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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블로그는 사업가가 운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어찌나 바쁜지 어린 왕자에게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모니터가 꺼졌네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셋에다 둘을 더하면 다섯. 다섯에다 일곱을 더하면 열둘. 열둘에다 셋을 더하면 열다섯. 안녕! 열다섯에다 일곱을 더하면 스물둘, 스물둘에다 여섯을 더하면 스물여덟. 너무 바빠서 모니터 켤 시간도 없어. 스물여섯에 다섯을 더하면 서른하나. 휴우! 그러니까 5억 162만 2,731이로구나."

"뭐가 5억이예요?"

어린 왕자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응? 너 여태 거기에 있었니? 5억 1백..., 그 다음이 뭐였더라. 모르겠네. 난 포스팅 할 것이 너무 많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많거든. 나는 허튼소리 하며 시간 낭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둘에다 다섯을 더하면 일곱..."
"뭐가 5억 1백만이예요?"
한번 물으면 결코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는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사업가가 고개를 들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한지도 벌써 54년이나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일하다가 방해를 받은 건 단 세 번밖에 없었어. 첫번째는 22년 전이었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알 수 없는 풍뎅이 한마리가 내가 포스팅 하는 걸 방해했지. 풍뎅이가 어찌나 악플을 달던지 오타가 네 군데나 났어. 두 번째는 11년 전이었는데, 하드 용량이 부족했기 때문이지. 난 조각모음을 안하거든. 하드 정리할 시간이 없어. 난 늘 성실하게 포스팅 하니까 말야. 세 번째는 바로 지금 너 때문이야. 그러니까, 5억 1백만이라고 했지..."

"뭐가 5억 1백만이라는 거예요?"
사업가는 자꾸 일을 방해하는 어린 왕자가 못마땅했다.

"그건 이따금씩 올라가는 저 작은 숫자다."
"윈도우 시계요?"
"아니, 오른쪽에 있는 것들 말이야."
"방문자 수요?"
"아니야. 포털사이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정보가 가득한 내 게시물 말이야. 그런데 난 성실한 블로거라 저작권 표시가 되어있는 게시물은 스크랩하지 않지."
"아, 전체 게시물 수 말인가요?"
"그래, 맞았어."
"그런데 아저씨는 5억이나 되는 게시물 가지고 뭘 하는데요?"
"게시물은 5억 162만 2,731개야. 나는 성실하고 정확하게 일하는 사람이지."
"그 게시물을 가지고 뭘 하는데요?"
"뭘 하느냐고?"
"그래요."
"아무 것도 하는 것은 없어. 그것들을 갖고 있는거지."
"게시물을 갖고 있는다고요?"
"그래."
"하지만 나는 전에 파워블로거들을 만났는데, 그럼 그 분들은 뭔가요?"
"파워블로거는 게시물 양을 따지는게 아니라 질로 승부하는거야. 그건 아주 차원이 다른 얘기야."
"그럼 아저씨는 왜 이렇게 포스팅을 많이 거죠?"
"포스팅의 태그로 검색을 통해 많은 방문자를 유입할 수 있으니까."
"검색 되어서 뭐 하게요?"
"검색이 많이 되면 방문자 수가 늘어나지."

'이 사람도 술꾼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해야 검색이 잘 될 수 있어요?"

"어떻게 해야 검색이 잘되는데?!"
사업가는 투덜거리며 되물었다.
"몰라요. 검색어와 연관성이 있으면 되겠죠."
"그러니까 태그를 잘 잡아야지. 내용과 관련이 없어도 연관성을 만들어 내는거야."
"그렇게만 하면 되는 거예요?"
"물론이지. 네가 김연아로 포스팅 했을때안톤 오노를 태그에 넣었다면 그건 바로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연관성이 있는거야. 네가 아이폰에 대해 포스팅 할때, 스티브잡스를 태그에 넣었다면 애플이라는 연관성이 있는거고. 네가 포스팅을 하고 태그만 잘 잡아도 검색유입으로 방문자 수를 확보하는거지."
"그 많은 방문자 수를 가지고 뭐해요?"

