02.16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분들 빙엿 게시판 들어가 보시죠? 호석이가 모 선수를 국대시켜줄려고...국대선발 때 한 짓거리를...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포츠맨 이라면 정말 순수해야 되지않을까? 안현수 진선유 선수가 왜? 국대서 떨어졌지?? 참으로 대한민국 이상한 나라다..

    • 한국 2010.02.17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왜 한국을 욕하세요?
      한국이 뭔잘못?
      님 이번일은 이호석이 좀 잘못하긴 했지만 메달욕심때문에 좀 그럴수도있었잖아요 여러분들은 욕심 없으세요?
      여러분들, 나 욕심다들 있잖아요. 근데 왜이리 욕하시는지 이해가않가네요...

  18. 몇몇분들 2010.02.17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빙상연맹과 관련된 일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파벌 문제가 극에 다달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겁니다. 이 글의 취지는 이호석이라는 사람의 행동을 문제삼은것이 아니라 이유야 어쨋든 이 문제로 파벌문제가 다시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으니 동계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썩은 부분은 근절하고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보여지는데요...
    썩어빠진 빙상연맹을 개선할 필요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니다.

  19. 음. 2010.02.17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였어도 그 상황이면 그랬을 것이기에 비난하면 안 된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비난해선 안 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쇼트트랙은 개인전이고 이호석은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이니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분명 이호석의 행위는 반칙, 즉 실격이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팀에 해악을 끼쳤습니다.
    비난이 따르는 게 당연합니다.
    나도 그 상황이면 그런 행동을 하겠지만 하고 이해는 해 줄 수 있지만
    이호석 선수의 그 상황판단이 분명 잘못된 것이기에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은 daum.net/link/5835238 페이지의 '말도 안되네요'라는 제목의 다른 분의 글입니다만
    아주 맞는 말 같아서 요약해 제가 올립니다.)

  20. 이호석 선수 2010.02.18 1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왜 4년전엔 안현수한텐 금 양보했다 했으면서
    올해는 양보할 마음이 안생겼답디까?? ㅋㅋ 어이X.
    지가 과거에 한 일이 있응게 벌받은 거여~~~

  21. 하늘이 도우심 2010.03.01 16: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호석 지 혼자 트리플 러츠 하는데 어찌나 통쾌하던지.......

    잘 곪아 터진 겁니다.

    이 기회에 파벌문제에 대한 심층기사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와야 합니다.

이번 주 무릎팍도사에 이봉주가 출연했습니다. 속눈썹 이야기부터 황영조와의 관계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트랙을 돌며 두 팔 벌려 테이프를 끊을 것 같은 그가 은퇴했다는 사실이 저는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지구를 약 다섯 바퀴를 돌았다는 그의 마라톤 인생은 부상과 좌절, 재기와 투혼이 얽힌 한 편의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짝발과 평발 그리고 느닷없이 찾아온 온갖 시련을 묵묵하게 노력과 끈기로 이겨낸 것은 더 없는 감동을 안겨주었죠. 그의 마라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또한 인생을 배웠습니다.

그 가운데 '이봉주'하면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월계관을 쓴 그와 함께 보스턴 하늘에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듣는 순간, 새벽잠을 설쳐가며 중계를 지켜본 보람이 있었죠. 올림픽, 아시안게임이 아닌 마라톤 단일 종목만 열리는 국제 대회 중계를 저는 그렇게 열심히 시청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봉주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세계 최고의 마라톤 대회에서 51년만의 쾌거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1897년에 처음 열렸으며,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입니다. 1950년에 열린 이 대회에서 손기정의 지도를 받은 한국대표 함기윤, 송길윤, 최윤칠이 나란히 1,2,3위를 석권하며 화제를 모았다고 합니다.

이후 이 대회의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우리 나라는 무려 51년만에 이봉주가 왕좌에 등극하며 한국 마라톤의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문득 베를린 올림픽에서의 손기정옹 이후 황영조가 몬주익의 영웅으로 급부상했던 장면이 떠올랐죠.

