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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속담 가운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좌완 강속구 투수가 있다면 지옥에서라도 데려와라"



그만큼 왼손 강속구 투수는 희소하면서도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동국대 졸업반일 당시 좌완 파이어볼러였던 서승화는 여러 곳에서 입단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는 미국 진출과 한국 구단 입단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계약금 5억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입단 후 그의 인생은 순탄치 못했습니다. 국민타자 이승엽과의 주먹다짐, 윤재국의 치명적인 부상, 그리고 몇 차례의 빈볼 시비(전상열, 김재걸...) 등에 휘말리며 '그라운드의 악동'으로 낙인되었고, 기량을 꽃 피우기도 전에 손가락질부터 받는 불운을 겪게 되었죠.

(작년에도 2군에서 '작은 이병규'와의 갈등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잊혀질 만하면 터지는 구설수로 고생한데다 2002~2004년 3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던졌지만 말 그대로 '공 던지는 것' 이상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거액을 받고 입단한 대형 유망주답게 상대를 제압하는 투구를 꾸준히 펼치지 못했으니까요.



2005년부터는 이렇다할 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공익근무 등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작년쯤 본격적으로 투수로서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LG에 입단할 당시 감독이었던 현 SK 김성근 감독은 "서승화는 과거 해태의 김정수를 연상시킬 만큼 팔 동작이 부드러운데다 투구시 팔 각도를 봤을 때 좌타자들이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를 상대하는 좌타자들이 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요즈음에 와서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어제 경기 하이라이트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서승화의 투구에 두산 좌타자들이 엉덩이가 빠진 채, 타격하는 현상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두산의 라인업에서는 1~4번인 이종욱, 오재원, 이성열, 김현수가 모두 좌타자였고, 그 뒤의 7번 유재웅까지 더하면 모두 좌타자가 5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좌타자들을 상대로 서승화는 단 1개의 안타만 허락했습니다. 그 안타조차도 이종욱이 간신히 갖다 맞힌 타구였죠. 특히나 두산 입장에서는 1~4번이 봉쇄되니 공격에서 꽁꽁 묶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서승화의 두산전 호투는 갑작스러웠던 일은 아닙니다. 작년 8월 18일 두산전에서 6 1/3이닝 3실점(2자책)의 성적을 거둔 바 있기 때문이죠.

그 당시에도 서승화는 6회까지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7회에 들어 그는 체력이 떨어지며 한계투구수에 다다르자 김동주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2명의 주자를 두고 내려왔는데 후속투수들이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서 자책점이 늘어나게 된 것이었죠.

경력이 일천한 만년 유망주가 현재 승승장구로 1위를 달리는 두산을 상대로 5이닝 1실점(5회까지는 무실점)을 펼쳤다는 건 대단한 활약입니다. 더구나 라이벌 팀인 LG로서는 선발투수진의 조각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셈입니다.

두산 좌타선을 꽁꽁 묶은 서승화가 다른 팀을 상대로는 어떤 모습을 보이며 맹위를 떨칠 지 기대해봅니다. 특히 좌타자에게 어떤 투수로 기억될 지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더불어 그 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기 쉽지 않겠지만 야유만 받던 그에게도 변화의 시간이 다가오길 기대합니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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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코 2010.04.11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 이미지가 각인되면 좀처럼 바꾸기가 힘들지요..서승화는 너무 집중적으로 문제를 많이 일으킨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한게 사실입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 BlogIcon 칸타타~ 2010.04.11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대로 한 번 찍히면 이미지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서승화는 그라운드에서 전과(?)가 많은 선수라
      과거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출하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그렇지만 한 인생을 보면 계속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기에
      야구를 잘하면서 개과천선하길 바라는 거죠.

  2. 스크 2010.04.11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성근의 판단은 맞았다.

  3. ㅁㄴㅇ 2010.04.11 2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에 서승화 선수 잘 모르고, 이승엽 선수랑 싸웠을 때는 그냥 승화 선수 욕만했었는데,
    알고보니, 좀 운도 없었고, 촉망받는 선수였다고 하더군요.
    여로모로 아까운 선순데, 좀 잘됬으면 좋겠어염

  4. BlogIcon www.lancelpascherfr.fr 2015.04.10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수술을 맡은 미국 의사는 "어떻게 인대가 이 정도로 손상될 만큼 몸을 내버려두었냐?"며 자신이 여태까지 수술한 환자 중 가장 상태가 안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LG 트윈스 에이스 봉중근의 2군 강등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4일의 투구는 봉중근답지 못했습니다



