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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가 찾아간 두 번째 블로그는 허영심 많은 사람이 운영하는 싸이블로그였다.
"아! 아! 추천 수를 올려줄 사람이 하나 오는군!"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쳤다. 그 사람은 모두가 자신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싶어한다고 믿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상한 트랙백을 쓰고 계시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건 조회수를 높이려고 거는 트랙백이란다. 사람들이 베스트 글에 댓글을 달을때 내 게시물을 추천하러 오도록 하기 위한 거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아, 그래요?"

어린 왕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고서 이렇게 말했다.
"손가락 버튼을 클릭해 봐."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어린 왕자는 마우스를 클릭해 손가락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남자는 어린 왕자의 블로그를 방문해 추천을 했다.

'왕을 만났을 때보다 재미있군.'
어린 왕자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다시 클릭을 해서 추천을 했다.

"이미 추천하셨습니다."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자 허영심 많은 남자도 어린 왕자의 다른 게시물을 추천하며 답례를 했다.
5분쯤 이렇게 계속하자 어린 왕자는 단조로운 놀이에 싫증이 났다.
"어떻게 하면 베스트에 올라가죠?"

하지만 허영심 많은 사람은 어린 왕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에겐 칭찬 말고 다른 이야기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허영심 많은 사람이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추천한다는게 뭐죠?"
"추천한다는 건 내 게시물이 베스트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거지. 내 포스팅이 가장 재미있고 정보가 많고 혼자보기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이 포스팅엔 별 내용이 없잖아요."
"나를 기쁘게 해다오. 어쨌든 내 글을 추천해주렴."
"난 아저씨 글을 추천해요.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어린 왕자는 어깨를 조금 들썩이며 말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를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다시 길을 떠나며 이렇게 생각했다.

 



어린 왕자가 다음으로 찾아간 블로그는 포도주/와인 리뷰 블로그로 술꾼이 운영하고 있었다.
술꾼은 빈 병과 술이 가득 찬 술병을 늘어놓은 사진으로 꾸며놓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그 블로그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마음이 몹시 우울해졌다.

"뭘 하고 계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포스팅을 하고 있지."
술꾼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포스팅을 하지요?"
어린 왕자가 술꾼에게 물었다.

"베스트에 가기 위해서지."
술꾼은 대답했다.

"베스트에 가면 뭐하시려고요?"
어린 왕자는 술꾼이 불쌍해졌다.

"축배를 들기 위해서지."
술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왜 블로그에 새글이 없죠?"

"베스트에 오른 적이 없어서 술을 마시지 못해서 쓸 내용이 없어."

그 말을 마치자 술꾼은 입을 꼭 다물어 버렸다.
어린 왕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이란 정말 너무 이상해.'
어린 왕자는 도무지 어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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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포도봉봉 2010.03.17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스트에 오르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술꿀 블로거... 넘 슬프네요 ㅠㅠ

  2. BlogIcon 돼지꿈 2010.03.17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벽한 패러디군요.

    "넌 내 글을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는 거니?"

    ㅋ..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ㅋ

  3. BlogIcon 담덕 2010.03.17 1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데요.. 맹태님 대단하십니다. ^^

    • BlogIcon 맹태 2010.03.17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담덕님.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종종 뵈었던 닉네임인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흑흑 감격스럽네요. 감사합니다.^^

  4. BlogIcon 펨께 2010.03.17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흥미롭네요.
    이런일은 현재 일어나는 일이라...

  5. 이상한 2010.03.19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 창작블러그에도 올려주세요


.................

포스팅을 한 어린 왕자는 조회수가 전혀 올라가지 않는 것에 아주 놀랐다.
그래서 비공개로 설정한 것은 아닌가 하고 겁이 났다. 그 때 '이게 뭥미?'라는 댓글이 하나 달렸다.

"안녕!"

어린 왕자는 이런 답글을 달아도 될지 걱정하며 인사를 했다.

"안녕!"

뱀이 댓글을 달았다.

"내가 포스팅한 이 카테고리가 어떤 카테고리지?"

"문화연예야. 문화연예 중에서도 책이지."

"아, 그렇구나. 그런데 문화연예에는 추천이 많지 않니?"

"여긴 책 카테고리야. 책 카테고리에는 추천이 많지 않아. 문화연예에는 TV 소식이 주로 올라오거든."

어린 왕자는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누구든 어느 날인가 자신의 블로그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스트를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싶어.
내 블로그를 봐. 드라마 리뷰에 밀려 벌써 뒷페이지로 사라졌구나."


"드라마 내용이 없다니. 심심한 블로그구나! 그런데 여기는 왜 왔니?"

"일상다반사에 포스팅했는데 조회수가 별로 안 나왔거든."

"그렇구나."

"블로거들은 어디에 있지? 책 카테고리는 좀 외롭구나."

"블로거 사이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넌 참 희한한 닉네임을 쓰는구나."