이봉주의 우승을 통해 미국-유럽권 마라톤 대회에서 한국인이 수상하는 장면을 본 것은 낯설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51년 만이라니~




부상의 불운과 부친상의 슬픔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

2000년 2월에 열린 동경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역대 한국최고기록인 2시간 7분 20초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림픽을 앞둔 터라 많은 사람들의 기대도 부풀어갔죠.

그러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그의 뜻대로 되기는 커녕 오히려 큰 시련을 안겨주었습니다. 15km를 달릴 무렵 선수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졌는데, 아프리카 출신의 한 선수가 넘어지면서 이봉주와 부딪혔던 것이죠. 그 때문에 덩달아 넘어진 이봉주는 2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어야 했었습니다.

이봉주는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2000년 연말에 열린 후쿠오카 대회에서 다시 2위를 차지하며 희망을 얻었고, 보스턴 대회 성공의 초석을 다졌죠. 당시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2000년 동경국제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2위만 해서 '단골 2인자'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성적이 좋은 편이었는데다 묵묵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 덕택에 일본팬들도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웃을 일이 생기니 슬픈 일이 다가오고, 슬픈 일 다음에 기쁜 일이 생기는가 봅니다. 2000년 후쿠오카 대회의 호성적으로 간신히 희망을 찾는가 했으나 보스턴 마라톤 준비에 한창이던 때에 부친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이봉주에게는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대회 준비에 치명적인 시련이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는 결국 보스턴에서 월계관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면 하늘에서 그의 아버지가 도왔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황영조와는 또 다른 길을 걷다

1990년대 이후 '한국 마라톤'하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와 보스턴 우승자 이봉주를 떠올립니다. 동갑내기인 둘은 서로 친하면서도 또한 너무도 상반된 스타일을 갖고 있죠.

황영조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인터뷰도 쉽게 잘하는 편이지만, 이봉주는 내성적인 성격에 수줍음을 잘 타면서도 순수한 인간성이 매력이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황영조는 이른 시기에 최전성기를 맞은 뒤 오래지 않아 은퇴의 길을 걸었지만, 이봉주는 대기만성형 선수로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죠. 시기적으로는 황영조의 퇴조와 이봉주의 부각이 맞물리는 부분도 있었는데, 두 사람은 동갑내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바통 터치하는 형국으로 그들의 역사는 전개되었습니다.

실제로 황영조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대표에 뽑히지 못한 채 은퇴의 수순을 밟을 무렵, 자연스럽게 김이용과 이봉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었는데, 결국 승자는 이봉주였습니다. 이봉주에게 있어서 상징적인 성과를 꼽으라면, 바로 보스턴 마라톤 우승이었습니다. 이로써 1990년대 이후의 한국 마라톤은 황영조-이봉주의 역사로 굳어지게 되었죠.

두 사람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을 갖고 있지만, 황영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이봉주는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각각 우승하여 서로 다른 분야에 각자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지만, 단일 대회로서는 보스턴 대회를 빼놓을 수 없거든요.

이렇게 서로 다르고 사연이 많은 그들이었지만, 이봉주의 아내를 황영조가 소개시켜줬다는 사실에서 그들은 경쟁자이자 친구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봉주는 평발, 짝발로 인해 물집이 생기고 발톱이 빠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봉주가 은퇴하고 나니 한국 마라톤계가 휑한 느낌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마라톤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스포츠는 그 어떤 분야보다 국민에게 힘이 되었고,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앞장섰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은 2000년대에 걸맞는 기량을 요구하고 있지만, 체육 인프라와 투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부끄러울 정도로 열악합니다. 앞으로 제 2의 이봉주를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스포츠 스타가 급부상하면 당장의 광고효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느껴져서 유감스럽기도 합니다.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후, 51년만에 이봉주가 우승했는데,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다시 월계관을 쓰려면 반세기를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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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악랄가츠 2010.02.04 14: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봉주 선수의 발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네요.
    항상 푸근한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무거운 태극기 마크를 달고 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BlogIcon 칸타타~ 2010.02.04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힘든 운동인데도 고통을 감내하며 뛴 걸 보면
      외유내강의 성격을 가진데다 근성과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 BlogIcon gemlove 2010.02.04 1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이봉주 선수 발을 보니 눈물이 ㅠㅜ 신체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그 자리까지 올라가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3. BlogIcon 탐진강 2010.02.04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봉주가 황영조 보다 친근감이 넘치죠.


