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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다큐멘터리스트가 본 2009년 최고의 영화 <여배우들>

유명 연예인과 공공장소에서 일대일로 맞닥뜨려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때 그 상황에서 그들 스타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는가?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그 상황에서 대부분의 스타들은 시선을 황급히 거두어들인다쳐다보는 사람이 약간은 머쓱할 정도로....( 정치인들은 어떨까?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무표정하게 상대를 바라보거나 또는 먼저 눈인사를 건넨다. 실험해보라...정말 그럴 것이다.^^)

생존해있었다면 이 영화에도 출연했을 법한 여배우 이은주 또한 그랬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전 분당 탄천 산책로에서 마주친 그녀는 마치 산길에서 산적을 만난 것처럼 당황하며 서둘러 눈길을 허공으로 돌렸다. (그녀는 가로등에 한 팔을 기댄채 오른쪽 신발을 들어 털어내고 있었다. 그날은 비가 심하게 내린 다음날인 일요일 초저녁이었다. ) 

<여배우들>에서 샴페인에 취해 감정이 한껏 고조된 고현정의 넋두리가 지금은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여배우 이은주를 떠올리게 했다. 산책길에 고현정을 만났더라도, 그녀 또한 그러했으리라.......
  


"우리 여배우들은 백화점 같은 데를 그냥 혼자서는 못다니잖아~~ "


그랬다......그래서, 그녀들 여배우 6명이 한곳에서 만나 영화를 만들었나보다. 
그리고 작정이나 한 듯, 하고 싶은 말들을 세상을 향해 폭포수처럼 쏟아냈나 보다....


   ▲ 영화속에서 '얼굴 크고 살쪘다'고 자책하는 김옥빈,고현정을 맨 앞에 두고 포스터를 찍은 이유가 궁금하다.
       혹시 이것도 감독의 의도일까?  여배우들은 이런 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


<조선남여상열지사 스캔들>,<다세포소녀>, <정사(情事)> 등을 연출한 이재용 감독은 여배우들을 패션잡지 <보그> 촬영현장으로 모두 집합시켰다. 그리고 내내 한 곳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어떤 이 이를 두고 너무 성의가 없다는 둥, 무릎팍도사의 영화버전이라는 둥 지껄여댔지만, 감독의 탁월한 상황 설정과 여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력은 그런 안티-감상평들을 한 방에 잠재울 정도로 훌륭했다. ('안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는 말은 이 영화에 딱 들어맞는 표현일 것이다.)  

<여배우들>. 이 영화를 보면서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 <웰컴 투 미스터 맥도날드> 라는 영화가 떠오른 건 아마도 배우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런 설정이 공통분모로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영화에서는 성우들이 모여 라디오 드라마를 완수해야만 했고, <여배우들>에서는 잡지 사진을 찍는 설정이었으니까.....

이 대목에서 필자는 이재용 감독이 <여배우들 2> 를 염두에 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아마도, 이재용 감독은 내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배우들이 모여 한 편의 TV광고를 촬영하는 영화로 충무로에 다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화보 촬영>에서 <TV광고 촬영>으로 변환되는 비주얼을 상상해보라. 생각만 해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짜릿하지 않은가??


"우리도 할 말 많아요! "

누군들 할 말이 없으랴. 그 중에도 특히 고현정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구분하기가 정말로 힘든 영화라는 점은 바로 고현정이라는 여배우때문에 성립되는 이 영화의 특징이기도하다. 

영화 홈페이지 사진 왼편에 덧붙여져있는 인물 각각을 대변하는 듯한 영어단어를 중심으로 영화를 풀어나가보자. <여배우들>이란 영화에서 줄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 


1. Scandal

                              ▲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요, 고현정씨?? 눈알 굴리지 말고 답변하십쇼!!"

영화 속 고현정은 현실의 고현정과 얼마나 같을까, 또는 다를까?  영화를 보며 그녀가 카메라의 중심피사체로 등장할 때마다 그 점이 물음표로 떠올랐다 사라지곤 했다. 

