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런 성적을 거두는 것은 정말 기적입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 김연아의 피겨 여제 즉위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죠.


어제 김연아야말로 그런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 6번째 금메달의 감동을 안겨준 피겨 여제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에 푹빠진 나머지,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르는 연기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피겨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그녀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각종 언론 매체들은 앞다투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춘천 송암동 빙상경기장


왜냐하면 스피드 스케이트의 잇단 승전보에 힘입어 빙상경기장이 더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춘천 송암동 빙상경기장의 철거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빙상장의 철거 이유는 춘천시의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비 지원도 안 되고 있다고 하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열망하는 우리 스포츠 현실의 명암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인기있다는 프로스포츠도 열악한 환경에 있기는 마찬가지죠. 해방 전후에 지어졌다는 대구야구장은 붕괴 위험 때문에 최근에 H빔으로 고정시켜 긴급보수를 했었고, 프로배구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은 시설이 낡아서 얼마 전에 정전소동을 빚었습니다.


▲ 낙후되어서 야구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구야구장. 최근 붕괴 위험 때문에 급히 보수공사가 이뤄졌습니다.


부든 언론이든 '선진국'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무릇 선진국은 여러 분야가 고르게 앞서가는 나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선진국 대열을 넘보는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되었지만, 스포츠환경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글을 통해 언급한 적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그 어떤 분야보다 국위선양에 앞장 선 분야가 스포츠입니다. 경제개발을 통해 최빈국을 막 벗어난 이 나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역시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붉은 악마의 응원과 대표팀의 4강 진출을 통해 세계는 한국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수많은 태극전사들의 활약상과 최근 한국야구가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들이겠죠.

짧은 기간동안에 스포츠 선수들이 보여준 감동과 활약만으로도 정부와 대기업이 몇 년간 투자한 홍보효과와 맞먹습니다. 그 뿐입니까? 온 국민들이 받은 자신감, 희망 그리고 기쁨은 어쩌고요?


▲ '우생순'의 감동을 준 핸드볼은 그간 전용경기장없이 훈련해왔죠. 2011년에 겨우 한 곳이 완공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의 뿌리를 살펴보면 안타깝습니다. 각종 스포츠 현장을 가보면 경기장과 연습장이 부족한 경우도 많고, 그나마 있는 경기장과 시설들조차 낙후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스포츠 현실을 보고 두 번 놀란다고 합니다. 

'한국의 열악한 시설에 한 번 놀라고, 이런 시설 속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에 두 번 놀란다.'

국가의 부족한 투자 속에서 운동선수 학부형들을 보면'13척의 배로 수백척의 왜군과 싸워야 하는 이순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예전에 아마야구 경기를 관전하다가 생업들 제치고 나온 학부형들이 뒷바라지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만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감동과 기쁨을 위해서도 투자와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 더 이상 열악한 환경에서 기적이 나오길 기대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보다 좋은 시설과 훌륭한 시스템에서 꾸준히 좋은 인재가 나오게 하는 것. 그게 스포츠 강국, 스포츠 선진국이 되는 길 아닐까요?



끝으로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가기 위해 4가지 제안을 합니다.

1. 뿌리부터 튼튼한 스포츠 강국 되기
→ 대표선수를 위한 시설 뿐만 아니라 그 뿌리인 학생스포츠를 위해 정부가 앞장 서서 투자하길 바랍니다.
언제까지 학부형들의 부담에만 의존한 후진적 체육현실을 방치해야 합니까? 
그리고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 지원이나 혜택 같은 것도 고민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노후화된 경기장 신축은 서둘렀으면 합니다.

2. 운동 선수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마련
→ 모든 운동 선수가 국가대표가 될 수 없지만, 조연인 경쟁자들이 많아야 대표팀이 강해집니다.
대표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의 진로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운동 선수도 배워야죠.
따라서 운동 선수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권리와 편의가 보장되었으면 합니다.
(유럽 대표선수들 보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올림픽 대표로 참가하는 경우 많습니다.)

3. 일반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체험의 기회 제공
→ 스포츠가 발달하려면 팬이 있어야 하고, 팬이 되려면 그에 걸맞는 문화적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입시 위주 교육은 스포츠와 가까워지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주는 감동, 협동, 희생과 같은 가치들을 누릴 수 있게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전인적인 교육을 위해서라도 체육교육, 스포츠체험의 수준이 지금과 달라지길 바랍니다.