"나는 추천 손가락보다도 힘이 세."

"그렇게 힘이 세 보이지는 않은데? 블로그도 없고 말야. 포스팅 할 수도 없잖아."

"난 악플로 널 탈퇴하고 싶게 만들 수도 있어. 내가 건드리는 블로거들은 모두 블로그를 접게 돼."


"하지만 넌 재미도, 감동도, 정보도 없고 블로그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으니까....
 너처럼 허접스럽고 사진도 없는 아이가 블로깅을 하는걸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드는구나.
 사진편집 하기가 귀찮아서 미니홈피로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고 내가 도와줄께."


"그래, 알았어. 그런데 넌 악플러 같은 말만 하는구나."

"난 악플을 잘 달거든."
뱀이 말했다.

그러고 나서 어린 왕자와 뱀은 아무 댓글도 달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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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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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丹良 2009.11.24 1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롭기는 모니터 안이나 밖이나 마찬가지일듯....
    잘 봤습니다.

  2. BlogIcon 달콤시민 2009.11.24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포스팅을 하고 메타블로그에 발행까지 하는 블로거들의 모든 고민이자, 어려움이 아닐까 싶어요. 발행한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도 전에 묻힌다거나, 댓글이 없을때.. ㅜㅜ
    저는 그래서 차라리 악플이라도 달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근거없는 욕설악플은 마음의 상처가 되니까 좀 그렇고.. 그냥 비방에 가까운 비판이라도 달게 받는 입장이랄까요..ㅜ
    연예인들이 하는 말이 참 와닿아요..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플..ㅎ
    흑흑
    암튼 그래도 열심히 트랜드를 읽으면서 우리 함께 해요~!

  3. BlogIcon 보안세상 2009.11.24 1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이거 절묘하네요

    좋은 패러디다!!!

  4. BlogIcon 악의축 2009.11.24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래도 여긴 살아있는 블로그군요.

  5. BlogIcon White Rain 2009.11.24 1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쩜 이리 심각한(?) 상황을 동화적으로 풀어내시는지^^
    사실 문화연예 관련 글은 기본적인 조회수와 추천수를 받기도 하는데,
    폭풍같은 조회수 뒤에 남는 건 그냥 변기물을 내리듯이 쓸려내려가는 환희랄까요?
    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그렇다고 그다지 기쁘지도 않은... 뭐 그렇답니다.

    • BlogIcon 맹태 2009.11.24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_^ 감사합니다, White Rain 님.
      폭풍 같은 조회수 뒤에, 변기물 쓸려 내려가는듯한 환희..
      적절한 비유 같아요.ㅎ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전 정말 기쁩니다!!!! >o<

      감사합니다~

  6. BlogIcon 악랄가츠 2009.11.24 2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랄가츠님이 맹태님에게 힘내라 힘 버프를 시전하였습니다!

  7. BlogIcon Phoebe 2009.11.24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왕자님 께서 기운이 없으신가 보네요.
    편안하게 쉬시고 기운찬 내일 맞으세요.^^

  8. 오세훈 2009.11.24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왕자를 위로하는 물결이 경향각지에서 답지하고 있습니다. 셔울시장 오셰훈이었습니다.ㅋㅋ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만약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블로거에 대해 말하면, 어른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묻지 않는다.

"그 블로거는 어떤 글꼴을 사용하니?"
"그 블로거는 주로 무엇을 포스팅하니?"
"소녀시대를 좋아하니?"

이렇게 묻는 일이 결코 없다.

"하루 방문자 수가 얼마나 되지?"
"베스트에는 몇번 올랐지?"
"포스팅당 평균 추천은 얼마나 되지?"
"광고 수입은 어떻게 되니?"

고작 이런 것들을 묻는다. 그런 걸 알아야 그 블로거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녀시대 스킨을 사용한 블로그를 봤어요. 메인 사진에는 카라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타이틀에는 소녀시대 싸인이 있어요."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그 블로그가 어떤 블로그인지 상상하지도 못한다.


"하루 방문자 수가 10만명인 블로그를 봤어요."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대단한 블로그이겠구나!"

"어린 왕자 블로그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카테고리 정리가 잘 되어있어. 그리고 추천을 받고 싶어했지. 그것이 어린 왕자가 블로그를 한다는 증거야. 누군가 추천을 받고 싶어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거야."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들은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나를 미니홈피나 하는 어린애로 취급할 것이다.

"어린 왕자 블로그 주소는 'blahblah.planet.b612.little.prince.tistiory.com'이야."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더 이상 귀찮은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그렇다고 어른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블로거들은 어른들을 항상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

하지만 블로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은 숫자 따위를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끝.


Posted by 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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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달콤시민 2009.11.05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 ㅋㅋㅋ
    이 순수한 영혼의 어린왕자~ ㅜ
    때묻지 마세요 ^^

  2. 소정방 2009.11.05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재밌네요..블로그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 흥미로운 내용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