영화 속 대사는 매스컴을 도배하다시피 했던 그녀 고현정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최지우 얼굴을 검지 손가락으로 툭툭 밀며..) "내가 쫒겨났는지 최지우 네가 어떻게
  알아? 뭘 안다고 그래, 엉
??"


-(젊고 잘 생긴 막내동생뻘되는 남자를 데려와 소개하며..) "같은 회사 동생이야. 정말이야"



2. Jealousy
                             ▲ 힘내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김민희씨. 그대는 여전히 아름다우니까... 


김민희. 할 말 많은 20대 후반의 꽃다운 그녀이지만, 하고 싶은 말을 잘 참는 그녀였다.
그녀는 토끼처럼 예쁜 눈망울과 다소 터프한 매력을 지닌 인물로 <여배우들>속에 등장한다. 그녀의 심중을 잘 드러내는 대사는 이 한 마디였다.


- " 나도 남자한테 인기 많아요~~ "

영화배우로 뜬 김옥빈처럼 자신을 자주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고, 원더걸스의 10대 아이돌 '만두 소희'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긴 20대의 회한(?)은 영화속에서 두통으로 표현되고, 시니컬한 말투로 나타난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지방순회 홍보현장에서 김민희는 무척 좌절한 듯 보였다. 10대와 20대초반에 치이는 20대후반 여배우로 그려지고 있다.



3. Mystery
                  ▲ 검색해보니 이미숙은 1960년생으로 나와있다. 사실이라면, 한국 나이로 딱 50인가?

<여배우들>속 이미숙은 50대이면서 2,30대와 60대 윤여정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같은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윤여정 만큼이나 달관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여자로서의 욕망과 여배우로서 주목받고 싶은 열망이 꿈틀대는 나이 50의 이미숙은 길거리나 아파트 상가에서 흔히 만나는 이른바 '대한민국 아줌마'같은 말투로 자신의 지난 삶을 풀어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솔직한 캐릭터는 아마 이미숙일 것이다. 가끔씩 묻어나오는 약한 충청도 사투리는 그녀의 또다른 매력으로 느껴질 정도.... 


" 그래서 난 거기 (<뜨거운 것이 좋아>지방 홍보) 안 갔잖어.."

" 난 뜨겁지가 않았나보지 뭐......"

" 사람들은 여배우한테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어.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이상한 사람이  돼버리는거야. 여배우들은 그게 최고 스트레스야.."



4. Fame
                   ▲ 한류스타 최지우는 송혜교가 부럽다고 했다. 송혜교가 중국을 장악했기 때문에..

스타 이미지로 가득찬 느낌. 최지우였다. 여전히 '실땅님'을 연상하는 묘한 발음이 묻어났지만, 그녀는 한류의 대표주자로 영화속에 등장하고 있었다. 최지우는 마치 <그대 웃어요>에서 이민정의 엄마로 출연중인 허윤정(극중 이름 공주희) 같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아니, 그게 최지우 그녀의 현실 속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5. Complex
                     ▲ 음울하진 않지만, 다소 허무적인 분위기의 김옥빈. 발성이 참 좋은 여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김옥빈. 허무주의적인 20대 역할을 잘 소화했다고 보여진다. 살이 찌지도 않았는데, 살이 쪘다고 자학(?)하는 김옥빈은 영화 초반 '음산하다','음산기가 있다', '음산하다는 말 나쁜 말 아니다, 너..' 등등의 평가를 선배들로부터 받고 '썩소'를 짓는다.



6. Pride

                     ▲ " 내 앞에선 피부 이야기 하면 안되는거야..." 63세의 윤여정은 이미 달인이었다. 연기의 달인! 