4.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투자
→ 국민 건강은 국가적 관심사입니다. 건강으로서든, 여가활동으로서든 스포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겠죠.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도 생활스포츠 확대는 나라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입니다.
자전거도로 건설에서 진일보한 생활스포츠 환경 개선, 스포츠 관련 업종 육성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커피믹스 2010.02.27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맞고요. 뿌리부터 튼튼하게 해야죠 ^^

    • BlogIcon 칸타타~ 2010.02.27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든 기초가 튼튼하면 오래 가는 법이죠.
      저는 오래토록 한국이 스포츠강국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기쁨을 오래 누리고 싶어요.

  2. BlogIcon 저녁노을 2010.02.27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한 스포츠강국...
    모두의 소망이지요.

  3. 퀸오브퀸 2010.02.27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이런 현실은 어뜨케 좀 안될까여?
    메달 따서 좋지만 이건 쫌 아닌디.............................

  4. BlogIcon Phoebe 2010.02.27 1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많은 돈들은 도대체 어디다 쓰는걸까요?

  5. 왓슨 2010.02.27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2월드컵에 지어놓은 축구장도 문제가 많던데..
    정말 물 채워서 여름엔 수영장,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것 같군요

  6. BlogIcon 악랄가츠 2010.02.28 2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에서 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겠네요! ㄷㄷㄷ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저 또한, 이해가 안되는데 말이예요! ㄷㄷㄷ

    • BlogIcon 칸타타~ 2010.03.02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천재적인 선수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시스템 속에서 인재가 나오는 풍토를 만들어야죠.
      그게 선진 스포츠강국의 길이구요.
      지금 당장 그걸 완성하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개선의 시작이라도 했으면 하는 거죠.

우연히 TV에 방영 중인 한 스포츠 브랜드의 CF를 보았습니다.
그 CF 속 주인공은 국민요정 김연아였습니다.

김연아 특유의 시크한 표정이 참 멋있습니다.


한 장면에 하나의 멘트로 이뤄진 이 광고는 다른 광고들 틈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더군요.
처음에는 '이 광고는 뭐지? 뭘 얘기하고 싶은 거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한 장면, 한 장면을 보다보니 이것이 현재 올림픽을 앞둔 김연아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던 피겨 스케이트를 국민 스포츠로 끌어 올린 피겨여왕 김연아.
김연아 빵부터 김연아 우유, 김연아 핸드폰 등은 물론 김연아의 우승에 따라 이율이 연계되는 김연아 통장까지 나오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의 관심사입니다.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모두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200점으로는 아무도 놀라지 않아."


지난해 10월 김연아는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여자 싱글 부분 역대 최고 점수인 210.03을 받았습니다.
이는 같은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세계 신기록207.71점을 다시 경신한 것 입니다.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200점의 고지를 김연아는 넘어버렸고 더 이상 사람들은 그녀의 200점에 놀라지 않게 됐습니다.

"또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그 후부터였을까요?
어느 순간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우승이 아니였습니다.
'우승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그녀가 신기록을 또 세울 수 있을 것인가' 바뀐 것입니다.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 못하면 4년을 기다려야 해."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연아.
그녀는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자 한국 피겨계의 올림픽 역사가 시작된 이래 42년 만의 첫 피겨 금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다.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까지 세 개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세 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1998년 타라 리핀스키(미국·28)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 기록은 세계선수권 5회 우승에 빛나는 여자피겨의 전설인 미셸 콴(미국·30)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 부담감도 없을 줄 알았어?"


사람들은 김연아를 말할 때 '강심장'이라고 합니다.
점프를 뛰기 전에도 전혀 줄어들지 않는 속도감과 실수 후에도 담담하게 연기를 이어가는 그녀의 경기를 보면 그녀의 배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쇼트 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인 76.28점을 받은 김연아.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가 다시 한번 세계 신기록을 경신할 것인지에 모두 쏠렸습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로 200점을 넘지 못했죠.

당시 김연아는 인터뷰를 통해 “컨디션도 안 좋았고 최고점 경신과 팬들의 기대에 부담을 가졌다.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하지만 어린 나이에 몇 년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구나 라이벌조차 자신인 싸움은 부담감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한 장면씩 보여주던 이 광고는 김연아의 현 상황과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그녀의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광고 예고편 이후에 공개된 본 광고에서의 김연아는 이 모든 상황들을 담담히 받아들인 진정한 스포츠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녀의 심적 부담을 키우는 말들로 가득찬 링크.


그 링크 위에서 김연아는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하고 빽빽하게 적혀 있던 말들을 그녀의 스케이트 날은 하나씩 지워갑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김연아. 링크 위에 수 많은 말들, 즉 부담감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스케이트를 탈 뿐입니다.


