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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챔피언쉽 경기평 ]

기아가 기선 제압을 했으나, 역시 요미우리는 강했습니다.

기아가 양현종의 호투와 나지완의 3타점에 힘입어 초반을 주도했으나, 요미우리의 강타선을 불펜이 이겨내지 못해 9:4로 역전패 당했습니다.



초반 흐름은 기아가

두 용병 로페즈, 구톰슨이 빠지고, 윤석민과 이용규가 군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기아로선 고전이 예견된 한 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출발은 기아가 좋았죠.

1회말에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한 이종범은 나지완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따냈습니다. 변화구를 강타한 나지완의 타구는 유격수 사카모토의 다이빙캐치에도 불구하고 중견수 마츠모토 앞에 당도했던 거죠. 5회말에도 4타자 연속안타로 2점을 추가하여 경기 초중반을 기아의 흐름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런 타선의 지원에 힘입은 양현종은 날개를 단듯 호투행진을 이어갔죠. 이날 좌타자를 상대할 때 주력으로 삼은 바깥쪽 직구는 구위, 구속, 제구 모두 일품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공이면 어느 팀의 누구와 맞붙어도 손색없을 만큼 좋았거든요. 특히 요미우리는 6명의 좌타자가 나왔는데, 이승엽을 제외하면 모두 양현종에게 삼진을 당했을 정도니까요.

한 타순을 돌고 볼배합을 바꾸던 때에 빛났던 것은 양현종의 체인지업이었습니다. 이미 기가 눌려있던 요미우리 타자들은 직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순간 '짜잔~'하고 등장한 기습적인 체인지업에 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요미우리 타자들이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춰서 휘청거리는 모습은 흡사 '취객'에 비유할 만했습니다.



기아 불펜의 약점을 파고든 요미우리

비록 요미우리가 양현종에게 고전했지만 전력투구를한 양현종은 조금씩 구위가 떨어졌고, 이날 전타석까지 삼진 2개를 당했던 오가사와라가 중월 1점홈런을 내줬습니다. 결국 세 번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타격이었습니다.

여기서 홈런 맞고 바로 양현종이 강판된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바뀐 연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이유가 부상이 아니라면) 좀 더 길게 가는 게 어땠을까 싶었거든요. 불펜투수가 미덥지 못했다면 결국 선발에서 좀 더 끌어줬었야 하지 않았는가 라는 고민은 7회를 맞이하면서 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7회초 선두타자 가메이를 필두로 무사 1,2루를 만들어준 것이 화근이었죠. 아베의 역전홈런, 라미네즈의 적시타 등을 포함해 타자 일순하며 무려 7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볼 때, 아시아 최강 타선의 면모가 한 이닝에 드러난 것이었죠.

요미우리 타선에 선발 라인업에만 좌타자가 6명이나 배치된 상황에서 좌완 선발 양현종이 내려간 뒤, 미더운 좌완 중간계투가 없었던 것이 패인이기도 합니다. 이 점은 앞으로 기아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 요미우리 선발 라인업에 등장한 좌타자
2번 마츠모토
3번 오가사와라
5번 가메이
7번 아베
8번 이승엽
9번 후루키


역시 명불허전

이종범과 이승엽은 역시 달랐습니다. 제 1회 WBC 한일전에서 한국 승리의 주역인 두 선수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장기를 뽐냈습니다. 이종범은 1회, 5회에 출루한 뒤 모두 득점하여 1번타자로서 제 몫을 다했고, 도루와 멀티히트도 기록했죠. 이승엽 역시 좌중간으로 2개의 2루타를 날리며 앞으로 부활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양국 시리즈 MVP도 대단했죠. 1회와 5회에 중전적시타로 3타점을 터뜨린 나지완이나 3:1로 뒤진 7회에 3점 홈런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은 아베나 한일 각국 시리즈 MVP로 손색 없는 방망이를 과시했습니다. 서로 장군멍군한 셈이었죠.



경기의 하이라이트(?)