윤여정. 1947년생. 그녀는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긍정적 체념'을 연기로 보여줬다. "그 못생긴 놈한테 내가 차였잖아..." 라며 얼마전 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에게 털어놓은 그 스토리를 잠깐동안 웃음보따리와 함께 풀어내는 윤여정. 그녀는 한마디로 프로였다. 프로!



7. Conflict

             ▲ 서너 살 차이의 여배우들이 서로 막말을 하며 싸우는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것 같다. 종종

갈등이 없으면, 그건 이야기가 아니다. 최지우와 고현정의 갈등은 결국 밋밋하게 매듭지어졌지만, 그 시작은 심히 창대하였다. 도대체 이 갈등은 어디로 향해 치달을까,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그러나,,,,,


8. Compromise

                 ▲ 그대 웃어요~~ . 다들 웃어요~~.   

갈등의 끝은 심히 미약하였다. 그 갈등이 좀 더 폭발력있게 전개되었더라면, 이 영화는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샴페인 몇 잔에...선배 여배우들의 이혼 회고담에....순식간에 화해는 이루어져버렸다. 그 점이 옥에 티라면 티였다고나 할까...



9. Color

                ▲ 앉아 있으니 키 차이가 그리 심해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이들의 키 차이는 엄청나다고....

색깔있는 영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강렬한 색감을 닮은 영화였다. <Vogue>의 화보를 찍는다는 설정인만큼 화려하고도 위압적인 색감이 도드라진 영화였다. 최지우와 이미숙이 입은 옷과 가방,뒤의 커튼 색깔을 유심히 비교해보라. 참, 최지우의 부츠 색깔도.... 


10. Outstanding Figure

               ▲ 고현정, 당신 연기에 완전 반해버렸어요....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본 이후에.....


고현정이 없었다면,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감독의 캐스팅이 빛나는 대목이다. 고현정 그녀가 앞으로 영화계의 큰 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다시 한번 힘주어 말하고 싶다.

<여배우들>. 이 영화는 내년 2010년 대종상,청룡영화상 등등의 굵직한 영화상을 모조리 휩쓸 가능성이 가장 높은 2009년 하반기의 최고작품이다. 물론 이 작품을 뛰어넘는 수작이 내년 상반기와 여름에 쏟아져나올 것을 기대하곤 있지만.......


( * 이자리를 빌려, 고인이 된 여배우 이은주에게 미안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때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봐서....사실 필자는 곤경에 처한 여성이 뭔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아서, 유심히 상황을 관찰하다 이은주 그녀인 것을 알아챘을 뿐이었다.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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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커피믹스 2009.12.15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재미보다는 여배우 보는 재미로 볼것 같은 영화네요

  2. BlogIcon 악랄가츠 2009.12.15 1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녀들의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어야 되는 배우들이기에,
    항상 화려한 모습만 보는 거 같습니다.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3. 김한준 2009.12.15 2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약간 생뚱맞지만 갑자기 자살하기 며칠전의 이은주씨를 뵈었다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제가 군대있을 때 전출가기 전 제 후임으로 들어온 애가 떠오르네요.
    전출가기 며칠 후에 자살했는데 그 때도 눈빛이 여느 신참들 보다도 불안해 보이고
    자꾸만 시선을 피하려는 느낌이 강하던데... 그냥 처음 군대라는 곳에 들어온 그런 눈빛이 아닌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더라구요. 자살이유도 군대 안 보다는 바깥문제가 컸던 모양이던데...


- 한 정치인이 故 장진영님의 청룡영화상 특별상 수상을 기리며...




찬란하게 빛나던 ‘별’ 하나가 국화꽃 향기 속에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짧은 생을 영화배우로 치열하게 살았던 아름답고 젊은 영혼이 꽃향기를 타고 하늘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녀 나이 서른 일곱이라지요....


칠월칠석 단 한 번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처럼 아름답고 애절한 두 사람의 부부의 인연 또한, 가는 길 지켜보는 많은 이를 눈물짓게 합니다.