그녀의 연습이 모두 끝나자 링크의 빽빽한 말들은 하나도 남지 않고 깨끗이 지워졌습니다.


4대륙 출전 강요와 불참 그리고 금메달 예상 기사 등 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김연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관심들이 김연아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김연아가 광고의 마지막 모습처럼 이 모든 부담들을 스케이트 날로 싹싹 지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가 김연아에게 원하는 것은 금메달도 신기록도 아닌 우리들에게 피겨스케이트의 기쁨을 알게 해준 그녀가 영원히 행복한 스케이터, 진정한 스포츠인으로 남는 것이니까요.

                                                                                                                 Posted by 포도봉봉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달콤시민 2010.01.11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우리가 연아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그냥 그녀가 영원히 행복한 스케이터로 남는 것이에요 정말..
    금메달로 1등으로 우리나라를 알리고 국위선양하는 것이 절대 아닌,,,

    우리의 행복한 응원들이 그녀에게 부디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아선수 화이팅~~ ㅎ

    • BlogIcon 포도봉봉 2010.01.11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 광고보고 엄청 반성했습니다. 어느 순간 김연아 경기볼 때 당연히 우승은 김연아라고 생각하면서 보고 있더라고요. ㅠㅠ 우승이 솔직히 말처럼 쉬운게 아닌데 이런 생각들이 김연아 선수에게 큰 부담이 됐겠죠? 암튼 이제는 그냥 김연아 선수가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탔으면 좋겠어요. 부담없이 ^^

  2. 박종욱 2010.01.11 1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 우승합니다

    화이팅 광고 좋네여

    퍼갈게여

  3. BlogIcon 악랄가츠 2010.01.12 0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메달을 따지 못해도 좋아요!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준 그녀,
    저는 그것만으로 족해요!
    사랑합니다~♥

  4. BlogIcon montreal florist 2010.02.23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세계가 보고싶어하다는 것은 부담이자 행운일거 같아여

  5. BlogIcon hotel deals 2010.08.20 0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

"외모도 출중하지 않고 옷걸이도..."


누구의 이야기일 것 같으세요? 
 
라디오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인데요. 광고계에서 외면 받을 당시에 모 의류업체에서 김연아를 평가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2005-200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직전까지 김연아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외면당했습니다. 우승 전까지 그런 말이 나왔으니 광고 모델로서나 스폰서 대상으로서는 당시 그녀는 분명 루저였습니다.

본시 기업이란 이윤과 고수익이 있다고 하면 물불을 안 가리기도 하는데, 그런 김연아를 외면해놓고 이제서야 억대의 비싼 몸값을 경쟁적으로 지불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많은 국민들도 예전에는 한국의 모 선수가 피겨에서 유망하다는 정도는 인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새벽을 좌우할 선수가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죠. 실제로 이런 일은 월드컵, 올림픽 아니면 스포츠종목으로선 참 드문 경우였으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김연아가 이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었다면?'



스포츠스타의 가치와 위력

마이클 조던의 덩크슛 마크가 박힌 나이키 신발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갖는 것은 많은 10~20대들의 꿈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NBA라는 것을 상징하는 절대 지존의 선수였으니까요.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게 우리 농구도 인기를 끌었고 농구 드라마까지 나오며 문화와 상품 전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형 스포츠스타가 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을 말해주는 사례죠. 최근까지 중국도 야오밍이란 NBA 농구 스타로 전역이 열풍에 휩싸였었죠.

지금 김연아도 피겨에서는 감히 왕좌를 넘보는 것이 실례가 되는 그런 선수가 됐습니다. 아니 이제는 단순히 '김연아가 우승하느냐?'보다 김연아가 '몇 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느냐?'가 관심사가 되어 가고 있죠. 그 뿐입니까? 김연아가 마시는 우유, 김연아가 입는 옷, 김연아가 하는 그 무엇은 우리의 생활의 전반에 침투해 있습니다. 그만큼 스포츠스타의 위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용병으로 뛰고 있는 8000명의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수입은 대략 18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일부 귀화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본국으로 들어온다면, 그 돈의 일부만 유입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규모인 거죠. 박지성과 팀 동료였던 호나우도라는 선수는 한화 1,500억원대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1,500억원이면, 도대체 반도체와 자동차를 얼마나 팔아야 나오는 돈입니까?