"수면양말을 아십니까?"
(마치 길에서 '도(道)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이 떠오르는군요.)

보드랍고 폭신한 재질의 양말로, 잠이 잘 오도록 발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의미로 수면양말이라고 합니다.

특이한 재질로 무척이나 따뜻하지만, 미끄러지기 쉽다는 단점도 있는데요, 이 단점을 500% 활용해 장점으로 승화시킨 현장을 발견했습니다..!


▣ 한겨울에 땀나는 사람들

26일, 김형오 국회의장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가선수단 격려 방문차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습니다.

체력단련장(월계관)에 들어서자, 건물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는 기합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처음엔...국회의장이 건물에 들어서는 것에 맞춰서 우렁찬 기합을 넣는 줄 알았는데, (마치 군대에서 점검 받을때면 완전 깨끗하게 청소하듯이 말이죠) 체력단련장을 돌아보고 나니, 그것이 단지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체력단련장 안에는 신나는 댄스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참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운동을 즐기면서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음악이 바뀌었습니다.

"노래가 다 안끝났는데 자꾸 바뀌네요?" 라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질문에,
"체력단련을 위한 시간체크용" 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노래가 바뀔때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운동기구를 옮겨다니는 선수들이 보였습니다. 그 뒤에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는 코치님(?)이 있었습니다.


(사진촬영을 위해 곳곳에 길을 막고 서있는 기자분들을 헤치고 다음 운동기구로 이동하던 어느 선수의 "죄송합니다! 비켜주세요!" 하던 다급한 목소리가 기억나네요. 이 자리를 빌려 초를 다투는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에 방해가 되었던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수면양말의 놀라운 활용!

체력단련장을 돌아보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가운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빙상종목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멋진 자세로 힘있게 쭉!쭉!


'와..! 스케이트 선수들은 저런 운동기구를 사용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아앗! 이것은!!


표면이 반들반들한 합판 + 수면양말 = 밴쿠버 빙상종목 금메달의 밑거름

운동화 위에 (수면)양말을 신고 힘차게 합판을 내달리는 모습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선수들의 진지한 눈빛은 마치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것 같았습니다....!!




▣ 태극전사들의 빛나는 선전을 기원합니다..!!!

집에서 편하게 앉아 TV로 경기를 볼 때는 몰랐습니다.
그저 선수들은 선천적으로 소질이 있어서 잘한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줄은 미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단 여러분을 비롯하여, 모든 선수 여러분들이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좋은 결실을 맺으시길 기원합니다.
(혹시 좋은 결과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큰 부담 갖지 마시고 훈련대로만 하시면 어떤 결과라도 좋은 결과일 것입니다. 화이팅..!)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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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10.01.26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이런 긴박한 순간에 태릉에 다녀오신거에요? 우왕! 짱 부러워요~~~

    근데 국회의장님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중해에 계시더니 언제 오셔서 태릉을 가셨는지..ㅋㅋ

    • BlogIcon 맹태 2010.01.26 1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선수들의 모습은 1분 1초가 아쉬워 보였어요.
      지금 흘리는 땀방울이 실전에서 실력으로 나타나겠지요.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흘리는 눈물의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참, 의장님은 어제 오셨구요, 오늘 태릉에 가셨답니다..^_^

  2. BlogIcon 수우 2010.01.27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어머 ^^: 태능에 선수들을 보러 가셨군요 ~ 어머나 ~ 멋지네용 ㅎㅎ

  3. 우와~ 2010.01.28 0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 오랜만에 다시 "우생순"영화를 보면서.
    운동선수들이 참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글을 보니..다시 또 느끼게 되는군요.

    벤쿠버올림픽에서도 정말 멋진 성과를 들어내길 바랍니다!!!