"그 숫자를 관리하지. 나는 방문자를 세고 또 세어보지. 유입경로를 확인하고, 유입검색어도 확인하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른 키워드로 포스팅하고. 힘든 일이지만 난 성실한 사람이거든!"

"난 말이에요, 관심있는 것이 있으면 검색해서 관심있게 보고 재미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내용이 있으면 스크랩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저씨 포스팅은 태그와 관련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래, 그렇지만 포스팅을 많이하면 초대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 같아."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건...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블로그 개설을 하도록 해준다는 말이야."

"그게 다예요?"
"그래, 그게 다야."

어린 왕자는 사업가의 이야기가 꽤나 시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닌 듯했다.
어린 왕자는 중요한 일에 대해 어른들과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일촌 한 명이 있는데, 매일 댓글을 써요. 서로 이웃도 세명이나 있는데, 틈틈이 댓글로 안부를 묻곤 하지요. 방문자가 없어도 사진첩 정리를 하고요. 언제 방문자 수가 늘어날지 알 없으니까요. 나는 일촌이나 서로 이웃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요. 그런데 아저씨는 방문자들에게 무슨 일을 해주시나요?"

사업가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할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떠나버렸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도 이상해.'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린 왕자가 다섯번째로 찾아간 등지기의 블로그는 아주 이상했다. 그 블로그는 어린 왕자
가 본 블로그 중에서 가장 내용이 없었다. 그곳에는 기본 스킨과 다이어트라는 카테고리 하나 밖에 없었다.
다이어트 관련 내용 밖에  없어 보이는 이 블로그에 댓글과 트랙백 기능이 활성화 되어있는 이유를 어린 왕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블로그 운영자도 터무니없이 어리석을지 몰라. 그래도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사업가, 술꾼보다는 나을 거야. 적어도 그가 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니까 말야.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댓글을 다는 일은 누리꾼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하겠지. 악플이 달리더라도 성실하게 댓글을 달아주는 것과 같이 말야. 그가 댓글을 달면 누리꾼들은 다시 한번 방문해서 의견을 나눌 수 있겠지. 정말 아름답고 유익한 일이야.'
그 블로그에 다가간 어린 왕자는 운영자인 등지기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왜 방금 댓글을 달았어요?"

"명령 때문이야. 선플이구나. 안녕!"
등지기가 대답했다.
"명령이 뭔데요?"
"그야 답글을 달라는 거지. 안녕! 선플이야."
그리고 등지기는 다시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왜 방금 다시 댓글을 달았어요?"
"그건 명령이야."
등지기가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통 못알아 듣겠는데요?"
"알고 말고 할 것도 없지. 명령은 명령이니까 말야. 빈정대는걸 보니 악플이네, 안녕!"
그렇게 댓글을 달고 등지기는 붉은 바둑판무늬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내가 하는 일은 정말 힘들어. 전에는 괜찮았지. 아침에 댓글을 달고 저녁쯤에 댓글을 달았거든. 낮에 남는 시간 동안 포스팅 할 것들을 찾아 작성하고, 밤에 남는 시간 동안은 포스팅도 하고 이웃들도 방문했지."
"그런데 그 뒤로 명령이 바뀌었나요?"
"명령이 바뀐건 아니야. 그게 문제인거지. 내 글이 자꾸 베스트에 올라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명령은 바뀌지 않으니 말이야."
"그래서요?"
"1분에 수십명이 댓글을 남기니까 난 1초도 쉴 시간이 없는거야. 나는 댓글이 달릴때마다답글을 달아야 하거든."
"정말 이상하네요. 아저씨 포스팅이 베스트에 자꾸만 올라가다니요."
"그래. 우리가 같이 얘기하는 동안 벌써 두개나 베스트에 올라갔어."
"두개나요?"
"그래. 내가 쓰는 다이어트 관련 글은 주제와 상관없이 아무데나 베스트에 다 걸리거든. 선플이네, 안녕!"

