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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늦은 저녁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몇번 갈아타고 귀가해야 하는 거리여서 택시를 탔습니다.
마침 제 앞에서 손님을 내리는 택시가 있어 반갑게 택시에 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OO동으로 가주세요."

택시기사님께서는 인사도 받는둥 마는둥, 앞서 내린 손님이 지불한 금액을 정리하시는지
한참동안 출발하지 않고 운전석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혹시 다른 곳에 가셔야 하는가 싶어서 다시 여쭤보았습니다.

"OO동으로 가려는데..괜찮을까요?"
"예~"

시큰둥하게 대답을 한 기사님은 운전석 주변 정리를 대충 마무리 지으시고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어색한 분위기에 창밖만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규정속도에 한참 못미치는 속도로 느릿느릿 운전을 하시더라구요.
다분히 의도적으로 교통 신호에 걸리도록 운행 하시면서,
신호에 걸리면 다시 또 운전석 주변 정리를 하시기를 반복했습니다.
답답하기는 했지만, 안전하게 운전하시는 것이라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 정도를 바란 것도 아니었는데...>



"예, 여기서 세워주세요."

평소에 비하면 소통이 원활했지만, 요금은 더 나왔습니다.4200원의 요금이 나와서 5000원을 건냈습니다.
잔돈을 받지 않을때도 있지만, 오늘은 잔돈을 꼭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잔돈을 건네주시길 기다리고 있으니, 기사님께서는 한숨을 푹 쉬시며 뒤를 돌아보더니 잔돈을 주셨습니다.

'멀리 가는 손님이 아닌데다가 잔돈까지 다 받으니 섭섭하셨나보네' 라고 생각하며, 인사를 하며 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택시에서 내려서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가며 주머니의 동전을 만지작 거리는데-
800원을 받았으니, 커다란 동전 1개(500원)와 그에 비해 작은 동전 3개(300원)이 있어야 하는데,
큰 동전이 두개와 작은 동전 두개가 느껴졌습니다.

'오잉? 아저씨께서 잘못 거슬러 주셨나보다!'

주머니 속의 동전을 꺼내보니...500원 동전 한개, 100원 동전 두개, 그리고 중국 돈 1위안이었습니다.

<택시기사님이 꼼꼼히 골라주신 거스름돈>

'으악!!!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마침 주변에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지인이 있어, 이 이야기를 하며 중국가면 사용하라고 그 동전을 주었습니다.
"1위안이 170원쯤 하니까 그래도 손해 본 것은 아니네!" 라고 합니다.

<기사님께서는 환율로는 66원 손해보신 겁니다..^_^;;;>


동전은 환전을 할 수 없으니까,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1위안으로 100원을 이득 본 것이겠지만-
고객에게 잃은 신뢰는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앞으로 택시를 이용할 경우, 잔돈을 받을땐 꼼꼼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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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커피믹스 2010.03.16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택시기사 중에 저런분 혹가다 있긴 하지요. 참 황당하네요.
    택시는 친절이 생명인데. 다시는 저 택시 타지마세요

    • BlogIcon 맹태 2010.03.16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택시 기사 분이셨는데..늦은 밤에는 가까운 거리이거나 취객이 아니면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친구와 통화하면서 손님 내리고 있는 택시를 탔다가 기사님께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받고, 결국 요금을 두배로 냈던 적도 있어요..ㅠㅠ완전 무섭더라구요

  2. 2010.03.16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지도 못한 거스름돈이네요..-_-;;
    아저씨는 인심을 잃었네요...;;씁쓸합니다..

여러분은 택시를 타시며 감동을 받아보신 경험 있으세요?

제가 택시를 타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전하려고 합니다.




저는 몸이 불편해서 택시를 탄 적이 있습니다.

그날 따라 택시 뒷좌석이 꽤나 넓어 보여서 편했습니다.

그래서 택시기사에게 물었습니다.

"원래 XXX(차종) 안이 이렇게 넓었나요? 무슨 리무진 같네요."

기사는 그저 웃기만 하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앞좌석 모두 앞으로 바짝 당겨 놓았습니다.

"앞좌석을 당겨놓으시면 불편하지 않으세요?"

기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운전에 지장만 없으면 충분해요. 허허허~"

호기심 많은 제가 그래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캐묻자.
기사도 그제서야 앞좌석을 당긴 이유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요즈음은 3명 이상 손님이 타는 경우도 적고, 합승도 없잖아요.
운전수 옆 자리에 앉으시면 원칙적으로 안전벨트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해서
손님들이 뒷좌석에 넓게 앉아서 목적지에 갈 수 있게 이렇게 했죠."

"그 이유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나요?"

"세단의 경우, 운전기사 대각선 뒷자리가 상석이잖아요.
손님들이 제 차를 탔을 때 특별한 대접받는 기분을 나게 할 방법 없나 고민하다가 이 방법이 괜찮겠다 생각했죠.
손님들이 제 차를 통해 리무진의 기분을 느끼신다면 저도 행복하거든요."

"그 외의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택시 관련 범죄들 때문에 기사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있잖아요.
일부 몰지각한 기사들이 그런 짓을 할 뿐이지만. 쩝.
이렇게 해 놓으면 저는 좁은 공간에서 나쁜 짓을 함부로 하지 못할 뿐더러
손님들도 저를 믿고 안심하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보기에는 그냥 좌석 좀 당겨놓은 것에 불과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택시기사의 사려 깊은 마음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택시기사에게 감동받았던 기억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 후에 다른 택시를 탄 적이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도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그 때에
느닷없이 클래식 음악을 틀더니 택시기사가 말을 꺼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빨리 달리겠습니다."

그 동안 저는 음악을 들으며 슬슬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엔 이미 목적지에서 1km 부근의 신호등 앞이었죠.
시계를 보니 정해진 시간 3분 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사에게 물었습니다.

"궁금한데요. 출발할 때 왜 클래식 음악을 틀었습니까?"

기사는 말했습니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손님께서 불안해하시면 기사도 덩달아 불안해집니다.
기사가 불안해지면 아무래도 사고날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비록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운전자에게 졸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손님들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좋더라구요. (손님들이) 주무시면 눈치 안 봐도 되니 더 좋구요.
그리고 말 많이 하는 라디오 프로는 지금과 같이 급할 때는 운전에 도움이 안 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에 맞게 도착한 것만 해도 고마운데,
택시기사의 마음씀씀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행복의 일부는 어쩌면 누군가 양보하고 희생한 덕분이 아닐까요?

오늘도 고객을 배려하는 택시기사님들의 무사운행을 기원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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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커피믹스 2010.01.06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래식과 넓은 좌석이라...정말 자상한 택시군요^^

    • BlogIcon 칸타타~ 2010.01.06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자상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겠네요.
      한 번은 몸이 힘들었고, 다른 한 번은 마음이 급했는데,
      고마웠던 그리고 잊을 수 없었던 택시였습니다.

  2. BlogIcon 수우 2010.01.06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진짜 택시 아저씨가 멋지시군요 ^^: 최고 ~~ ㅎㅎ

  3. BlogIcon Phoebe 2010.01.06 15: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그만 마음 씀씀이로 큰 서비스가 될수있는데
    그 조그만 마음 쓰기가 상당히 어렵지요.
    멋진 아저씨들이십니다.^^

  4. BlogIcon 악랄가츠 2010.01.06 1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훗... 클래식 기사님 완전 센스쟁이이신데요! ㄷㄷㄷ
    예술을 사랑하는 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네요! ㅎㅎ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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