그러나 이 경기에서 제가 흥미롭게 본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지난 WBC에서 우츠미는 이용규의 머리를 맞히는 공을 던져 빈축을 산 바 있습니다. 당시 이용규의 분노에 찬 눈길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이번 한일챔피언쉽에선 그 우츠미가 4회말에 마운드를 밟았습니다. 상대할 첫 타자는 최희섭. 초구를 던지기 무섭게 번개 같이 날아간 최희섭의 타구는 우쯔미의 얼굴을 스치듯 지나며 중전안타로 연결됐습니다. 우츠미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죠.

여기서 허구연 해설위원 한 마디가 걸작이었습니다.

[ 최희섭 선수가 그러겠어요. "용규야 잘 보고 있냐?" ]


(사진 출처 : http://www.sanspo.com/baseball/baseball.htm)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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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직바 2009.11.15 1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여비는 역시 한국용인가봐용....한국선수들 공은 잘 치더군요ㅕ..ㅋㅋ

    • BlogIcon 칸타타~ 2009.11.15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럴 지도 모르죠.
      그런데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다승왕 출신에게 홈런을 친 적도 있어요.
      뿐만 아니라 wbc 멕시코전에서도 15승 투수한테 홈런 친 적 있구요.
      이런 경우에는 메이저용이 되는 건가요? ㅎㅎㅎ

  2. BlogIcon Mr.번뜩맨 2009.11.15 2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아쉬운 경기였다는.. ^ ^그래도 서로가 열심히 해준 덕분에 볼만했습니다.

[ 일본시리즈 결산 ]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짜고 치는 고스톱도 이럴 수 있을까 싶군요.

한미일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각 리그 역대 최다 우승팀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들 팀들의 공통점은 한 동안 우승 반지를 최근 몇 년간 인연이 없었다는 공통점마저 있죠. 최강이란 이름을 달고 다녔던 이들 팀은 최소 7년간 우승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한미일 올 시즌 우승팀

▷ 기아 타이거즈 - 1997년 우승 이후 12년만 (통산 10회 우승)
▷ 뉴욕 양키즈 - 2000년 우승 이후 9년만 (통산 28회 우승)
▷ 요미우리 자이언츠 - 2002년 우승 이후 7년만 (통산 21회 우승)

이 팀들은 전통의 명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말 그대로 와신상담이죠.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컵을 되찾기까지 현대, 삼성, SK 등의 팀들의 우승 헹가레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게다가 구단 매각 이후 2002~2003년에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희망을 품었으나 전통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죠. 이후 2차례 가을 잔치에 참가했으나 최강 전력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젊은 피를 수혈하고 최고의 용병을 확보한 후, 부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우승 반지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뉴욕 양키즈는 숙적인 보스턴의 급부상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특히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먼저 3연승을 거둬놓고 내리 4연패 당하고 말았죠. 야구팬들은 "리버스 스윕"이라고 하죠? 그 사건(?) 이후 보스턴은 2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죠. 양키즈에겐 이런 치욕의 시대도 있었지만,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를 제치고 다시 왕좌에 올라, "제국은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역시 작년에 세이부와의 대결에서 아쉽게 3승 4패로 준우승에 그친데다, 과거 간판타자 마쓰이가 있던 2002년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니혼햄을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 3차전 0:2에서 추격의 시발점이 됐던 이승엽의 홈런 장면


2009 일본시리즈를 되돌아보며...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사람들은 "요미우리의 대포냐? 니혼햄의 기관총이냐?"에 관심을 두었죠. 결국 방망이에서 앞선 요미우리가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요미우리는 2, 4차전 모두 좌완선발투수들이 고전하는 바람에 시리즈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1승 1패, 2승 2패로 각각 동률이 될 때마다 분기점이 된 3, 5차전을 장악한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3차전
더구나 3차전, 5차전은 요미우리 특유의 장타력이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3차전 1회초에 이나바, 2회초에 고야노의홈런으로 앞서 가자 2회말에 이승엽-아베의 백투백 홈런으로 응수했죠. 이런 홈런 공방전은 3:3이 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양 팀 모두 1점홈런으로만 3득점씩 장식하는 진기록이 나오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균형을 깨트린 것은 요미우리의 방망이었죠. 5회에 오가사와라의 결승 2타점 2루타, 8회에 쐐기를 박은 아베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3차전을 거머쥐었죠. 