그리고 등지기는 댓글을 달았다.
어린 왕자는 등지기를 바라보았다. 그토록 자신의 명령에 충실한 등지기가 좋아졌다. 어린 왕자는 베스트에 올라 보고 싶어하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러자 등지기를 도와주고 싶어졌다.

"있잖아요, 나는 아저씨가 원할 때 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요."
"그야 나도 쉬고 싶단다."
"아저씨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다이어트에 대해서만 포스팅 하니까, 사회적 이슈나 아저씨의 소소한 일상을 포스팅하면 베스트에 안갈 수도 있어요. 쉬고 싶을때는 포스팅을 안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아저씨가 원하는 만큼 댓글이 안달릴거예요."
"그건 내게 별로 큰 도움이 안 돼. 난 다이어트를 하거든."
"별 수 없군요."
"할 수 없지."
등지기가 말했다.
"선플이네, 안녕!"
등지기는 답글을 달았다.




어린 왕자는 더 멀리로 여행을 가면서 생각했다.

'저 아저씨는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 같은 블로거들에게 질투를 받을 수도 있을꺼야. 하지만 우스꽝스럽지 않은 사람은 이 아저씨 뿐이야. 아저씨는 베스트에도 자주 가고 선플뿐만 아니라 악플에도 성실히 답글을 달아주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생각했다.
'저 아저씨와 서로 이웃이 되고 싶지만, 내 초라한 블로그에는 관심이 있을것 같지 않아.'

어린 왕자가 그 블로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스물네 시간 동안 1,440번이나 베스트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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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hoebe 2010.03.22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어린 왕자도 성실한 글을 좋아하나 보네요.^^
    어린 왕자 오랜 만이예요. 안녕!ㅎㅎㅎ

  2. BlogIcon 악랄가츠 2010.03.22 1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ㅋㅋㅋㅋㅋㅋㅋ
    그의 마음을 훔치다! ㄷㄷㄷ
    글 속에 전하고자 하는 멘트가 보여요! >.<

  3. BlogIcon 커피믹스 2010.03.23 0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재밋는 시도네요.ㅎㅎ
    블로그와 어린왕자의 대화라... 다 비슷한 마음들이겟죠


어린 왕자가 찾아간 두 번째 블로그는 허영심 많은 사람이 운영하는 싸이블로그였다.
"아! 아! 추천 수를 올려줄 사람이 하나 오는군!"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쳤다. 그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싶어한다고 믿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상한 트랙백을 쓰고 계시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건 조회수를 높이려고 거는 트랙백이란다. 사람들이 베스트 글에 댓글을 달을때 내 게시물을 추천하러 오도록 하기 위한 거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아, 그래요?"

어린 왕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고서 이렇게 말했다.
"손가락 버튼을 클릭해 봐."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어린 왕자는 마우스를 클릭해 손가락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남자는 어린 왕자의 블로그를 방문해 추천을 했다.

'왕을 만났을 때보다 재미있군.'
어린 왕자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다시 클릭을 해서 추천을 했다.

"이미 추천하셨습니다."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자 허영심 많은 남자도 어린 왕자의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며 답례를 했다.
5분쯤 이렇게 계속하자 어린 왕자는 단조로운 놀이에 싫증이 났다.
"어떻게 하면 베스트에 올라가죠?"

하지만 허영심 많은 사람은 어린 왕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에겐 칭찬 말고 다른 이야기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추천한다는게 뭐죠?"
"추천한다는 건 내 게시물이 베스트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거지. 내 포스팅이 가장 재미있고 정보가 많고 혼자보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 포스팅엔 별 내용이 없잖아요."
"나를 기쁘게 해다오. 어쨌든 내 글을 추천해주렴."
"난 아저씨 글을 추천해요.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어린 왕자는 어깨를 조금 들썩이며 말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다시 길을 떠나며 이렇게 생각했다.