  4. BlogIcon gemlove 2010.01.2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저도 수면양말을 신고 있는데.. 용도는 완전 다르군요 ㄷㄷㄷ

  5. BlogIcon Mr.번뜩맨 2010.01.28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뽀송뽀송하게 발을 유지시켜주는 수면양말이 메달따기의 일등공신이었군요! ^^

  6. BlogIcon 미자라지 2010.01.29 0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저희집에도 있긴한데..
    발에 열이 많아서 전 못 쓴다는...ㅋ

  7. BlogIcon montreal florist 2010.03.02 0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땀흘려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 정말 대견하네여


[보도자료] 김형오 국회의장 지중해  연안 3국 순방 관련 특집 보도자료 


지중해 연안 3개국을 순방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21일(현지시각)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카를로스 파풀리아스(Papoulias) 대통령 및 요르고스 파판드레우(Papandreou) 총리를 잇달아 만나 세계 제1위 해운(海運) 대국인 그리스와 세계 제1위 조선(造船) 강국인 한국간 해운·조선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김 의장은 또 그리스 최대 해운회사로 꼽히는 차코스 그룹의 빠나요스티 차코스(Tsakos) 회장과도 별도로 만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타격을 받은 그리스 해운업계와 한국 조선 산업의 지속적인 상호발전 방안을 주제로 장시간 대화하는 등 양국 간 해운·조선 산업의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총리집무실에서 약 40분간 계속된 파판드레우 총리와의 면담에서, “두 나라가 지난 30여년 간 조선과 해운분야에서 쌓아온 성공적 파트너십은 양국의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각각 해운과 조선에서 세계 최고인 양국이 서로 협력하면 양국 모두에게 큰 이득과 발전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그리스가 세계 제1위의 선박보유국이자 우리나라의 제1위 선박수출 대상국임을 지적,“해운·조선 분야의 공동발전은 양국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협력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이와 함께 그리스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도 그리스가 참여할 것을당부했다.

이에 대해 파판드레우 총리는 동계올림픽 유치의 최적지로서 평창의 지리적 특성과 세번째 도전이란 점, 경쟁도시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김 의장으로부터 들은 뒤 그리스가 가진 2명의 IOC 위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를 나타냈다.

또 여수세계박람회에 대해서도 김 의장이‘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해양박람회라는 점을 강조하자 “해양을 주제로 한 박람회이므로 당연히 참가할 것”이라고 처음으로 참여의사를 명백히 했다.


▲ 파풀리아스 대통령 예방


이에 앞서 파풀리아스 대통령도 대통령 집무실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김 의장과의 면담에서,“그리스가 현재 경제적 어려움과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선주(船主)들이 한국에 많은 선박수주를 의뢰하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다”며 “한국은 자동차 기술도 놀랍지만 조선은 예술의 경지”라고 격찬했다. 그리스는 내각책임제 국가로, 파판드레우 총리는 작년 10월 총선 승리로 취임한 최고 실권자이며 외교장관을 겸하고 있다. 김 의장의 대통령 및 총리 면담에는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및 장태신 주그리스 대사가 배석했다.

김 의장이 이날 별도로 만난 그리스 최대 선박업체 소유자 차코스 회장은 현재 소유 선박의 절반 가까이를 한국으로부터 구입했을 만큼 우리나라 조선업계와 큰 사업관계를 맺고 있으며, 2005년 이래 그리스-한국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양국관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온 인물이다.

차코스 회장은 면담에서,“앞으로 한국과 그리스는 세계 경제상황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단지 고객과 공급자가 아니라 협력자로서 해결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며, 세계최고수준의 기술과 인적 자원을 보유한 양국의 발전된 관계를 강력히 희망했다.


▲ 파판드레우 총리와 면담


한편 김형오 의장은 이날 그리스 대통령과 총리의 면담에서 그리스의 6.25 참전과 희생에 거듭 감사를 표시하고, 혈맹이자 전통적 우방국으로서 양국이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힘을 합쳐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한국 국회의장으로서는 처음인 이번 김 의장의 그리스 방문에 대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에 즈음해 방문해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히 한국이 올해 G20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또 “한국이 그동안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기여해 온 점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자신이 한국을 방문한 점을 들어 “당시 남북한이 하나의 팀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고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 정신이 구현되고 있다는 감명을 받았다”고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에대해 “한국은 올림픽의 정신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통일까지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리스는 전통적 우방국이자 혈맹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데 대해 감사하며, 우리 정부도 그리스의 입장을 항상 지지해 왔다”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또 “서울과 아테네 간에 직항로가 생기면 한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직항로 개설 필요성을 제기했고, 파판드레우 총리는 “진지하게 논의해볼 문제”라고 긍정적 의사를 나타냈다.  (끝)

                                                                                     -  posted by 국회대변인실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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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을 뒤적였다. <페이스 메이커> 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중거리 이상의 달리기 경주나 자전거 경기 따위에서, 기준이 되는 속도를 만드는 선수!’