5차전
3차전 패배로 고전했던 니혼햄에겐 치명타가 된 5차전이었습니다. 8회초까지 0:1로 점차 승세를 굳혀가던 중 8회말 선두타자인 이승엽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대주자 스즈키, 대타 오오미치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여 동점을 만들었죠. 그러나 니혼햄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4번 다카하시가 우월 1점홈런을 날려 다시 전세를 니혼햄으로 되돌렸습니다.


요미우리쪽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9회말. 마운드에 오른 퍼시픽리그 최고 마무리인 다케다는 시즌 무패의 세이브왕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하일성 해설위원의 단골 멘트처럼 "야구는 모르는 것."이었죠. 선두타자인 가메이가 초구에 번개 같이 홈런을 치더니, 이번 시리즈의 영웅 아베의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는 급반전됐죠. 이 순간부터 요미우리에겐 우승이 보이기 시작했고, 니혼햄은 충격에 빠지게 됐습니다.

6차전
6차전 1회말에 다카하시가 요미우리 선발투수 토우노를 강타하는 바람에 투수를 갑자기 교체하는 일이 벌어졌죠. 그러나 그것조차 니혼햄에겐 악재였습니다. 2차전 패전투수였던 우쯔미가 호투를 펼쳤고, 아베의 선제적시타, 오가사와라의 안타 등으로 2점을 뽑아 승기를 잡아갔죠. 반면 니혼햄은 이나바, 니오카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타선이 침묵한 탓에 승부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1회말에 토우노를 교체하게 한 다카하시는 크룬에게 삼진을 당하며 일본시리즈 마지막 타자로 남게 됐습니다.


니혼햄 입장에서는 에이스 다르빗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 몫을 하지 못했기에 더욱 뼈아픈 준우승이었고, 반면 지난 해 7차전까지의 승부에서 세이부에게 패권을 내줘야 했던 요미우리는 니혼햄을 상대로 되갚았습니다. 센트럴리그의 자존심도 다시 세우는 순간이었죠.  


▲ 5차전 아베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좋아하는 요미우리 선수들  

■ 2009 일본시리즈의 영웅, 아베

▷ 1차전
 5, 7회말에 다니와 아베는 연속안타가 발판이 되어 역전승으로 이어짐

▷ 3차전
0:2로 뒤진 2회말에 이승엽과 함께 백투백 홈런으로 동점 만들었고,
5:4로 박빙이던 8회말 2타점 우전적시타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음

▷ 5차전
1:2로 뒤진 9회말에 선두타가 가메이가 극적인 동점 아치를 그린 뒤,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 
 
▷ 6차전
양 팀 모두 무득점에 묶인 상태에서 가메이가 2루타를 날린 후,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선제 결승타점을 뽑아냄


▲ 사실상 시리즈를 끝내버린 아베의 5차전 끝내기 홈런 장면. 그는 이번 시리즈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복장(福將) 하라 감독 그리고...

하라 감독은 올해 정말 복이 터졌습니다. WBC 우승에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겸겹사가 따로 없네요.

이제 오는 14일부터 일본 나가사키 빅N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일 클럽 챔피언십'이 열립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가 맞붙을 예정입니다. 이승엽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최희섭, 김상현의 기아 타이거즈의 대결. 너무 기대되는데요. 마음 같으면 뉴욕 양키즈까지 한 자리에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일본시리즈의 이승엽, 한국시리즈의 김상현은 기대에 못 미친 편이었는데, 이번에 양 팀을 대표해 불꽃 튀는 방망이 대결이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과연 삼성, SK가 코니미컵에서 해내지 못했던 것을 기아가 대신 갚아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 사진 출처 : 네이버 하이텐션(song20120)님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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