 



어린 왕자가 다음으로 찾아간 블로그는 포도주/와인 리뷰 블로그로 술꾼이 운영하고 있었다.
술꾼은 빈 병과 술이 가득 찬 술병을 늘어놓은 사진으로 꾸며놓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마음이 몹시 우울해졌다.

"뭘 하고 계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포스팅을 하고 있지."
술꾼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포스팅을 하지요?"
어린 왕자가 술꾼에게 물었다.

"베스트에 가기 위해서지."
술꾼은 대답했다.

"베스트에 가면 뭐하시려고요?"
어린 왕자는 술꾼이 불쌍해졌다.

"축배를 들기 위해서지."
술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왜 블로그에 새글이 없죠?"

"베스트에 오른 적이 없어서 술을 마시지 못해서 쓸 내용이 없어."

그 말을 마치자 술꾼은 입을 꼭 다물어 버렸다.
어린 왕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도무지 어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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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포도봉봉 2010.03.17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스트에 오르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술꿀 블로거... 넘 슬프네요 ㅠㅠ

  2. BlogIcon 돼지꿈 2010.03.17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벽한 패러디군요.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ㅋ..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ㅋ

  3. BlogIcon 담덕 2010.03.17 1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데요.. 맹태님 대단하십니다. ^^

    • BlogIcon 맹태 2010.03.17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담덕님.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종종 뵈었던 닉네임인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흑흑 감격스럽네요. 감사합니다.^^

  4. BlogIcon 펨께 2010.03.17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흥미롭네요.
    이런일은 현재 일어나는 일이라...

  5. 이상한 2010.03.19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 창작블러그에도 올려주세요


어린 왕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다음뷰, 올블로그, 믹시에 발행되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일거리도 찾아보고 견문도 넓히기 위해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방문하기로 했다.

처음 방문한 블로그는 왕이 운영하고 있었다. 왕은 자줏빛 천과 하얀 담비 털로 된 스킨을 깔아놓고, 단순하지만 위엄 있어 보이는 왕좌에 앉아 있는 사진을 대문에 걸어 놓았다.

"이웃이 한 명 왔구나!"

왕이 어린 왕자를 보고 소리쳤다.
'나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나를 알아보는거지?'

어린 왕자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어린 왕자는 왕들에게는 블로그스피어가 아주 간단하다는 걸 몰랐다. 왕에겐 모든 사람이 다 이웃이었던 것이다.

"그대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까이 오라."
왕은 누군가를 부리며 왕 노릇 하는 것이 몹시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어린 왕자는 읽을만한 포스팅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 블로그는 담비 털로 된 스킨으로 덮여 새 글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첫 화면에 머물러 있었다. 한참 화면을 보고 있자니 피곤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새로고침을 눌렀다.


"왕 앞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니라. 짐은 이를 금하노라."
왕이 말했다.

"혹시 새글이 떴을까봐요. 아주 오랫동안 웹서핑을 했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그래요..."
어린 왕자는 당황해서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새로고침 누를 것을 그대에게 명하노라. 짐은 여러 해 전부터 새로고침 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노라. 새로고침은 신기한 것이로다. 자, 다시 새로고침을 누르거라. 이것은 명령이다!"
왕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그러시니 새로고침을 누르기 겁이 나는데요."
어린 왕자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으흠, 그렇다면 내가 그대에게 명하겠노라.
 어떤 때는 새로고침을 누르고 어떤 때는 뒤로가기를 누르고..."

왕은 조금 얼버무리며 말했는데 기분이 언짢아진 것 같았다. 왕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많이 방문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기가 내린 글에 추천이 달리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한다. 왕은 모든 포스팅이 베스트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 왕은 마음씨가 착했다. 그래서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렸다. 왕은 늘 이렇게 말했다.

"만약 짐이 다음뷰에 내 글을 메인에 걸어달라고 명령했는데 다음뷰가 그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면
 그것은 다음뷰의 잘못이 아니라 그런 명령을 내린 짐의 잘못이니라."