TV속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 하나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 외로이 서있었다.


그의 나이 마흔, 그의 이름 <이봉주>였다.



- 이봉주와의 우연한 만남 


내가 훈련중인 이봉주를 우연히 만난 곳은 서울 강동구 일자산(一字山)의 호젓한 산책로였다. 일자산은 평평한 산길이 정상까지 이어지는 곳이어서, 산악자전거(MTB) 동호인들이 밤낮으로 즐겨찾는 산.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든 가을이었다.


▲ 나무가 단풍들면, 울긋불긋 예쁘게 옷을 갈아입는다. 사람이 단풍들면 어떻게 변할까? 정말 아름답지 않을까? 


토요일 오전, 일자산 산책로를 걸어 오르던 나는 등 뒤에서 거센 바람소리가 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장한 남자 3~4명이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지나갔다. 그들이 산 정상쪽으로 번개처럼 달려간 뒤, 10초 쯤 흘렀을까.....


진한 갈색 선글라스를 낀 한 남자가 앞서간 남자들을 따라잡으려는 듯 바람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마라토너 <이봉주>였다.


그가 이봉주라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이봉주는 점점 나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와 나의 거리는 불과 10여 미터.

1~2초만 지체하면, 이봉주는 내 옆을 스쳐 일자산 정상쪽으로 사라질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아~~ 어떻게 하지???”  


짧지만 치열했던 고민 끝에, 난 그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대화를 나눴다.


- 나 :  이봉주 선수, 파이팅!!

= 이봉주 : (모기같은 목소리로...) 네,,,감샤합니다아앙~~~


이봉주는 쏜살처럼 내 앞을 달려가면서도 내게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친절한 봉주씨! )


내 앞에서 걷던 몇 사람이 나의 ‘파이팅’ 구호와 이봉주 선수의 대답을 듣고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 이봉주!  이봉주!  이봉주! ..... ”


내가 그렇게 이봉주를 만난 게 5년 전의 일이다.



- 이봉주와 ‘자전거 도둑‘
  &  '페이스 메이커'


그 때 그와 만난 뒤,  서른 넷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난 소설가 김소진의 소설집 <자전거 도둑>이 떠올랐다. 그 가운데 특히 감명깊었던 <마라토너>라는 단편소설의 내용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한 노장 마라토너가 젊고 유망한 선수의 기록유지 보조요원, 즉 페이스메이커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내는 내용이었다. 아마 일자산에서 이봉주 선수보다 10 여초 앞서 뛰어간 3~4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바로 이봉주의 페이스메이커들이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 이봉주는 대한민국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이봉주의 은퇴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난 이봉주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페이스메이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봉주가 먼저 치고 나가면, 우리 국민들은 그의 열정과 땀방울에 감동받아 그를 따라 달려갔던 것은 아닐까?


우리 국민은 10년 넘게 이봉주에게서 매우 많은 것을 받으며 살아왔다. 이봉주에게서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선물은 대략 이런 것들이 아닐까...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라토너로서 우리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41번 풀코스를 완주하는 끝없는 노력으로 국민들에게 오뚝이 정신을 보여주었다.

-결코 자만하지 않는 태도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이봉주의 반쯤 감긴 눈꺼풀과 턱수염은 그의 헤어밴드 중앙에 찍힌 태극마크 보다도 더 대한민국 전체를 즐겁게 했다. (안 그런가?? )


봉달이 이봉주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즐겁고 행복하고 유쾌하지 않았을까?  우리 대한민국은 이봉주 때문에 상당 부분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만 하면, 그를 대한민국의  ‘페이스 메이커’였다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 '행복하라, 봉달이~~ '


그랬다. 그가 은퇴를 했다. 봉달이가 마라톤을 그만 둔 것이다.


그의 눈물을 보며, 난 노래 하나가 떠올랐다.  허스키 창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서유석의 노래. 