꼭 바다 건너에 물건을 팔아야만 그게 경제적 이득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인구밀도까지 높으면 사람과 문화에 투자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스타를 성장시키는 몫을 개인과 그 가족에게 전가시키는데 비해 권력과 자본은 투자는 등한시하고 그 효과에만 눈이 멀어 있습니다. 아직 한국은 좋은 시스템과 지속적인 투자에서 꾸준한 인재가 나오게 아니죠. 김연아, 박태환과 같은 각 분야의 시대가 낳은 천재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 무관심한 분야는 특히 그런 부분이 더욱 심합니다.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김연아가 안 나왔으면 피겨는 영원히 한국에서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하는데 전전하는 종목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죠. 어느 분야건 사정이 있겠지만, 세계에 이름 떨치는 것에 비해 가장 외면 받는 분야가 바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광고효과가 몇 천억이니 몇 조이니 하면서 과연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얼마나 되고 있을까요? 국가와 기업이 얻은 이익만큼 스포츠에 환원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어떤 분야보다 한국을 세계로 알리는데 공헌한 게 스포츠 아닙니까? 80년대 분단 상황에 처한 무명의 개발도상국을 세계 만방에 알린 것도 올림픽이지 않았나요? 월드컵, 아시안게임, WBC에 각 개별종목 대회들까지 태극전사의 피땀이 한국인에게 자신감과 감동을 선사한 것을 잊은 거 아니시죠?



열악한 스포츠 현실

현재 한국 스포츠는 열악한 환경에서 쥐어 짜듯이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적어도 IMF 전까지는 일부 종목이나마 실업팀이라도 유지되는 경우라도 있었죠. 지금은 프로팀, 실업팀이 있는 스포츠종목들조차 고사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WBC에서 한국야구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최강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즐비한 팀들을 상대로도 정말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명색이 프로인데도 1940년대 지어져서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걸요. 게다가 학생야구의 싹이 말라가서 야구부가 유지가 안 된다고 합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야구가 이러한데 다른 종목은 어떻겠습니까? 미래가 죽어가는 스포츠 환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건 1회성 이벤트일 뿐입니다.

(그게 김연아라고 다르겠습니까? 희대의 천재가 이 땅에 나와준 것이 눈물나게 고마울 따름인 거죠. 김연아 이후, 즉, 포스트 김연아도 생각해보자구요.)

상황이 이런데도 어디서 구할 지 모르는 수천억의 돈으로 유지비 감당하기 어려운 돔구장을 짓는다는 허황된 이야기만 합니다. 더구나 2008년 기준으로 대구시는 2조8천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어서 광역시 가운데 부채비율이 최악 수준입니다. 광주도 마찬가지죠. 이런 얘기들이 스포츠팬들을 더 허탈하게 합니다.



이제는 모두가 나서야 할 때

제발 뜬 구름 잡는 소리 말고, 과연 은반 위의 '제 2의 김연아' 혹은 '다른 분야의 김연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고민해야 됩니다. 열악한 체육환경 개선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눈을 돌릴 때가 됐습니다. 마냥 소득 2만불 시대만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스포츠 저변에 투자하는 것부터 그에 걸맞아야 합니다.

우리도, 언론도 김연아에게 감동받았다면, 이제는 뭔가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언론도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이야기를 꺼냈으면 합니다. 더 이상 스포츠 스타 개인과 가족의 피땀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가와 기업이 나서서 스포츠의 뿌리부터 키워보는 작업을 하면 안 될까요?

만일 우리 피겨계에 김연아가 안 나왔다면, 여전히 피겨 스케이터들은 루저 취급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루저가 다른 게 루저입니까? 무관심 속에 외면 받으면 그게 루저인 거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눈물 흘리며 연습하는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루저 취급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최소한 그들 하나 하나를 영웅처럼 모시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환경, 일말의 희망은 건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김연아로 받은 기쁨을 되돌려주는 길이 아닐까요?




※ 사진 출처 : 네이버 꿈지기(narp)님 블로그, 매일유업 월페이퍼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여나남친 2009.11.16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굴만 이쁘구먼..근데 뭐라고?? 광고의 속성이 원래 그런 건가보네,,,,쩝

    • BlogIcon 칸타타~ 2009.11.16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광고의 속성이라기엔 세상이 확실히 뜨고 지고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멀쩡한 김연아가 우승 전에는 무시당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황제의 대접을 받고 있으니 말이죠.

  2. 김민지 2009.11.17 1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참예뻐요저도김연아를본받고싶어요

  3. 김민지 2009.11.17 1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선수저민지인데요? 저도김연아선수따라서스키르잘타고싶어요 잘타긴하는데조금무서워요? 소원을들어주세요저번에김연아선수그럼안녕히게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