"추천해도 돼요?"
어린 왕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짐은 그대가 추천하기를 명하노라."
왕은 흰 담비 외투 자락을 위엄있게 걷어 올리며 대답했다.
왕이 운영하는 그 블로그는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린 왕자는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왕은 도대체 무엇을 포스팅 하는 걸까?'
"폐하,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질문하기를 허락하노라."
왕이 서둘러 말했다.
"폐하는 무엇을 포스팅하고 계신가요?"
"모든 것을 포스팅한다."
왕이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을요?"
왕은 신중한 몸짓으로 포털사이트의 사회, 정치, 문화, 연예, 스포츠 기사들을 클릭했다.
"저 모든 것을 포스팅 한다고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렇다."
왕이 대답했다.
왕은 자기 이야기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의 모든 내용을 포스팅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 블로거들이 폐하의 블로그를 방문하나요?"
"물론이지, 포스팅만 하면 블로거들은 추천버튼을 마구 누르지.
 짐은 악플을 다는 것을 용서하지 않노라."


왕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린 왕자는 왕의 권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나에게도 이런 권력이 있다면 포스팅 내용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메타블로그 메인에 하루 마흔네 번이 아니라 일흔두 번, 아니 백 번이나 이백 번이라도
 오를 수 있을게 아닌가!'

문득 어린 왕자는 방문자가 없어 비공개로 전환한 자신의 블로그가 그리워졌다. 어린 왕자는 용기를 내어 왕에게 부탁했다.
"저는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제게 메인에 오르는 기쁨을 주십시오.
 베스트에 오르도록 명령해 주세요."

"짐이 어떤 메타블로그 업체에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는 포스팅을 메인에 노출시키라고 했을 때
 그 업체에서 명령을 받고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짐과 업체 중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그야 폐하의 잘못이지요."
어린 왕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바로 그것이니라. 누구에게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니라."
왕은 계속 말했다.
"구독자를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이치에 맞는 포스팅이어야 한다.
 만약 짐이 블로거들에게 내 포스팅에 추천하라고 명령한다면 반란이 일어날 것이니라.
 내가 추천을 요구할 권한을 가지는 것은 내 포스팅이 이치에 맞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 소원은 들어줄 수 없으신가요?"
한번 물어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그대는 베스트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짐이 그것을 명하겠노라.
 하지만 내 명령에 복종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라."
"그때가 언제인가요?"

어린 왕자가 물어보았다.
"으음...에헴..."
왕은 커다란 달력을 들춰보고 어린 왕자에게 대답했다.
"에헴, 그때는... 올해 안에는... 꾸준히 포스팅하다보면..."

어린 왕자는 하품이 나왔다. 베스트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점점 지루해졌다.
"이곳에서 제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군요. 이제 떠나야겠어요."

"창을 닫지 말라."
방문자를 맞이했던 것이 기뻤던 왕이 말했다.

"ALT+F4를 누르지 말라! 내가 그대를 이웃으로 삼을테니 여기서 추천을 하라."
"무슨 이웃이요?"
"음...서로 이웃이니라."
"하지만 이곳에는 전체공개 포스팅 뿐인걸요!"
"그거야 알 수 없지. 짐은 포스팅을 다 마치지 못했다.
 보다시피 짐은 작성중인 글이 많이 있고,
 비공개 카테고리 가운데 베스트에 오를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팀블로그 필자로 초대할테니 포스팅을 하도록 하라."
왕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어! 하지만 전 벌써 다 둘러봤는걸요."
어린 왕자는 몸을 굽혀 별 저쪽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저 카테고리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다면 그대는 연예뉴스를 포스팅하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니라.
 다른 이슈를 포스팅하는 것보다 TV-연예뉴스를 포스팅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로다.
 그대가 연예부분에서 베스트에 오른다면 정말 파워블로거가 되리라."