두 분의 아름다운 사연은 마치 우리들이 18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지순(至純)한 사랑이 이 각박한 21세기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이들 젊은 부부의 숭고한 러브스토리는 내 마음 속에 잔잔한 메아리가 되어 길게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절로 숙연해집니다.


(며칠 전) 영화배우였던 故 장진영님의 사망 소식을 접한 나는 그녀의 이름과 얼굴을 연결시키는데 한 동안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윽고 어느 영화속 여주인공과 그녀의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는 모습이 실루엣처럼 겹쳐지면서, 마치 내가 그녀의 대표작 <싱글즈>란 영화를 본 것처럼 그녀의 얼굴이 점차 또렷하게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이내, 그토록 젊고 건강했던 한 생명이 이렇듯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故 장진영님을 추모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더군요. 그녀의 농익은 연기력과 영화처럼 아름다운 삶에 대한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사이버공간을 모처럼 훈훈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진정한 사랑 그리고 어려운 이들에 대한 기부.’


그녀는 일과 사랑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사로운 마음가짐을 우리에게 남기고 떠났습니다. 나는 그녀의 아름답고 고결한 삶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직업에 대한 존엄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나 오늘 날의 국회상황은 ‘예의’라는 단어가 얼마나 우리 사회, 우리 국회에 절실한 것인가를 반추하게 합니다.     


길진 않았지만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녀 장진영의 삶은....


인터넷에 울려 퍼지고 있는 “나를 잊지 마세요..” 라는 그녀의 육성 메시지가 귓가에 맴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장진영님. 아마도 우리는 당신의 바람과 달리, 영원히 당신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 메마른 세상에 촉촉한 물기를 적셔주고 갔습니다. 또한 당신의 러브스토리는 마지막까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이름은 잊을 수 있어도, 당신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밤, 하늘에는 당신을 닮은 별 하나가 유난히 찬란하게 빛날 것 같습니다. 

                                                                                     -  국회의장 김형오


* 이 편지는 2009년 9월 영화배우 故 장진영님이 우리 곁을 떠날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자신의 블로그 (www.hyongo.com) 에 직접 쓴 추모편지입니다. 故 장진영님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에 크게 감명받은 김형오 의장은 그 사연을 접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 추모편지를 쓰게되었다고 합니다.                                                                                               (- posted by 국회대변인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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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스터 클린 2009.12.03 15: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는 손톱만큼도 찾기 힘든 일부 정치인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다시금 김형오 의장님의 따뜻한 심성과 수필가로서의 유려한 필치에 새삼 감탄을 금치 못했답니다.

  2. BlogIcon Reignman 2009.12.03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청룡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는 고 장진영님의 아버지를 보면서 참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잠시나마 잊고 지낸 것 같은데 어제는 정말 그립더군요. ㅜㅜ

  3. BlogIcon 탐진강 2009.12.03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 장진영이 안장된 곳에 다녀왔습니다.
    돌아가신 처형도 거기에 안장되었어요 ㅠㅠ

    • BlogIcon 포도봉봉 2009.12.03 2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ㅠㅠ
      탐진강님도 큰 일 치루시느라 많이 힘드셨겠어요. 가족분들 모두 많이 지치셨을텐데 빨리 기운차릴 수 있도록 기도드릴게요. ㅠ ㅠ

주요 수상 부문을 통해서 본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의 차이

올해 '대한민국 영화대상'이 열리지 못한 가운데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가 한 해 영화를 정리하는 무대가 됐습니다.

30회째를 맞는 청룡영화제는 대종상영화제와 또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주요 부문 수상에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글씨에 노란 바탕이 되어 있는 것은 대종상 수상을 의미합니다.
(+) : 대종상영화제 후보에 오르지 못했으나, 청룡영화제 후보에 오른 경우

(-) : 대종상영화제 후보에 올랐으나, 청룡영화제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경우



▲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에 선정된 <마더>

◎ 최우수 작품상
▷ 국가대표
▷ 굿모닝 프레지던트
▷ 마더
▷ 박쥐
▷ 해운대

(+) 굿모닝프레지던트, 박쥐 
(-) 신기전, 하늘과 바다

대종상영화제의 최우수작품상 영화인 <신기전>은 
청룡영화제에선 후보작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대신 <박쥐><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이번에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진입했습니다.