모 방송에 나온 박동희 기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 직후, 박종훈 감독이 기자들 앞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이날 봉중근은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것 뿐만 아니라 평소 때와는 달리 경기를 치르는 동안 불만이 가득 찬 모습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LG 박종훈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왔는데에도 불구하고 봉중근 투수가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그는 강판을 당했는데, 이후에도 그는 덕아웃에서 여전히 분을 삭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를 지켜본 박종훈 감독은 주저 않고 봉중근의 2군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LG 트윈스는 시즌 시작한 지 몇 경기 되지 않았는데 잇달아 악재가 겹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봉중근의 2군행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봉중근은 최근 몇 년간 두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LG의 이번 주말 3연전 상대가 하필 두산입니다. 한 번 2군으로 내려간 선수는 최소한 10일을 거쳐야 1군에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빨라도 다음 주 주중 삼성전이 되어서야 복귀할 겁니다.

문제는 현재 LG는 심수창, 곤잘레스를 제외하면 제대로 자리 잡은 선발투수가 없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짜는데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입니다.


봉중근의 2군행을 결정한 박종훈 감독



이런 상황에서 박종훈 감독이 에이스를 2군으로 내려야 할 만큼 극약처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박종훈 감독은 '투수의 마인드 컨트롤'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시범경기 때 곤잘레스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화를 내자, 박감독은 곤잘레스를 불러서 "계속 이런 식이면 기회를 주지 않겠다"며 혼낸 적도 있었고, 이재영이 오키나와에서 한화와 연습경기를 가질 때 난조에 빠지자 이 과정에서 고집을 부린 것이 문제임을 인식한 박감독은 조기귀국의 벌을 내리기도 했었습니다.

봉중근의 2군행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LG는 지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인내와 화합이라는 것을 박감독은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감독이 에이스를 2군으로 내리는 것은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감독은 서로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지 않으면 LG가 다시 일어설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특히 LG의 중심에 서야 할 봉중근이 망가지는 모습을 박감독도 마냥 지켜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말다툼을 벌였던 심수창(좌)과 조인성(우)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 7년 연속으로 가을 잔치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사실 LG팬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박종훈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LG가 재기하기 위해서는 뿌리 깊은 문제를 도려내고 아픔을 이겨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봉중근 2군행'이란 극약처방은 비단 봉중근 뿐만 아니라 동료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물론 봉중근도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봉-크라이(cry)'이겠습니까? 그도 사실 최근 몇 년간 에이스로 뛰면서 마음 고생이 많았습니다. 죽기 살기로 던져도 불운한 경기가 많았기에 그도 어지간히 속이 탔을 겁니다. 웬만한 상위권팀에 있었다면 15승은 너끈히 했을 텐데 말이죠.

공교롭게도 봉중근이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날이면 유독 LG는 타선도 안 터지고 동료투수들도 안 도와주더군요. 그가 한계투구수만큼 던진 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고 내려가면 불펜투수들이 불을 지르고, 동료투수들이 미덥지 못해 자신이 끝까지 던지면 힘 없는 공으로 버티지 못하다가 석패 당하기 일쑤고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봉중근이 LG 야수진으로부터 공수의 넉넉한 지원을 받아본 일도 많지 않습니다.

뿐만 아
니라 작년 초에 WBC에서 대한민국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준우승의 영광을 안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으로 돌아와서는 체력적 부담과 잇단 불운으로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었으니 괴로움이 끊이질 않았을 것입니다. 후배 선수들이 우승하거나 각종 타이틀을 수상하며 주가를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봉중근 입장에서는 팀 성적, 개인 성적에서 허탈감이 컸을 겁니다. 그래도 그는 지금까지 의연하게 야구를 해왔습니다.


LG는 봉중근의 2군행으로 박명환의 활약이 절실해졌습니다



사실 그의 몸 상태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이 덜 나은데다 김용일 트레이너의 말에 따르면 피칭 훈련도 늦게 시작해서 페이스가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미칠 것 같은 그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그가 에이스이고 팀의 기둥인 만큼 한 번은 더 참아야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다른 LG 선수들도 자극을 받았으면 합니다. 봉중근의 2군행은 사실 봉중근 개인의 탓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는 말처럼 이번 일을 계기로 LG 트윈스가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LG선수들도 근심이 커진 팬들의 심정을 헤아려주기를 바랍니다.


(사진 : LG 트윈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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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www.skyblueparachutisme.fr 2015.04.10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준비한 공연을 통해 활동비를 마련하여,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시설과 단체에 성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 BlogIcon najstariji beogradski portal 2016.02.09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3. BlogIcon apartmani zlatibor 2016.02.10 0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