난 노래를 잘 못하지만, 봉달이 이봉주를 떠올리며 정성껏 불러보려 한다. 그 동안 나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했던 이봉주에게 힘 내라고, 잘 살라고, 앞으로도 내내 건강하라고 노래라도 하나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내 노래를 듣고 이봉주가 조금이라도 기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 오오오오오~~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 노래듣기 (다음 블로그) - 서유석 <아름다운 사람>
http://blog.daum.net/ubsum/202?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ubsum%2F202
                                               


                          ▲  " 봉달이, 안녕~~~ 행복해~~ "          (사진 - 삼성전자 육상단)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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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09.10.22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이군요..사람이 단풍들면....이봉주 선수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땡스!!

  2. 살다보면 2009.10.22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봉주 선수 참 대단했죠...겸손하고....황모선수와 비교되기도 했었고...암튼 잘 살기를///

  3. BlogIcon 이봉주 페이스메이커 2009.10.28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이봉주 선수는 대한국민의 페이스메이커 역활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본인의 영리 목적을 위해 달렸던 것이 아니고 가족과 국민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이제 체육 관계자 및 국민들은 마라톤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봉주 선수에게 페이스메이커 역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마라톤은 강합니다.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빼앗겼던 마라톤 강대국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이봉주 선수를 믿습니다.

    - 이봉주 선수 페이스메이커(지금은 회사원 ^^) -


경남 마산에 있는 마산시립 문신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희망탐방 일정표를 처음 받아보았을 때, 문신(文身, tatoo)과 관련된 미술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술에 무지한 제가 선생의 명성에 큰 결례를 끼칠뻔 했습니다.


문신(文信) 선생은 세계적인 예술가로 16세에 일본 동경미술학교 양화과에 입학하였고, 프랑스에서도 오랜 시간 작품활동을 하셨다고 합니다.


1980년에 영구 귀국 후 마산에 정착한 문선생은 개인전을 통해 얻은 수익금 전부를 들여 마산 추산동에 <문신 미술관>을 지었다고 합니다. 무려 1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직접 설계와 건축을 맡아서 말이죠..

그래서 문신미술관은 딱딱하고 획일적인 모양의 건물이 아니라, 건물 자체만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유명합니다.

 

시원하게 탁 트인 2층의 전시실에서 바라본 풍경

지금의 경치도 나쁘진 않지만,
앞쪽의 건물들이 세워지기 이전에는 전망대라고 이름 붙였어도 손색이 없었겠네요.

야외 작업장의 돌덩어리를 쌓아올린 벽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작품들은 좌우대칭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올림픽의 조화

올림픽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이 작품도 문신 선생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미술관 뒷편 언덕에 있는 문신 선생의 묘소입니다.
문신 선생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비문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나는 서민과 함께 생활하고,
                                                      나는 신처럼 창조한다."  - 문신 (1923~1995)

문신 선생의 묘소 앞에서 일동 묵념.

노예처럼 작업하고, 서민처럼 생활하고, 처럼 창조한 예술가 문신.
세계적인 그 명성에 비해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이번 가을, <문신 미술관>을 찾아가 이 곳(블로그)에서 다 보여드리지 못한 문신 선생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감상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 문신미술관은 문신 선생께서 지으신 ☞마산시립 문신미술관
    부인 최성숙 여사의 기원으로 개관한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서울 용산)이 있습니다.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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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ennpenn 2009.10.20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술가 문신 씨는 청동미술 조각이 전공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맹태 2009.10.20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술관에 가서 보니 추상회화도 있고, 조각 이외의 다양하고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조각이 가장 대표적인 것 같아요. 조각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있지만, 예술에 무지한 저에게는 조각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띄더라구요.ㅎㅎ

  2. 보글보글 2009.10.20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림픽 공원에서 저 조형물 본 적 있어요.

    저게 문신 선생 작품이군요.

  3. 낭랑 2009.11.24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 잘못 적으신 부분이 있어 글 올립니다^^;성신여대가 아니라 숙명여자대학교입니다.
    숙명인으로써 교내에 문신미술관이라는 훌륭한 미술관이 있음에 자부심이 있기에
    수정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능가한 은메달'을 획득한 미녀 검객 남현희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오는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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