"연예 뉴스를 포스팅하는 것은 제 블로그에서라도 할 수 있어요. 꼭 이곳에 포스팅할 필요는 없어요."

"에헴! 에헴! 이 블로그 어딘가에 짐의 군대 이야기를 작성하다 만 것이 있노라.
 밤이면 군대
생각이 나느니라. 그대는 짐의 군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하여 포스팅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베스트는 그대에게 달려있도다. 하지만 중간 중간 내용을 나누어 포스팅하도록 하라.
 베스트에 한번만 올라가기에는 아까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왕이 말했다.

"나는 아직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답니다. 아무래도 이제 다른 블로그를 방문해봐야 겠어요."

"창을 닫지 말라."

어린 왕자는 빨리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늙은 왕을 섭섭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폐하의 명령에 어김없이 복종하길 바라신다면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려 주세요.
 가령 1분 안에 이곳을 떠나라고 말이예요. 지금이 알맞은 때인 것 같아요."

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한숨을 내쉬고는 다른 블로그를 방문했다.

"짐은 그대를 팀블로그 관리자로 임명하노라."
왕이 잔뜩 위엄을 부리며 소리쳤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기도 하지.'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웹서핑을 떠났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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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여우가 댓글을 달았다.
"안녕!"
여우가 말했다.

"안녕!"

어린 왕자는 공손하게 댓글을 달고 닉네임을 클릭해봤지만 링크가 깨져있었다.

"나 여기 있어. 오른쪽 아래에..."

"넌 누구니? 참 예쁘구나. 눈도 깜빡거리고..."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난 플래시 광고야."

"이리 와서 내 블로그에서 놀자. 내 블로그는 정말 재미없단다."



"난 네 블로그에서 놀 수 없어. 넌 광고를 안달았잖아."

여우가 말했다.

"아! 미안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하더니 어린 왕자가 물었다.

"광고를 다는게 무슨 뜻이니?"
"넌 블로거가 아니구나. 뭘 찾고 있니?"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추천을 찾고 있어. 그런데 광고를 다는게 무슨 뜻이야?"
"추천은 믹스업 버튼을 눌러서 받을 수 있지. 그건 참 귀찮은 일이야. 로그인을 해야 추천할 수 있거든. 손가락을 눌러서 받을 수도 있단다. 로그인이 필요없거든. 넌 손가락을 찾고 있니?"
"아니, 난 그냥 내 포스팅을 추천해 줄 친구를 찾고 있어. 그런데 광고를 단다는게 무슨 뜻이지?"
"그건 좀 어려운 말인데,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넌 내게는 여느 블로거들과 다를 바 없는 누리꾼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아. 너에게 난 수많은 다른 광고와 똑같은 하나의 플래시에 지나지 않지. 하지만 네가 광고를 단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지는 거야. 넌 내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게시자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광고주가 되는 거지."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내게는 악플러가 있는데, 그 악플러가 내 방명록에 광고를 했나봐."
"그럴 수 있지. 블로그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으니까."
"아냐, 블로그를 말하는게 아냐."
"그럼 미니홈피에 있어?"
"그래"
"미니홈피에도 악플이 있니?"
"아니, 별로 없어. 방문자가 별로 없거든. 전체공개지만."
"그거 괜찮은데! 그럼 추천은?"
"없어."
"이 세상에 완전한 데라곤 하나도 없구나."
여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여우는 자기가 하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난 추천을 쫓고, 악플은 나를 쫓지. 추천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악플들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래서 나는 좀 따분하지. 하지만 네가 광고를 달아준다면, 내 생활은 밝아질 거야. 네 블로그에서 나오는 클릭이 다른 클릭과 다르게 느껴질거야."