이미 봉준호 감독은 지난 27회에 <괴물>로,
박찬욱 감독은 지난 21회에 <공동경비구역 JSA>, 26회에 <친절한 금자씨>
각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었습니다.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와 감독상 후보에
각각 오르고도 수상하지 못했던 
<마더>
최우수작품상으로서 정상에 섰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은 아파서 영화제에 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불릴 만한 <국가대표>

감독상
김용화(국가대표)
박찬욱(박쥐) 
봉준호(마더) 
윤제균(해운대)
장진(굿모닝 프레지던트)

(+) 장진(굿모닝 프레지던트), 박찬욱(박쥐)
(-) 정기훈(애자), 전윤수(미인도)

대종상영화제 때와는 달리
청룡영화제는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의 후보가 모두 일치합니다.
청룡영화제에서는 <애자><미인도>가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군요.

김용화 감독의 2연패냐?
박찬욱의 3번째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수상이냐?
혹은 나머지 감독들의 청룡영화제 감독상 처녀수상이냐?
이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결국 스키점프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이
청룡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국가대표>를 통해 비인기 스포츠종목에 대한 냉대와
입양아로서의 설움을 절묘하게 조화시켰죠.
게다가
 역동적인 스키점프동작을 연출해낸 것은 백미였습니다.


▲ 루게릭병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감량을 했던 김명민

★ 남우주연상
김명민(내사랑 내곁에)
김윤석(거북이 달린다)
송강호(박쥐)
장동건(굿모닝 프레지던트)
하정우(국가대표)

(+) 장동건(굿모닝프레지던트), 송강호(박쥐) 
(-) 정재영(신기전), 설경구(해운대)

대한민국의 3대 영화제는
'청룡영화제', '대종상영화제', '대한민국 영화대상'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하정우를 제외한 후보들은 3대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한 번씩 차지한 바 있죠.

올해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은 투혼에 힘입어 김명민이 수상했습니다.
이번 청룡영화제에서의 남우주연상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누가 타든 남다른 의미의 수상이었을 테니까요. 

김명민의 2연패냐?
하정우의 생애 첫 '대한민국 3대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이냐?
'디펜딩 챔피언'인 김윤석의 수성이냐?
송강호가 2번째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게 되느냐?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장동건의 도전이 성공하느냐?

남우주연상 수상은 이번 영화제의 최대관심사이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 청룡이 선택한 최고의 남자배우는 김명민이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의 연기를 위해 체중감량의 어려움 속에 명연기를 펼쳤다는 평가입니다.

김명민은 특히 박진표 감독과 하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에 대해 희망을 잃지 말라고 하며 격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 <내 사랑 내 곁에>는 청룡영화제 남우-여우주연상을 석권했습니다. 

★ 여우주연상
▷ 김옥빈(박쥐) 
▷ 김하늘(7급 공무원) 
▷ 김혜자(마더) 
▷ 최강희(애자)
▷ 하지원(내사랑 내곁에)

(+) 김옥빈(박쥐), 하지원(내 사랑 내 곁에), 김하늘(7급 공무원)
(-) 수애(님은 먼 곳에), 장나라(하늘과 바다), 김규리(미인도)


위의 다른 분야에 비해 여우주연상 후보는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의 차이가 크군요.
김혜자(마더)와 최강희(애자)를 제외하고는 수상 후보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수애가 여우주연상을 탔는데
청룡영화제에선 누가 최고의 여배우가 됐을까요?