"다른 댓글을 보면 나는 댓글달기를 안하겠지. 하지만 네 댓글은 나를 Ctrl-C, Ctrl-V를 눌러대듯 댓글을 달게 할거야. 그리고 저길 봐. 베스트에 오르지 못한 글들이 보이지? 난 베스트에 오르지 않은 글은 보지 않아. 그러니 저 글들은 내게 아무 소용 없어. 메인에 뜨지 않은 글은 내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그건 슬픈 일이지! 하지만 넌 RSS를 사용하니까, 네가 광고를 달고 베스트에 오르면 정말 근사할거야! RSS의 R만 들어도 네가 생각나겠지. 그렇게 되면 난 네 포스팅에 달리는 악플마저도 좋아하게 될 거고..."
잠시 말을 멈추고 어린 왕자를 바라보던 여우가 말했다.

"부탁이야. 광고를 달아 줘!"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내겐 방문자가 많지 않아. 재미도 없고 정보도 없거든."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

"누구든 자기가 이미 구독한 것밖엔 몰라. 이제 네티즌들은 어떤 걸 알아갈 시간조차 없어. 메인에 뜬 글들만 클릭하니까. 하지만 허접한 글은 메인에 오르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이제 포스팅을 안하는거지. 네 포스팅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면 광고를 달아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우선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에는 잘 안보이는 곳에, 이렇게 숨겨 놔. 그러면 사람들이 광고가 있는 줄도 모르겠지. 넌 아무 클릭도 하지마. 무효 클릭과 클릭유도 행위는 광고 프로그램 정책에 위배되니까. 그러다가 매일 조금씩 포스팅 중간에 배치하는 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다음날 어린 왕자는 다시 포스팅을 했다.
"같은 시간에 포스팅 하는 게 더 나을 거야."
여우가 말했다.

"가령 네가 오후 네시에 포스팅 한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네가 포스팅 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나는 더욱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나는 너무 흥분해서 광클하게 될거야. 나는 클릭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거지. 하지만 네가 아무때나 불쑥 포스팅 한다면 언제쯤 추천해야 할지 모르잖아. 그래서 낚시가 필요한거야."
"그게 뭔데?"
"그것도 너무 어려운 말인데."

잠시 뜸을 들인 여우는 말을 이어갔다.
"그건 내용과는 다르게 제목을 잡는거지. 예를 들어 내가 아는 블로거들도 낚시를 하지. 그들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글을 작성해. 그래서 뭔가 이슈가 생기는 날이면 아주 신나는 날이야. 베스트에 두세개 오르기도 하지. 만약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없다면 검색에 노출되지 않아 나에겐 클릭수가 아예 없을거야."

이렇게 해서 어린 왕자는 광고를 달았다.

클릭수가 나오지 않자 여우가 슬픈 얼굴로 말했다.
"아아!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그건 내 탓이 아니야. 난 네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 네가 광고를 달아달라고 했잖아."
"그건 그래."
"하지만 넌 울려고 하잖아."
"그래."
"그럼 넌 얻은 게 하나도 없잖아."
"얻은 게 있어. 숫자 0을 보면 네 생각이 날 거야. 조회 수 0, 추천 수 0,..."

(계속)?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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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오자서 2009.11.25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2. 이상한 2009.11.25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숨이 막혀옴 ㅋㅋ

  3. 여우 2009.11.25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우광고가 아주 퐈려하군요~ㅋㅋ 반짝반짝 눈도 깜빡이구요.ㅋㅋ 하마터면 x버튼 클릭할뻔했어요.ㅋ진짜 광고같아서~~ㅋㅋ

  4. BlogIcon Phoebe 2009.11.25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0을 보면 내생각이 날꺼야...ㅎㅎㅎㅎㅎ
    그래도 웃기는 친구 하나 건졌으니 잘된거네요.^^

  5. BlogIcon 달콤시민 2009.11.25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0을보면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1인데.. (자가추천 하하하하)

  6. 2009.12.01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모개 2009.12.30 0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살겠다, 정말.

    35년 전에 어린왕자를 읽은 이래 가장 충격적인 인용....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만약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블로거에 대해 말하면, 어른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묻지 않는다.

"그 블로거는 어떤 글꼴을 사용하니?"
"그 블로거는 주로 무엇을 포스팅하니?"
"소녀시대를 좋아하니?"

이렇게 묻는 일이 결코 없다.

"하루 방문자 수가 얼마나 되지?"
"베스트에는 몇번 올랐지?"
"포스팅당 평균 추천은 얼마나 되지?"
"광고 수입은 어떻게 되니?"

고작 이런 것들을 묻는다. 그런 걸 알아야 그 블로거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녀시대 스킨을 사용한 블로그를 봤어요. 메인 사진에는 카라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타이틀에는 소녀시대 싸인이 있어요."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그 블로그가 어떤 블로그인지 상상하지도 못한다.


"하루 방문자 수가 10만명인 블로그를 봤어요."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대단한 블로그이겠구나!"

"어린 왕자 블로그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카테고리 정리가 잘 되어있어. 그리고 추천을 받고 싶어했지. 그것이 어린 왕자가 블로그를 한다는 증거야. 누군가 추천을 받고 싶어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거야."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들은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나를 미니홈피나 하는 어린애로 취급할 것이다.

"어린 왕자 블로그 주소는 'blahblah.planet.b612.little.prince.tistiory.com'이야."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더 이상 귀찮은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그렇다고 어른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블로거들은 어른들을 항상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

하지만 블로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은 숫자 따위를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끝.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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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09.11.05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 ㅋㅋㅋ
    이 순수한 영혼의 어린왕자~ ㅜ
    때묻지 마세요 ^^

  2. 소정방 2009.11.05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재밌네요..블로그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 흥미로운 내용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점심시간 후,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무렵 이상한 목소리가 나를 잠에서 깨웠을 때 옆자리 팀장님인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작은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블로그 하나만 만들어 줘!"

"뭐라고?"

"블로그 하나만 만들어 줘."


나는 스무 살 때 저조한 방문자수 때문에 블로거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했다.
그 뒤로는 블로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포스팅 해 본 것이라고는 군대에서 수집한 보아 사진을 올렸던 것 밖에 없었던 것이다.

....

"난 블로그를 할 줄 몰라."

"괜찮아,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자유롭게 포스팅 해 줘."

....
나는 예전에 포스팅한 보아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냐! 안 돼! 보아는 1986년 11월 5일생에 키는 162cm이고 체중은 45kg, SM엔터테인먼트 소속에 2000년에 데뷔했잖아. 이 사진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부 찾을 수 있는 것들이잖아!"

나는 깜짝 놀랐다.
내 포스팅을 이해한 사람은 이 아이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포스팅을 했다.


그 아이는 포스팅을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말했다.

"아냐, 이 포스팅엔 재미가 없잖아."

나는 다시 포스팅을 했다.


내 어린 친구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것 봐! 이건 드라마 내용 짜집기잖아. 캡쳐화면 밖에 없는걸.."

그래서 나는 또 다시 포스팅했다.



"이건 너무 성의없잖아. 난 사람들이 꾸준히 검색해서 오래오래 조회 수 올려주는 컨텐츠를 보고 싶단 말야."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빨리 퇴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링크를 걸어서 아이에게 내밀었다.


"이건 다음뷰야. 네가 보고 싶어하는 내용이 이 속에 있어."

그때 아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거야. 이 블로거들에게 추천을 많이 주어야 할까?"

"왜 그런걸 묻니?"

"..나도 추천을 받고 싶거든.."

(이거 아님)

"한번으로 충분할거야. IP가 겹치거든.."

이렇게 해서 나는 어린왕자를 알게 되었다.

...다음 이 시간에...(언젠가...)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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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09.11.04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악!!!!!!! 맹태님은 천재적인 센스를 지니셨군요!!!!!
    아악 한번 진짜 뵙고싶네요 하하하
    IP가 겹치거든.. ㅜ 완전 공감.. '게다가 나는 빨리 퇴근하고 싶었다' 천배 공감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