김혜자, 최강희 중 하나가 되지 않겠냐? 생각했지만
결국 <내 사랑 내 곁에>의 하지원이 수상했습니다.
박진표 감독은 비록 감독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부자가 된 기분일 겁니다.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 남녀 주인공이 청룡영화제 최고의 반열에 올랐으니 말이죠.
 
더욱이 하지원은 이 영화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하며
내심 여우주연상을 노려보겠다고 농담섞인 표현을 했었는데,
그녀의 바람이 곧 현실이 됐죠.
영화인으로서 3대 영화제에서 첫 여우주연상을 타게 됐으니까요.

하지원은 이번 여우주연상과 2006년 KBS 연기대상을 함께 수상하며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 윤도준(원빈 분)의 친구인 진태역을 맡았던 진구

● 남우조연상 
▷ 김인권(해운대) 
▷ 성동일(국가대표) 
▷ 신하균(박쥐)
▷  이민기(해운대)
▷ 진구(마더)

(+) 성동일(국가대표),  신하균(박쥐),
(-) 김남길(모던 보이), 장근석(이태원 살인사건), 님은 먼 곳에(정경호)


이 영화제에서는 <해운대>는 조연상 후보를 2명이나 배출했습니다.
젊은 조연급 배우인 진구와 김인권이 눈에 띄는 가운데
<마더>의 진구가 대종상영화제에 이어 남우조연상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진구는 이미 <트력>에서 연쇄살인범으로 섬뜩한 카리스마를 보여줬습니다.
그 잔상이 <마더>에도 남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어두운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 김해숙을 배출한 <박쥐>

● 여우조연상
▷ 김보연(불신지옥)
▷ 김영애(애자)
▷ 김해숙(박쥐) 
▷ 장영남(7급 공무원)
▷ 추자현(미인도)

(+) 김해숙(박쥐), 장영남(7급 공무원)
(-) 남능미(내 사랑 내 곁에), 엄정화(해운대)


올해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두 영화제에 모두 포함된 김영애, 김보연.
대종상영화제에는 남능미. 청룡영화제에는 김해숙.

지난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 수상자는
투병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애자>의 김영애였습니다.

반면, 청룡영화제에선 아들을 병적으로 집착하는 어머니역을 맡았던
<박쥐>
김해숙이 여우조연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녀는
수상소감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박찬욱 감독에게
각별히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무방비도시>
에서 조대영(김명민 분)의 어머니이자
은퇴한 소매치기로 연기했을 당시의 김해숙도 함께 생각나는군요.


[ 총평 ]
대종상영화제에 비해 청룡영화제는 나눠먹기 논란은 피해갈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편집상을 받았던
<신기전>은 무관에 그쳤습니다. 

또, 대종상영화제에서 상복이 적었던 <마더>, <내 사랑 내 곁에>, <똥파리>가
청룡영화제에서는 약진한 느낌입니다.

<마더>는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 조명상을 차지했습니다.
<내 사랑 내 곁에>는 남녀 주인공이 모두 수상했고,
독립영화인 <똥파리>도 신인남녀배우상을 모두 받았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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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악랄가츠 2009.12.03 05: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방송을 보고 읽었는데 ㅎㅎㅎ
    오히려 더 재밌네요!
    멋진 분석이네요~! ㅎㅎㅎ

  2. 태엽감는새 2009.12.03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종상과 청룡상은 후보작 선정 기간이 다릅니다. 신기전은 청룡상에선 2008년에 선정대상이었죠. 실제 2008년 청룡영화상에서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두 시상식에서 후보자(작) 에 해당되는데 대종상엔 올랐고 청룡상에 못 오른 경우는 수애랑 강지환 정도겠네요.

    • BlogIcon 칸타타~ 2009.12.03 1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는 말씀입니다.
      수상작들이 언제 걸리느냐도 변수이니까요.

      다만 이런 영화시상식이 같은 해에 열리는데다
      대부분 작품들이 겹치니 한 번 비교를 해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